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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평상시 상류층에서 남들에게 대접만 받던 그녀가 이런 일을 당했으니 화날 만도 했다.

“안돼, 임유진 그년 반드시 따끔하게 혼낼 거야. 그년이 강지혁 찾아가서 이간질한 게 틀림없어. 지혁이가 예전엔 나 이렇게 대하지 않았다고.”

윤수경은 또다시 모든 책임을 임유진에게 뒤집어씌우려 했다.

“그만해!”

진기태가 입을 열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임유진 찾아가지 마. 이번 일은 이쯤에서 끝내.”

윤수경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남편을 쳐다봤다.

“뭐라고요? 임유진 그년은 우리 딸 죽인 범인이에요!”

진기태의 눈가에 복잡한 기운이 스쳤지만 곧바로 머리를 홱 돌리며 아내의 시선을 피하려 했다.

“우리 집안 전체를 무너뜨리고 싶지 않거든 어서 내 말 들어!”

윤수경이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진세령이 제 쪽으로 잡아당겼다.

“엄마, 이번엔 아빠 말 들어요. 적어도 지금은... 임유진 상대하지 말아요.”

강지혁이 그녀에게 감정이 식을 때, 그때 다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면 된다.

윤수경은 썩 내키지 않았다. 뺨까지 얻어맞았는데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니 그녀는 달가울 리가 없다!

‘임유진, 이 빌어먹을 년!’

...

강씨 저택 거실에서 임유진이 계단을 내려왔다. 그녀는 좀 전에 줄곧 계단 뒤에 숨어 있었다.

거실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지켜보았고 몇몇 사람들의 대화도 들었다.

강지혁이 자신을 위해 화풀이해주니 오늘 오전에 당했던 그 수모가 조금씩 가셨다. 그가 앞장 서주며 했던 말들과 함께 그녀의 응어리도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았다.

임유진의 발걸음 소리를 들은 강지혁은 계단 쪽으로 고개 돌리더니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의 제스처는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러웠다. 마치 언제 어디서나 손 내밀어 그녀를 도와줄 것처럼 말이다.

임유진은 자신을 향해 내민 손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의 손바닥에 살포시 손을 올렸다.

강지혁은 큰 손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왜 내려왔어?”

강지혁이 물었다.

“실은... 아까 계단 입구에서 다 보고 있었어. 고마워...”

임유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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