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77화

“엄마도 참, 그게 무슨 말이에요. 유진이가 오늘 남자친구까지 데려왔는데 우리가 어딜 감히 괴롭히겠어요. 지금 얘 남자친구를 깍듯이 모셔도 모자랄 판이라고요.”

셋째 이모가 비아냥거렸다.

한편 외할머니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남자친구? 우리 유진이 남자친구 생겼어? 어서 이 할미한테도 보여줘야지!”

“네, 지금 바로 데려올게요.”

임유진이 말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셋째 이모는 언짢은 듯이 말했다.

“엄마, 아직 기뻐하긴 일러요. 유진의 남자친구는 기생오라비처럼 생겨서 사기꾼일지도 모른다고요!”

어찌 됐든 셋째 이모는 조카딸 유진이가 훌륭한 남자친구를 찾아서 제 딸보다 더 잘나가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

“됐다! 유진이는 신중해서 남들 한두 마디에 쉽게 넘어갈 애가 아니야. 사기꾼인지 아닌지는 내가 알아서 판단해!”

외할머니가 말했다.

셋째 이모는 입술을 비죽거렸다. 임유진이 강지혁을 데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오자 외할머니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이분이 바로 유진의 남자친구야?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

임유진이 막 소개하려 할 때 강지혁이 선뜻 입을 열었다.

“강지혁이라고 합니다. 편하게 지혁이라고 불러주세요 할머니.”

강지혁은 웃어른을 향한 공손한 태도로 대답했다. 이 모습에 임유진은 흠칫 놀랐다. 평상시에 그가 이런 말투로 누군가와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극히 드물었으니까.

“그래, 반가워 지혁아.”

외할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 유진이는 착한 아이야. 다만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앞으로 잘 좀 부탁할게.”

“네, 할머니. 유진이는 제 평생 하나뿐인 여자입니다. 유진이 말곤 절대 다른 사람 선택하지 않아요.”

강지혁이 진지하게 대답했다.

임유진은 얼굴이 빨개지고 강지혁의 옷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며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지 말라고 눈치를 줬다.

그런데 외할머니의 이어진 말이 더 직설적이었다.

“그럼 우리 유진이랑 결혼할 생각이야?”

외할머니는 이 질문을 건넬 때 탁한 두 눈이 갑자기 예리해졌다. 마치 강지혁을 훤히 꿰뚫어 볼 것처럼 말이다.

“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