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선 이혼, 후 집착: Chapter 271 - Chapter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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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사도현은 불끈 쥔 주먹을 결국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지금 만약 주먹을 휘두른다면, 어렵게 다시 만난 삼 형제는 또 뿔뿔이 흩어질지도 모른다.“됐어. 세 사람 사이의 몇 년 동안 얽히고설킨 인연, 보기만 해도 복잡하고 피곤해. 난 상관 안 해. 하고 싶은 대로 해!”사도현은 말을 마치고 화를 내며 떠났다.사도현은 자기 코가 석 자였다. 아버지가 이미 이번 주가 마지막 자유일이라고 명령했다.만약 형사 소송에서 패소하면, 방에 가두어 처음부터 끝까지 사도현을 다시 개조할 것이다.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사도현을 도와 소송에서 이길 수 있는 변호사를 찾는 것이었다.여러 곳을 찾아다녔지만, 역시 성우가 가장 적합했다. 하지만 오늘 차설아와 이런 일이 벌어지고, 성우는 또 차설아의 사람이니... 사도현은 눈앞이 캄캄했다.“어머님, 아버님. 이 일은 제가 정말 죄송합니다. 나중에 다른 방법으로 만회할 테니, 지금은 청하가 편히 쉬면서 마음을 추스르도록 살펴주세요. 다른 일이 없으면 전 먼저 물러가겠습니다.”강진우는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듣기에는 성의가 가득한 말이었지만, 극도로 냉담했다.허청하의 어머니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어 울음을 터뜨리며 강진우의 팔을 잡고 말했다.“진우야, 우리 청하랑 함께 한 시간이 얼만데 이렇게 쉽게 끝을 내? 우리 두 집안도 알고 지낸 세월이 있지. 결혼 적령기인 너희가 작은 에피소드로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 필요가 있어? 청하에 대한 감정이 식었다고 해도, 서로 사이는 좋잖아... 결혼은 말이야, 사랑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서로 잘 맞느냐가 더 중요해. 서로 죽을 만큼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들도 잘 살지는 못해.”강진우는 웃어 보였다.“어머님 말씀이 일리가 있어요. 하지만 전 더 이상 좋은 아들, 좋은 친구, 좋은 남자친구가 되고 싶지 않아요. 모든 것을 규칙대로 이어가고 싶지 않으니 이해해주세요. 청하도 절 이해해주기를 바라요. 아마... 청하도 이 결과를 원하고 있을 거예요.”강진우는 말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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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모두 어리둥절했다.눈치 빠른 허청하의 어머니는 강진우를 잃게 되니 얼른 성도윤의 허벅지를 끌어안고 말했다.“도윤아, 드디어 왔구나. 우리 청하가 네 얘기를 얼마나 많이 했다고. 너희 둘 사이에는 오해가 너무 많아. 오늘 깨끗이 오해를 풀도록 해.”“사실 그때 우리 청하는 너무 어려서...”“엄마, 내가 말하지 말라고 했잖아!”허청하는 어쩔 수 없는 얼굴로 말을 끊었고, 몸 둘 바를 몰랐다.한때 두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했지만, 또 동시에 버림받았다. 이것은 한 여자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허청하의 어머니가 아첨하는 모습은, 허청하의 자존심을 완전히 무너뜨렸다.이에 강진우는 전혀 개의치 않고 성도윤의 어깨를 툭툭 치며 농담하듯 말했다.“여긴 너한테 맡길게. 네가 잘 처리할 거라고 믿어.”강진우의 덤덤하고 쿨한 모습은 마치 성도윤이야말로 신부에게 바람맞은 불쌍한 신랑인 것 같았다.성도윤은 바로 허청하에게 말했다.“단둘이 얘기하고 싶은데, 괜찮아?”허청하는 입술을 깨물고 대답했다.“너랑 얘기하는데 당연히 괜찮지.”두 사람은 나란히 병실에 들어섰고, 방문은 성도윤에 의해 닫혔다.그들이 거리는 원래 가까웠다.허청하가 자신에게 다가서자 성도윤은 뒤로 크게 물러서며 말했다.“물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누워서 휴식해!”허청하는 조금 어색해하며 고분고분 병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남자를 바라보는 눈빛은 뜨겁게 타올랐다.“겉으로만 나한테 차갑게 굴고 있지. 사실은 아직도 날 걱정하고 있는 거지? 맞지?”성도윤은 부인하지 않고 솔직히 말했다.“너는 내가 사랑했던 여자이고, 또 친한 친구였으니, 걱정하는 건 당연하잖아.”“사랑했던?”허청하는 씁쓸하게 웃었고, 아름다운 얼굴은 극도로 슬픔에 빠졌다.“네가 나를 애초부터 사랑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고통스럽지는 않았을 거야.”사랑받았던 느낌이 너무 행복해서, 버려진 느낌이 더욱 고통스러웠다.그 고통을 지금 또 느끼고 있다!성도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독립적이고 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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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하하하!”허청하는 계속 웃었고, 한참 만에 숨을 돌리고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네가 너무 웃기잖아!”“내가 너랑 설아 씨 관계를 높이 평가했어. 이제 보니 이 정도 시련도 견뎌내지 못하잖아. 두 사람은 예전의 우리 사이에 비해 아직 멀었어... 나보다 설아 씨를 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성도윤은 차가운 얼굴로 더욱 불쾌한 말투로 부인했다.“난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어.”“그렇구나!”허청하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순간 기분이 좋아져 옅은 미소를 지었다.“만약 진짜 설아 씨를 사랑한다면, 이 문제는 당연히 물어볼 필요도 없지. 네가 나한테 이 질문을 했다는 건, 아직 설아 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지... 그게 아니라면 아직 그 여자에 대해 잘 모르거나.”“진짜 날 밀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네가 아는 설아 씨는 진짜 날 밀어버릴 수 있는 사람일까?”“...”성도윤은 침묵했다.허청하의 말에 그는 생각에 잠긴 듯 주먹을 꽉 쥐었다.“내가 진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아직 기회는 있네.”허청하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 뒤 그대로 드러누워 두 눈을 감고 말했다.“나 피곤해, 쉬고 싶어. 네가 원하는 답은 주지 않을 테니 알아서 판단해.”성도윤은 결연한 태도로 허청하를 바라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병실을 나갔다.비록 명확한 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허청하가 그를 일깨워줬다.어쩌면, 성도윤은 차설아를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일시적인 소유욕 때문일 것이다.진짜 좋아했다면, 의심의 여지도 없이 무조건 차설아를 믿었을 것이다.‘성도윤, 정신 차려!’이튿날.차설아는 어젯밤 성도윤과의 일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꿀잠을 잤다.한때 그녀의 기분을 좌지우지하고,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게 했던 그 남자는 더 이상 그녀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다.다른 사람에 의해 감정이 휘둘리지 않는 느낌은 정말 좋았다!“아가씨, 깼어요? 잠은 잘 잤어요?”민이 이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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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차설아와 민이 이모는 전에 자주 갔던 개인 산부인과 병원에 갔다.검사를 기다리는 동안 민이 이모는 차설아의 손을 잡고 자세히 맥을 짚더니 말했다.“맥박은 정상이에요. 태아는 별문제 없을 거예요. 꿈자리 때문에 괜히 겁먹지 마세요. 나쁜 꿈은 털어놓으면 그만이니.”차설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저도 두 아이가 괜찮을 거라고 확신해요. 제가 체질 하나는 좋잖아요. 다만, 자꾸 뭔 일이 생길 것만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아요.”“퉤. 말이 씨가 된다고. 자꾸 그런 말을 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은 못 믿어도 우리 집안의 의술은 믿어야 해요. 아무리 큰 병이라도 제가 약을 두세 첩 처방하면 돼요. 그러니 안심하세요.”“맞네요. 든든한 신의가 지키고 있는데 제가 걱정할 게 뭐 있겠어요?”차설아는 마침내 마음을 다잡고 검사실로 들어갔다.검사 결과, 두 아이 모두 건강하게 잘 커가고 있었다. 조금의 영향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아 생명력이 아주 강한 아이들이었다.“설아 씨, 1주일만 있으면 임신 3개월이에요. 임신 중기에 곧 접어들게 되는 거죠. 임신 중기는 임신 기간 중 가장 편안한 단계에요. 입덧 현상도 사라질 것이고 식욕이나 컨디션도 전에 비해 훨씬 나아질 거예요. 태아의 생명력이 강해지면서 몸집도 커지니 헐렁하고 편안한 옷을 입고, 칼슘 보충과 수면에 주의하세요.”의사는 말을 마치고 차설아에게 칼슘과 영양제를 처방해주고 다음 환자를 불렀다.차설아는 검사지를 들고 진료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민이 이모에게 기쁘게 손을 흔들었다.“이모, 이모 말대로 진짜 괜찮대요. 제가 괜히 생각이 많았어요.”“그럼 다행이에요. 다행이에요.”민이 이모는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웃었다.무너진 차씨 가문이 점점 생기를 되찾는 모습에 민이 이모는 아주 흐뭇했다. 한을 품고 돌아가신 차설아의 부모님과 할아버지를 위해 진심으로 기뻐했다.두 사람은 병원을 떠나 길가에 서서 차를 기다렸다.예민한 차설아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고, 계속 뒤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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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차설아에게 들킨 사도현은 체면이 구겨져 화를 냈다.“젠장. 어떻게 발견했어? 은밀하게 따라오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는데!”차설아는 팔짱을 끼고 사도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바보를 보는 눈빛으로 말했다.“대낮에 시커먼 옷을 입고, 은폐물도 제대로 고르지 못했는데, 내가 어떻게 발견하지 못하겠어요?”사도현은 차설아의 예리한 분석에 어색하게 자신의 오똑한 코를 긁적이며 말했다.“임신하면 민감도가 떨어진다더니 왜 이렇게 똑똑해?”차설아는 바짝 긴장했다.하지만 계속 모르는 척하고 말했다.“누가 임신했다는 거죠? 도현 씨가요?”사도현은 차설아를 힐긋 쳐다보았다. 전 같았으면 일찍이 화를 냈지만, 지금은 차설아를 미행한 목적과, 임신 중인 차설아를 고려해 성격을 많이 죽이고 있었다.“시치미 떼지 마. 네가 병원에 와서부터 산부인과까지 계속 따라다녔어. 너 임신했잖아...”“당신!”차설아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숨이 가빠졌다.사도현은 그녀가 임신한 것을 알고 있고, 만약 이 사실을 성도윤에게 알린다면 큰일이다!“안심해. 나 입 그렇게 빠르지 않아. 네가 임신한 사실을 도윤이 형한테 알릴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사도현은 진지하게 말했다.그런 사도현의 모습이 차설아는 무척 의외였다.사도현 같은 가십쟁이가 왜 이렇게 얌전해졌을까! 예사롭지 않다!“도윤이 형이랑 이혼하고, 배씨 집안의 아이를 가진 걸 말하면 형 자존심이 얼마나 상하겠어. 난 그런 형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사도현이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건, 당시 성도윤이 첫사랑의 실연으로 인해서 했던 일련의 바보짓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였다.당시 허청하에게 차이고, 성도윤은 자신을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형제인 그들까지 함께 괴롭혔다.지금 성도윤이 전처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데,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는 걸 알면 제대로 폭발할 것이다. 그래서 차설아가 굳이 부탁하지 않아도, 사도현은 이 비밀을 꼭 지킬 것이다.“그렇군요!”차설아는 참지 못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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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그건...”사도현은 약간 어색한 듯 코를 긁었고, 평소의 당당하던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약간 찡그렸다.어쨌든 남에게 부탁하는 입장이고, 게다가 평소에 가장 탐탁지 않게 여기던 여자에게 부탁을 하려니 다소 체면이 서지 않았다.“시간 있으면 나랑 커피 한잔해.”사도현은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겨우 한 마디 내뱉었다.차설아는 웃어 보였다.“제가 언제 도현 씨랑 커피를 마실 정도로 친분이 있었죠? 커피에 독이라도 타려는 건 아니죠?”사도현이 평소에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차설아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여태껏 그녀를 똑바로 쳐다본 적도 없고, 사사건건 맘에 들어 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먼저 커피를 사주겠다고 하니, 예사롭지 않은 일이었다!사도현의 잘생긴 얼굴은 금세 무너졌고, 화를 내며 말했다.“내가 그렇게 비열하고 파렴치한 사람으로 보여?”차설아는 눈썹을 치켜 올렸다.“아닌가요?”“너!”사도현은 화가 머리까지 치밀어 올랐고 마치 포효하는 사자처럼 조급하게 말했다.“나 사도현은 바르고 정직한 사람이야. 그런 비열한 수법을 쓰는 인간이 아니라고! 네가 눈에 거슬렸던 건 맞아. 우리 도윤이 형 옆에서 사라지기를 바랐어. 기껏해야 속으로 몇 마디 저주를 퍼부을 뿐, 약을 타는 악랄한 수법 따위는 쓰지 않아!”사도현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애써 참으며, 진지하게 설명했다. 그 모습에 차설아는 웃음을 자아냈다.더 이상 그를 놀리지 않기로 하고 말했다.“좋아요. 그럼 저를 초대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죠.”두 사람은 근처 커피숍에 가서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아가씨!”민이 이모는 미간을 구기고, 사도현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노려보았다.차설아는 웃으며 말했다.“이모, 먼저 가세요. 제 친구예요. 괜찮아요.”친구?이 두 글자는 무심코 불어닥친 바람처럼, 갑자기 쏟아지는 소낙비처럼 사도현의 가슴에 박혀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사도현은 좁고 긴 눈으로 차설아를 힐긋 쳐다보았다. 여자의 시선이 돌아옴을 느낀 후, 도둑처럼 얼른 시선을 옮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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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왜... 왜 갑자기 날 끌어당기는 거지?’‘그리고... 손가락은 또 왜 이렇게 가늘어? 손바닥도 너무 부드럽고 몽글몽글하잖아!’사도현은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그는 서둘러 고개를 흔들고 팔을 힘껏 빼내면서 퉁명스럽게 말했다.“뭐 하는 거야. 남녀가 유별나거늘, 내가 매력이 넘치는 건 알겠는데, 좀 자제해줄래? 함부로 내 몸에 손대지 말라고!”차설아는 어이가 없었고, 사도현이 장난치는 것으로 알고 급히 말했다.“좋아요, 알겠어요. 자제할게요. 도련님은 그 차고 넘치는 매력을 자제해주세요.”사도현은 그저 독설에만 강한 줄 알았었다. 지금 보니 아주 재미있는 사람이었다.두 사람은 커피숍 창가 자리에 앉았고, 사도현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차설아를 카푸치노를 주문했다.차설아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녀가 좋아하는 식감이라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말해봐요. 제가 뭘 도와주면 되죠?”차설아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사도현은 깜짝 놀라 커피를 내뿜을 뻔했다.“어떻게... 내가 부탁하러 왔다는 걸 알고 있어?”“도움을 요청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저한테 이렇게 우호적일 사도현 씨가 아니죠. 저를 비웃어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커피를 사주겠어요?”차설아의 분석에 사도현은 혀를 내둘렀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연구하는 눈빛으로 차설아를 한참 보더니 입을 열었다.“전에는 내가 어리석어서 너의 총명함을 몰라봤어. 그저 성가에 빌붙어 살며 자기 생각이라고는 전혀 없는 어린 여자라고만 생각했어. 역시 우리 까탈스러운 도윤이 형이 빠질 만해.”차설아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그저 사도현의 농담이라고만 생각했다.성도윤이 어떻게 차설아에게 빠질 수 있겠는가. 화가 나도 모자랄 판에.“아부는 그만하고 얼른 얘기해보세요. 도와줄지 말지는 내 기분에 달렸으니까요!”차설아는 냉담하게 말했다.사도현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내가 소송에 휘말렸어. 아주 복잡한 소송이라, 이 소송에서 이길 수 있는 변호사는 전 해안 시에서 성우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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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사도현은 차설아의 말에 눈빛이 밝아지더니 급하게 말했다.“조건이 뭔데? 소송에서 이기는 것만 도와줄 수 있다면 뭐든 말해.”차설아는 빙빙 돌리지 않고 말했다.“도현 씨 가문의 명의로 된 남쪽 외곽에 있는 땅을 30년 동안 임대하고 싶어요.”사씨 가문도 8대 가문 중 하나로, 부동산 산업을 주로 하고 있었다. 비록 단일하지만 재력이 탄탄했다.사씨 가문은 남다른 인맥으로 손에 많은 토지를 쥐고 있었고, 수많은 유명한 고급 주택과 상업센터를 개발했다. 하지만 남쪽 교외에 있는 3,000무 이상인 그 땅은 위치가 시내 중심에 많이 떨어져 개발 가치가 크지 않아 오랫동안 방치되어 잡초만 무성하게 자랐다.오랜 세월 동안 사씨 가문에서 이 땅을 남겨둔 것은,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섣불리 개발하면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인수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수하면 밑지는 장사이기에 그 누구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그런데 차설아가 이런 요구를 제기하다니! 아주 참신했다!“그 땅으로 뭐 하려고? 누구도 감히 인수하지 못하는 형편없는 땅이야.”사도현은 커피를 홀짝이며 궁금해서 물었다.차설아는 피식 웃었다. ‘솔직하기도 하지. 자기 집 땅을 대놓고 나무라네.”“그건 묻지 말고, 그래서 빌려 줄 거예요? 말 거예요?”차설아는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네가 원한다면 난 당연히 땡큐지. 그 땅은 투자하는 순간, 밑지는 땅이야. 다시 잘 생각해봐. 만약 부동산에 손을 대고 싶다면, 우리 집안에는 훨씬 더 좋은 땅도 많아.”사도현은 의리있게 말했다.차설아의 ‘친구’라는 단어에, 사도현은 이미 차설아를 친구로 여기고 있었다. 친구를 불구덩이로 밀어 넣을 수는 없었다.차설아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다른 건 필요 없고, 전 그 땅만 원해요. 만약 동의하시면, 제가 당장 성우 변호사님한테 말해서 도현 씨의 변호사가 되는 계약서를 준비하라고 하죠.”“좋아!”차설아의 시원시원한 모습에 사도현도 통쾌하게 동의했다.“최저가로 임대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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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푸흡!”차설아는 바로 커피를 내뿜고 얼른 입을 닦으며 믿기지 않는 듯 말했다.“얼음장 같은 성도윤이 도현 씨한테 여심 공략 비법을 배워요? 두 사람 뭐예요? 왜 이렇게 웃겨요?”“농담 아니야. 난 나의 모든 경험과 스킬을 전수해졌어. 아마 큰 수확을 얻었을 거야...”여기까지 말한 사도현은 차설아에게 자신의 여심 공략 비법을 진지하게 알려주었다.차설아가 대조해보니, 최근 성도윤의 이상한 행동들과 딱 맞아떨어져 순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하하, 너무 웃겨요.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서 매일 나랑 카톡을 하고, 돈을 주겠다고 하고, 그리고 다른 여자랑... 이게 모두 도현 씨가 알려준 비법이었군요!”차설아는 원래 성도윤에게 화가 잔뜩 났지만, 사도현이 전수해준 비법을 듣고, 그 얄미운 남자가 조금 귀엽게 느껴져, 화가 조금 풀렸다.“그 형의 속내를 누가 알아? 네가 임채원의 고소를 취하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는 하는데, 내 생각에는 너를 어느 정도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아. 아니면 그 돌 같은 성격에 어떻게 그런 비굴한 짓을 하겠어.”역시나 임채원 때문이었다...차설아는 순간 정신을 차리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다 끝났으니 저랑 상관없어요...”“내 생각도 마찬가지야.”사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추측했다.“청하 누나랑 진우 형 헤어졌어. 아마 도윤이 형은 청하 누나랑 재결합할 것 같아. 한때는 진짜 사랑하는 사이였으니까.”차설아는 흠칫 놀라더니 말했다.“그럼 두 사람 행복하기를 바랄게요.”“전에 어떤 원한이 있든, 앞으로 우린 친구야. 나도 네가 배경수와 행복하기를 바랄게. 애도 생겼는데 빨리 서둘러.”차설아는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좋은 결말일지도 모른다.며칠 후.성우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사도현을 도와 소송에서 이겼다.여자는 원래 심장병을 앓고 있었고, 사망의 주요 원인은 약물이 아닌 본인의 질병이라는 핵심적인 증거를 찾았다. 사도현은 현장의 책임자로서 보름만 영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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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네 사람은 분위기 좋은 한 레스토랑에 도착했다.사도현과 성우는 원래 사이가 안 좋았지만, 이번 소송을 통해 생사를 넘나드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성 변, 우리 한잔해. 성 변의 재치있는 말솜씨가 없었다면 난 끝장났을 거야. 우리 집 영감탱이가 분명 내 다리를 부러뜨렸을 거라고!”사도현은 자신의 와인잔을 들고 성우의 와인잔에 부딪쳤다.성우는 대표인 차설아를 잊지 않고 챙겼다.“저한테 감사할 필요 없으세요. 전 그저 우리 보스의 도구일 뿐이에요. 보스의 명령이 없었다면 전 이 소송을 맡지도 않았겠죠.”“맞아. 설아도 같이 한잔해.”사도현은 와인잔을 차설아를 향해 치켜들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앞으로 너를 설아 쨩으로 부를게.”말을 마친 사도현은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삭막했던 나의 삶에 당신은 한 줄기 햇살처럼 다가와...”차설아는 환하게 웃으며 그의 노래를 주의 깊게 듣더니 눈썹을 치켜 올렸다.“사도현 씨, 노래를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네요? 반할 뻔했어요.”“이제야 알았어?”차설아의 말을 들은 사도현은 신이 나서 입방정을 떨었다.“나 한때 업계에서 알아주는 러브송 왕자였어. 나의 창작 실력에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빠졌다고, 하마터면 데뷔할 뻔했잖아? 나 인기 있는 가수한테 곡도 써준 적 있어. 안 믿어지면 도윤이 형한테 물어봐...”사도현은 옆에 앉은 성도윤을 보며 물었다.“맞지? 형. 말 좀 해줘!”성도윤은 고개를 숙인 채 스테이크를 썰며, 잘생긴 얼굴로 거리감 느껴지는 분위기를 자아냈다.그는 기분이 언짢은 듯 ‘찌익찌익’ 소리를 내며 스테이크를 썰더니 차갑게 말했다.“말이 참 많아. 꿈이 만담가야?”“형, 왜 말을 그렇게 속상하게 해!”사도현은 좀 난처해졌다.“난 늘 말이 많았어. 왜 처음 보는 사람처럼 그래? 내가 형한테 뭐 잘못했어? 왜 갑자기 화를 내?”“화 안 났어!”성도윤은 스테이크를 씹으며 차갑게 대답했다.오늘의 스테이크는 유난히 이에 끼어 성도윤은 매우 불쾌했다.“말하는 꼴을 보니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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