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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진기태는 자세를 한껏 낮추었다.

“그럴 필욘 없어요. 유진이도 당신들 안 보고 싶을 거예요.”

강지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진세령과 윤수경은 한시름 놨다는 표정을 지었다. 임유진을 마주 보며 사과하지 않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적어도 굴욕감을 덜 수 있으니까.

한낱 개미 취급했던 사람에게 사과하라니, 두 모녀에게 굴욕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두 여자는 임유진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고 진세령에겐 한때 연적이었다.

한편 진기태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번 일이 그가 생각했던 것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그래, 그럼 우린 이만 갈게. 방해해서 미안해.”

윤수경은 남편에게 빨리 나가자고 곁눈질했다.

그녀가 막 자리에서 일어날 때 강지혁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 참, 빚진 건 갚고 가셔야죠.”

“빚진 거라니?”

윤수경은 뭘 빚졌다는지 몰라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오늘 유진의 뺨을 때린 횟수만큼 스스로 때려서 갚아야죠.”

강지혁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지만 윤수경은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지금 나보고 내 뺨을 치라는 거야? 고작 전에 유진의 뺨 좀 때렸다고?’

“내가 뭘 빚졌어? 그 여잔 뺨 맞아도 싸! 고작 뺨 좀 맞았다고 이 난리야!”

윤수경이 막말을 내뱉었다.

강지혁은 안색이 확 어두워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윤수경 앞으로 다가가 그녀에게 싸대기를 날렸고 정통으로 맞은 윤수경은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강지혁이 갑자기 손을 댈 거라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모든 게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다.

윤수경은 얼얼한 뺨을 감싸고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강지혁은 거만하게 그녀를 내려다봤다.

“당신이 유진이 때릴 자격 있어? 당신네 집안은 유진이 털끝도 못 건드려. 앞으로 두 번 다시 유진이 건드리면 그땐 집안 전체를 아작낼 줄 알아.”

강한 압박이 느껴지는 그의 말에 옆에 있던 진기태와 진세령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

두 사람이 뭐라 말하려 했으나 강지혁이 그들을 싹 다 내쫓았다.

진기태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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