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461 - Chapter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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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1화

"당신은 사람 눈도 많은 곳에서 꼭 이래야겠어?"진기태의 말에 윤수경이 분노하며 말했다."너무 화가 나니까 그렇죠. 당신도 아까 쟤가 하는 말 들었잖아요. 우리 애령이를 그렇게 만들어 놓고 자기는 죄가 없다고 한 거!"진기태는 임유진을 노려보며 말했다."기어이 출소했네. 아까 잘못된 판결이라고 하던데 그건 법원에서 결정한 문제지 가해자가 감히 입에 올릴 수 있는 말이 아니야. 그리고..."진기태는 벌레 보듯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너 같은 게 내 앞에서 권리를 논할 자격은 없어."그러고는 옆에 있던 경호원들에게 말했다."저 여자 당장 끌어내. 그리고 저 여자 사진 보안팀과 관리팀에 보내서 앞으로 백화점에 영구 출입금지시켜."그 말에 경호원은 임유진의 팔을 잡고는 그대로 밖으로 끌고 나가려고 했다."잠, 잠깐만요. 내 물건이 아직..."임유진은 그제야 진씨 가문이 이 백화점 소유주거나 혹은 이 백화점 대주주 중 한 명이라는 걸 깨달았다.그녀가 끌려나가면서 아까 산 다과 세트를 주우려고 하자 진기태는 얼른 다른 경호원에게 지시를 내렸다."저 쓰레기는 당장 쓰레기통에 버리도록 해. 걸리적거리니까."그녀가 산 다과 세트는 곧바로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진기태는 지금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그녀를 모욕했고 임유진은 치욕스러움에 얼굴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하지만 그녀는 반격할 힘조차 없었고 그저 짐짝처럼 경호원의 손에 의해 백화점 밖으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입구에 다다른 후 경호원들은 그녀를 잡던 손을 풀어주더니 경고까지 잊지 않았다."이제 당신은 이 백화점에 발을 들일 수 없습니다. 만약 경고를 어기고 또다시 방문할 시 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임유진은 변호사였던 자신이 이제는 법으로 협박까지 당하자 헛웃음이 났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는 백화점 안을 뚫어지라 쳐다봤다. 그러고는 이런 일에 속상해 하거나 힘들어할 필요 없다고, 그녀가 화를 내면 진기태가 원하는 대로 될 뿐이라고 끝없이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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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윤수경의 말을 듣고 있던 진기태가 입을 열었다."저런 여자 다시 감옥에 보내는 거 쉬워. 내가 사람 시켜서 처리할게."진기태는 한 사람의 운명을 마치 장난감처럼 쉽게 다룰 수 있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자 윤수경이 이를 갈며 말을 보탰다."그럼 이번에는 아예 평생 감옥에서 썩게 만들어 놔요."그녀는 그래야만 자기 마음에 있는 울분이 조금이라도 가실 수 있을 것 같았다."그래, 알았어. 당신 말 대로 할게."진기태는 윤수경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당신도 이제 애령이 생각은 그만하고 우리 세령이 생각이나 해.""이제 우리한테 남은 유일한 딸인데 당연히 그래야죠."윤수경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세령이는 왜 하필 강지혁이 아닌 소씨 가문 애를 좋아해서는. 그것만 아니면 지금쯤 강지혁에게 장인 장모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텐데."윤수경의 아쉬움 가득한 말에 진기태가 말했다."애들 마음을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그럼 지금 내 마음이라도 나아지게 임유진 그 여자를 빨리 감옥에 집어넣어요!"윤수경은 다시 표독스러운 얼굴로 돌아와 진기태를 닦달했다."알았어, 알았어. 내가 빨리 그렇게 할게."진기태가 그녀를 달래주며 답했다...."네? 백화점에서 임유진을 봤다고요?"부모님 보러 본가로 온 진세령이 윤수경에게서 오늘 임유진을 우연히 만났다는 걸 전해 듣고 깜짝 놀라 물었다."그래. 그게 글쎄 우리 백화점을 돌고 있더라니까?!"윤수경이 말했다."살 게 있어서 네 아버지와 같이 백화점에 갔다가 어쩌다 그렇게 딱 만났는지. 그러고는 자기는 죄를 짓지 않았다며 뻔뻔하게 말하는데 내가 얼마나 기가 막히던지. 그래서 사람들 앞에서 아주 개망신을 줘버렸어."의기양양해서 말하는 윤수경에 반해 옆에서 듣고 있던 진세령의 얼굴을 점점 하얗게 질려갔다."개망신을 주다니... 어떻게요?""나는 그 여자 뺨을 때렸고 너희 아버지는 경호원을 불러 그 여자를 백화점에서 쫓아내 버렸어."윤수경은 아직 진세령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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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그제야 윤수경도 진세령의 얼굴이 사색이 된 걸 발견했다."세령아, 너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사과라니. 그것도 그 여자한테? 넌 그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니?""지금이라도 사과하지 않으면 정말 돌이킬 수 없어진다고요."진세령은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진기태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신호음도 안 가서 핸드폰은 바로 윤수경에게 뺏겨버렸다."너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알아듣게 얘기해."그에 진세령이 숨을 한번 깊게 들이켜고 말했다."엄마, 지금 임유진 뒤에 있는 사람, 강지혁이에요. 임유진을 건드리면 강지혁을 건드리는 게 된다고요!"그 말에 윤수경이 멈칫하더니 곧 그럴 리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얘가 지금 무슨 헛소리야! 그럴 리가 있어?""나도 차라리 내가 미쳐서 헛소리하는 거였으면 좋겠어요!"진세령이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전에 나한테 물었죠? 소민영 다리 대체 어쩌다 그렇게 된 거냐고? 왜 아직도 낫지 않느냐고요."진세령의 진지한 얼굴에 윤수경은 마치 들으면 안 되는 얘기를 곧 듣게 될 사람처럼 등골이 오싹해 나기 시작했다."그거 강지혁이 그런 거예요. 소민영이 임유진을 건드린 걸 알고 대신 갚아준 거라고요. 그것도 몇십 배로요!"강지혁의 이름이 나왔을 때 윤수경은 다리에 힘이 풀려 하마터면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강지혁... 임유진의 뒤에 강지혁이 있다고?진애령이 살아있을 당시 윤수경은 곧 강지혁의 장모가 될 생각에 매일매일 들떠있었다. 강지혁을 사위로 두면 S 시에 있는 모든 사람을 그녀의 발아래 두는 것과 같았으니까. 하지만 진애령이 죽어버림으로써 그런 날은 영영 오지 않게 됐다."강지혁이 왜 임유진의 뒤를 봐줘? 걔 설마 애령이를 죽인 사람이 그 여자라는 걸 몰라?"윤수경은 흥분하며 화를 냈고 진세령은 얼른 그녀를 진정시켰다."당연히 알죠. 왜 모르겠어요. 그런데 강지혁이 임유진이 좋다는데 우리가 뭘 어떻게하겠어요."윤수경은 분노를 가라앉힐 수가 없었지만 진세령의 말대로 그녀가 뭘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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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강지혁은 임유진이라는 말에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곧 고이준의 핸드폰을 건네받은 후 영상을 클릭했다. 얼마 안 가 그의 눈빛이 무섭게 가라앉았다.강지혁이 뿜어내는 분노에 고이준은 그것이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닌 걸 아는데도 몸을 흠칫 떨었다.강지혁을 화나게 하면 S 시 전체가 들썩이게 된다는 소문도 있다. 그런데 진씨 가문은 오늘 하필 강지혁이 제일 아끼는 임유진에게 손을 댄 것도 모자라 그녀에게 치욕감까지 안겨주었다.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온 임유진이 이런 수모를 당했는데 강지혁이 화를 내지 않을 리가 없다."이 영상 인터넷에서 다시는 퍼지지 않게 싹 다 삭제해. 그리고 이 영상 찍은 사람 찾아내서 원본도 지워버려.""네, 알겠습니다."강지혁은 수중에 있던 핸드폰을 고이준에게 던져버린 후 옆에 걸려 있던 외투를 걸치고 사무실을 나가버렸다. 고이준이 물을 필요도 없이 강지혁은 임유진을 찾으러 갔을 것이다.오랜 시간 동안 강지혁을 옆에서 보필해왔던 고이준은 단연컨대 자신의 대표를 이렇게 만들 수 있는 건 임유진밖에 없으리라 생각했다.인연이라는 것이 참으로 신기한 것이 그 누가 강지혁이 임유진을 좋아하게 될 줄 알았을까.진씨 가문도 물론 몰랐을 것이다. 알았더라면 임유진에게 그런 짓을 하지는 못했을 테니까.강지혁은 다급하게 회사를 나와 차에 몸을 실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그는 임유진에게 계속 전화를 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에 조급해진 그는 강씨 저택 집사에게 전화를 걸어 임유진의 상태를 물었다."임유진 씨는 오전에 나가셔서 점심쯤에 돌아오셨습니다. 하지만 돌아오고 나서 점심을 안 드시겠다고 하더니 방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쭉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집사가 답했다."집사가 올라가서 상태 좀 체크해 줘!"강지혁은 말을 마친 후 전화를 끊고는 풀 액셀을 밟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집 앞에 도착했다. 그는 차에서 내린 후 현관에서부터 임유진의 방까지 미친 듯이 달렸다. 사용인들은 처음 보는 강지혁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다급한 모습은 물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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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강지혁은 몸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가더니 두 방을 연결해주는 문을 열고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다.임유진이 커튼도 치고 불도 켜지 않는 바람에 방안은 어두컴컴했고 간신히 커튼을 뚫고 온 빛이 주위를 조금 밝혀주었다. 강지혁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빠르게 그녀를 찾았다. 임유진은 한쪽 벽 구석에서 양팔로 무릎을 감싸고는 얼굴을 파묻은 채 마치 공처럼 자신의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그는 전에도 이렇게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는 그녀를 본 적이 있었다...강지혁은 마치 심장을 누가 찌르는 듯 가슴이 아파 났고 아까 봤던 영상이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갔다.영상 속에서 그녀는 윤수경에게 뺨을 맞은 후 진기태에 의해 백화점에서 쫓겨났다. 거리가 먼 탓에 그들의 대화 내용까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진씨 집안 사람들이 그녀에게 뭐라고 했을지 대충 짐작이 갔다.그는 지금 비단 진씨 집안 사람들에게 뿐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강지혁이 진작 진씨 가문에 경고했으면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도 않았을 것이고 임유진도 이런 수모를 겪지 않았을 것이다!"누나..."강지혁은 천천히 무릎을 꿇으며 따뜻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하지만 임유진은 마치 그 상태로 얼어버린 사람처럼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누나..."그는 이번에 목소리를 좀 더 높여 그녀를 불렀다."무슨 일이 있어도 난 누나 옆에 있을 거야."그러자 그녀의 몸이 흠칫 떨리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은 빨갛게 부어있었고 입술에는 선명한 잇자국이 나 있었다. 아마 자신의 입술을 힘껏 깨문 것 같았다."울었어?"강지혁은 손을 들어 그녀의 눈가를 매만져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 보였다."내가 왜 울어... 그냥, 그냥 피곤해서 이렇게 잠이 든 것뿐이야."그녀는 본인의 연기가 얼마나 서투른지 알까? 강지혁은 억지로 웃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가슴이 미친 듯이 아파 났다."나 다 알아."강지혁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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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걱정 마, 내가 영상 다 지우라고 했어. 그 영상 올라온 지도 얼마 안 됐고 앞으로 더는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없을 거야.”강지혁은 말하면서 또다시 그녀의 붉게 물든 얼굴에 손이 닿았다.임유진은 가볍게 숨을 한번 내쉬었다.그의 눈빛이 더 냉랭해졌다.“이따가 의사 모셔올게. 너 한 번 보여야겠어.”“아니야. 얼음팩 찾아서 찜질 좀 하면 돼.”그녀가 말했다.“내가 마음이 안 놓여. 의사한테 보여야 시름 놓을 것 같아. 이 일은 이렇게 정하고 몸에는 또 더 다친 데 없어? 백화점 경호원들이 누나 다치게 하진 않았어?”“괜찮아. 몸엔 상처 안 입었어.”그녀는 강지혁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아 참, 나... 나 내일 외할머니 보러 가야 해. 원래 오늘 물건들 좀 사서 내일 할머니 댁에 가져가려 했는데 아무것도 못 샀네. 이따가 저녁 먹고 나랑 함께 물건 사러 가줄래?”그녀는 일부러 화제를 돌렸다.강지혁은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알겠다며 대답했다.바로 이때 또 누군가가 침실 문을 두드렸다.강지혁은 안으로 잠근 문을 열고 집사를 바라봤다.“도련님, 진씨 일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집사가 말했다.강지혁은 두 눈을 번쩍이며 되물었다.“진씨 일가?”한편 임유진은 ‘진씨 일가’라는 말에 몸이 굳어지고 낯빛이 창백해졌다.“네, 진 회장님 부부와 진세령 씨도 왔어요.”집사가 말했다.“꼭 도련님을 뵙고 싶다고 합니다.”“그럼 한번 봐야지.”강지혁이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집사는 말을 마친 후 바로 자리를 떠났다.강지혁은 임유진 곁으로 돌아와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내가 가서 한번 만나고 올 테니 누난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그녀는 여전히 몸이 굳은 채로 멍하니 강지혁을 쳐다봤다. 눈빛 속엔 의아함이 살짝 스쳤다.강지혁은 손으로 가볍게 그녀 얼굴의 다친 곳을 어루만졌다.“어떤 일은 반드시 누날 위해 억울함을 풀어줘야 해.”말을 마친 강지혁은 방에서 나갔다.임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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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진기태와 윤수경은 더이상 임유진 앞에서 거만을 떨었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땐 마치 임유진을 개미 새끼 쳐다보듯 한 손으로 가볍게 짓누를 기세였는데 지금은 되레 그들이 개미 새끼가 되었다!진세령은 연기자라 이 셋 중에서 표정을 가장 잘 숨기는 1인이다. 그녀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지혁 오빠, 우리 부모님이 오늘 백화점에서 임유진... 임유진 씨와 마주치고 한순간 홧김에 과격하게 행동했어요. 저희가 유진 씨한테 정식으로 사과드리고 용서를 구하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어요.”그녀는 임유진 씨라고 부르는 게 상당히 불편했다.어쨌거나 임유진은 그녀가 가장 싫어하고 가치 없는 존재라고 여기는 사람인데 지금 그런 인간한테 존칭을 써가며 깍듯이 모셔야 한다니, 이건 그냥 자존심을 짓밟는 거나 다름없다.“그래? 홧김에 그랬어? 유진이가 대체 무슨 일로 당신들을 화나게 한 건지 말해봐 봐!”강지혁은 여유 있게 질문을 건넸다. 그의 짙은 눈동자에서 현재의 감정을 전혀 보아낼 수 없었다.속을 알 수 없는 남자, 이게 바로 사람들이 S 시 빅 보스 강지혁에 대한 평가였다. S 시에서 그의 속내를 알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지혁아, 그 아이는... 애령이를 죽인 범인이야! 이거면 다 된 거 아니야?”윤수경이 버럭 고함을 지르며 그를 질책했다.“애초에 그 애가 우리 애령이를 해쳤어! 너 어떻게... 어떻게 그런 애랑 함께할 수 있는 건데? 너 이러는 거 애령이가 지켜볼까 봐 두렵지도 않아?”윤수경의 후반부 말에 진기태와 진세령은 안색이 확 돌변하며 얼른 그녀를 말리려 했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 윤수경은 모조리 입 밖으로 내뱉었다.한편 그들은 강지혁의 안색이 어두워지는 걸 보더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건 영락없는 말실수이니까.진기태는 상업계에 오래 머물러 교활하기 그지없다 보니 사람 눈치를 살피는 데 아주 능숙하다.강지혁 같은 남자는 호감 가는 여자를 본인이 알아서 정한다. 진애령이 한때 그의 약혼녀였다고 해도, 아예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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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진기태는 자세를 한껏 낮추었다.“그럴 필욘 없어요. 유진이도 당신들 안 보고 싶을 거예요.”강지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진세령과 윤수경은 한시름 놨다는 표정을 지었다. 임유진을 마주 보며 사과하지 않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적어도 굴욕감을 덜 수 있으니까.한낱 개미 취급했던 사람에게 사과하라니, 두 모녀에게 굴욕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두 여자는 임유진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고 진세령에겐 한때 연적이었다.한편 진기태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번 일이 그가 생각했던 것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그래, 그럼 우린 이만 갈게. 방해해서 미안해.”윤수경은 남편에게 빨리 나가자고 곁눈질했다.그녀가 막 자리에서 일어날 때 강지혁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아 참, 빚진 건 갚고 가셔야죠.”“빚진 거라니?”윤수경은 뭘 빚졌다는지 몰라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오늘 유진의 뺨을 때린 횟수만큼 스스로 때려서 갚아야죠.”강지혁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지만 윤수경은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지금 나보고 내 뺨을 치라는 거야? 고작 전에 유진의 뺨 좀 때렸다고?’“내가 뭘 빚졌어? 그 여잔 뺨 맞아도 싸! 고작 뺨 좀 맞았다고 이 난리야!”윤수경이 막말을 내뱉었다.강지혁은 안색이 확 어두워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윤수경 앞으로 다가가 그녀에게 싸대기를 날렸고 정통으로 맞은 윤수경은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강지혁이 갑자기 손을 댈 거라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모든 게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다.윤수경은 얼얼한 뺨을 감싸고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강지혁은 거만하게 그녀를 내려다봤다.“당신이 유진이 때릴 자격 있어? 당신네 집안은 유진이 털끝도 못 건드려. 앞으로 두 번 다시 유진이 건드리면 그땐 집안 전체를 아작낼 줄 알아.”강한 압박이 느껴지는 그의 말에 옆에 있던 진기태와 진세령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두 사람이 뭐라 말하려 했으나 강지혁이 그들을 싹 다 내쫓았다.진기태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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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평상시 상류층에서 남들에게 대접만 받던 그녀가 이런 일을 당했으니 화날 만도 했다.“안돼, 임유진 그년 반드시 따끔하게 혼낼 거야. 그년이 강지혁 찾아가서 이간질한 게 틀림없어. 지혁이가 예전엔 나 이렇게 대하지 않았다고.”윤수경은 또다시 모든 책임을 임유진에게 뒤집어씌우려 했다.“그만해!”진기태가 입을 열었다.“앞으로 두 번 다시 임유진 찾아가지 마. 이번 일은 이쯤에서 끝내.”윤수경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남편을 쳐다봤다.“뭐라고요? 임유진 그년은 우리 딸 죽인 범인이에요!”진기태의 눈가에 복잡한 기운이 스쳤지만 곧바로 머리를 홱 돌리며 아내의 시선을 피하려 했다.“우리 집안 전체를 무너뜨리고 싶지 않거든 어서 내 말 들어!”윤수경이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진세령이 제 쪽으로 잡아당겼다.“엄마, 이번엔 아빠 말 들어요. 적어도 지금은... 임유진 상대하지 말아요.”강지혁이 그녀에게 감정이 식을 때, 그때 다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면 된다.윤수경은 썩 내키지 않았다. 뺨까지 얻어맞았는데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니 그녀는 달가울 리가 없다!‘임유진, 이 빌어먹을 년!’...강씨 저택 거실에서 임유진이 계단을 내려왔다. 그녀는 좀 전에 줄곧 계단 뒤에 숨어 있었다.거실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지켜보았고 몇몇 사람들의 대화도 들었다.강지혁이 자신을 위해 화풀이해주니 오늘 오전에 당했던 그 수모가 조금씩 가셨다. 그가 앞장 서주며 했던 말들과 함께 그녀의 응어리도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았다.임유진의 발걸음 소리를 들은 강지혁은 계단 쪽으로 고개 돌리더니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그의 제스처는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러웠다. 마치 언제 어디서나 손 내밀어 그녀를 도와줄 것처럼 말이다.임유진은 자신을 향해 내민 손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의 손바닥에 살포시 손을 올렸다.강지혁은 큰 손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왜 내려왔어?”강지혁이 물었다.“실은... 아까 계단 입구에서 다 보고 있었어. 고마워...”임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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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점점 기대면 서서히 습관으로 돼버리겠지...강지혁은 몸을 기울이고 그녀의 부은 얼굴에 가볍게 키스했다. 깃털이 스치듯 가벼운 키스였다.“그럼 기대면 되지. 난 누나가 기대기만을 바라고 있어.”그녀가 기댈 수 있는 건 강지혁이 오매불망 그리던 일이다. 그를 떠나지 못할 정도로 기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30분 남짓 지난 후 의사가 도착해 임유진의 붉게 멍든 얼굴을 진찰하고는 붓기 내리는 약을 처방했다.의사가 떠나고 임유진이 약을 바르려 할 때 강지혁이 선뜻 약을 채갔다.“내가 발라줄게.”“그래.”그녀도 순순히 대답했다.강지혁은 긴 손가락으로 약을 발라 그녀의 얼굴에 가볍게 문질러주었는데 부드러운 그의 제스처와 살짝 차가운 약까지 더하니 얼굴에 따끔거리는 느낌도 많이 줄어들었다.“진짜 사람 걱정시킨다니까. 왜 자꾸 다쳐.”강지혁은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문지르며 나지막이 말했다.임유진은 문득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진짜 그의 말처럼 둘이 알고 지낸 이후로 그녀는 줄곧 여러가지 작은 상처를 입었으니까.“누나를 집에 숨겨뒀으면 좋겠어. 그럼 아무도 다치게 못 할 거잖아. 누나도 더는 상처를 입지 않을 테고.”강지혁은 매번 그녀의 몸에 난 상처를 보면 심장을 쿡쿡 찌르듯이 아팠다.“어떻게 집에만 숨어 있어?”임유진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그의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였다.강지혁은 손에 묻은 잔여물을 티슈로 닦은 후 몸을 기울이고 그녀에게 바짝 다가갔다.“만약 계속 더 상처 입는다면 그땐 정말 누나를 집에 가둘지도 몰라. 누나는 괜찮을지 몰라도 내가 싫어. 누나 몸에 흉터 생기는 일 보고 싶지 않아.”강지혁의 짙은 눈동자에 진지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임유진은 눈앞의 남자를 멍하니 바라봤다.‘농담이 아니었어. 진지하게 말하고 있잖아!’“먼저 방에 가서 쉬어. 그리고 피곤할 테니까 일찍 자.”강지혁이 말하면서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임유진은 숨을 깊게 몰아쉬곤 본능적으로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말했다.“나 혼자 걸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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