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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진기태와 윤수경은 더이상 임유진 앞에서 거만을 떨었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땐 마치 임유진을 개미 새끼 쳐다보듯 한 손으로 가볍게 짓누를 기세였는데 지금은 되레 그들이 개미 새끼가 되었다!

진세령은 연기자라 이 셋 중에서 표정을 가장 잘 숨기는 1인이다. 그녀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혁 오빠, 우리 부모님이 오늘 백화점에서 임유진... 임유진 씨와 마주치고 한순간 홧김에 과격하게 행동했어요. 저희가 유진 씨한테 정식으로 사과드리고 용서를 구하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어요.”

그녀는 임유진 씨라고 부르는 게 상당히 불편했다.

어쨌거나 임유진은 그녀가 가장 싫어하고 가치 없는 존재라고 여기는 사람인데 지금 그런 인간한테 존칭을 써가며 깍듯이 모셔야 한다니, 이건 그냥 자존심을 짓밟는 거나 다름없다.

“그래? 홧김에 그랬어? 유진이가 대체 무슨 일로 당신들을 화나게 한 건지 말해봐 봐!”

강지혁은 여유 있게 질문을 건넸다. 그의 짙은 눈동자에서 현재의 감정을 전혀 보아낼 수 없었다.

속을 알 수 없는 남자, 이게 바로 사람들이 S 시 빅 보스 강지혁에 대한 평가였다. S 시에서 그의 속내를 알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지혁아, 그 아이는... 애령이를 죽인 범인이야! 이거면 다 된 거 아니야?”

윤수경이 버럭 고함을 지르며 그를 질책했다.

“애초에 그 애가 우리 애령이를 해쳤어! 너 어떻게... 어떻게 그런 애랑 함께할 수 있는 건데? 너 이러는 거 애령이가 지켜볼까 봐 두렵지도 않아?”

윤수경의 후반부 말에 진기태와 진세령은 안색이 확 돌변하며 얼른 그녀를 말리려 했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 윤수경은 모조리 입 밖으로 내뱉었다.

한편 그들은 강지혁의 안색이 어두워지는 걸 보더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건 영락없는 말실수이니까.

진기태는 상업계에 오래 머물러 교활하기 그지없다 보니 사람 눈치를 살피는 데 아주 능숙하다.

강지혁 같은 남자는 호감 가는 여자를 본인이 알아서 정한다. 진애령이 한때 그의 약혼녀였다고 해도, 아예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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