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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강지혁은 허리 숙여 그녀에게 바짝 다가가 귓가에 속삭였다.

“일러?”

“...”

임유진은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

외할머니는 한숨을 내쉬곤 외손녀의 손을 잡아당겼다.

“이르긴 뭐가 일러. 이 할미는 하루빨리 우리 유진이 시집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단 말이야.”

임유진은 흠칫 놀랐다. 할머니가 손을 어루만진 순간 그녀는 할머니가 전보다 훨씬 야위고 뼈밖에 안 남아 손이 앙상해진 걸 발견했다.

뼈 위에 얇은 가죽을 한 층 씌운 것처럼 살결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외할머니는 그녀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늙으셨다.

임유진은 가슴이 찡하고 속상한 표정이 고스란히 얼굴에 드러났다.

“어머, 왜 또 속상한 표정이야?”

외할머니가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네가 지금 잘 지내고 또 이렇게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도 있으니 이 할미는 한시름 놓인단다. 이젠 저세상으로 가도 네 어미 볼 낯이 있겠구나.”

“할머니,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임유진이 재빨리 말을 가로챘다. 그녀는 외할머니가 이렇게 떠나는 게 너무 두려웠다. 인제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은 외할머니뿐이니까!

“그래, 그래, 안 말할게. 몇 년은 더 살아야지. 그래야 우리 유진이 결혼하고 애 낳는 모습도 볼 수 있지.”

외할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임유진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그녀는 할머니께 드리려고 사 온 다과 세트를 꺼내 공손히 권했다.

세 사람은 얘기를 더 나눴고 외할머니는 강지혁의 집안 상황을 물었다. 강지혁에겐 할아버지 한 분만 계시고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그가 어릴 때 매정하게 그를 버렸다.

“지혁이랑 우리 유진의 경력이 꽤 비슷하네. 얘도 엄마가 돌아가고 내 옆에서 한동안 지냈었어.”

외할머니는 말씀하시다가 문득 뭔가 떠오른 듯싶었다.

“나 여기 유진의 어릴 때 사진도 있는데 한 번 볼래?”

“네.”

강지혁이 바로 대답했다.

임유진은 쑥스러운 듯이 할머니께 응석을 부렸다.

“할머니!”

“어서 그 앨범 꺼내와.”

외할머니가 임유진에게 분부했다.

강지혁과 외할머니의 따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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