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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뜻밖에도 강지혁이 기사더러 6천만 원짜리 차를 끌고 오게 했다.

임유진은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평범한 차였으면 좋겠다면서?”

그가 말했다.

“그건 그렇지. 괜히 비싼 차 타고 갔다가 마을 사람들이 쉬쉬거리면 외할머니가 심란해 하실까 봐 그런 건데, 너 진짜 이 차 타고 가려고?”

임유진이 물었다.

“왜? 뭐 문제 돼?”

강지혁은 히죽 웃었다.

“타, 누나.”

그녀는 차에 올라탄 후에야 기사 없이 강지혁이 직접 운전한다는 걸 알아챘다.

“네가 운전하게?”

그녀가 물었다.

“응, 어차피 멀지도 않잖아. 누나 졸리면 좀 자. 가는 길 내가 잘 알아.”

강지혁은 말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임유진은 그런 그의 모습에 입술을 앙다물었다. 직접 운전해 가려면 적어도 두 시간은 걸리는데 지칠 강지혁을 위해 그녀가 운전을 바꿔줄 수도 없다. 운전면허증이 취소되어 앞으로 영원히 차를 못 만지니까.

그녀는 평생 운전 금지였다!

하지만 언젠가 사건을 뒤집고 결백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녀가 잃었던 것들도 전부 돌려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전면허증, 변호사 자격증, 기타 등등...

뭐 물론 어떤 것들은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 예를 들자면 그녀의 열정과 천진난만함, 한때 매사에 포부 넘치고 이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기대가 가득한 나날들, 제딴에는 훈훈할 것만 같은 가족애, 그리고 젊은 날의 모든 추억까지...

임유진은 인제 28살이다. 아직 서른이 안 됐지만 마음이 늙어가고 있다는 걸 느낄 때가 많다.

만약 강지혁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어쩌면 진짜 다 늙어가는 노인처럼 색바랜 마음을 안고 그렇게 늙어가고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강지혁을 본 순간 닳았던 마음이 새로운 활기라도 얻은 것처럼 삶에 대한 어떠한 희망이라는 게 생겨났다.

한때 그녀는 출소 후 가장 불행한 일이 강지혁을 만나고 그에게 속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이 또한 그녀의 행운이었다.

강지혁만이 그녀에게 삶의 아름다움을 선사해줬으니까.

그의 사랑을 받는 건 그녀에게 너무나도 좋은 일인 듯싶다.

임유진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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