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농담하는 거죠? 우리가 왜 그 나쁜 사람이랑 같이 살아요?”아니나 다를까, 원이의 반응은 격렬했다. 성도윤을 정말 싫어하는 듯했다.반면 달이는 눈에 생기가 돌며 반짝반짝 빛났다. 달이는 연예인 보는 팬의 표정을 하며 말했다.“정말이에요, 엄마? 정말 잘생긴 아빠랑 같이 살 수 있어요?”달이의 반응에 원이는 더욱 화가 나서 팔짱을 끼고 호되게 꾸짖었다.“달아, 왜 그러는 거야? 위기의식을 좀 가져. 나쁜 놈 소굴에 가게 되는 건데 뭘 기뻐하는 거야.”“당연히 기쁘지. 앞으로 매일 잘생긴 아빠 보게 될 텐데. 잡쳤던 기분까지 나아졌네. 그리고 잘생긴 아빠랑 엄마가 친구가 되면 우린 또 다른 아빠를 가질 수 있는 거잖아. 얼마나 좋아?”달이가 기쁜 이유를 조리 정연하게 설명했다.“아니야. 안 좋아. 우린 나쁜 사람이랑 친구를 해선 안 돼. 멀리해야지.”“잘생긴 아저씨가 나쁜 사람이 아닐 수도 있잖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같이 살면 마침 아빠에 대해 알 기회가 생기는 거잖아.”“알 필요 없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 확실해. 그 사람이 엄마를 아프게 한 건 사실이야. 경수 아빠랑 경윤이 엄마 둘 다 증인이야. 그 사람은 제일 제일 제일 나쁜 사람이야!”“아니야. 난 아빠 믿어. 아빤 나쁜 사람 아니야!”두 아이가 또다시 얼굴을 붉히며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차설아는 두 아이의 시끄러운 다툼 소리에 저릿해 오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운전에 집중했다. 어둠이 내리기 전에 차설아는 익숙하기도 낯설기도 한 이 큰집에 도착하게 되었다.성도윤은 정원사, 요리사 등 고용인들을 모두 물렸다. 몇백 평의 대저택에 네 식구만 살도록.그는 네 식구가 함께 지낼 날을 기대하며 일찍부터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신문을 한 장 또 한 장 펼치다 보니 날이 어두워졌다. 가족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던 그는 입구에서부터 들려오는 인기척을 들었다.성도윤은 신문을 내려놓고 재빨리 일어나 별장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내 아이들 아니랄까 봐 너무 예쁘네. 이리 와!
이때의 성도윤과 달이는 그녀가 수없이 상상했던 따뜻한 부녀의 모습이었다.그때 성도윤에게 시집간 그녀는 미래의 삶에 대해 기대로 가득 찼었다.그녀는 성도윤에게 귀엽고 예쁜 딸과 멋진 아들을 낳아주고 싶었다.성도윤이 딸을 안아 들고, 그녀는 아들의 손을 잡고 함께 해바라기 꽃밭을 거닐고 저녁 바람을 쐬며 행복을 느끼는 모습을 상상했었다.이제 꿈속의 화면은 실현되었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더 이상 예전처럼 열정을 불태울 수 없다...“엄마, 아직도 나쁜 아빠 미워해요?”원이는 총명하고 예민하여 차설아의 심정 변화를 쉽게 알아챈다. 원이는 마치 어린 기사처럼 용맹하게 가슴을 쾅쾅 두드리며 말했다.“만약 아직도 미워하면 원이가 대신 복수해 줄게요!”“전 달이 그 녀석 같은 바보가 아니어서 쉽게 사람한테 당하지 않거든요. 엄마를 아프게 한 사람에게 그렇게 웃어주다니. 달이는 배신자예요. 제가 얼른 방법을 생각해서 잘못을 깨닫게 해야겠어요.”차설아가 담담히 웃어 보이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아들의 말은 마음을 따뜻하게 했지만 가슴 한구석을 콕콕 쑤시게 했다.때로는 아이가 철이 들었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 때도 있다. 그건 삶이 아이를 성장하도록 강요하게 했다는 거니까.원이는 집안의 작은 기둥이었다. 어릴 때부터 가정을 위해 비바람을 막아야 한다는 강박적인 의식이 있었다. 줄곧 꿈이 엄마와 여동생을 지키는 것이라고도 했었다.그러나 달이는 원이에 비해 아주 단순했다. 달이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랐기에 마음은 투명한 물처럼 조그마한 불순물도 없이 깨끗했다.달이가 보는 세상은 아름다움 뿐이기에 누군가를 미워하지도 않는다.정상적인 어린아이라면 달이처럼 순진무구하고 걱정거리 없이 살아야 한다.차설아도 원이가 달이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하고 매사에 즐거운 아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원아. 엄마 말 들어봐. 사실은 아빠랑 엄마는 사적인 원한 관계여서 둘 중 누구든 잘잘못을 따질 수 없어. 그러니까 원이는 아빠를 계속 나쁜 사람 취급할 필요는 없어.
달이의 목소리가 사색에 잠겨있던 차설아를 깨웠다.그녀는 호기심에 달이와 성도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이때 두 부녀는 대문 앞의 감귤 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성도윤의 어깨 위에 앉은 달이는 작은 손을 뻗어 나무 위의 새 둥지를 가리키며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엄마! 얼른 봐요! 여기 새 둥지에 아기 새 네 마리가 있어요! 너무 귀여워!”“아, 이거였구나. 새...”차설아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달이를 바라보았다. 눈빛은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했다.이 아이는 항상 이렇게 작은 일에도 기뻐하고 놀라며 하찮은 일로도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그리고 이러한 점 때문에 달이는 하늘이 차설아에게 내려준 작은 천사이기도 했다. 그녀에게 무한한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달이가 사뭇 진지하게 차설아에게 말했다.“엄마, 이 새는 그냥 새가 아니에요. 이 새들은 잘생긴 우리 아빠가 엄마한테 선물해 주는 새예요!”“나한테 주는 새라고?”차설아의 시선이 성도윤을 향했다. 봄날의 태양같이 따뜻하던 눈빛이 순식간에 칼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날의 쌀쌀한 눈빛으로 변했다.성도윤은 오히려 담담했다. 그는 얇은 입술을 움직이더니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맞아. 이 새들은 네 거야. 네가 돌봐줘서 아기 새들이 날 수 있게 되면 그때 떠나.”차설아가 침묵했다.이 자식 억지 부리는 것 좀 보게? 의사는 분명 일주일만 돌보면 정상으로 회복된다고 했는데, 갑자기 새 몇 마리를 선물해서 떠날 시간을 미룬다? 정말 속이려는 게 아닌가?차설아가 소매를 걷어 올리고 이 교활한 인간과 확실하게 따질 준비를 했다.“성도윤, 너...”“엄마!”달이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감격에 겨워 차설아의 말을 끊었다.“저 이미 아기 새들에게 이름을 지어줬어요! 이 새는 노랑이, 이 새는 파랑이, 이 새는 주황이, 그리고 이 제일 작은 새는 초롱이... 저 엄마랑 잘생긴 아빠랑 그리고 원이 오빠랑 이 아기 새들을 열심히 키울 거예요! 앞으로 이 새들은 저랑 오빠의 형제자매예요! 그리고 엄마랑 아빠의 새로
이와 동시에 그녀는 얼른 전화를 꺼내 검색했다.“아기 새는 보통 언제 날 수 있는가?”답은 약 한 달 정도였다.그녀가 턱을 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달의 시간이면 차씨 저택을 재건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나머지 세 사람의 반응은 제각각 달랐다.달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네 마리의 아기 새들을 향해 손을 끄덕였다.“너무 좋아요! 우리 집에 새 가족이 생겼어요! 노랑이, 파랑이, 주황이, 초롱이! 우리랑 가족이 된 걸 축하해!”원이는 여전히 시크하고 냉담한 태도로 네 글자를 내뱉었다.“유치하긴.”성도윤은 입가에 알 듯 말 듯한 미소를 띤 채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짓궂은 계획이 성공한듯 웃었다.왜냐하면 세상에는 영원히 날 줄 모르는 새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이 감귤 나무 위에 있는 네 마리의 새들이다.이 새들의 이름은 카카포로, 서식지는 네덜란드이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사는 새이자 지능이 가장 낮은 귀여운 바보새들이다.차설아처럼 멍청한 것이 귀엽다. 영원히 성도윤의 손바닥 안에서 날아갈 수 없는 귀여운 사람!두 아이는 이 호화로운 큰집을 좋아했다. 그들은 빠르게 이곳의 환경에 적응했다.특히나 해바라기 꽃밭은 그들이 가장 친근감을 느끼는 곳이었다. 마치 그들이 어렸을 적부터 자라온 해바라기 섬에 온 것 같이 그들은 꽃밭 속에서 술래잡기하며 즐거워했다.“원아, 달아, 조심해. 다치지 말고.”차설아는 꽃 옆의 정자에 앉아서 가볍게 잔소리했다.아이들이 이렇게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지 오래되었으므로, 차설아도 따라서 즐거워져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성도윤이 그녀의 옆에 앉아 말없이 그녀를 주시하다가 탄식하며 말했다.“이제 보니 당신 웃는 모습이 참 예쁘네.”입가에 번지던 미소가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대답했다.“그럼 당연하지. 난 선천적으로 미모가 타고났으니까. 이전의 당신은 눈이 먼 게 분명해.”그러나 성도윤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이례적으로 자기반성을 하기 시작했다.“당신 말이 맞아. 그때의 나는 눈이
차설아는 부엌으로 와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이상하게도 몇 년 만에 부엌에 와도 생소하지 않고 자신의 구역에 다시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밖에서 아무리 강한척해도 잠재적인 의식 속에서 그녀는 가정주부의 삶을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그녀는 예전처럼 빠른 속도로 상다리 부러지게 맛있는 음식들을 만들었다. 향기로운 음식 냄새는 일찍부터 집을 채웠다.그러나 전과 다른 것은 전에는 썰렁하고 쓸쓸하던 식탁이 시끌시끌해졌다는 점이다.식탁 앞에 앉은 사람들은 기대가 만발한 표정으로 음식을 기다렸다.“우와! 냄새 좋다. 엄마! 레몬 닭발 너무 맛있어요. 침까지 흘러나올 것 같아요...”달이는 줄곧 차설아가 만든 레몬 닭발을 먹고 싶었다. 매번 해줄 때마다 열 개는 족히 먹었었다.아쉬운 것은 차설아가 평소 일이 많아 직접 요리하는 시간이 적었다.그런 이유로 달이는 레몬 닭발이 식탁에 올라오자마자 배고픈 거지처럼 손으로 집어서 먹었다.“달아, 손으로 먹지 마. 보기 흉해.”차설아는 성도윤이 두 아이가 게걸스럽게 먹는다고 가정교육이 덜 되었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됐다.그런데 고개를 돌려 그를 보니 성도윤은 원이와 달이보다도 빠르게 손으로 닭발을 뜯으며 허겁지겁 먹고 있었다.귀공자의 우아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음...”차설아는 성도윤의 체면을 차리지 않는 모습에 조금 놀랐다. 그녀는 작은 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윤 씨, 굶어 죽은 귀신이 붙었어요? 너무 게걸스럽잖아요.”이미 닭발 하나를 뜯어먹은 성도윤이 두 번째 닭발을 집어 들었다.성도윤은 닭발 위의 진한 국물 즙을 빨아 먹었다. 그 시큼하고 매콤한 맛은 그를 참을 수 없게 했다.“날 탓하면 안 되지. 날 이렇게 만든 건 당신이잖아.”성도윤이 닭발을 먹고 진지한 태도로 말했다.“내 탓이라고?”차설아가 어이가 없다는 듯 그를 눈을 치켜뜨고 보았다.“당신 탓이지. 당신 요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 이렇게 맛있게 만드는 건 내 위를 홀려서 나까지 홀리려는 거지?”“?
말을 마친 그녀는 닭발 하나를 집어 성도윤의 입에 밀어 넣었다.부잣집 도련님이 어떻게 이런 불경을 참을 수 있겠는가. 성도윤은 불쾌한 표정을 내비쳤다.“하하하. 너무 웃겨! 엄마, 잘했어요!”온 저녁 시크하던 원이가 드디어 그들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성도윤을 보는 눈빛도 전보다 덜 적대적이었다.원이가 이렇게 즐겁게 웃는 것을 처음 본 성도윤은 자연스레 마음이 풀려 화가 사라졌다. 이 웃음이 바로 4살 아이에게 있어야 할 천진난만함이었다.성도윤은 고개를 숙이고 음식을 열심히 맛보기 시작했다.한참 웃고 난 두 아이도 식탁 위의 음식을 맛있게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졌던 맛있는 음식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세 사람의 만족한 모습을 보고 차설아도 만족감을 느꼈다.모든 요리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자신이 만든 음식이 전부 비워지는 것은 가장 큰 성취감이라고 할 수 있다.밤이 되자 차설아는 오늘도 어김없이 두 아이를 재우기 시작했다.두 아이는 쌍쌍바처럼 한 명은 차설아의 왼쪽에, 한 명은 오른쪽에 누워 엄마를 꼭 안았다.두 아이는 예전에 차설아가 잤던 큰 침대에서 차설아에게 이야기를 해달라며 보챘다.“엄마, 엄마는 어떻게 잘생긴 아빠를 좋아하게 된 거예요? 말해줘요!”달이가 귀엽게 웃으며 수줍은 표정으로 차설아에게 말했다.아이는 차설아가 예전에 잘생긴 아빠를 매우 좋아했음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왜 좋아하게 된 건지는 몰랐다.원이가 옆에서 애어른같이 찬물을 끼얹었다.“그런 거 말고 엄마, 대단한 이야기 해줘요. 예를 들면 어떻게 자동차 경주에서 우승하게 됐는지, 또 어떻게 해커계에서의 거물이 된 건지, 어떻게 솜씨가 그렇게 좋은지. 다 어디서 배운 거예요?”아들의 마음속에서 차설아는 만능이고 슈퍼우먼이었다. 절대 그 못된 아빠와 엮여서는 안 되는 대단한 사람이다.차설아가 어이없어하며 눈을 감았다.“너희 둘, 그만 말하고 얼른 자!”“아, 엄마. 알려줘요. 달이 진짜 궁금하단 말이에요. 제가 맞춰볼게
밤이 깊어져서야 차설아도 마침내 두 수다쟁이 아이를 재우는 데 성공했다.정확히 말하자면 달이가 수다쟁이였다. 밤새 그녀를 졸라 성도윤과의 이야기를 하게 했으니.원이는 한사코 성도윤과의 이야기를 듣기를 거절했지만 소용 없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듣고 싶지 않아도 듣게 되었다.결국 달이가 내린 결론은 성도윤은 좋은 사람이며 용서할 수 있다였고, 원이가 내린 결론은 성도윤은 너무 나빠서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아이들은 잠재웠지만 차설아는 오히려 잠에 들지 못했다. 그녀는 정원으로 나가 바람을 쐬기로 했다.그러나 문을 연 순간 문밖에 서 있는 성도윤을 발견했다.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차설아는 뜻밖의 인물에 깜짝 놀랐다.“이... 이 밤에 안 자고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놀랐잖아!”그녀는 남자의 높고 건장한 몸을 바라보며 부드럽지 않은 말투로 물었다.“잠이 안 와서, 그리고 오늘 달빛이 너무 예뻐서 함께 보려고.”성도윤의 조각처럼 빚어진 듯한 뚜렷한 오관에 감정이 읽히지 않았다. 그는 미적지근하게 대답했다.“큼큼!”차설아는 일시에 말문이 막혀 잠시 헛기침했다.오늘따라 이상하다. 그같이 심장이 얼음덩이처럼 차가운 사람이 ‘달빛이 예쁘다’니, 그가 달빛의 아름다움도 느낄 줄 아는 사람이었던가?그녀가 보기에 성도윤은 또 이상한 수작을 쓰는 것만 같았다.“가. 어차피 애들도 자고 있고, 산책하러 가.”말을 마친 성도윤은 긴 다리를 뻗어 계단을 내려갔다.남자의 지나치게 우월한 뒷모습을 보며 차설아는 어쩔 수 없이 또 마음이 흔들렸지만그녀는 내색하지 않고 뒤따라갔다.어차피 원래도 바람 쐴 생각이었으니 성도윤 때문에 흥을 깨서는 안 되니까.저택의 정원은 손꼽히게 면적이 큰 곳으로, 그녀가 예전에 가장 사랑했던 곳이기도 했다.그녀가 정원이 사계절 줄기가 높은 해바라기를 정성껏 심었기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동안 해바라기가 꽃을 피웠다. 매 한 송이가 사람 키보다도 높게 자랐다.산들바람이 스치면 화반도 바람
달을 감상하던 차설아가 문득 성도윤을 힐끗 보게 되었다. 차설아의 외모지상주의 병이 또 도져버려 남자의 완벽한 옆모습에 빠져들어 눈을 뗄 수 없게 되었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탄식했다. 신은 너무도 불공평하다. 왜 그에게 이토록 대단한 신분과 비범한 능력을 주고 완벽한 얼굴까지 주었는가?그리고 왜 이렇게 수많은 완벽함을 주고도 감정은 주지 않은 것일까?이 사람은 마치 감정이 없는 냉혈한 같다. 정성스레 표본으로 만들어져 영원히 전시장에 전시하기에나 적합하지, 가까이 다가가고 감정을 나누는 데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다.그렇지 않으면 옆 사람들만 열받아 죽게 된다.“그동안 혼자서 두 아이를 어떻게 키운 거야?”달을 보던 성도윤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차설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신을 훔쳐보는 그녀를 발견했다.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하며 괜스레 썸 타는 듯한 설렌 분위기가 서늘한 밤공기 속에서 느껴졌다... 당황한 차설아는 어색하게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대답했다.“뭐, 그냥 지냈지. 아이들이 말을 잘 들어서, 거의 천사나 다름없어.”사실대로 말하자면 홀몸으로 두 아이를 4년간 키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나날들이 아니다.아이들이 착하고 말을 잘 듣는다 해도, 둘 중 한 명이라도 열이 나거나 아프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았다. 거의 며칠간 제대로 쉴 수도 없다는 뜻이다.게다가 아이와 함께 있는 것도 정력, 시간, 자유를 바치는 것이다.그녀는 틈틈이 천신 그룹을 관리하는 동시에 시간을 내 아이들과 함께하고 교육해야 했으니, 얼마나 고생했을지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그러나 그녀는 그간의 “고생”을 말함으로써 위로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아무 의미 없는 것이니까.“전에는 몰라서 그랬다 쳐도, 이제는 나도 아이들의 존재를 알았으니, 아빠의 책임을 피할 수야 없지. 우리가 법정까지 가야 할 필요가 있을지 잘 생각해 봐.”성도윤의 담담한 말투에 압박감이 역력하다.이에 차설아가 냉소하며 답했다.“난 종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