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1267 챕터

제351화

“지영 씨, 이분은 누구?”장규현이 물었다.“말해봐, 내가 누군지.”백연신이 그녀에게 쏘아붙였다.순간 두 남자의 시선이 나란히 그녀에게 꽂혔다. 한지영은 따가운 시선에 수천 개의 바늘로 몸을 콕콕 찌르는 것 같았다.한 명은 엄마가 강제로 부추긴 맞선남이고 다른 한 명은 그녀에게 빚을 독촉하는 금방 사귄 남자친구이다. 두 사람 모두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다만 이 두 사람을 비교할 때 배후에 엄마를 둔 맞선남보다 백연신이 더 감당이 안 됐다.그녀는 곧장 배시시 웃으며 장규현에게 말했다.“제가 소개하는 걸 깜빡했네요. 규현 씨, 이쪽은 제 남자친구예요. 음, 성은 백씨예요.”장규현은 낯빛이 돌변했다.“네? 지영 씨 남자친구가 있었어요?”“네... 그렇죠...”한지영은 가슴이 움찔거려 겨우 대답했다. 좀 전까지 장규현이 얼마나 황당한 질문을 했던 간에 지금 이 상황은 그녀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장규현은 화나서 몸을 벌벌 떨며 얼굴까지 벌게졌다. 그는 한지영에게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난 그런 줄도 모르고 진심으로 선보러 나왔는데 어떻게 남자친구가 있어요? 진짜 너무하시네요. 반드시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아야 할 겁니다. 이딴 식으로 사람 놀리는 거 아니에요!”장규현은 삿대질하면서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기려 했다.그녀가 미처 피하기도 전에 백연신이 덥석 손 내밀어 상대를 가로막았다.“내가 이 여자 함부로 건드리라고 했던가?”백연신이 싸늘하게 쏘아붙였다.“왜? 싸우기라도 하게?”장규현이 윽박질렀다.“이딴 여자는 당신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오늘 당신 몰래 나랑 선봤으면 내일은 또 누구랑 몰래 섹스할지도 모르니까. 이런 여자는 겉보기엔 참해 보여도 뒤에서 무슨 짓을 벌일지 누가 알겠어. 남몰래 떳떳하지 못한 짓을 하고 다닐지도 모른다고...”상대가 점점 도가 지나치자 한지영은 소매를 걷고 막 때리려고 했는데 곧장 청아한 귀싸대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녀는 손을 툭툭 터는 백연신을 멍하니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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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한지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양다리라니?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거지?! 정작 그녀는 어느 한쪽도 제대로 걸치지 못했는데 말이다!다만 백연신 앞이라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비위를 맞춰주며 해명했다.“그게 실은... 이게 다 엄마 때문이에요. 엄마가 나 선 안 보면 인연 끊겠다는 거예요. 아까 사실 규현 씨한테 남자친구 있다고 말하려 했는데 자꾸 내 말 잘라서 못하고 있었어요.”사실 그녀의 말도 틀린 건 없다.“당신 어머님이 맞선 보라고 협박하셨다고?”백연신이 눈썹을 치켜세웠다.“네, 그렇다니까요!”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엄마는 맞선에 관하여 늘 공격적인 태세이고 그녀는 거의 당하기만 하는 캐릭터이니까.“그럼 가족들한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 거네?”백연신의 눈가에 아찔한 기운이 스쳤다.한지영은 가슴이 움찔거렸다. 엄마, 아빠한테 어떻게 말하라는 거지? 뭐라고 말을 해? 백연신의 신분만으로도 충분히 부모님을 충격에 빠뜨릴 텐데. 게다가 중요한 건... 그녀와 백연신은 결과도 없는, 단지 연인인 척하는 것뿐인데 뭐라고 말하란 걸까?“우리가 너무 갑작스럽게 사귀게 됐잖아요. 부모님께 불쑥 말씀드렸다가 놀라기라도 할까 봐 적절한 기회를 봐가서 천천히 말씀드리려고 했어요.”한지영은 애써 변명했지만 사실 그녀는 부모님께 알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진짜 말씀드릴 거야?”백연신이 짙은 눈빛으로 물었다.“맹세할게요.”그녀는 얼른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약속을 어기면 천벌을 받을 듯이 정중하게 대답했다.“알았어.”백연신이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 한 번만 더 맞선 보면 그땐 죽을 줄 알아, 한지영.”“...”이것도 협박일까? 다만 지금 처지를 생각해보니 그녀는 헛웃음만 새어 나왔다.“절대 그럴 일 없어요.”한편 그녀는 속으로 투덜거렸다.‘아무리 시늉만 하는 연애라 해도 여자친구로서 이건 너무 비겁하잖아. 남들은 다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극진히 보살피고 정성껏 잘해준다는데 왜 난 도리어 협박이나 당하고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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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마치 식탐이 많은 아기 돼지 같았다.백연신은 이 일대에 어느 레스토랑이 음식을 맛있게 하는지 몰랐지만 한지영이 알아서 척척 자신이 원하는 맛집으로 끌고 갔다.“이 레스토랑은 특색 음식을 위주로 만들어서 다른 음식점에 없는 것들이 여기 다 있어요.”레스토랑에 들어서자마자 한지영은 메뉴판을 들고 흥미진진하게 주문하기 시작했다.그녀는 음식을 주문하면서 자발적으로 음식 소개까지 나섰다. 한창 말하던 와중에 백연신의 음침한 눈빛을 발견했다.“미안해요, 제가 말이 너무 많았죠.”그녀가 말했다.“아니야, 괜찮아. 계속해. 나 듣고 있으니까.”백연신이 담담하게 대답했다.한지영은 콧등을 쓰다듬으며 삽시에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다.“저기, 연신 씨는 오늘 여기 왜 왔어요?”도저히 할 말이 없어 대충 한마디 내뱉었는데 입밖에 떨어지자마자 혀를 잘라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맞선을 본 일을 이제 겨우 넘겼는데 왜 또다시 화제를 먼저 끌어오는 걸까?아니나 다를까 백연신이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내가 안 오면 오늘은 그 남자랑 밥 먹을 생각이었어?”한지영은 말문이 막혀 얼굴이 빨개졌다.“아니요... 그럴 리가요.”그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안 그래도 오늘 밥 한턱 쏘며 상대에게 미안함을 표하려 했으니 말이다.다행히 그녀는 밥을 사지 않았다. 좀 전에 맞선남이 맨 마지막에 했던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되새기니 한지영은 문득 그에게 달려들어 때려놓지 못한 게 아쉬웠다.“당신 집에서 선 자리를 마련할 때 상대에 대한 요구가 뭐야?”백연신이 아무렇지 않은 듯 질문을 건넸다.“그냥 평범한 요구들이에요. 집 있고 안정적인 직업이 있고 키는 170 이상이고 뭐 이런 것들이죠.”사실 그녀는 집을 너무 고집하는 건 아니다. 셋방살이도 다 살림살이이니 나중에 결혼하고 부부가 함께 돈을 벌어 사면 되니까.하지만 엄마는 그녀가 지금 어리니 집 있는 남자를 요구할 수 있지만 이제 몇 해가 더 지나면 그럴 자본조차 없을 거라고 하신다.한지영은 엄마의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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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그냥...”그녀는 문득 기발한 생각이 떠올라 백연신을 빤히 쳐다봤다. 백연신은 현재 백씨 일가의 오너라 수중에 분명 넓은 인맥을 갖고 있을 것이다. 만약 그가 임유진의 사건을 조사해줄 수만 있다면 한지영이 조사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유용한 단서를 확보할 수 있다.한지영은 두 눈을 반짝이며 마치 탐스러운 과일이라도 보는 것처럼 백연신을 바라봤다.“저기... 나도 알아요. 그땐 내가 연신 씨한테 미안한 짓을 저질렀어요. 뭐라 말해도 다 인정할게요. 앞으론 무조건 연신 씨 요구대로만 할게요. 다만... 우리가 사귀고 있을 때 나 한 번만 도와줄 수 있어요?”한지영이 기대 어린 눈길로 그를 바라봤다.“무슨 일인데?”백연신은 살짝 의외였다.“무슨 부탁을 하려고?”그녀의 ‘앞잡이’같은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 부탁이 얼마나 큰지 가히 짐작됐다.“그게 실은 내 친구 유진이가, 바로 그날 강지혁 씨랑 함께 나 찾으러 온 애 말이에요. 걔가 전에 잘못된 소송에 휘말려서 3년이나 감방 생활을 했거든요. 하지만 유진이는 정말 억울하게 당한 거예요. 단지 우리가 아직 소송을 뒤엎을 증거를 찾지 못했을 뿐이죠. 요즘 어렵게 단서를 구했는데 연신 씨가 이 단서 따라 조사해보면 안 될까요? 사건을 뒤엎을만한 유리한 증거를 찾을 수 있을지 말이에요.”한지영이 말했다.백연신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가 꺼낸 부탁이 임유진을 도와달라는 부탁일 줄이야.“그분은 강지혁 씨랑 사이가 좋아 보이던데 왜 강지혁 씨한테 도와달라고 하지 않고 도리어 네가 이렇게 빙빙 돌려서 겨우 말을 꺼내는 거야?”“어휴, 유진이는 내가 연신 씨한테 부탁하는 거 아예 몰라요. 그리고 걔가 강지혁 씨를 찾지 않는 이유는...”한지영은 머뭇거렸다. 어쨌거나 친구의 사생활에 관련된 일이고 게다가 지금 강지혁과 임유진의 관계가 딱히 해명하기 어렵다 보니 결국 이렇게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아무튼 유진이는 강지혁 씨한테 사건 뒤엎는 일 부탁하지 않을 거예요. 애초에 그 사건은 유진이가 음주운전으로 강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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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그는 한지영의 두 손을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백연신의 손을 꼭 잡고 있는 그녀의 두 손까지 기쁨을 표현하는 것만 같았다.그는 고개 들어 환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을 보더니 순간 질투가 살짝 났다. 그녀는 지금 백연신 때문에 웃는 게 아니라 임유진을 위해 기뻐하고 있으니.아마도 그녀 마음속에 임유진이 그보다 더 중요한 듯싶다!...차 안에서 강현수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 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질렀다.함께 타고 있던 비서가 한 통의 전화를 받은 후 그에게 말했다.“대표님, 임유라 씨가 쥬얼리샵에서 보고 계신 쥬얼리 세트 가격이 40억이라고 합니다. 임유라 씨한테 이 쥬얼리 세트를 드려도 될까요?”가격이 무려 40억이다 보니 쥬얼리샵 사장님도 일부러 전화해서 여쭤본 것이다.강현수가 담담하게 말했다.“이미 그걸로 정했다면 주라고 해.”“네.”비서는 곧바로 쥬얼리샵 사장님께 똑같이 전달해드렸지만 속으론 임유라가 견식이 너무 얕다고 생각했다.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상류사회에 비집고 들어가고 싶어 안달인지, 게다가 요즘엔 쥬얼리샵과 명품 매장에 자주 드나들며 자신을 재벌가 출신으로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마음에 드는 물건은 바로 집어가며 강현수의 장부에 적어놓으라고 한다.이런 여자는 마음이 너무 조급해 지금 더 높이 올라설수록 앞으로 더 비참하게 추락할 뿐이다.한편 비서는 조금 의아했다. 대표님은 예전 같으면 여자친구가 이토록 조급해하고 과시하고 다닐 때 한동안 상대를 냉랭하게 대할 텐데 아직은 임유라한테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설마 아직도 신선감을 유지한 걸까? 비서는 속으로 추측했지만 임유라가 대표님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남자가 한 여자를 진심으로 좋아할 때 여자 스스로 액세서리를 고르게 하지 않을 것이고 사랑하는 여인을 언급할 때 이토록 무덤덤한 말투일 리도 없으니까.“임유라 씨가 요즘 지출이 매우 큽니다. 현재까지 무려 60억 원이 넘어요.”비서는 강현수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임유라 씨는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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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애초에 그는 임유라를 그 어린 소녀의 대역으로 여겼는데 그녀 입술이 강현수가 기억하는 그 소녀의 입술과 닮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그 뒤로 점차 의도가 변했다. 가끔 기분이 우울할 때 임유라한테서 임유진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았다.임유진이 그해 강현수를 구한 그 소녀가 아닌데도 말이다.임유진의 외모가 어릴 때 그 소녀와 닮아서 특별하게 대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녀를 볼 때마다 저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진다.하지만... 그 여자는 강지혁이 원하고 있으니 굳이 여자 때문에 강지혁과 사이가 틀어질 필요는 없다. 어차피... 그녀도 강현수가 진정으로 찾으려는 그 사람이 아니니까.차가 도로를 건널 때 강현수의 시선은 무의식적으로 길거리를 향했다. 그는 환경미화원 작업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임유진이 바로 이 길을 청소하는 일을 맡고 있다.하지만 차가 이 길을 떠날 때까지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강현수의 짙은 눈동자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오늘 그녀는 휴무일까? 아니면 다른 일이 생겨서 출근하지 않은 걸까?강현수는 한 여자를 보지 못한 것 때문에 이토록 많은 추측을 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기억 속의 그 소녀 말고 언제 또 이렇게 한 여자를 위해 수많은 생각을 하였던가?차가 빨간 신호등에서 멈추고 강현수도 이제 막 시선을 거두려 할 때 옆에 불쑥 스쿠터 한 대가 세워졌는데 그 모습이 강현수의 모든 시선을 사로잡았다.가녀린 몸매의 여자가 남성용 스쿠터를 타고 있었고 뒤에 있는 트렁크에 커다란 배달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상자 위에는 ‘윤이 식당’이라는 네 글자가 인쇄되어 있었다.강현수는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고 스쿠터도 오른쪽에서 쌩하고 달려갔다.“저 배달 스쿠터 따라가!”강현수가 곧바로 기사에게 분부했다.“하지만 대표님, 우린 지금 일방통행이라 유턴할 수 없어요.”기사가 황급히 말했다. 설사 유턴하려 해도 앞에 차가 있어 그 차를 들이받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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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임유라는 40억 원의 보석 목걸이를 걸고 싱글벙글 웃었다. 마치 자신의 몸값도 이 40억 원의 액세서리처럼 진작 일반인을 뛰어넘은 것만 같았다.그녀는 이미 새로운 제작팀에 들어가 여주인공 역을 맡게 되었다. 비록 이번 작품의 제작진과 연출팀은 이전 작품만큼 막강하진 않지만 종합해보면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고 그녀도 여주인공 역할을 따냈다. 임유라는 강현수가 밀어준 자원에 나름 만족했다.강현수만 잘 잡고 있으면 그녀는 앞으로 작품이 끊이지 않을 테니까!다만 강현수는 매번 그녀와 데이트할 때마다 임유진에 관한 이야기만 하게 했고 임유라도 이젠 거의 에피소드가 고갈이 날 지경이다.게다가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도 있다. 강현수가 그녀에게 여자친구 타이틀을 붙여준 이유는 그녀를 통해 임유진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매번 이럴 때마다 그녀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하지만 임유진은 인제 강지혁에게 달라붙었으니 강현수도 더는 그녀와 어쩌진 않겠지.임유라가 미리 알아보았는데 강현수는 결벽증이 심하여 그의 전 여친들은 그를 만나기 전에 남자친구를 사귀어본 적이 없고 적어도 겉으론 ‘결백한’ 이미지였다.상류층에서 강씨 일가 도련님이 딴 남자가 건드린 여자를 절대 주워올 일이 없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임유라는 다행히 전에 일부 남자들과 썸 탄 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교제한 남자친구는 없다. 반면 임유진은 예전에 소민준의 여자친구였고 지금은 또 강지혁과 만나고 있다.그녀는 절대 결백할 리가 없다.이런 여자라면 강현수는 아예 고민도 안 하겠지.그가 임유진의 지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이유는 기껏해야 호기심일 뿐이다. 어쨌거나 보통사람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니까. 강지혁은 대체 왜 임유진을 좋아하게 된 걸까? 게다가 강현수와 강지혁은 나름 사이가 좋아 보였다.임유라는 속으로 강현수의 행동에 대한 설명을 찾고 있었다.그녀가 볼 때 강지혁도 임유진에게 그다지 진지해 보이지 않았다. 임유진이 그해 강지혁의 약혼녀를 치어 죽였으니까! 강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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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아니나 다를까, 강현수의 관심을 끌려던 여자들은 임유라의 목걸이를 보고 그녀의 말까지 듣더니 눈가에 질투와 부러움이 가득 찼고 결국 시무룩하여 자리를 떠났다.임유라는 목적을 달성하자 입꼬리를 씩 올렸다.주위 사람들이 다 나간 후에야 그녀는 나지막이 속삭였다.“현수 씨, 내가 쥬얼리샵에서 이렇게 비싼 목걸이를 골랐다고 미워하는 건 아니죠?”그녀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가여운 척 갖은 애교를 떨었다.배우로서 그녀는 어떤 표정이 자신을 더 안쓰러워 보이게 하는지 잘 알고 있다.“난 그저 현수 씨한테 더 잘 어울리는 여자가 되고 싶을 뿐이었어요. 당신 곁에 섰을 때 당신 체면을 깎아내리고 싶진 않았거든요.”강현수는 눈앞의 여자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더 잘 어울려? 그녀가 생각한 어울림은 고작 액세서리와 명품으로 자신을 꾸미는 것일까?만약 그렇다면 이 세상에 강현수와 어울리는 여자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이 여자는 역시 입술 말곤 그의 기억 속 그 소녀와 닮은 점이 전혀 없다!“이 물건들은 이미 샀으면 산 거지 자책할 필요 없어요.”강현수가 담담하게 말했다.“내 체면을 깎아내릴지 아닐지는... 제대로 한번 고민해보는 게 좋을 것 같군요.”‘뭐라고?’임유라는 흠칫 놀랐다.‘지금 이 말 무슨 뜻이지? 내가 지금 본인 체면을 깎아내렸다는 거야?’임유라는 금방 내려놓았던 마음이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아 참, 유라 씨 언니분 지금 무슨 일 하고 있는지 알아요?”강현수가 무심코 물었다.임유라는 미처 반응하지 못하다가 짜증 섞인 상대의 눈빛을 보고 나서야 재빨리 정신을 가다듬고 대답했다.“언니는... 환경위생과에서 근무하잖아요?”강현수는 쓴웃음을 지었다.“보아하니 언니한테 정말 관심이 없네요.”임유라는 몸이 살짝 떨렸다. 그녀는 강현수의 말투에 담긴 불쾌함을 바로 느꼈다.“그게... 실은 언니가 줄곧 집에 살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게다가 지금은 강지혁 씨랑 함께 있어서 넉넉하게 지내고 있을 거예요.”임유라는 일부러 강지혁을 강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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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여기까지 생각한 임유라는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그녀는 문득 딱딱한 물건에 손이 닿아 힐끔 내려다보니 강현수가 늘 착용하고 다니는 은팔찌였다.이 팔찌는... 임유라는 그의 가슴팍에 있는 은팔찌를 보며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평범하디 평범한 팔찌인데 그는 왜 항상 이렇게 착용하고 다니는 걸까? 마치 귀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임유라는 팔찌를 가져와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다.하지만 강현수가 곧장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다. 손목에서 밀려오는 고통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팔찌를 내려놓았다.임유라는 고통을 호소하며 싸늘한 강현수의 두 눈을 마주했다.분명 취했을 텐데 지금 이 순간 그의 눈빛에서 취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고 도리어 소름 끼치도록 정신이 맑아 보였다.“이건 네가 만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야!”그는 차가운 말투로 쏘아붙였다.“알았어요... 앞으로 더는 안 만질게요. 난 그저 현수 씨 옷 갈아입혀 주고 편히 잠들라고 그런 거예요... 진짜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현수 씨... 일단 이 손 좀 놔줘요...”임유라는 너무 아파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손목이 곧 부러질 것 같은 고통이었다.강현수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더니 다시 눈 감고 침대에 누웠다.“나가.”강현수가 말했다.“하지만 오늘 밤엔 여기 남아서 당신 돌보고 싶어요. 많이 취했고 도우미들도 이미 잠들어서...”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현수가 가차 없이 잘라버렸다.“나가. 같은 말 반복하게 하지 말고.”임유라는 이를 꽉 악물었다. 어렵게 구한 기회인데 이대로 사라지다니.다만 그녀는 감히 더는 말할 엄두가 안 나 의기소침해서 강현수의 방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방안에 강현수 한 사람만 덩그러니 남았다.그는 손을 들어 긴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어루만졌다. 결국 취기가 올라온 것이다.오늘 밤 그는 가슴이 답답해 술을 좀 많이 마셨다. 낮에 임유진을 본 것 때문일까?머릿속에 자꾸만 그녀가 스쿠터를 타고 멀어져가는 뒷모습이 떠올랐다.그녀는 강지혁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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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그 시각 임유라는 눈앞의 그림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전에 이 화실을 지나가다가 한번 들어가 보려 했는데 강현수에게 바로 제지당했다.하여 이번에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화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다만 그 안에 임유진의 초상화가 있을 줄이야.지금 성인이 된 임유진이 아니라 어릴 때의 임유진이었다.한 소녀가 소년을 업고 있는 그림인데 소녀의 얼굴은 임유진의 어릴 때 모습과 똑같았다.게다가 소녀가 입고 있는 꽃무늬 치마는 임유진의 사진첩에서 봤던 그 치마와 매우 흡사했다.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가? 왜 강현수의 화실에 임유진의 초상화가 있는 걸까? 두 사람은 대체 어떤 관계일까?임유라의 머릿속은 수많은 의혹으로 가득 찼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더할 나위 없는 공포가 밀려왔다. 예전에 느꼈던 불안감보다 훨씬 더 강렬한 공포였다.그녀가 간신히 얻은 모든 것을 임유진에게 빼앗기는 느낌이었다.‘안 돼! 절대 안 돼!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어.’임유진과 강현수가 무슨 사이이든 그녀야말로 강현수의 여자친구이고 장차 강씨 일가에 시집가서 재벌가의 사모님으로 거듭날 사람이다!...임유진은 강씨 저택에 돌아와 강지혁의 침실 문 앞에 가서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문을 두드렸다.잠시 후 문이 열렸는데 강지혁이 목욕 가운을 입은 채 머리도 살짝 젖어 있었다. 보아하니 금방 샤워를 마친 듯싶었다.“저기... 잘 자.”말을 마친 그녀는 곧장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 했다.그의 요구 때문에 임유진은 매일 밤 돌아올 때 그가 집에 있으면 그의 방으로 가서 굿나잇 인사를 한다.하지만 강지혁이 재빨리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아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누난 나한테 잘 자라는 인사만 하면 끝이야?”강지혁이 물었다.임유진은 입술을 앙다물고 무고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을 보니 굿나잇 인사만 하기 위해 찾아온 게 틀림없었다.강지혁은 한숨을 내쉬다가 갑자기 허리를 굽혀 그녀를 번쩍 안았다. 그는 임유진의 어깨에 머리를 파묻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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