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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지영 씨, 이분은 누구?”

장규현이 물었다.

“말해봐, 내가 누군지.”

백연신이 그녀에게 쏘아붙였다.

순간 두 남자의 시선이 나란히 그녀에게 꽂혔다. 한지영은 따가운 시선에 수천 개의 바늘로 몸을 콕콕 찌르는 것 같았다.

한 명은 엄마가 강제로 부추긴 맞선남이고 다른 한 명은 그녀에게 빚을 독촉하는 금방 사귄 남자친구이다. 두 사람 모두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다만 이 두 사람을 비교할 때 배후에 엄마를 둔 맞선남보다 백연신이 더 감당이 안 됐다.

그녀는 곧장 배시시 웃으며 장규현에게 말했다.

“제가 소개하는 걸 깜빡했네요. 규현 씨, 이쪽은 제 남자친구예요. 음, 성은 백씨예요.”

장규현은 낯빛이 돌변했다.

“네? 지영 씨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네... 그렇죠...”

한지영은 가슴이 움찔거려 겨우 대답했다. 좀 전까지 장규현이 얼마나 황당한 질문을 했던 간에 지금 이 상황은 그녀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장규현은 화나서 몸을 벌벌 떨며 얼굴까지 벌게졌다. 그는 한지영에게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진심으로 선보러 나왔는데 어떻게 남자친구가 있어요? 진짜 너무하시네요. 반드시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아야 할 겁니다. 이딴 식으로 사람 놀리는 거 아니에요!”

장규현은 삿대질하면서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기려 했다.

그녀가 미처 피하기도 전에 백연신이 덥석 손 내밀어 상대를 가로막았다.

“내가 이 여자 함부로 건드리라고 했던가?”

백연신이 싸늘하게 쏘아붙였다.

“왜? 싸우기라도 하게?”

장규현이 윽박질렀다.

“이딴 여자는 당신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오늘 당신 몰래 나랑 선봤으면 내일은 또 누구랑 몰래 섹스할지도 모르니까. 이런 여자는 겉보기엔 참해 보여도 뒤에서 무슨 짓을 벌일지 누가 알겠어. 남몰래 떳떳하지 못한 짓을 하고 다닐지도 모른다고...”

상대가 점점 도가 지나치자 한지영은 소매를 걷고 막 때리려고 했는데 곧장 청아한 귀싸대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녀는 손을 툭툭 터는 백연신을 멍하니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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