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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한지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양다리라니?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거지?! 정작 그녀는 어느 한쪽도 제대로 걸치지 못했는데 말이다!

다만 백연신 앞이라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비위를 맞춰주며 해명했다.

“그게 실은... 이게 다 엄마 때문이에요. 엄마가 나 선 안 보면 인연 끊겠다는 거예요. 아까 사실 규현 씨한테 남자친구 있다고 말하려 했는데 자꾸 내 말 잘라서 못하고 있었어요.”

사실 그녀의 말도 틀린 건 없다.

“당신 어머님이 맞선 보라고 협박하셨다고?”

백연신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네, 그렇다니까요!”

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엄마는 맞선에 관하여 늘 공격적인 태세이고 그녀는 거의 당하기만 하는 캐릭터이니까.

“그럼 가족들한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 거네?”

백연신의 눈가에 아찔한 기운이 스쳤다.

한지영은 가슴이 움찔거렸다. 엄마, 아빠한테 어떻게 말하라는 거지? 뭐라고 말을 해? 백연신의 신분만으로도 충분히 부모님을 충격에 빠뜨릴 텐데. 게다가 중요한 건... 그녀와 백연신은 결과도 없는, 단지 연인인 척하는 것뿐인데 뭐라고 말하란 걸까?

“우리가 너무 갑작스럽게 사귀게 됐잖아요. 부모님께 불쑥 말씀드렸다가 놀라기라도 할까 봐 적절한 기회를 봐가서 천천히 말씀드리려고 했어요.”

한지영은 애써 변명했지만 사실 그녀는 부모님께 알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진짜 말씀드릴 거야?”

백연신이 짙은 눈빛으로 물었다.

“맹세할게요.”

그녀는 얼른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약속을 어기면 천벌을 받을 듯이 정중하게 대답했다.

“알았어.”

백연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한 번만 더 맞선 보면 그땐 죽을 줄 알아, 한지영.”

“...”

이것도 협박일까? 다만 지금 처지를 생각해보니 그녀는 헛웃음만 새어 나왔다.

“절대 그럴 일 없어요.”

한편 그녀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아무리 시늉만 하는 연애라 해도 여자친구로서 이건 너무 비겁하잖아. 남들은 다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극진히 보살피고 정성껏 잘해준다는데 왜 난 도리어 협박이나 당하고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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