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441 - Chapter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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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화

말을 마친 임유진도 더는 정한나와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아 옆에 있는 간호사를 부르며 다음 검사를 받으러 갔다.정한나는 제자리에 서서 두 눈을 부릅뜨고 그녀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다가 몸을 돌리니 로펌의 뭇사람들이 한창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그녀는 멋쩍게 웃으며 축 처진 채로 다시 대오에 돌아갔다.그러니까 한바탕 애를 쓴 후에도 결국 임유진이 무슨 돈으로 VIP 패키지를 샀는지 알아내지 못한 것이다.모든 검사를 마친 임유진은 강지혁의 곁으로 돌아갔다.“다 했어?”강지혁이 물었다.“응, 어떤 결과서는 빨라도 오후에 나온대.”임유진이 대답했다.“그럼 일단 가서 아침부터 먹자. 누나 아침밥 못 먹었잖아.”“그래.”임유진은 강지혁과 함께 병원을 나섰다.“뭐 먹고 싶어?”강지혁이 물었다.“이 근처에서 아무거나 먹자.”이제 겨우 9시다 보니 근처에 토스트 가게가 아직도 장사하고 있었다.“그래.”강지혁은 가볍게 웃으며 선뜻 그녀의 손을 잡고 병원 근처의 토스트 가게로 향했다.임유진은 메뉴판의 종류 다양한 토스트를 보더니 군침이 돌았다.“그냥 여기서 먹자. 나 아침 안 먹었더니 배고프네.”강지혁은 머리를 끄덕였다.임유진은 주문을 마치고 또다시 강지혁에게 물었다.“넌 뭐 먹을래?”“누나랑 같은 거로.”그는 임유진의 입맛이 궁금했다.야채 토스트와 키위 주스 한 잔까지, 아침 식사로 아주 푸짐한 한 상이었다. 다만 요 몇 년 사이에 물가가 폭등해 이 한 세트에 1만5천 원이다. 바로 이 때문에 임유진은 금방 출소하고 토스트 가게를 지날 때마다 사 먹지 않았다.그 당시 그녀에게 1만5천 원을 주고 아침을 사 먹는 건 사치였으니까. 편의점에서 대충 5천 원 이내로 아침밥을 해결하기가 일쑤였다.“아 참, 오늘 건강검진 마치고 나랑 함께 월세방 가줄 수 있어?”임유진이 불쑥 물었다.“거긴 왜?”강지혁이 되물었다.“거기 있는 물건들 좀 정리하고 집주인이랑 상의해서 방 빼려고.”그 집을 계속 그대로 놔두는 것도 해결책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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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임유진도 그러면 될 것 같아 머리를 끄덕였다.“그래.”그녀는 계속 토스트를 맛있게 먹었고 강지혁은 흐뭇한 얼굴로 그녀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토스트를 크게 한 입 먹고 주스를 한 모금 마시는 모습이 귀여워서 미칠 지경이었다.긴 생머리는 포니테일로 묶고 이마를 훤히 드러냈으며 수려한 미모에 영롱한 두 눈, 오뚝한 코와 핑크빛 입술까지 그의 눈엔 모든 게 예뻐 보였다.그 언젠가 한 여자를 이토록 사랑할 거라고 생각이나 해봤을까? 하지만 정작 또 사랑에 빠지고 보니 이 또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 것을.임유진은 맛있게 먹다가 우연히 고개 들어 강지혁의 그윽한 눈빛과 마주쳤다. 순간 그녀는 짙은 그의 눈동자에 머리가 백지장이 돼버렸다.“왜... 그렇게 봐?”임유진이 우물쭈물하며 물었다.“그냥, 누나가 진짜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서.”강지혁이 대답했다.임유진은 몹시 난감했다. 그가 본 미인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 게다가 요 몇 년 동안 그녀는 관리도 제대로 못 받아 대충 봐줄 만한 정도이지 ‘엄청 예쁘다’라는 건 뻔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하필 강지혁의 눈빛과 표정 모두 더할 나위 없이 진지했다.사랑의 콩깍지가 제대로 씌였나 보다. 임유진이 재빨리 말했다.“너도... 얼른 먹어. 식으면 맛없어.”강지혁은 가볍게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한 후 토스트를 먹기 시작했다.그는 조촐하게 토스트로 아침을 해결할 뿐인데 주스를 마시는 제스처나 토스트를 먹는 모습까지 전부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이건 마치 광고를 보는 듯한 기분이랄까.진정 예쁜 사람은 바로 강지혁이었다.그는 S 시를 쥐락펴락하는 사람인데 지금 이런 구멍가게에서 토스트나 먹고 있다니,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임유진이 그와 연애하는 것도 아주 이상한 일이지만 이 또한 현재진행형으로 발생하고 있는 일이다.만약 이후에 그녀와 강지혁 사이에 정말 아이가 생긴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임유진은 강지혁을 향한 마음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더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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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식기 그릇이랑 이불까지 이따가 중고품 상가로 가져가서 다 팔아버릴래. 이 옷들이랑 신발은 더 입을 수 있으니까 집에 가져갈 거야.”강지혁은 그녀가 가져가겠다는 옷과 신발을 살펴보았는데 조금 바랜 옷들이었다. 비록 퀄리티는 좋아도 올드하고 색이 바랬다.아마도 그녀가 감방에 들어가기 전에 산 옷인 듯싶다.강지혁은 바로 알아챘지만 뭐라 말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돈도 쓰고 싶고 이 낡은 물건들을 전부 좋은 거로, 새것으로 바꿔주고 싶지만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하니까.너무 성급하게 몰아붙였다가 괜히 그녀를 놀래게 할까봐 걱정이었다. 이제 겨우 강지혁에 대한 경계를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했으니 말이다.“여기서 나 잠깐만 기다려줄래? 금방 갔다 올게.”임유진이 막 다 싼 짐보따리를 들고 중고품 상가에 다녀오려는데 강지혁이 선뜻 물건을 챙겼다.“내가 할게. 문 열어줘 누나.”“응.”그녀는 서둘러 문을 열어주었다.강지혁은 한 손에 식기 그릇을, 다른 손엔 이불과 담요를 들고 문밖을 나섰다.임유진도 문을 꼭 닫고 그를 따라갔다.“나 하나 줘. 내가 들게.”그가 무거운 짐을 가득 들고 있으니 임유진은 살짝 미안해졌다.“아니야. 누난 앞에서 길만 잘 안내해주면 돼.”강지혁이 대답했다.그가 단호하게 말하자 임유진은 어쩔 수 없이 앞에서 걸으며 은근슬쩍 뒤돌아보기도 했다.지금 강지혁의 모습은 마치 설 연휴에 부모님 뵈러 본가로 돌아오는 아들처럼 짐보따리를 가득 이고 있는데 하필 양복을 입고 잘생긴 얼굴을 내비치고 있으니 이 상황과 너무 안 어울렸다.전에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아예 없는 듯싶다.드디어 중고품 상가에 도착했고 임유진은 가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더니 재빨리 달려갔다.“사장님, 식기 그릇이랑 이불 담요 가져왔는데 가게에서 받나요?”“당연하죠.”사장님이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하지만 멋있게 차려입은 강지혁이 ‘중고품들’을 들고 오는 모습에 적잖게 놀란 눈치였다.사장님은 물건들을 하나둘씩 확인하며 뭐라 중얼거리더니 임유진을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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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강지혁은 대뜸 걸음을 멈추고 짙은 눈동자로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임유진은 의아한 듯 물었다.“왜?”“속인다면?”그가 물었다.임유진은 흠칫 머뭇거리더니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 그녀는 씁쓸한 표정으로 입술을 앙다물고 그를 진지하게 바라봤다.“혁아, 난 거짓말하는 사람 싫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래도록 잘 지내려면 반드시 진솔해야 해. 거짓말을 안 하는 건 가장 기본이야.”강지혁은 침묵한 채 그녀를 뚫어지라 쳐다봤다.“너 나 속일 거야?”그녀는 물으면서도 가슴이 불안해졌다. 강지혁이 진짜 그럴 거라고 대답할까 봐, 두 사람은 서로 안 맞다고 결론이 날까 봐 너무 불안했다.이 점에서도 서로 의견이 안 맞으면 둘은 과연 계속 함께할 수 있을까?강지혁은 옆에 내린 손을 슬쩍 거두어들이고 천천히 대답했다.“안 속여.”임유진은 가슴을 짓눌렀던 큰 돌덩어리를 내려놓은 것처럼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강지혁은 그녀를 속이지 않겠다고 한다.“왜? 내 대답이 누나를 실망시킬까 봐?”그는 마치 그녀의 표정에서 마음을 훤히 꿰뚫어 본 듯이 물었다.“조금.”임유진은 뻘줌한 듯 코를 쓰다듬었다.“아무튼 난 너 속이는 일 없어. 그러니까 너도 나 속이지 마.”“알았어.”강지혁은 나지막이 대답했다.“근데 만약 내가 아까 속이겠다고 대답하면 누난 어쩔 생각이었어?”강지혁은 끝내 참지 못하고 그녀의 해답을 듣고 싶었다. 이 해답이 자신을 더 두렵게 만들지라도.임유진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술을 꼭 깨물고 힘겹게 말했다.“아마... 헤어지겠지.”만약 기본이 되어야 할 마인드가 안 맞으면 오래가기 힘들다. 지금은 간신히 버텨낼 수 있겠지만 앞으로 분명 트러블이 생길 텐데 애초에 감정이 더 깊어지기 전에 바로 끝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듯싶다.그녀는 이미 누군가에게 속은 적이 있어 두 번은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소민준도 전에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꼭 지켜줄 거라고 맹세했고 교통사고가 났을 때도 제일 유명한 변호사를 찾아주겠다고 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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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강지혁은 그제야 팔에 힘을 풀었지만 여전히 그녀를 안고 있었다.“누나, 헤어지자는 말 영원히 하지 마. 그래 줄 수 있어?”그는 고개 숙여 짙은 눈동자로 임유진을 쳐다봤다. 그 눈빛 속엔 그녀가 전혀 본 적 없는 불안과 두려움이 차 있었다.마치 그녀가 이별을 고하면 어쩔 바를 몰라서 당혹감에 빠질 것만 같았다.강지혁에게 그녀는 정말 이토록 중요한 존재일까? 만약에라도 헤어지잔 말을 못 할 정도로?!임유진은 가슴이 꽉 막힐 것처럼 괴로웠다. 그녀는 저도 몰래 천천히 손을 들어 강지혁을 가볍게 안아주었다.“그래, 혁아. 영원히 헤어지잔 말 안 할게.”‘영원’이라는 다짐은 이렇게 그녀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그녀는 심지어 이 다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지금은 단지 그의 이런 표정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왜냐하면... 그녀도 마음이 괴로우니까....오후에 임유진은 강지혁과 함께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건강검진 보고서가 나왔는데 중요한 문제점은 예전에 남은 상처들이었다. 비록 지금 다 나았지만 날씨가 흐리고 습해지면 관절이 시큰거렸다.의사 말로는 장기적으로 치료하면 다 나을 거라고 한다.제일 큰 골칫거리는 역시 그때 자궁을 다친 일이었다.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건의는 일단 몸조리를 하다가 어느 정도 상태가 좋아지면 다시 수술해서 자궁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그때 다시 임신을 고려해도 아예 가망이 없는 건 아니다.“나 진짜 아이 가질 수 있어요?”임유진은 흥분에 겨웠다. 줄곧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던 사치스러운 염원이었으니까.그런데 지금 이 염원이 현실로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그건 조리 후의 상황을 봐야 해요. 현재로선 확률이 30퍼센트입니다.”전문의가 말했다.30퍼센트란 다른 사람들에겐 아주 낮은 확률일지 몰라도 임유진에겐 엄청난 숫자였다.“그럼 우선 몸조리부터 할게요.”결국 강지혁이 단호하게 결정을 내렸다.병원에서 약 처방을 받은 후 임유진과 강지혁은 나란히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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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그녀는 흠칫 놀라더니 얼굴이 빨개졌다.“난... 그건...”임유진은 문득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맞다’라고 하든 ‘아니다’라고 하든 다 잘못된 것 같았다!“아니라고 말하지 마!”강지혁은 터프하게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만약 내게 아이가 생긴다 해도 그건 오직 누나랑 내 아이일 거야. 그러니까... 누나도 엄마가 되고 싶다면 오직 내 아이의 엄마여야 해.”임유진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여기 병원이야.”게다가 그들이 있는 곳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척 많은데 이렇게 감싸 안고 있으니 저절로 이목을 집중시켰다.“그게 뭐?”강지혁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자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귀와 목을 간지럽혔다.“누나, 아까 내가 한 말 이해했지?”그녀는 몸을 움찔거렸다. 그의 목소리와 숨결은 마치 보이지 않는 유혹처럼 저도 모르게 머리를 끄덕이게 했다.차에 탄 후에도 임유진은 여전히 두 볼이 빨갰다.강지혁이 운전했고 그녀는 조수석에 앉아서 몰래 그를 힐긋 쳐다봤다.옆모습을 보니 날카로운 턱선과 짙은 눈동자, 높고 또렷한 콧대까지 그는 일반 동양인보다 훨씬 더 입체적이었다. 이목구비와 턱선, 목선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다.만약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긴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생각이 순간 그녀의 뇌리를 스쳤다.“내가 그렇게 좋아? 왜 이렇게 빤히 쳐다보는데?”강지혁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임유진은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넋 놓은 표정을 거두어들였다.그녀가 어쩔 바를 몰라서 속수무책 해하고 있을 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임유진은 얼른 휴대폰을 꺼내 보았는데 절친 한지영의 전화였다.통화 버튼을 누르자 전화기 너머로 한지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진아, 지금 통화 가능해?”“응, 말해.”임유진은 난감한 분위기에서 자신을 구출한 한지영에게 고마워 마지않았다.“너 언제 시간 돼? 우리 같이 해성시로 다녀오자. 최대한 빨리 다녀오는 게 좋을 거야. 그해 증인이 지금 경찰서에 잡혀 있거든. 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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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그래.”임유진이 대답했다.통화를 마치자 강지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지영 씨 전화야?”“응.”“왜? 지영 씨가 연신 씨한테 누나 그해 사건 조사해달라고 부탁했대?”그가 되물었다.“다는 아니고.”임유진이 말을 이었다.“그냥 연신 씨한테 해성시에 있는 증인 한 명 조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증인이 지금 구치소에 갇혀있대. 그해 사건에 관한 일을 한번 캐볼 수 있을까 해서 내일 함께 해성시로 다녀오기로 했어.”어떤 방법으로 캐물을지 자세한 건 한지영도 말하지 않았지만 임유진은 전에 변호사 경력이 있어 일부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구치소에 갇혀있는 사람에게 지난 사건을 캐묻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한지영의 능력으론 아마 해낼 수 없을 것 같으니 백연신이 손을 쓴 게 틀림없다.다만 이건 분명 임유진에 관한 일인데 한지영은 또 한 번 백연신에게 신세를 지게 됐다.한지영은 대체 그녀를 위해 얼마나 더 헌신해야 하는가? 임유진은 이 은혜를 다 갚을 수 있을까? 그녀는 문득 마음이 착잡해졌지만 강지혁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을 발견하지 못했다.“그럼 내일 나랑 같이 가.”강지혁이 입을 열었다.“괜찮아, 너까지 번거롭게 굴 필요 없어. 지영이가 함께 가주기로 했어.”임유진이 말했다.“누난 내 여자친구야. 내가 함께 가주는 게 뭐가 번거로워? 그냥 내 말대로 해. 내일 나랑 같이 가.”강지혁은 단호하게 밀어붙이며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살짝 주었다. 그는 이미 속으로 계략을 짜고 있었다....그날 밤 한지영이 전화상으로 임유진과 약속시간을 잡았다.“저기 지영아, 실은 혁이도... 강지혁도 함께 가겠대.”“뭐?”한지영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함께 간다고?”“응. 그래도 될까?”임유진이 물었다.“안 될 건 없지. 사람 한 명 더 늘어날 뿐이잖아. 그럼... 차 한 대로만 움직이자. 두 대면 서로 얘기 나누기 불편하잖아. 게다가 한 대로 가면 힘들 때 운전 교체해줄 수도 있고.”“좋아. 그럼 내가 강지혁한테 말할게.”임유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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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내가 유진이한테 진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강지혁이 무덤덤하게 물었지만 짙은 눈동자가 한없이 차가울 따름이었다.순간 고이준은 온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 자신이 방금 보스의 금기를 건드렸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그해의 소송과 임유진에 관한 일은 절대 대표님께 묻지 말아야 할 영역이다.그는 순순히 대표님의 분부만 따르면 된다.“지금 바로 해성시에 다녀오겠습니다.”말을 마친 고이준은 서재를 나섰다.다만 이제 막 서재를 나오는데 임유진과 정면으로 마주쳤다.“유진 씨, 대표님 찾으러 오셨어요?”고이준이 공손하게 물었다. 예외가 아니면 눈앞의 그녀는 장차 강씨 저택의 안방마님으로 될 분이다.대표님이 처음엔 그녀에게 장난치는 듯한 감정일지 몰라도 이젠 여느 때보다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심지어 대표님이 한 여자에게 이토록 진지한 적은 아예 본 적이 없다. 그해 안방마님이 될 뻔한 진애령 씨한테도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대하진 않았다.그걸 해낸 여자가 바로 임유진이다. S 시에서 강지혁을 이렇게 만들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네.”임유진이 대답했다.“한밤중에 여긴 웬일이에요? 회사에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어요?”“네, 뭐 그렇게까지 급한 일은 아니고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고이준이 대답했다.“네, 조심히 가세요.”말을 마친 임유진은 서재 문 앞에 도착해 가볍게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갔다.고이준은 서재 문이 다시 닫힌 후에야 옅은 한숨을 내뱉었다.내일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진실을 얻지 못한다. 모든 진실은 깊게 파묻힐 것이다. 대표님은 이 사건을 주도한 장본인은 아니지만... 결국 수수방관하고 계신다.대표님은 아마 그해의 일을 후회하고 있겠지.고이준은 계단을 내려와 서둘러 강씨 저택을 떠났다. 오늘 밤 할 일이 남았으니까.임유진이 서재에 들어서자 창가 쪽에 서 있던 강지혁은 그녀를 보며 활짝 웃었다.“여긴 어쩐 일이야?”“내일 우리 지영이랑 함께 해성시로 가는 거면 지영이가 운전해서 우릴 데리러 올 거야. 차 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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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그냥 이렇게 누나 잠시 안고 싶어서.”그는 나지막이 속삭이며 그녀 목에 머리를 파묻고 그녀의 체취를 맡았다.지금처럼 꼭 안고만 있어도 무한한 애착 감이 드는 것 같았다.임유진은 그런 강지혁이 아이처럼 느껴졌다. 어린아이가 소중한 장난감을 놓치기 싫어 꼭 끌어안는 것처럼, 그리고 그녀가 바로 그 장난감이었다.임유진은 팔을 벌려 그를 가볍게 안아주었다.그녀가 두 팔로 감싸 안는 순간 강지혁은 몸을 움찔거리더니 그녀 귓가에 속삭였다.“누나가 이렇게 안아주니 너무 좋아. 좀 더 안고 있을래?”애교 섞인 말투에 그녀는 좀처럼 거절할 수 없었다.“그래.”임유진은 그를 꼭 끌어안고 흘러가는 시간에 둘만의 추억을 실었다......다음날 이른 아침, 한지영은 제때 강씨 저택 입구에 도착해 그들을 픽업했다. 백연신도 함께 왔고 운전도 그가 했다.그들은 한지영이 대충 끌고 다니는 차를 몰고 왔다.강씨 저택 대문 입구에서 백연신과 강지혁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고 한지영은 임유진을 이끌고 차 뒷좌석에 앉아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임유진이 평상시 너무 바쁘다 보니 둘은 한 달에 기껏해야 한 번 만난다.“이따가 연신 씨가 운전해?”임유진이 물었다. 방금 올 때도 백연신이 운전했으니 말이다.“응.”한지영이 어깨를 들썩였다.“어차피 운전 같은 건 남자가 하면 되니까.”백연신은 원래 자신의 수십억짜리 고급 차를 몰고 오려 했는데 한지영이 구치소에 가는데 그런 차를 몰면 너무 과시하는 것 아니냐고 해서 그냥 관뒀다.게다가 중도에 기사를 바꿔 그녀가 고급 차를 운전하다가 만에 하나 어디 긁히기라도 하면 안 되니까.한편 그녀의 허름한 차는 운전하기도 편하고 진짜로 어딘가에 부딪힌다고 해도 수리비가 너무 많이 들진 않을 것이다!하여 기어코 제 차를 타고 오자고 고집했다.백연신도 더는 그녀와 이 문제로 갈등하지 않고 바로 그녀의 차를 끌고 왔다.“오늘 질문 유도할 중요한 질문들은 생각해놨어?”한지영이 물었다.“이거야말로 오늘의 가장 중요한 임무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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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전에 백연신이 그녀에게 사건 경위를 말했을 때 그녀는 심지어 아주 잘했다고 그 자리에서 백연신을 칭찬했다. 다만 이 일로 백연신은 유난을 떨며 그녀랑 스킨쉽하려고 애썼다.물론 한지영도 그의 스킨쉽은 싫지 않았고 되레... 호감으로 다가왔다.그녀는 자신이 왜 이러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는데 결론은 백연신의 잘생긴 얼굴 때문이었다.그는 완전 한지영 스타일이라 외모에 반하니 더이상 헤어나올 수 없었다.인간은 원래 시각적 동물이니까.한편 차 밖에서 두 남자는 여전히 서로를 마주 봤고 공기 속에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차 안의 두 여자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와는 정반대였다.“강 대표님도 오늘 함께 가실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네요.”백연신이 먼저 입을 열었다.“유진이는 내 여자친구예요. 여자친구 일이니 당연히 따라가야죠.”강지혁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요? 그해 임유진 씨 때문에 죽은 분이 대표님 약혼녀 진애령 씨라고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대표님은 유진 씨가 유죄라고 생각해요, 무죄라고 생각해요?”강지혁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는 한없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백연신을 째려보며 말했다.“유진의 억울함은 내가 알아서 해결해요.”그해 임유진을 해치려던 사람을 강지혁이 이대로 놓아줄 리는 없었다.“그래요?”백연신은 가볍게 웃을 뿐 더 묻지 않았다. 임유진의 사건에서 그는 단지 외부인이니까.다만 궁금한 것이 있다면 강지혁은 지금 그녀와 함께하면서도 왜 그녀를 도와 사건을 뒤집으려 하지 않는지, 혹시 진씨 일가와 연관이 있는 건 아닌지 바로 이런 문제점들이다.애초에 진애령은 임유진이 낸 교통사고로 죽었고 이는 의심의 여지 없는 팩트이다. 게다가 강씨 일가와 진씨 일가는 줄곧 돈독한 사이를 유지했다.“나도 백연신 씨가 내 여자친구를 도와줄 줄은 몰랐어요. 고마워요.”강지혁이 입꼬리를 씩 올리자 좀전의 싸늘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봄 햇살처럼 따뜻한 미소가 어렸다.“탈까요? 더 지체했다가 도착 시간이 늦어지겠어요.”“그래요, 얼른 타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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