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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201 - 챕터 210

1333 챕터

제201화

“뭐? 자살했다고?”차설아는 법원으로 가는 길에 전화로 이 소식을 받고는 충격에 휩싸였다.그녀의 옆에 앉은 성우는 엄숙한 얼굴로 물었다.“무슨 일이 있어요?”“법원 쪽에서 소식이 전해졌는데 임채원이 오늘 새벽에 자살했다고 해요. 시신은 이미 화장했다고 하고요.”“그럴 리가 없어요!”성우가 단호하게 말했다.“임채원 씨는 사건 용의자예요. 아직 판결이 나지도 않았는데 설령 정말 자살했다고 하더라도 법률상 법정 수사 기간이 지나야만 시신을 처리할 수 있어요. 이렇게 빨리 화장할 수 없다고요. 아니면...”“상대가 일부러 시신을 훼손하려는 것 아닐까요? 혹은 임채원 씨를 따로 빼돌렸을 수도 있고요!”“맞아요!”성우는 워낙 많은 형사사건을 처리하다 보니 각종 기괴한 상황에 부딪혔었다. 재판을 앞두고 용의자가 갑자기 ‘자살’하는 상황도 처음 겪는 게 아니었다.차설아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더니 순식간에 모든 상황을 깨달았다.“흥, 어쩐지. 어제 성도윤이 왜 갑자기 민이 이모를 놓아줬는지 알 것 같네요. 이런 수작을 부리려고 했으니 말이에요.”“솔직히 정말 치사하지 않나요? 변호사를 찾아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칠 것이지,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서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다니, 정말 못났네요!”차설아는 성도윤이 이렇게 못나 보이긴 처음이었다.그가 임채원과 같은 여우 년을 위해 ‘자살’하는 수법을 생각해 내다니, 체면이고 자존심이고 다 버린 셈이라 차설아는 그런 성도윤이 비겁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보스, 너무 화내지 마세요. 성 대표님도 실력이 딱 거기까지겠죠. 경찰부터 판사까지 누가 감히 성 대표님을 건들 수 있겠어요?”성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두 손을 내밀고는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계속 기소하고 싶다면 보스가 승소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요. 어떻게 할래요?”차설아는 잠깐 고민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필요 없어요!”차설아는 임채원을 골탕 먹이려고 일을 이렇게 크게 벌인 것이었다.임채원은 ‘가짜 죽음’까지 하며 내뺐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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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차설아는 이현 변호사가 오늘 밤 여덟시에 해안시에 도착할 거라는 소식을 들은 후로 줄곧 흥분에 겨워 있었다.‘드디어 이현 변호사를 만날 수 있다니!’성우의 말대로 전 세계에서 민상소송을 가장 잘하는 변호사 중에서도 이현은 탑 5안에 들 것이다.그리고 경영권 변경과 관련된 소송에서 차설아는 마침 이현이 필요했다.이번 소송에서 이기면 그녀는 평생 아이와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이 때문에 차설아는 이혼할 때 유독 법률사무소만 받은 거였다.성우의 말에 의하면 이현은 최근 반년 동안 캘리포니아에서 가족 기업의 유산 쟁탈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고 한다. 마침 그녀가 부탁하려는 사건과 유사한 상황이었다.이현은 그 사건에서 승소했고, 차설아도 고지가 바로 눈앞에 와있는 것 같은 안도감이 들었다. 다만 이현이 성우처럼 그녀를 기꺼이 도와줘야 가능한 일이지만 말이다.“성우 씨, 오늘 밤에 이현 변호사를 데리러 갈게요. 어떤 꽃을 좋아해요? 미리 준비해 가려고요.”차설아는 임채원이 가져다준 언짢은 기분을 털어내고 잔뜩 흥분한 채로 성우에게 물었다.“제 기억으로는 이현 누나가 카네이션을 좋아했어요. 특히 보라색 카네이션이요.”성우가 한숨을 푹 쉬고는 차설아를 타일렀다.“보스, 포기하는 게 좋을걸요? 이현 누나 엄청 까다로운 사람이에요. 나처럼 게임 두 판으로 인심을 살 수 있는 쉬운 여자 아니라고요. 아마... 이번에 돌아온 것도 성운 법률사무소와 계약을 해지하려고 온 것일 테니 괜한 노력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그리고 아무리 이현 누나가 도와주려고 한다고 해도 제 분석에 의하면 그 사건은 승소할 확률이 너무 낮아요.”성우가 부정적인 시선으로 차설아의 비즈니스 비전을 바라보는 건 아니었다. 다만 차설아의 욕심이 워낙 컸기에 그녀의 뜻대로 모든 걸 이룬다는 건 매우 어려웠다.“아무리 낮아도 한 번 시도해 봐야죠. 전에 하이 테크 협회 회장 선거에 나갔을 때도 다들 내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봐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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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싫어해요?”차설아의 손은 허공에 그대로 굳어졌다. 그녀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성우 씨가 그랬어요, 이현 변호사님이 보라색 카네이션을 좋아한다고요. 아마 이현 변호사님을 잘 모르는 것 같으니 제가 돌아가서 제대로 혼내줄게요!”“그럼 이현 변호사님은 어떤 꽃을 좋아해요? 다시 사 올게요...”이현이 선글라스를 고쳐 쓰더니 턱을 치켜들고는 도도하게 말했다.“아니요, 전엔 보라색 카네이션을 좋아했죠. 하지만 당신이 들고 있으니까 싫어졌네요.”“...”이현은 무자비하게 차설아에게 무안을 줬고 이에 차설아는 뻘쭘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다른 사람이 이렇게 무례하게 굴었다면 그녀는 진작 반격했을 것이다.하지만 그 사람이 훌륭한 변호사인 이현이라면 그저 멋지고 카리스마 있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괜찮아요, 나 싫어해도 돼요. 하지만 꽃은 무슨 죄가 있어요, 꽃을 싫어하지 마요. 이렇게 아름다운 카네이션이 자기가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 엄청 슬퍼할 거예요...”차설아는 창피를 무릅쓰고 큰 카네이션 꽃다발을 다시 이현에게 건넸다.검은 선글라스에 감춰진 이현의 아름다운 눈동자는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한참 후,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성도윤의 전 와이프가 이렇게 뻔뻔할 줄이야, 거절을 못 알아듣는 거예요? 내가 분명 싫다고 했잖아요.”“그럼 다시 한번 말할게요. 나는 꽃을 싫어해요, 당신은 더더욱 싫고요. 당신은 지금 나의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있어요, 계속 이러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겁니다.”이현이 말을 마치고는 하이힐을 신은 채 또각또각 걸어갔다. 마치 도도한 공작새처럼 턱을 치켜들며 차설아의 앞을 지나갔다.차설아는 점점 멀어져 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화가 나지도 않았고 그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럼 연아는요?”차설아가 갑자기 큰 목소리로 이현에게 물었다.늘씬한 몸매의 이현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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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이현의 얼굴색은 살짝 바뀌더니 곧이어 다시 차갑고 무정한 얼굴을 보였다.“나랑 상관이 없는 사람의 생일 소원을 알게 뭐예요. 이런 꼼수를 부렸다고 나를 매수할 수 있단 생각은 하지 마요.”“그게 아니라.”차설아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한 아이의 엄마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연아에 대해 궁금한 게 없다고 하더라도 괜찮아요. 궁금해지면 언제든지 나한테 물어요.”여기까지 말한 차설아는 씩 웃더니 눈썹을 치켜들었다.“솔직하게 말할게요. 저는 지금 연아의 가장 가까운 친구예요. 우린 서로 아주 잘 맞는다고요!”“서로 잘 맞는다고요?”순간 이현의 눈에는 부러운 감정이 스쳤다.하지만 곧이어 차가운 눈빛을 보이더니 코웃음을 쳤다.“정말 유치하네요!”차설아는 화를 내기는커녕 이현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그녀는 특별한 수단으로 이현의 알려지지 않은 사생활에 대해 알아냈기 때문이다.6년 전, 이현은 그저 이름 없는 변호사였을 뿐이었다. 그녀에게 소송을 의뢰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생활고에 시달려 항상 배고픈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어려운 생활을 보내던 그때, 그녀에게 갑자기 아이가 찾아왔다. 아무도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는 몰랐다.이현은 혼자 아이를 낳고는 온갖 고생을 하며 아이를 키웠다. 그리고 아이가 한 살이 될 때, 마음을 모질게 먹고는 아이를 부유한 집에 입양을 보내고는 자취를 감췄다...그녀가 다시 돌아올 때는 이미 이현 변호사로 유명해진 뒤였다. 성운 법률사무소 소속으로 성대 그룹을 위해 각종 상업 소송을 진행했고 단 한 번도 패소한 적이 없었다!그래서 그녀와 성도윤의 관계가 보통 아니라고 소문이 나기도 했었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성도윤이 이현을 위해 성운 법률사무소를 열었다고 했다.그럼 성도윤이 이현을 치켜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만약 이현이 성도윤과 잘해보려고 했다면 당연히 아이가 있단 사실을 숨겼을 것이다. 그래서 독하게 마음을 먹고 아이를 입양 보낸 건 아닌지...물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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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성도윤!”차설아는 오준수와 연아 뒤에 서 있는 우람한 모습의 성도윤을 보고는 너무 놀라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이 녀석... 돈밖에 모르는 장사꾼 아니었어? 어떻게 학식이 깊고 넓은 오 교수님과 아는 사이지? 설마 성도윤도 연아 때문에 온 것일까?’“설아 언니, 오셨어요? 연아는 언니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양갈래 머리를 하고 노란색 치마를 입은 연아는 춤추는 나비처럼 차설아 옆으로 다가오더니 도자기처럼 하얀 얼굴로 차설아를 향해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귀여운 연아야, 안녕? 설아 언니도 연아가 보고 싶었어. 며칠 안 본 사이에 더 예뻐진 거야? 언니가 뽀뽀하고 싶어!”차설아가 말하고는 연아의 두 볼을 잡고 뽀뽀를 했다.이 훈훈한 광경을 보고 오준수 부부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두 사람 정말 사이가 좋네. 전생에 둘이 친자매였던 거 아니야?”장수진이 웃으며 말했다.오준수도 성도윤을 향해 말했다.“나와 집사람은 아이를 낳지 않았어, 전부터 설아를 우리 딸로 생각해왔고 나중에는 연아를 입양했지. 두 사람이 오랜 시간 지내온 건 아니지만 얼마나 사이가 좋은지 몰라. 정말 친자매보다 더 사이가 좋다니까!”성도윤은 허리를 곧게 펴고 서 있었다. 그는 차설아를 힐끔 보더니 무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자매요? 나이 차이가 얼마나 많이 나는데요.”“...”차설아는 주먹을 불끈 쥐고 당장이라도 성도윤을 한대 때리고 싶었다!‘정말 센스 없네. 그러니까 내가 나이가 많다 이거야? 자기는 나보다 몇 살이나 더 많으면서, 누가 누구에게 할 소리!”차설아가 반격하려던 그때, 연아가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도윤 아저씨, 이분이 바로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설아 언니예요. 어때요? 정말 예쁘죠?”성도윤은 차가운 얼굴을 보이더니 뭔가 불쾌한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준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아니지. 연아야, 네가 설아를 언니라고 부르면 도윤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라고 불러야 하는 거 아니야?”“왜요?”“설아 언니랑 도윤 아저씨가 예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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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오 교수는 차설아의 물음에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이건 남자들 사이의 비밀이니 더 말하기 곤란해. 이미 도윤이랑 얘기를 마쳤어. 집사람이랑 너희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려고 하는데, 연아 데리고 좀 나가서 놀래?”“그건...”차설아는 곤란하다고 말하려 했다.하지만 성도윤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해안 대학의 홰나무 꽃길이 유명하다고 하던데, 나가서 둘러보고 올게요.”“그래 맞아, 홰나무 꽃길은 해안대의 상징이지. 지금 딱 꽃이 필 시기야. 바람이 불면 하얀 꽃잎이 하늘에서 떨어져 홰나무 꽃길에는 전설이 있지...”오 교수는 성도윤을 보고, 또 차설아를 보더니 말했다.“남녀가 손을 잡고 홰나무 꽃길을 걸으면 백년해로한다고 하더군. 나랑 집사람도 그렇고, 또 여기 사는 많은 교수 부부들도 사이가 아주 좋아. 내가 짐작건대 매일 홰나무 꽃길을 걸어서 그래.”“정말요? 그럼 함부로 남자랑 걷지 말아야겠네요. 만약 싫어하는 남자랑 백년해로하게 된다면, 얼마나 끔찍해요!”“쯧쯧쯧, 무서워라. 그냥 연아랑 가는 게 좋겠어요.”차설아는 말을 마치고, 일부러 성도윤을 흘겨보더니, 혐오하는 표정으로 먼저 가버렸다.성도윤은 입술을 오므리고, 눈빛에는 살의가 번졌다.‘이 여자가, 이건 분명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잖아?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오 교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성도윤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설아는 아주 영리하고 발랄한 여자야. 자네에게 시집간 요 몇 년간 원래의 성격을 조금 억누르고 살았지...”성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금 억누른 정도가 아니라, 이건 완전히 다른 사람이잖아?’성도윤은 심지어 이혼 후 완전히 변해버린 차설아가 정신분열증이나, 다중인격증에 걸린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연아야, 언니랑 나가서 놀자.”차설아는 거실에 있는 연아에게 손짓을 했고, 두 사람은 친자매처럼 즐겁게 집을 나섰다.해안 대학은 여전히 차설아의 기억대로 예술적 낭만과 학문적 장엄함이 공존하고 있었다.해안 대학의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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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이 꽃길은 해안 대학의 전설적인 인물, 모든 학생들의 우상이자 여신인 차설아 선배님을 위해 장학 재단에서 만들어 준 거예요. 원래는 ‘설아 길’이라고 지으려 했는데 설아 선배님께서 사양하셔서 지금의 ‘홰나무 꽃길’로 불리게 된 거죠.”남자 대학생은 말할수록 흥분하더니 차설아를 신처럼 한바탕 칭찬하기 시작했다.“우리 차설아 선배님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실 거예요. 그분이 이끈 실험팀은 수많은 국제 물리 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국제 저널에 발표한 학술 논문은 심지어 일부 대학의 교재에 실리기도 했어요.”“콜록!”차설아는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자신의 명성이 아직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계속 칭찬을 받기 무안해서 서둘러 남자의 말을 끊었다. “알았어요, 설아 선배님은 아주 우수한 분이시네요.” “우수하긴 우수하죠. 그런데 사람 보는 눈이 너무 없어요!”남자는 긴 한숨을 내쉬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설아 선배님은 전성기 시절에 물리계를 떠나고 바보같이 시집을 갔어요. 그것도 성도윤 같은 나쁜 남자랑 결혼을 했어요. 저랑 제 친구는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요.”“역시나, 남자한테 배신당하고 이미 이혼했대요. 선배님이 빨리 슬럼프에서 벗어나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으면 좋겠어요.”성도윤의 얼굴은 이미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차설아는 자신을 대신하여 불평하는 대학생을 서둘러 떠나보냈다.만약 속 좁은 성도윤한테 찍힌다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내 말이 맞지? 내가 만들었다니까! 그러니 내가 걷지 말라고 하면, 당신은 못 걷는 거야!”차설아는 턱을 치켜들고 득의양양해서 까불었다.성도윤도 얼빠진 차설아가 진짜 물리 천재라고 하니 너무 의외였다.이 남자 대학생만 억울할 뿐만 아니라, 성도윤도 차설아가 전성기 시절에 자기와 결혼한 것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 이 길이 장학재단에서 만들어줬다고 쳐. 그럼 해안대학 장학재단 배후의 발기인이 누군지 알아?”성도윤은 갑자기 웃는 듯 마는 듯 하는 표정으로 차설아를 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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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목에 큰 리버스 카메라를 든 한 남자가 그들에게 다가와 예의 바르게 말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인플루언서 사진작가 미스터 정입니다. 최근 가족애를 테마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방금 세 분이 손을 잡고 산책하는 모습이 너무 화목해서 참지 못하고 사진을 몇 장 찍었습니다. 혹시 이 사진을 온라인에 올려도 될까요?”“안 돼요!”성도윤은 차갑게 거절했다. 그 차가운 눈빛은 칼날처럼 예리하기 그지없었다.사진작가는 침을 꿀꺽 삼키고 서둘러 말했다.“죄송합니다. 그럼 지울게요.”말을 마친 그는 방금 찍은 사진을 지우려고 고개를 숙였고, 얼굴에는 안타까운 표정이 가득했다.방금 화면은 정말 아름답고 따뜻했다. 주인공의 비주얼과 스타일이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 분위기가 독특해서 그는 단숨에 10여 장을 찍었다. 모두 하나같이 완벽했고 인터넷에 올린다면 틀림없이 히트가 날 것이다.그런데 지금 그 완벽한 작품들을 삭제해야 하니, 그는 자신의 살을 베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다.성도윤은 남자의 카메라를 힐끗 쳐다보더니 또 차갑게 말했다.“삭제하기 전에 제 핸드폰에 먼저 보내주세요.”“네?”사진작가의 표정이 어색해졌다.‘공짜로 내가 찍은 사진을 달라고?’성도윤의 눈빛은 날카로웠고, 사진작가의 생각을 바로 알아차렸다. 늘 그렇듯이 과감하게 말했다.“가격은 말만 하세요.”이 말을 들은 사진작가의 눈이 번쩍이더니 급하게 말했다.“네, 그럼 블루투스 연결해 주세요. 제가 당장 전송해 드리죠.”그렇게, 두 사람은 길 한복판에 서서 주위 사람은 신경 쓰지 않고, 사진을 전송하기 시작했다.차설아는 사진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서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불편했다.이 두 사람은 차설아의 허락도 없이 그녀의 사진을 소장하고, 심지어 거래까지 하고 있었다. ‘나의 의견은 전혀 물어보지 않았잖아? 날 없는 사람 취급하는 거야?’“안 돼요!”차설아는 기회를 타서 성도윤의 핸드폰을 낚아채고 화가 나서 말했다.“난 당신이랑 사진 찍고 싶은 마음 없거든? 당장 지워!”“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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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그 사진은 바로 칠흑 같은 밤하늘에 걸린, 옥쟁반처럼 휘영청 밝은 달, 그날 밤 낯선 사람이 보낸 사진과 똑같았다!설마... 성도윤이 ‘미스터 문’?차설아는 그 사진을 쳐다보다가 그대로 멍해졌다.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대가문의 후계자이자 글로벌 대기업의 대표인 성도윤이, 왜 한밤중에 다른 번호로 전처에게 달 사진을 보냈을까?성도윤은 기회를 타서 자신의 핸드폰을 빼앗은 다음 잠금 버튼을 길게 눌렀다. 강한 압박감을 가진 차가운 눈을 하고 말했다.“함부로 보지 마!”차설아는 잠시 머리가 복잡했다.성도윤이 자신을 몰래 촬영한 것도 충분히 놀랍지만, 낯선 번호로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은 놀라울 뿐만 아니라 공포스러웠다!“당신이... 미스터 문이야?”차설아는 단념하지 않고 남자에게 확인했다.성도윤이 낯선 번호로 자신과 대화를 나눈 동기를 전혀 짐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게 무슨 말이야?”남자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차설아가 헛소리를 하고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모르는 척하지 마. 사진첩에 있는 그 달, 미스터 문이 나한테 보낸 사진이랑 똑같아...”“달이 다 비슷비슷하지! 웃기고 있네!”성도윤은 하찮다는 듯 반박했다.“성도윤!”차설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래, 인정 안 하시겠다? 내가 인정하게 만들어 주지!”차설아는 말을 마치고 핸드폰을 꺼내 카카오톡을 열어 미스터 문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성도윤의 핸드폰은 바로 ‘뚜뚜뚜’소리가 났다.“아직도 아니야?”차설아는 핸드폰을 흔들며 승리자의 미소를 지었다.성도윤은 태산처럼 끄떡없는 표정을 지었고, 차갑게 말했다.“나면 또 어때서? 도현이가 여심 공략 비법을 전수해 줬는데, 당신한테 실험해 본 것뿐이야. 그런데 당신 생각보다 수다스럽더라고. 낯선 사람에게 아무렇게나 속마음을 털어놓다니, 너무 쉽잖아!”차설아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그 늦은 밤, 그 많은 밤들을 미스터 문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면서, 그에게 생긴 의존감, 그리고 그에게 느낀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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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차설아는 바로 흥미를 느끼고, 턱을 괴고 기대에 찬 표정으로 오 교수를 바라보았다.오 교수는 안경을 밀고 사실대로 말했다.“해안 대학 경영권의 절반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나랑 상의하려고 왔어.”“네? 해안 대학을 인수해요?”차설아는 너무 황당해서 흥분되었다. “해안 대학은 전국에서 제일가는 공립대학이에요. 특히 해안 대학의 공과는 세계 대학들 사이에서도 유명하죠. 성도윤 이 인간이 감히 공립대학에도 손을 뻗다니!”오 교수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오해야. 도윤이는 해안 대학이 더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어. 너도 알다시피 현재 공립대학은 과학 연구 자금에 한계가 있어서 많은 실험 프로젝트 연구가 몇 년 동안 제자리걸음이란다...”“만약 도윤이의 말대로 성대 그룹이 해안 대학 경영권의 절반을 인수해, 해안 대학을 반 사립 학교로 만든다면 앞으로 해안 대학은 연구비 걱정도 없고 권위도 잃지 않으니 양쪽 다 좋은 일이 아니냐?”오 교수의 말은 듣기에 일리가 있었다. 해안 대학의 교직원과 학생들에게는 분명 설레는 일이었다.하지만 차설아는 성도윤을 너무 잘 알고 있다.이 인간은 철두철미한 사업가이다.사업가라면 절대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을 것이고, 엄청난 이득을 내주는 이면에는 분명 더 깊은 음모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교수님, 제 생각에는 절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성도윤이 얼마나 교활한 인간인데. 절대 아무런 조건도 없이 해안 대학의 지갑이 되겠다고 자처할 리가 없어요. 분명 민감한 조건을 제시했죠? 맞죠?”오 교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조건을 제시하긴 했지만, 그렇게 민감한 건 아니었지. 나는 괜찮다고 봐.”차설아는 서둘러 물었다.“어떤 조건을 제시했는데요?”“해안 대학을 인수한 후, 해안 대학에 건축비, 실험비, 장려비 등 한도 없이 경비를 지원할 것을 약속했어. 조건이라면, 앞으로 해안 대학의 모든 연구 성과를 성대 그룹과 공유하고, 물리 전자 분야의 연구 성과는 성대 그룹이 소유하게 된다고...”“말도 안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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