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선 이혼, 후 집착: Chapter 261 - Chapter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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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4년 동안 결혼생활을 보냈는데 어떻게 아무 상관이 없겠어?”성도윤의 차가운 눈빛에는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그래서 황당하게 들리는 말도 사람들은 그럴듯하게 받아들였다.성도윤의 뒤에 선 차설아는 마음이 착잡했다.그녀는 성도윤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편을 들어줄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더더욱 생각지 못했다.‘나한테 차갑고 매정하게 굴던 사람이 누군데? 4년 동안 결혼생활을 가장 하찮게 여기는 사람이 누군데? 이제 와서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야?’강진우가 입을 열었다.“도윤이 말이 맞아요. 지금 설아 씨가 청하를 바다에 밀어 넣었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어요. 함부로 추측하지 말자고요. 폭력을 쓰면 더더욱 안 되고요. 이럴 시간 있으면 따로 움직여서 바다를 따라 찾아보는 건 어때요?”사람들은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저마다 바다를 따라 허청하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성도윤도 따라나섰고 차설아는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방금 성도윤의 도움에 감동하여 차설아는 기회를 봐서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하지만 성도윤은 허청하를 많이 걱정한 듯했다. 발걸음은 조급했고 애타는 표정으로 찾고 있었다.역시 허청하는 그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사람이다. 아무리 결혼식을 망치지 않았다고 해서 허청하를 완전히 내려놓은 건 아닌 듯했다.“그게, 도윤 씨...”차설아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남자와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지금의 성도윤은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그냥 빨리 허청하를 찾고 싶었기에 차설아에게 귀찮은 듯이 차갑게 대답했다.“무슨 일인데?”그의 차가운 목소리에 차설아는 몸 둘 바를 몰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편을 들어줘 고마워.”“고마워할 것 없어.”성도윤은 바다를 샅샅이 뒤지고 있어 차설아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만약 정말 당신이 한 짓이라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차설아의 얼굴색은 한껏 어두워졌고, 마음도 씁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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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하지만 차설아가 아무리 불러도 성도윤은 전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성도윤, 그렇게 죽으려고 작정했으면 나도 안 말리겠어. 당신이 죽는다면 절대 당신을 위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거야!”차설아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한편으로는 남자가 걱정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충동적인 행동 때문에 화가 났기 때문이다.‘성도윤, 이 세상에 정말 미련이 안 남는 거야? 첫사랑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해?’차설아는 그제야 깨달았다. 그녀가 알고 있던 차갑던 남자는 사실 뜨거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다만 성도윤의 뜨거운 사랑은 모두 허청하에게 주어졌을 뿐, 그녀는 바랄 수도 없었다.성도윤은 워낙 수영을 잘했기에 곧바로 허청하가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었다. 그는 길 팔로 허청하를 잡고는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곧 얕은 곳까지 오게 되었는데, 갑자기 큰 파도가 치더니 성도윤과 허청하는 또다시 파도에 휩쓸렸다. 어디에서도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상황은 매우 위급해졌다.“안돼!”차설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머릿속이 하얘졌는데 본능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소리치기 시작했다.강진우와 사도현, 그리고 그들을 뒤따른 사람들까지 거센 파도를 보더니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왜 아직도 멍하니 서 있어요? 얼른 가서 사람 구해야죠. 도윤 씨랑 청하 씨 모두 파도에 휩쓸려 가게 생겼어요!”차설아는 다급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지금처럼 절망적인 순간을 전혀 느껴보지 못했다.뱃속의 두 아이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진작 바다로 뛰어들어 사람을 구하러 갔을 것이다.사도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다에 뛰어들려고 했는데 강진우는 그를 말렸다.그는 세 사람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맏형으로서 가장 이성적이었다.그는 엄숙한 표정으로 사도현에게 말했다.“파도가 너무 거세서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어. 전문 구조대가 이미 출동했으니 우리는 우리 자신부터 보호하자고. 바닷가에서 차분히 기다리자.”“차분히 못 있겠다고!”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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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두 사람은 안전하게 바닷가에 도착했다.강진우가 천천히 그녀를 내려주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까는 죄송했어요. 저도 너무 다급한 나머지 실례를 했네요. 제수씨가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요.”“괜찮아요, 오히려 제가 고맙죠. 아까는 제가 너무 흥분했어요.”차설아도 진정을 되찾았다. 방금 자신의 행동이 너무 성급했고 선을 넘었다는 걸 깨달았다.막말로 성도윤과 전남편이 죽든 살든 그녀와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하지만 정신을 차려서도 차설아는 바닷가에 서서 두 손을 가슴에 두른 채 조용히 해면을 바라봤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저도 모르게 성도윤을 응원하고 있었다.‘돌아와, 성도윤 돌아오라고. 두 아이를 위해서라도 제발 꼭 돌아와.’그리고 텔레파시가 통한 듯 기적이 일어나게 되었다.이미 사라진 성도윤은 뛰어난 수영 기술로 파도를 헤치고 헤엄쳐 돌아왔다!“돌아왔어! 돌아왔어요!”사람들은 기쁜 마음에 얼른 앞으로 나가 그들을 맞이했다.이때 이미 기진맥진해 있던 성도윤은 허청하를 강진우와 사도현에게 넘기고는 땀을 뻘뻘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딸아, 우리 예쁜 딸아. 왜 이렇게 됐어? 엄마 아빠 놀라게 하지 마!”허청하의 어머니는 울부짖으면서 허청하를 구하는 데 모든 신경을 썼다.차설아는 성도윤 앞에 다가가고는 애써 희열의 눈물을 삼키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다.“어머, 성도윤은 역시 다르네. 깊은 구역까지 수영해 갈 수 있다니. 상어가 배고플지 걱정되었어? 상이 먹이로 자진하게? 이런 희생정신이 어디 또 있어? 정말 하늘도 감동하겠어!”“...”성도윤은 너무 힘이 든 나머지 차설아와 말할 기운도 없었다.그는 그저 석양에 비친 차설아의 얼굴이 너무 귀여워 보이기만 했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듯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도윤 씨 그렇게 사람 돕는 걸 좋아하니 훈남 오빠라고 불러도 되겠어!”차설아는 이러쿵저러쿵 시시콜콜한 말만 하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했다.“훈남 오빠, 어때? 더 버틸 수 있겠어? 의사 불러줄까?”성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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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그에게 인공호흡을 한 사람은 그가 바라던 차설아가 아닌 구릿빛 피부에 건장한 구조대원이었다.“젠장!”성도윤은 바닥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구조대원을 확 밀어버렸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차설아는 기쁜 얼굴로 말했다.“다행이야, 도윤 씨. 이제 살아났네. 정말 다행이야!”“차설아! 일부러 그랬지?”성도윤은 굳은 표정으로 계속 손으로 입을 닦아냈다.‘너무 민망하잖아. 이 일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기라도 하면 날 어떻게 생각하겠어? 차설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차설아는 성도윤의 속셈을 전혀 알지 못했다.그녀는 그저 성도윤이 정말 인공호흡이 필요할 정도로 허약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구조대원을 찾은 것이었다.이제 남자가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였으니 생명의 위협에서는 벗어난 것 같아 차설아는 기쁘기만 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남자에게 달려가고는 그를 와락 끌어안으며 울먹였다.“정말 다행이야, 도윤 씨 죽지 않아서 다행이야. 진우 씨 말대로 당신은 럭키 가이야!’불과 몇 초 전까지만 해도 성도윤은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 순간 그의 화는 사그라들었다.품에 안긴 귀여운 여자가 자기 걱정을 해주고 있으니 화가 날래야 날 수가 없었다...성도윤은 자신을 걱정하는 차설아가 낯설어 목을 가다듬고는 큰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장난기가 섞인 말투로 말했다.“내가 죽는 걸 그렇게 두려워하면서 내가 죽어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릴 거라고?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르네!”남자의 말을 들은 차설아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 거리를 두며 차갑게 말했다.“당신이야말로 자기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은 사람이잖아. 그럼 당신이 죽으면 당연히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겠지.”“하지만 당신 지금 울고 있잖아...”“바닷바람이 불어서 그래.”“치마는 왜 젖었어? 설마 나 구하려고 바다에 뛰어든 거야?”“그건... 내가 바다가 좋아서 뛰어든 거야. 당신이랑 상관없어.”차설아는 끝까지 성도윤을 걱정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성도윤은 어쩔 수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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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허청하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허청하의 손을 꽉 잡았다.“딸, 뭐 찾는 거야? 뭐 찾아? 엄마 한 번 봐봐...”“도윤이는 어디에 있어요?”허약한 얼굴의 허청하는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그녀는 방금 생사의 문턱을 넘길 뻔했기에 더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아직 성도윤을 사랑하고 성도윤을 내려놓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오로지 성도윤의 얼굴만 보고 싶었다!“성... 성도윤 씨?”사람들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신부가 어렵게 의식을 되찾았는데 신랑이 아닌 다른 남자를 찾고 있으니 말이다. 강씨 가문 도련님의 체면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다.강진우의 잘생긴 얼굴은 순간 굳어졌다.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품에 안긴 허청하에게 말했다.“방금은 도윤이가 목숨을 걸고 널 구했어. 도윤이한테 제대로 감사 인사를 전해야지.”“도윤이가 날 구했다고?”새하얗게 질린 허청하의 얼굴에는 미소가 드리웠다. 그녀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럴 줄 알았어. 도윤이가 아직 나에게 마음이 있을 줄 알았다고. 도윤이가... 지금 어디에 있어? 한 번 얼굴을 봐야겠어!”수많은 사람들이 허청하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성도윤과 차설아는 가장 바깥 가장자리에 있었다.성도윤은 허청하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차설아의 손을 잡고 자리를 뜨려고 했는데 차설아는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으면서 그를 놀리기 바빴다.“훈남 오빠, 좋은 일을 했으면 널리 알려야 하는 거 아니야? 왜 그냥 가려고만 해?”성도윤은 차설아를 째려보며 경고했다.“농담 한마디라도 더 하면 당신 바다에 던져버릴 거야.”차설아는 겁먹은 듯 어색하게 웃고는 말했다.“알겠어. 그만할게. 무서워서 어디 농담을 하겠어?”이때 사람들은 알아서 길을 비켜주기 시작했다. 허청하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성도윤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도윤아...”하지만 기쁨에 찬 그녀의 미소는 꽉 잡고 있는 성도윤과 차설아의 손을 보고 곧바로 굳어졌다.목숨을 걸고 자신을 구해준 이 남자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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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그게...”허청하는 아직 허약한 기색이었고, 반짝이는 눈으로 사람들을 보며, 무슨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조여빈은 계속 부추기며 암시하듯 말했다.“제가 청하 씨와 설아 씨가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걸 봤어요. 설아 씨가 마지막으로 본 사람인가요?”조여빈은 자신의 암시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차설아가 당신을 밀었어요’라고 말하지 않았을 뿐이었다.연예계에서 오랫동안 발을 담그며 이런 ‘차용 살인’은 조여빈도 가장 많이 사용했고, 가장 능숙한 수법이었다.깨끗하게 남의 손을 빌려서 가장 위협적인 적을 제거하는 것은 정말 완벽한 일이었다!“맞아요!”허청하의 어머니는 허청하의 어깨를 움켜쥐며 말했다.“딸아, 겁내지 말고 솔직히 말해 봐, 이 악독한 여자가 너를 바다에 밀어 넣은 게 아니냐. 만약 이 여자가 한 짓이라면, 엄마, 아빠는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허청하는 턱을 깨물며 겁먹은 모습을 보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엄마, 저 이제 괜찮으니까 그만 따지세요, 저하고 설아 씨는 친한 친구예요. 고의가 아니었어요.”허청하는 원래 다른 사람에게 떠밀려 바다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성도윤에게 상처를 받아 잠시 이성을 잃고 어리석은 판단을 했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성도윤과 차설아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에 질투심이 타올랐고, 독한 마음을 먹고 차설아에게 누명을 씌웠다.성도윤이 아무리 차설아를 사랑해도, 악랄한 살인자를 포용할 만큼 마지노선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과연 성도윤은 차설아의 손을 금세 놓았다.차설아를 차갑게 바라보는 그의 목소리는 얼음장 같았다.“어떻게 된 거야?”사람들도 입을 가리고 믿을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진짜... 저 여자가 한 짓이라니. 사람이 어쩜 저렇게 악독해?”차설아는 어쩌다 보니 몰매의 대상이 되어 어이가 없었다. 차설아는 허청하를 가리키며 말했다.“말은 똑바로 해야죠. 그렇게 애매하게 말을 하면 어떡해요? 그만 따져요? 고의가 아니에요? 제가 무슨 행동을 했다고 그런 말씀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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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허청하의 어머니는 또 강진우에게 말했다.“진우야, 어서 청하를 병원으로 보내. 더 이상 이곳에 있다가는 산 채로 맞아 죽게 생겼어!”강진우는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네, 어머님. 하지만 저도 오늘 사람들 앞에서 공표할 사안이 있어요. 오늘 저랑 청하의 결혼식은 취소되었고, 우리의 연인 관계도 오늘로 끝났음을 밝힙니다. 여러분의 귀중한 시간을 빼앗아서 대단히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가문에서는 여러분의 손실을 전부 보상해 드릴 겁니다.”현장은 떠들썩해졌다.“형, 그게 무슨 헛소리야? 이 상황에 결혼식을 취소하고, 청하 누나랑 헤어진다니? 너무 잔인한 거 아니야? 농담으로 분위기 띄우려고 하는 거 맞지?”사도현은 흥분한 채로 상황을 모면하려 애썼다.강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허청하를 안고 자리를 떠났다.일행은 그들의 뒤를 따라 함께 자리를 떠났다.모래사장에는 성도윤, 차설아 그리고 스타 조여빈만 남았다.조여빈은 가식적으로 말했다.“설아 씨, 방금 저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인데, 설마 저를 원망하는 건 아니죠?”차설아는 냉소를 지었다.“아주 좋은 ‘차용 살인’이네요. 여빈 씨는 제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나 봐요. 어때요? 지금은 기쁘세요? 하지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네요. 저랑 여빈 씨는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왜 저를 계속 불구덩이에 밀어 넣는 거죠?”조여빈은 가슴을 움켜쥔 채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설아 씨, 오해예요. 사람 목숨이 달린 일에 제가 사실을 말한 것도 잘못인가요?”차설아는 조여빈의 속내를 모를 리 없었고 단박에 그녀의 가식을 폭로했다.“여빈 씨는 그래도 잘나가는 스타잖아요. 제 전남편에게 관심이 있다면 용기를 내어 직진하세요. 이런 음흉한 수법을 쓰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저를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당신의 우세를 이용해서 저를 이기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요?”차설아는 조여빈은 위아래로 훑어본 후 피식 웃었다.“비주얼이랑 몸매가 아주 훌륭하네요. 특히 그 작은 허리는 아주 가늘어요. 우리 성대표님은 그런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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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차설아는 차갑게 웃었고, 순간 섭섭함이 극도로 몰려왔다.이런 어이없는 문제는 성도윤이 묻지 않을 줄 알았다.성도윤이 물었으니, 그가 믿든 안 믿든 간에, 그들 사이에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장벽이 생겼다...“설명할 것도 없어. 만약 당신이 날 믿는다면,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믿겠지. 당신이 날 믿지 않는다면 내가 밤새도록 설명하고 내 마음을 꺼내서 보여도 날 믿지 않을 테니까.”차설아는 자신의 손을 힘껏 빼냈고, 덤덤한 얼굴로 개의치 않는 표정을 보였다.“당신 좋을 대로 생각해!”말을 마친 그녀는 조금의 미련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 성도윤의 눈에 자신이 어떤 이미지로 남을지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나를 악랄한 살인자라고 생각해도 좋아. 어차피 저 사람 마음속에 난 이미 엉망인 사람일 테니까. 망가질 이미지가 더 있냐고?’여자의 제멋대로인 모습에 성도윤은 짙은 눈썹을 찡그리며 왠지 모르게 화가 났다.이 분노의 절반은 허청하가 의외로 사고를 당해서 생긴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통제 불능으로 인한 좌절감에서 비롯되었다.지금까지 성도윤은 모든 것을 쉽게 통제할 수 있었지만, 지금 차설아를 전혀 통제할 수 없었다.차설아가 진짜 허청하를 바다로 밀었는지는 고사하고, 아예 아무런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자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차설아의 모습에, 성도윤은 왠지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태양은 조금씩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고, 사방에는 황혼이 깃들었다.모래사장에는 성도윤과 조여빈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조여빈은 은근히 기뻐하며, 자신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대표님, 혹시 시간 되세요? 저랑 얘기 나누셔야 할 것 같은데요?”조여빈은 용기를 내어 성도윤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성도윤은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건성으로 대답했다.“우리가 아는 사이인가요?”성도윤은 종래로 연예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당연히 현재 가장 핫한 신인배우이고,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엄청난 파급력을 갖고 있는 조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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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거짓말이 허점 투성이네요.”성도윤은 날카로운 눈으로 차갑게 말했다.“나를 오랫동안 존경해왔다면서, 설아가 전처라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을 텐데.”“아...”조여빈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연예계에 오래 머물면서 그녀는 거짓말을 일삼아 왔었다.성도윤이 바로 그녀의 말에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을 알아차릴 줄은 몰랐고, 그녀는 아주 난처해졌다.조여빈은 뻔뻔하게 말을 보탰다.“그러니까... 제 말은 차설아 씨와 일면식이 없었다는 뜻이에요. 알기는 당연히 알고 있죠. 두 분 ‘차성 커플’로 인터넷에서 얼마나 유명한데요. 연예계 사람들도 두 분 팬이 있어요.”“날 오랫동안 좋아해서, 설아랑 내 사이를 질투해서, 처음부터 작정을 하고 그런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사진을 찍은 거죠? 설아가 청하를 바다로 밀었다고 사람들이 오해하게끔 유도한 거죠?”성도윤은 차갑게 조여빈을 바라보며 직설적으로 물었다.순간 조여빈은 얼굴빛이 상기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전 그런 뜻이 없었어요.”톱스타 반열에 오른 여배우로서, 그동안 많은 일을 겪고, 큰 인물도 많이 만나 봤지만, 이렇게 쩔쩔매기는 처음이었다.성도윤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했고, 두 눈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아, 그녀의 모든 거짓말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 같았다.“설아가 없으면 당신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성도윤은 차가운 눈빛으로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차설아가 없어도, 당신처럼 꿍꿍이가 많은 여자는 절대 내 눈에 들어올 수 없으니 허튼 수고 하지 마세요.”그동안 그의 품에 달려든 여자는 셀 수 없이 많았으니, 성도윤은 여자들의 온갖 수단과 방법을 경험해왔다.조여빈은 확실히 미모가 뛰어났지만, 그녀의 야망이 미모를 가리고 있었다.그녀의 눈에는 욕망이 너무 많이 배어있어 순수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정확히 말하면, 성도윤에게 접근하는 여자들은 모두 눈빛에 욕망이 배어있었다.유독 차설아만이, 욕망도, 욕심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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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이 사건은 이미 실타래처럼 성도윤의 마음에 자리를 잡았다.그는 심호흡을 하고, 당사자인 허청하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결정했다.허청하는 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처치를 받았고, 이미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난 상황이었다. 하객들은 모두 돌아갔고, 병원에는 허청하의 부모님, 강진우와 사도현만 남아 있었다.그들은 모두 병실 밖에 서 있었고, 왠지 무거운 분위기였다.허청하의 어머니는 손을 비비며, 조심스럽게 강진우를 바라보며 다소 어색한 듯 입을 열었다.“진우야, 아까는 사람이 많아서 내가 더 물어보기 곤란했어. 지금은 우리끼리 있으니 너랑 청하 얘기를 하는 게 어떻겠어?”강진우는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침착하게 말했다.“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시죠?”“너도 알다시피, 우리 청하는 늘 우유부단하고 제멋대로인 아이야. 엄마인 내 눈에도 아직 도윤이를 잊지 못하는 게 보였어...”“당신,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허청하의 아버지는 얼굴을 찡그리며, 허청하의 어머니를 노려보고는 강진우를 보며 아첨하듯 말했다.“진우야, 만약 결혼식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면, 지금쯤 난 아마 네가 준 차를 마시며 우리 사위라고 부르고 있었겠지. 이 사람 말 신경 쓰지 마. 청하는 도윤이에 대한 감정이 남아 있는 게 아니라, 워낙 착한 아이라 도윤이에게 상처를 준 일로 계속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어. 청하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당연히 진우 너야. 그러니 너도 허튼 생각하지 말고, 청하가 나으면 다시 좋은 날 잡아서 결혼식 올리면 돼.”“그래, 맞아. 네 장인어른 말이 맞아. 내가 말이 헛나왔어. 청하가 아직 도윤이에게 마음이 있는 게 아니라, 마음의 짐을 안고 있는 거야. 너에 대한 감정은 누구보다도 진심이고 깊으니, 이 일로 두 사람 사이에 금이 생겨서는 안 돼.”두 사람은 모두 총명했다. 강진우가 해안에서의 지위를 알고 있었고, 이는 허청하에게 과분한 혼처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강진우의 잘생긴 얼굴에는 종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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