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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761 - 챕터 770

1311 챕터

제761화

차설아는 남자의 말을 끊고 고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너무 창피하잖아!이 자식이 언제 깬 건지는 몰라도, 옆에서 쿨쿨 자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웃었을까!그녀는 남자에게 맹렬하게 쏘아붙이려다 의사의 당부를 생각해서 화를 억누르려고 애썼다.“지금 좀 어때. 아직도 어지러워?”성도윤의 깊은 눈이 차설아를 응시했다. 그는 감정을 숨기지 않은 채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날 이렇게 걱정한다고?”“착각은 넣어둬. 관심이 아니라 짐을 내가 다 짊어질까 봐 두려워서 그런 거야. 아직 애들이 철도 못 들었는데. 당신한테 일이 생겨서 나한테도 피해가 가면 어떡해?”차설아가 작고 예쁜 얼굴을 쳐들며 본인이 지혜롭고 이성적인 사람인 양 도도하게 말했다.“그런 거였어?”성도윤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물었다. 실망인지 아니면 흥미진진한 건지.“그럼?”차설아가 차갑게 코웃음 쳤다. 마치 감히 올려다볼 수 없는 도도한 공주님 같았다.“난 다른 사람을 쉽게 걱정해 주지 않아. 난 비싸거든.”“그렇다면 두 아이한테 신경 좀 써야겠는걸.”성도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두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머리도 어지럽고 기운이 없는 데다 기분까지 별로니 언제쯤 회복될지 모르겠네, 원.”“금방이야. 일주일이면 나아질 거야.”차설아는 성도윤이 아픈 척하는 건지 정말 아픈 건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의사가 말씀하시길 상태가 좋지 않아 신경 써서 돌보아야 한다고 했으니.아픈 척하는 것이더라도 빨리 낫도록 살뜰히 보살펴야 했다.“걱정 하지 마. 내가 책임지고 잘 보살필 테니.”차설아가 남자를 향해 진지한 태도로 약속했다.“그래? 그럼 기대할게.”성도윤이 입꼬리를 올리며 씩 웃었다. 갑자기 자신이 병에 걸린 것이 꽤 잘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다음날, 남자는 퇴원하여 집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성도윤은 차설아와 두 아이가 큰집에 갈 것을 제안했는데, 그 이유로는 그가 낯선 환경에서 특히 잠자리에 대해 거부감이 들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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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아파트로 돌아가던 차설아는 두 아이가 없는 틈을 타 미스터 Q에게 전화를 걸었다.“무슨 일이죠?”전화기 너머의 미스터 Q는 차설아의 연락에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중요한 일이 생겨서요. 지금 어디 계세요?”“그게...”남자가 잠시 멈칫하더니 대답했다.“지금 성심 전당포에 있어요. 처리할 일이 있어서.”“그렇군요. 그럼 언제 시간이 빌 때 아파트에 잠깐 들르실 수 있겠어요?”차설아는 남자와 중요하게 상의할 일이 있는 듯 조급한 말투였다.“그럼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지금 바로 갈게요.”차설아의 다급함을 눈치챈 그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아파트로 돌아온 차설아는 그녀와 아이들의 일상용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대략 한 시간 뒤 미스터 Q가 약속대로 도착했다.“오셨네요.”남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녀의 마음은 왠지 모르게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비록 이 남자는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매번 함께 있을 때마다 가정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었다. 하여 은연중에 이 소문 무성한 남자를 자기 사람으로 여기게 되었다.여인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집에는 ‘남자’의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한 법이다. 든든한 산이 되어줄 수도 있고 따뜻한 물결이 되어줄 수도 있는 그런 존재.미스터 Q는 싸늘하게 방안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정리가 다 되어있는 캐리어를 보더니 짙은 눈썹을 추켜세웠다.“이사... 하는 겁니까?”“아뇨, 아뇨. 일주일만 잠시 떠나 있는 거예요.”“어디로요?”“아, 그게...”차설아가 머리를 긁적이며 조금 어색해했다. 이 남자에게 어떻게 상황을 설명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비록 연기라고 분명히 해두었어도 그동안 함께 지내면서 그들은 어느새 정이 들었다.만일 어찌 된 일인지 자초지종을 설명한다면 화내겠지?“그럼 제가 맞춰볼게요...”미스터 Q의 얇은 입술이 곡선을 그리며 엷은 미소를 띠었다.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마 전남편과 화해했을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을 데리고 이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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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차설아가 미스터 Q에게 성도윤과의 일을 고백했다. 그녀는 자신이 미스터 Q와 어떤 관계든 간에 그도 이 사실들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제 추측이 맞았네요.”미스터 Q는 예상했다는 듯 태연하게 웃으며 물었다. “그래서 당신의 선택은요?”“전 재혼하지 않을 거예요. 양육권은 더더욱 주지 않을 거고.”차설아가 매우 단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깊게 숨을 들이쉬며 눈앞의 남자를 응시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듯 말했다. “그러니까 제 선택은, 당신과 혼인신고 하는 거예요.”미스터 Q가 여전히 감정변화 없이 담담히 말했다. “그래서, 절 선택한 원인은 두 아이의 양육권을 지키기 위해서다. 맞습니까?”차설아가 잠시 침묵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들 때문만은 아니에요.”“그럼 더 이상한데요...”남자가 흥미롭다는 듯 웃으며 차설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설마 저에게 설레기라도 한 거예요?”“전 몰라요.”차설아는 남자의 스킨십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녀는 입술을 사리물었다. 속마음은 그녀 자신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망설여졌다...“사랑이라기엔 너무 거창하고, 설렘이라기에도 맞지 않은데. 같이 있으면 편안하고 가족 같은 따뜻함을 느껴요. 상상 속의 ‘가족’의 느낌이랄까요.”“그럼 성도윤한테서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어요?”“사실대로 말하자면, 성도윤을 처음 봤을 때도 이런 기분을 느꼈었어요. 비록 매우 차가운 사람이었지만 전 이상하게도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꼈어요.”차설아가 왠지 모르게 점차 추억 속에 빠져들었다. 머릿속에는 성도윤과 처음 만났던 날이 떠올랐다. 그때의 따뜻한 감정이 다시 떠올라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며 미소가 지어졌다. “그때 제가 얼마나 사랑에 미친 여자였는지 당신은 모를 거예요. 그 사람을 처음 본 순간 저는 이미 그와 아이를 낳고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고, 티비를 보고, 여행을 가는 모습까지 상상했었어요.”“결혼한 이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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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차설아는 미스터 Q와의 대화가 끝난 뒤, 짐을 챙겨 두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바로 향했다.멀리서 차설아를 본 아이들이 기뻐하며 옆 친구들에게 자랑을 늘어놓았다.“봤지? 저기 부모 중 제일 예쁜 사람이 바로 나랑 오빠 엄마야.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엄마! 난 엄마 딸로 태어나서 정말 행복해.”달이가 단짝친구 윤이를 끌고 앙증맞은 턱을 치켜들며 저 멀리 교문에 있는 차설아를 바라보았다.윤이도 눈을 게슴츠레 뜨며 차설아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어휴. 네 엄마는 확실히 예쁜데 이렇게 예쁜 천사가 가면을 쓴 못생긴 아저씨랑 같이 있으니 너무 아까운 것 같아.”“드라마에서 보면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라고 하잖아. 그게 바로 네 엄마랑 저 가면 쓴 아저씨를 말하는 거야. 만약 내가 너라면 난 네 엄마한테 예쁜 애인을 찾아줄 거야. 그럼 네 엄마도 기분이 좋아질 텐데.”요즘의 여자아이들은 나이는 적어도 하나같이 모두 잘생기거나 예쁜 사람을 좋아한다.달이가 외모를 따지니 자연스레 단짝도 외모를 따지는 친구인 것이다.윤이는 달이를 자주 데리러 오는 그 가면 쓴 아저씨가 어떻게 생겼을지 줄곧 궁금했었다.“듣기로는 가면 아저씨가 얼굴이 망가졌다는데. 얼굴에 깊고 긴 흉터가 있대. 네 엄마가 그 아저씨와 결혼하면 밤에 자다 깨서 흉터를 보면 깜짝 놀랄 것 같은데?”윤이가 말하며 저도 모르게 팔짱을 끼고 진저리를 쳤다.달이가 자기도 모르게 우울해졌다.“네 말은 나도 생각해 봤어. 그런데 아저씨는 우리한테도 엄마한테도 너무 잘해줘. 그래서 싫어할 수 없어. 마음이 예쁜 사람이 정말 예쁜 거야.”“말은 그렇다 하지만 난 그래도 네 엄마가 더 잘생긴 아저씨랑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해. 넌 딸이니까 엄마를 도와줘야지.”윤이는 여전히 달이를 설득하며 달이가 자신의 엄마에게 잘생긴 애인을 찾아줬으면 했다.“어휴. 우리 엄마도 잘생긴 아저씨 본 적 있어. 그런데 좋아하지 않아.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싫어해. 내가 무슨 방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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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나중에 알게 될 거예요. 지금 알려주면 효과가 없을 테니까 알려줄 수 없어요!”“음...”차설아는 딸의 말에 말문을 잇지 못했다.원이는 한쪽에서 애어른처럼 팔짱을 끼고는 쿨하게 말했다.“얘네한테 무슨 비밀이 있겠어요. 또 어느 잘생긴 오빠나 토론하고 있겠죠. 유치하긴.”두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이후로부터 둘 사이의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멋지고 거만한 원이는 어린이집에서 왕자님이었지만, 아쉽게도 너무 거만하고 차갑기에 아이들은 멀리서 좋아할 뿐이었다. 아이들이 가까이하지 못하니 그는 친구도 사귀지 못했다.그러나 여동생 달이는 달랐다. 달이는 귀여운 외모와 높은 감성지수로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의 귀요미를 담당했다. 하여 수많은 친구를 사귀었고 어딜 가든 친구와 함께였다.원이는 속으로 은근히 질투했다. 자신이 더 이상 여동생의 유일한 사람이 아니게 된 것 같았기 때문에.이전엔 자신을 존경하고 우상으로 여기며 무조건 자기 말을 듣던 여동생이 이제 자신의 주견이 생겨 말을 듣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반박까지 한다.특히나 성도윤을 대하는 태도에서 남매는 큰 갈등이 생겼다.달이는 성도윤을 용서하고 속죄의 기회를 주자고 했고 원이는 인간성의 추악함을 깨닫고 성도윤이 다시는 엄마에게 가까이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남매는 이 의견 차이로 인해 암암리에 대립 중이었다. 오늘도 어린이집에서 서로 상대도 하지 않았고 아직 냉전 중이었다.원이는 달이보다 앞서 달이와 멀리 떨어진 반대편에 올라탔다.달이도 오늘따라 원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작은 입술을 말아 물며 뒷좌석의 다른 한쪽에 앉았다. 그러고는 창밖만 바라보았다.운전석에서 차를 운전하던 차설아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웃으며 물었다.“오늘 둘이 왜 이래. 아무도 말을 안 하네? 이상해~”“엄마, 나 오빠랑 대화하기 싫어요. 맨날 정색하고 투덜대니까 친구들도 다 무서워해요.”달이가 도도하게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원아, 정말이야? 어린이집에서 친구들한테 사납게 대해?”차설아가 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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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엄마, 농담하는 거죠? 우리가 왜 그 나쁜 사람이랑 같이 살아요?”아니나 다를까, 원이의 반응은 격렬했다. 성도윤을 정말 싫어하는 듯했다.반면 달이는 눈에 생기가 돌며 반짝반짝 빛났다. 달이는 연예인 보는 팬의 표정을 하며 말했다.“정말이에요, 엄마? 정말 잘생긴 아빠랑 같이 살 수 있어요?”달이의 반응에 원이는 더욱 화가 나서 팔짱을 끼고 호되게 꾸짖었다.“달아, 왜 그러는 거야? 위기의식을 좀 가져. 나쁜 놈 소굴에 가게 되는 건데 뭘 기뻐하는 거야.”“당연히 기쁘지. 앞으로 매일 잘생긴 아빠 보게 될 텐데. 잡쳤던 기분까지 나아졌네. 그리고 잘생긴 아빠랑 엄마가 친구가 되면 우린 또 다른 아빠를 가질 수 있는 거잖아. 얼마나 좋아?”달이가 기쁜 이유를 조리 정연하게 설명했다.“아니야. 안 좋아. 우린 나쁜 사람이랑 친구를 해선 안 돼. 멀리해야지.”“잘생긴 아저씨가 나쁜 사람이 아닐 수도 있잖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같이 살면 마침 아빠에 대해 알 기회가 생기는 거잖아.”“알 필요 없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 확실해. 그 사람이 엄마를 아프게 한 건 사실이야. 경수 아빠랑 경윤이 엄마 둘 다 증인이야. 그 사람은 제일 제일 제일 나쁜 사람이야!”“아니야. 난 아빠 믿어. 아빤 나쁜 사람 아니야!”두 아이가 또다시 얼굴을 붉히며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차설아는 두 아이의 시끄러운 다툼 소리에 저릿해 오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운전에 집중했다. 어둠이 내리기 전에 차설아는 익숙하기도 낯설기도 한 이 큰집에 도착하게 되었다.성도윤은 정원사, 요리사 등 고용인들을 모두 물렸다. 몇백 평의 대저택에 네 식구만 살도록.그는 네 식구가 함께 지낼 날을 기대하며 일찍부터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신문을 한 장 또 한 장 펼치다 보니 날이 어두워졌다. 가족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던 그는 입구에서부터 들려오는 인기척을 들었다.성도윤은 신문을 내려놓고 재빨리 일어나 별장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내 아이들 아니랄까 봐 너무 예쁘네. 이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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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이때의 성도윤과 달이는 그녀가 수없이 상상했던 따뜻한 부녀의 모습이었다.그때 성도윤에게 시집간 그녀는 미래의 삶에 대해 기대로 가득 찼었다.그녀는 성도윤에게 귀엽고 예쁜 딸과 멋진 아들을 낳아주고 싶었다.성도윤이 딸을 안아 들고, 그녀는 아들의 손을 잡고 함께 해바라기 꽃밭을 거닐고 저녁 바람을 쐬며 행복을 느끼는 모습을 상상했었다.이제 꿈속의 화면은 실현되었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더 이상 예전처럼 열정을 불태울 수 없다...“엄마, 아직도 나쁜 아빠 미워해요?”원이는 총명하고 예민하여 차설아의 심정 변화를 쉽게 알아챈다. 원이는 마치 어린 기사처럼 용맹하게 가슴을 쾅쾅 두드리며 말했다.“만약 아직도 미워하면 원이가 대신 복수해 줄게요!”“전 달이 그 녀석 같은 바보가 아니어서 쉽게 사람한테 당하지 않거든요. 엄마를 아프게 한 사람에게 그렇게 웃어주다니. 달이는 배신자예요. 제가 얼른 방법을 생각해서 잘못을 깨닫게 해야겠어요.”차설아가 담담히 웃어 보이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아들의 말은 마음을 따뜻하게 했지만 가슴 한구석을 콕콕 쑤시게 했다.때로는 아이가 철이 들었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 때도 있다. 그건 삶이 아이를 성장하도록 강요하게 했다는 거니까.원이는 집안의 작은 기둥이었다. 어릴 때부터 가정을 위해 비바람을 막아야 한다는 강박적인 의식이 있었다. 줄곧 꿈이 엄마와 여동생을 지키는 것이라고도 했었다.그러나 달이는 원이에 비해 아주 단순했다. 달이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랐기에 마음은 투명한 물처럼 조그마한 불순물도 없이 깨끗했다.달이가 보는 세상은 아름다움 뿐이기에 누군가를 미워하지도 않는다.정상적인 어린아이라면 달이처럼 순진무구하고 걱정거리 없이 살아야 한다.차설아도 원이가 달이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하고 매사에 즐거운 아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원아. 엄마 말 들어봐. 사실은 아빠랑 엄마는 사적인 원한 관계여서 둘 중 누구든 잘잘못을 따질 수 없어. 그러니까 원이는 아빠를 계속 나쁜 사람 취급할 필요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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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달이의 목소리가 사색에 잠겨있던 차설아를 깨웠다.그녀는 호기심에 달이와 성도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이때 두 부녀는 대문 앞의 감귤 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성도윤의 어깨 위에 앉은 달이는 작은 손을 뻗어 나무 위의 새 둥지를 가리키며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엄마! 얼른 봐요! 여기 새 둥지에 아기 새 네 마리가 있어요! 너무 귀여워!”“아, 이거였구나. 새...”차설아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달이를 바라보았다. 눈빛은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했다.이 아이는 항상 이렇게 작은 일에도 기뻐하고 놀라며 하찮은 일로도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그리고 이러한 점 때문에 달이는 하늘이 차설아에게 내려준 작은 천사이기도 했다. 그녀에게 무한한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달이가 사뭇 진지하게 차설아에게 말했다.“엄마, 이 새는 그냥 새가 아니에요. 이 새들은 잘생긴 우리 아빠가 엄마한테 선물해 주는 새예요!”“나한테 주는 새라고?”차설아의 시선이 성도윤을 향했다. 봄날의 태양같이 따뜻하던 눈빛이 순식간에 칼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날의 쌀쌀한 눈빛으로 변했다.성도윤은 오히려 담담했다. 그는 얇은 입술을 움직이더니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맞아. 이 새들은 네 거야. 네가 돌봐줘서 아기 새들이 날 수 있게 되면 그때 떠나.”차설아가 침묵했다.이 자식 억지 부리는 것 좀 보게? 의사는 분명 일주일만 돌보면 정상으로 회복된다고 했는데, 갑자기 새 몇 마리를 선물해서 떠날 시간을 미룬다? 정말 속이려는 게 아닌가?차설아가 소매를 걷어 올리고 이 교활한 인간과 확실하게 따질 준비를 했다.“성도윤, 너...”“엄마!”달이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감격에 겨워 차설아의 말을 끊었다.“저 이미 아기 새들에게 이름을 지어줬어요! 이 새는 노랑이, 이 새는 파랑이, 이 새는 주황이, 그리고 이 제일 작은 새는 초롱이... 저 엄마랑 잘생긴 아빠랑 그리고 원이 오빠랑 이 아기 새들을 열심히 키울 거예요! 앞으로 이 새들은 저랑 오빠의 형제자매예요! 그리고 엄마랑 아빠의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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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이와 동시에 그녀는 얼른 전화를 꺼내 검색했다.“아기 새는 보통 언제 날 수 있는가?”답은 약 한 달 정도였다.그녀가 턱을 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달의 시간이면 차씨 저택을 재건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나머지 세 사람의 반응은 제각각 달랐다.달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네 마리의 아기 새들을 향해 손을 끄덕였다.“너무 좋아요! 우리 집에 새 가족이 생겼어요! 노랑이, 파랑이, 주황이, 초롱이! 우리랑 가족이 된 걸 축하해!”원이는 여전히 시크하고 냉담한 태도로 네 글자를 내뱉었다.“유치하긴.”성도윤은 입가에 알 듯 말 듯한 미소를 띤 채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짓궂은 계획이 성공한듯 웃었다.왜냐하면 세상에는 영원히 날 줄 모르는 새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이 감귤 나무 위에 있는 네 마리의 새들이다.이 새들의 이름은 카카포로, 서식지는 네덜란드이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새이자 지능이 가장 낮은 귀여운 바보새들이다.차설아처럼 멍청한 것이 귀엽다. 영원히 성도윤의 손바닥 안에서 날아갈 수 없는 귀여운 사람!두 아이는 이 호화로운 큰집을 좋아했다. 그들은 빠르게 이곳의 환경에 적응했다.특히나 해바라기 꽃밭은 그들이 가장 친근감을 느끼는 곳이었다. 마치 그들이 어렸을 적부터 자라온 해바라기 섬에 온 것 같이 그들은 꽃밭 속에서 술래잡기하며 즐거워했다.“원아, 달아, 조심해. 다치지 말고.”차설아는 꽃 옆의 정자에 앉아서 가볍게 잔소리했다.아이들이 이렇게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지 오래되었으므로, 차설아도 따라서 즐거워져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성도윤이 그녀의 옆에 앉아 말없이 그녀를 주시하다가 탄식하며 말했다.“이제 보니 당신 웃는 모습이 참 예쁘네.”입가에 번지던 미소가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대답했다.“그럼 당연하지. 난 선천적으로 미모가 타고났으니까. 이전의 당신은 눈이 먼 게 분명해.”그러나 성도윤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이례적으로 자기반성을 하기 시작했다.“당신 말이 맞아. 그때의 나는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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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차설아는 부엌으로 와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이상하게도 몇 년 만에 부엌에 와도 생소하지 않고 자신의 구역에 다시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밖에서 아무리 강한척해도 잠재적인 의식 속에서 그녀는 가정주부의 삶을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그녀는 예전처럼 빠른 속도로 상다리 부러지게 맛있는 음식들을 만들었다. 향기로운 음식 냄새는 일찍부터 집을 채웠다.그러나 전과 다른 것은 전에는 썰렁하고 쓸쓸하던 식탁이 시끌시끌해졌다는 점이다.식탁 앞에 앉은 사람들은 기대가 만발한 표정으로 음식을 기다렸다.“우와! 냄새 좋다. 엄마! 레몬 닭발 너무 맛있어요. 침까지 흘러나올 것 같아요...”달이는 줄곧 차설아가 만든 레몬 닭발을 먹고 싶었다. 매번 해줄 때마다 열 개는 족히 먹었었다.아쉬운 것은 차설아가 평소 일이 많아 직접 요리하는 시간이 적었다.그런 이유로 달이는 레몬 닭발이 식탁에 올라오자마자 배고픈 거지처럼 손으로 집어서 먹었다.“달아, 손으로 먹지 마. 보기 흉해.”차설아는 성도윤이 두 아이가 게걸스럽게 먹는다고 가정교육이 덜 되었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됐다.그런데 고개를 돌려 그를 보니 성도윤은 원이와 달이보다도 빠르게 손으로 닭발을 뜯으며 허겁지겁 먹고 있었다.귀공자의 우아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음...”차설아는 성도윤의 체면을 차리지 않는 모습에 조금 놀랐다. 그녀는 작은 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윤 씨, 굶어 죽은 귀신이 붙었어요? 너무 게걸스럽잖아요.”이미 닭발 하나를 뜯어먹은 성도윤이 두 번째 닭발을 집어 들었다.성도윤은 닭발 위의 진한 국물 즙을 빨아 먹었다. 그 시큼하고 매콤한 맛은 그를 참을 수 없게 했다.“날 탓하면 안 되지. 날 이렇게 만든 건 당신이잖아.”성도윤이 닭발을 먹고 진지한 태도로 말했다.“내 탓이라고?”차설아가 어이가 없다는 듯 그를 눈을 치켜뜨고 보았다.“당신 탓이지. 당신 요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 이렇게 맛있게 만드는 건 내 위를 홀려서 나까지 홀리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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