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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그래? 참 다행이야, 서로 달라서.”

강지혁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딴 여자가 임유진의 얼굴을 하는 것은 원치 않으니까.

그래도 어릴 때 서로 닮은 것은... 나름대로 좋은 일이었다.

강지혁이 시선을 아래로 떨구자 긴 속눈썹이 짙은 눈동자를 가렸다. 순간 눈가에 스친 생각과 계략도 그대로 가려졌다...

...

강지혁과 임유진은 남아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 무렵이 되자 외할아버지 노준태가 돌아왔는데 임유진한테도 쌀쌀맞으니 강지혁에겐 더 싸늘할 따름이었다.

임유진은 외할아버지의 태도에 이미 적응했지만 강지혁까지 그렇게 대하니 못내 걱정스러웠다.

강지혁의 신분에 누군가에게 이런 대접을 받을 리는 없으니까.

한편 강지혁은 그녀에게 미소 지으며 마치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걱정하지 말라고 눈빛으로 암시했다.

이에 임유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밥 먹을 때 외할머니는 매우 즐거워하시며 입맛도 평소보다 좋아지셨다.

다만 옆에서 밥 먹던 배여진이 참지 못하고 비난 조로 말을 내뱉었다.

“아 참, 할아버지 모르셨죠? 유진이가 이젠 환경위생과에서 나와 배달 일을 하고 있대요. 배달이 좀 힘들긴 해도 부지런히 일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을걸요.”

“배달이 자랑이야?!”

노준태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수년간 공부하더니 결국 배달 일을 해? 낯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임유진은 사색이 되었고 외할머니가 그녀를 위해 앞장서줬다.

“이 영감탱이가 못하는 말이 없어! 유진이는 지금 자력갱생하고 있어요. 남의 것을 훔치고 뺏은 것도 아닌데 뭐가 낯부끄러워요?!”

“진작 이럴 거면 그땐 뭣 하러 오랜 시간 공부했어! 차라리 여진이처럼 일찌감치 나와서 돈이나 벌지.”

노준태가 쏘아붙였고 배여진이 한마디 덧붙였다.

“유진아, 난 네가 좀 더 분발해서 가족들 체면을 세워줄 줄 알았는데 법을 배운 사람이 음주운전이라는 치명적인 범죄를 저지를 거라곤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앞으론 더는 그러지 마. 저번에 감방 다녀온 일로 우리 집안이 마을에서 체면이 다 깎였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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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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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설마.. 지혁의 계략이라는게.. 배현수가 오매불망 찾는 여자를.. 유진의 사촌언니 배여진으로 만들어 버리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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