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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강지혁은 생수병을 임유진에게 주려고 조수석 쪽으로 고개를 돌리다 하얗게 질린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다급하게 물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 난... 난 그냥..."

임유진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한마디도 할 수 없었고 그 모습에 강지혁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녀의 이마에는 땀이 흥건했고 한 손은 아직도 운전대를 꽉 잡고 있었으며 몸은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 그리고 검은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가득 차 있어 공황에 빠진 것처럼 보였다.

"그냥 뭐?"

강지혁은 생수병을 옆에 놓은 후 운전대를 잡은 그녀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고는 천천히 그녀의 손을 운전대에서 멀리 떼어냈다.

"내가 옆에 있어. 그러니까 무서워하지 말고 나 좀 봐."

강지혁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맴돌았고 그녀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심호흡을 길게 두 번 하고서야 비로소 떨리는 몸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임유진은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다 지난 일이고 이제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라고 되뇌며 천천히 눈을 떠 강지혁을 바라보았다.

"괜찮아. 그냥 사고 당시 기억이 떠올라서 그래.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운이 좋았어."

임유진의 말대로 그녀는 정말 운이 좋았다. 만약 그녀가 조금이라도 운이 나빴더라면 절대 그 사고에서 멀쩡히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게 바로 어떻게든 살길은 있다는 것일까? 하늘은 그녀에게 시련을 내려주고서도 그녀의 목숨은 앗아가지 않았다.

그녀가 간신히 진정됐을 때, 강지혁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쥐더니 자신의 품에 꽉 끌어안고는 얼굴을 그녀의 어깨에 파묻은 채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이에 임유진은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혁아, 왜 그래?"

임유진에 이어 이제는 강지혁까지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다. 아까 임유진이 사고 당시 얘기를 꺼내며 운이 좋았다고 했을 때 강지혁의 머릿속에는 사고 당시 자료들이 스쳐 지나갔다.

자료에서는 임유진이 탄 차가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고 만약 충돌 위치가 조금만 더 옆으로 빗나갔더라면 그녀가 타고 있던 차도 불길에 휩싸였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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