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211 - 챕터 220

1295 챕터

제211화

“죄송해요, 오래 기다리셨죠.”성도윤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차설아의 옆에 앉았다. 마치 방금의 언쟁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차설아는 성도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쨌든 남의 집에 손님으로 왔으니, 조용히 밥만 먹었다.밥을 먹는 동안 분위기는 꽤 유쾌했다.닭 날개를 뜯고 있는 연아의 작은 손과 입은 온통 소스 범벅이 되어 꽤 귀여워 보였다.차설아는 그 모습에 마음이 녹아버렸고, 티슈를 꺼내 닦아주려는데 성도윤이 한발 앞서더니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런 먹보. 이 기름 좀 봐.”차설아는 흠칫 놀라서 복잡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이처럼 부드럽고 인내심이 강한 성도윤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차갑고 거리감 느껴지는 성도윤이 아니라, 인간미가 넘치는 성도윤이었다.순간, 차설아는 화가 반쯤 풀렸다.연아의 작은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고, 성도윤을 올려다보며 귀엽게 말했다.“아저씨, 참 예쁘게 생겼네요. 연예인보다도 잘 생겼어요. 앞으로 오빠라고 부를게요. 그래야 설아 언니랑 어울리니까!”“하하하, 드디어 깨달았구나. 말 한번 잘했네, 요 녀석.”오준수 부부는 연아의 말에 껄껄 웃었다. “보아하니, 아이를 좋아하나 봐? 자네는 딸이 좋은가? 아니면 아들이 좋은가?”오준수는 청주를 한 모금 들이켜고 성도윤과 잡담을 늘어놓기 시작했다.성도윤은 모처럼 차가운 대표의 모습을 거두고 성실하게 대답했다.“딸이 좀 더 귀엽고 사랑스럽죠. 제가 만약 연아처럼 귀여운 딸이 있다면 공주 대접을 할 거예요.”“하지만, 아들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저랑 함께 등산도 하고, 농구도 하고, 사업도 같이 할 수 있고, 무엇보다... 맷집이 좋잖아요!”늘 차갑던 성도윤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마치 아들과 딸이 있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는 듯했다.이때 장수진이 말했다.“그럼 자식을 두 명 낳아야겠네요. 임신하고 낳고 하면 몇 년은 걸리니, 두 사람 서둘러야겠어요.”“그럴 필요 있어? 차라리 이란성 쌍둥이를 한 번에 낳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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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푸!”차설아는 국물을 내뿜었고, 얼굴이 붉어지며 당황한 눈으로 말했다.“교수님, 애가 뭐 그렇게 쉽게 생겨요? 마치 사실인 양 말씀하시네요.”장수진은 차설아의 배를 훑어보면서 얼굴을 찡그렸다.“오 교수가 헛소리를 한 게 아니라, 네 배가 전에 비해 확실히 좀 부풀어 오른 것 같은데...”“에이, 사모님, 교수님 장단에 맞춰주지 마세요.”차설아는 태연한 척 말했다.“이혼하고 너무 행복해서, 식단 조절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결혼 생활할 때는 배불리 밥을 먹은 적이 없으니 당연히 말랐죠.”차설아의 설명이 오준수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맞네. 여자는 식단 조절을 하지 않으면 살이 찌기 쉽지!”성도윤은 옆에서 날카로운 눈으로 차설아를 지켜보았다.차설아의 표정은 여유로웠지만, 그녀의 숨길 수 없는 당황스러움은 그에게 포착되었다.‘과분한 설명은 오히려 뭔가를 감추기 위한 것이지. 진짜 뭔가 있나?’하지만 성도윤은 아무것도 캐묻지 않고 차설아에게 휴지를 건네고 차갑게 말했다.“당신도 입 좀 닦아.”식사를 마치고 나니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성도윤은 원래 작별 인사를 하려 했지만, 연아의 고집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연아는 성도윤과 차설아와 나가서 놀고 싶어 했다.“오빠, 언니, 나랑 나가서 놀아요. 엄마, 아빠는 몸이 안 좋아서 연아랑 재밌는데 못간단 말이에요. 연아 심심해요!”오준수도 말을 보탰다.“연아도 불쌍하지. 우리 둘 나이도 많고, 평소에 연구만 하느라 늘 집에서 혼자 책만 봤어. 다른 애들처럼 젊은 부모랑 밖에서 신기한 구경 하지도 못하고...”성도윤과 차설아는 어쩔 수 없이 연아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그들은 차를 몰고 근처의 한 쇼핑몰로 갔다.연아는 곧장 게임랜드로 향했다.“오빠, 언니, 나 좀비 게임하고 싶어요!”연아는 말을 마치고 바로 2인용 좀비 게임기 앞으로 달려가 앉았다.성도윤은 성큼성큼 따라나섰지만, 차설아는 밖에서 난처한 모습을 보였다.게임랜드에는 사람도 많고, 통풍도 안 되고, 소리도 너무 시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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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오빠, 언니, 연아 영화 본 지 너무 오래됐어요. 우리 영화 보러 가요!”연아는 힘껏 두 사람을 영화관 쪽으로 끌었다.“영화는...”차설아는 성도윤을 슬쩍 보았다.성도윤처럼 시간이 곧 돈인 재벌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루한 영화를 싫어해 거절할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남자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영화 본 지 오래됐어. 요즘 개봉한 애니메이션 ‘소울’이 괜찮을 것 같은데?”“당신도 그 영화를 알아?”차설아는 눈을 반짝이며 급히 말했다.“그 영화 재밌다고 입수문이 자자해서 계속 보고 싶었어. 그런데 배급이 적어서 늘아쉬웠지. 이제 곧 배급이 거의 없어질 거야.”성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영혼의 구원에 관한 이야기잖아. 같은 유형의 ‘코코’도 괜찮아.”“맞아, 맞아, ‘코코’도 너무 좋지. 그때 나 영화관에서 펑펑 울면서 봤잖아.”그렇게,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두 사람 모두 영화 마니아이고, 본 영화의 99%가 일치할 뿐만 아니라, 영화에 대한 평가도 놀라울 정도로 일치했다. 이제야 발견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영화 스타일이 비슷했다.차설아는 감탄하며 말했다.“성도윤, 몰라봤네. 당신은 돈 냄새만 풀풀 풍기고, 내면세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자본가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영혼이 있었네.”성도윤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차가운 듯 차갑지 않은 듯 말했다.“마찬가지야. 난 당신을 머리가 텅텅 빈 껍데기로 생각했어.”영화가 곧 시작되려 하자, 두 사람은 영화표를 들고 일어나 개찰구로 가려 했다.검표 행렬이 길게 이어졌고, 성도윤과 차설아는 앞뒤로 줄지어 곧 보게 될 ‘소울’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줄을 서다 보니 차설아는 뭔가 이상했다.“성도윤, 뭔가 좀 부족한 것 같지 않아?”성도윤은 몸을 살짝 돌려 차갑게 물었다.“뭐가?”차설아는 주위를 둘러보고 크게 소리쳤다. “연아, 연아가 사라졌어!”성도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연아가... 사라졌다!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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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차설아는 얼굴을 찡그리며 도망가는 여자를 잡고 물었다.“대체 무슨 일이에요?”“1층... 로비에서 어떤 미친 사람이 어린 여자아이를 납치해서 살고 싶지 않다고 쇼핑몰을 폭파하려고 해요!”“어린 여자아이요?”차설아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또 물었다.“그 어린 여자아이가 혹시 노란색 치마를 입고 양갈래 머리를 하고 있나요? 나이는 대여섯 살 정도.”“맞는 것 같아요!”그 여자는 자신의 손을 뿌리치고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빨리 나가세요. 이 쇼핑몰이 폭파되면 모두 죽어요!”곧이어 많은 사람들이 1층에서 위층으로 뛰어갔다.차설아는 사람들을 거스르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려 했지만, 성도윤이 그녀를 붙잡았다.“뭐 어쩌려고?”“당연히 사람 살려야지!”차설아의 얼굴에는 초조함이 가득했다.“못 들었어? 어떤 미친 자식이 연아를 납치했다잖아. 지금 구하지 않으면 연아는 죽어!”“구해도 내가 구해!”성도윤은 차설아의 몸을 고정한 채 사람들이 달려가는 비상구를 가리키며 말했다.“여긴 너무 위험해, 일단 비상구로 가서 최대한 빨리 이곳을 떠나!”그리고, 성도윤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불구덩이로 뛰어들어 사람을 구하는 격이었다.남자의 결연한 뒷모습을 보며 차설아는 조금 놀랐다.분명 그렇게 싫고, 나쁜 사람이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녀를 감동시켰다.1층 쇼핑몰에서 사람들은 이미 거의 도망쳤고, 총을 든 채 쇼핑몰을 포위한 경찰만 남아 있었다.쇼핑몰 한복판에서 매우 초라해 보이는 중년 남자가 손에 번쩍번쩍한 식칼을 들고 연아의 목에 갖다 댄 채 얼굴을 붉히며 그와 협상하는 전문가에게 말했다.“나 설득할 생각하지 마. 난 이미 죽기로 마음먹었으니까! 당신들이랑 같이 죽을 거야!”중년 남자는 허리에 견인 폭탄을 메고 있었고, 그가 견인 줄을 조금만 당기면 쇼핑몰 전체를 폭파시키기에 충분한 위력이었다.급박한 상황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 얼굴이 창백했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선생님, 진정하세요. 이런다고 문제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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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중년 남자는 눈을 붉히며 절망한 표정으로 말했다.“흥, 어차피 다 같이 죽는데, 어떤 결과를 초래하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당신은 상관없지만, 당신 마누라랑 딸은? 그 사람들을 생각해 본 적은 있어?”“이미 죽었다고! 그래서 너희들을 다 같이 죽이려는 거야!”“하하, 천진하네.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야...”차설아는 웃으며 천천히 중년 남자에게 다가갔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녀의 행동에 손에 땀을 쥐었다.중년 남자의 몸에는 폭탄이 촘촘히 묶여 있기 때문에 다가갈수록 위험지수가 높아지니, 차설아의 이러한 행동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였다.성도윤은 더욱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신의 목숨을 아랑곳하지 않는 차설아를 당장 메고 나가고 싶었지만, 중년 남자를 자극할까 봐 걱정이 되어, 잘생긴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차가웠다.차설아는 오히려 가볍고 자연스러운 발걸음으로 중년 남자를 향해 한걸음 한걸음 다가갔다. 남자의 오랜 절친한 친구처럼 잡담을 나눴다.“사람은 죽으면 저승에 가게 돼. 여섯 번의 윤회를 거쳐 생전의 죄를 깨끗이 갚아야 하지. 엄중한 죄를 저지르면 영원히 환생하지 못하고 끝없는 고통을 받게 돼...”“당신도 알다시피 이 여자아이는 부잣집에서 태어나는 좋은 팔자를 갖고 있어. 당신 아내를 위해 이 여자아이를 해치는 건 당신 아내와 딸의 죄악을 더 깊게 하는 것뿐이야. 그 사람들은 다음 생에 좋은 팔자를 갖고 태어날 수 있었지만, 당신 때문에 영원히 지옥에서 살게 되겠지. 이게 정말 그들이 원하는 것일까?”차설아의 미신적인 말에 모두들 고개를 저었지만, 이 중년 남자는 마음이 흔들려 입술을 떨며 말했다.“그럼... 어떡해. 내 아내랑 딸이 생매장당해서 시체조차 찾을 수 없는데, 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난 그렇게 관대하지 못해. 이 더러운 세상은 착한 사람에게 불공평하고, 나쁜 사람이 판을 치고 있어. 난 더 이상 착한 사람이 되긴 싫어!”“착한 사람이 되라는 게 아니야. 당신 딸과 아내를 억울하게 죽게 한 사람들을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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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하지만, 차설아의 움직임이 더욱 빨랐다. 팔꿈치를 들어 남자의 심장 위치를 세게 직격했다.중년 남자는 아파서 새우처럼 몸을 구부리고 몇 미터 물러났고, 차설아는 남자의 품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이 장면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좋아. 이렇게 나오시겠다? 날 탓하지 마. 오늘 다 같이 죽는 거야!”중년 남자는 완전히 미쳐버렸고, 폭탄의 견인줄을 힘껏 잡아당겼다.“악!”사람들은 공포의 고함을 질렀다.“조심해!”차설아는 강한 힘에 의해 끌려갔다. 하늘과 땅이 빙빙 돌더니 성도윤의 넓은 품은 마치 천연 보호막처럼 그녀를 단단히 감쌌다.세계 종말인 듯... 두 사람의 거리는 이렇게 가까운 적이 없었다.다만 예상했던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고 ‘푸’하는 소리와 함께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폭탄은 그대로 불발됐다.“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가. 왜 안 터졌어?”중년 남자는 아무런 위력도 없는 폭탄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주변 사람들은 서로 쳐다보며 당혹스러워하고 있었다.차설아는 그제야 성도윤의 품에서 빠져나와 중년 남자를 보며 말했다.“그 폭탄은 다 좋은데. 폐쇄 줄이 단단하지 못해. 내가 당신한테 인질로 잡혔을 때, 손가락으로 쉽게 풀어버렸어... 화약이 진작부터 틈새로 새어 나갔으니 당연히 터지지 않았지.”“너... 폭탄을 해체할 줄 알아?”“조금? 복잡한 건 모르는데, 당신 같은 초보를 상대하기에는 충분하지.”차설아는 망언 같은 말을 내뱉었다.이 남자의 폭탄은 딱 봐도 직접 만든 것이고, 가장 저급한 수준이라 차설아는 눈을 감고도 제거할 수 있었다.“대단해!”중년 남자는 곧 제압당했지만, 그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주변에서도 차설아를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이렇게 연약해 보이는 여자가 폭탄을 제거할 거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차설아는 성도윤을 향해 오만하게 턱을 치켜들고 말했다.“어때? 내가 또 당신을 구했네.”성도윤은 말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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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이 여자는 다름 아닌 연아의 친엄마 이현이었다.“연아야, 괜찮아? 목에 피가 나. 아프지? 당장 병원에 가자!”이현은 연아를 안고 위아래로 검사하더니 눈물을 뚝뚝 흘렸다.원래 문서를 연구하던 이현은, 갑자기 생방송을 보고 자신의 소중한 딸이 인질로 잡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다른 건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가장 빠른 속도로 사고 현장으로 달려왔다.다행히 그녀의 소중한 딸은 약간의 피부 외상을 입었을 뿐 큰 문제가 없었다. 이 모든 건 차설아가 목숨을 바쳐 구한 덕이었다.원래 이현은 차설아를 똑바로 보기도 싫어했지만, 지금은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다.“정말 고마워요. 만약 설아 씨가 아니었다면 우리 연아 어떻게 됐을지 몰라요. 연아의 생명의 은인은 곧 저의 생명의 은인이에요. 앞으로 제 목숨은 설아 씨 거예요.”차설아는 손사래를 쳤다.“별것 아니에요. 오늘 납치된 아이가 연아가 아니었어도 당연히 구했을 거예요. 하지만 이번 일로 이현 변호사님의 호감을 얻게 되었다면, 제가 목숨을 바쳐 구한 것이 충분한 가치가 있네요.”이현은 인정 사정 없이 말했다.“오해하지 마세요. 전 여전히 설아 씨에게 호감은 없으니까. 하지만 당신에게 보답하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전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아...”차설아는 조금 난처했다.그리고 이토록 상대하기 어려운 이현 변호사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개성 있는 여자였다!이때 연아는 강하게 이현을 밀어내고 차설아의 뒤로 달려가 숨어 말했다.“누구세요? 엄마, 아빠가 모르는 사람이 날 안게 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전 아줌마 몰라요. 아줌마는 나쁜 사람이에요, 경찰 아저씨한테 잡아가라고 할 거예요.”“연아야...”이현의 개성 있던 표정은 눈에 띄게 슬퍼졌다.친딸에게 나쁜 사람 취급을 받고 또 경찰에게 잡혀가야 한다니, 이건 친엄마인 이현에게 커다란 상처였다.차설아는 연아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연아야, 이 아줌마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방금 너를 얼마나 걱정했다고 그래.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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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마침내 쇼핑몰은 평온을 되찾았다.차설아는 연아의 목을 보고 걱정스러운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상처가 깊지는 않지만 붕대를 감는 게 좋겠어. 병원으로 가자.”차설아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성도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아 속으로 화가 났다.이 녀석은 정말 이기적이고 냉혈하고 무자비한 인간이다. 이렇게 큰일이 일어나고, 생사를 같이했는데, 이렇게 가버리다니...차설아는 연아를 데리고 쇼핑몰 입구로 가서 택시를 잡으려 했다. 성도윤의 익숙한 은색 고급차가 천천히 그녀들 앞에 다가와 멈춰 섰다.‘그래도 인간이라고 가지는 않았네!’차설아의 찌푸린 얼굴이 마침내 펴졌다.그녀는 뒷좌석의 문을 열고 연아와 차례로 올라탔다.성도윤은 운전석에 앉아 선글라스를 낀 채 차갑게 말했다.“연아만 남기고, 당신은 내려.”“뭐?”차설아는 표정이 일그러졌다.이 남자는 30도가 넘는 날씨에, 어떻게 이렇게 냉랭한 말을 내뱉을 수 있을까?“이렇게 더운 날씨에, 방금 그런 일을 겪었는데, 날 차에서 내쫓는다고? 날 죽이려는 속셈이야?”차설아는 차 문을 잡고 이치를 따졌다.“죽는다고?”성도윤의 얇은 입술은 차가운 곡선을 그리며 차갑게 말했다.“방금은 죽지 못해서 안달 났잖아. 그렇게 살고 싶은 욕망이 있어 보이지는 않던데? 당신 소원대로 해주는 거야!”“성도윤!”차설아는 화가 나서 이를 갈며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차설아는 이 남자의 생각을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방금 용기를 내어 많은 사람을 구했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오히려 비꼬고 있었다.“성도윤, 설마 나 질투하는 거야?”“당신을 질투해?”성도윤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고, 여자의 뜻을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차설아가 말을 이어갔다.“방금 내가 쇼핑몰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서, 당신이 무능한 사람처럼 보여서... 그래서 날 질투하는 거야?”“...”그의 무표정한 얼굴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화가 나서 웃음이 났다.차설아는 역시 생각이 이상한 사람이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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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차는 근처 병원에 도착했다.의사는 연아의 상처를 처리해 주고, 성도윤과 차설아를 보며 말했다.“단순한 찰과상일 뿐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담백한 음식과 매운 음식은 삼가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연고를 바르시면 됩니다.”“다행이네요.”차설아는 마침내 마음이 놓였고, 연아의 손을 잡고 말했다.“연아야, 미안해. 언니가 부주의해서 널 잘 돌보지 못해서 나쁜 아저씨한테 잡혀가게 만들었어. 언니 용서해 줄 거지?”연아는 눈물을 가득 머금은 큰 눈을 깜박이며, 어른처럼 차설아의 머리를 쓰다듬고 귀엽게 말했다.“언니, 바보예요. 언니는 이렇게 귀엽고, 용감하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구했으니, 연아가 당연히 용서해야죠.”그리고, 옆에 있는 빙산처럼 차가운 성도윤을 보며 물었다.“도윤 오빠, 우리 언니 너무 귀엽지 않아요? 엄청 용감하죠?”성도윤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귀여움이나 용감함은 모르겠고, 충동적이고 머리가 나쁜 건 알겠네.”성도윤은 여전히 쇼핑몰에서의 일 때문에 심장이 벌렁거렸다.만약 그 중년 남자의 칼이 조금 빨랐거나, 차설아가 폭탄을 제거하지 못했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이왕 병원에 왔으니, 당신도 머리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검사받아 봐.”성도윤은 말을 마치고, 진지하게 의사를 보며 말했다.“이 여자도 검사해 주세요.”여기까지 들은 차설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정교하고 작은 얼굴로 화가 나서 남자를 향해 소리쳤다. “성도윤, 적당히 해! 사람이 목숨을 구해줬더니,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계속 비꼬고 있어? 대체 무슨 생각이야? 어쩌면 사람이 그렇게 인정머리가 없어? 6살짜리 애보다도 못 해!”성도윤의 그녀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잘생긴 얼굴은 아무 표정 없이 의사를 향해 계속 말했다.“철저하게 검사해 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이상이 있는 것 같아요.”방금 쇼핑몰에서 중년 남자와 대치할 때, 차설아는 상처를 입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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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그렇다! 분명 목적이 따로 있을 것이다!다음날, 성운 법률 사무소.성우는 자신의 눈을 비비며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이현 변호사가 3일도 안 되어 차설아에 의해 정복되었다.계약 해지 수속을 밟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단독 사무실에 앉아 사무소의 사건을 맡고 있었다.“대단해요, 대표님, 대단하세요.”성우는 차설아의 사무실로 들어감 참지 못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차설아는 손에 든 서류를 열심히 살펴보며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성우 변호사 한가해요? 수중에 사건이 없어요? 몇 개 더 나눠줄까요?”“아니요, 아니요.”성우는 손을 흔들며 숭배하는 눈빛으로 차설아의 주위를 어슬렁거리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어제 백화점에서 용감하게 폭탄을 해체하는 장면을 우리 직원들도 모두 봤어요. 너무 멋져요. 대체 어디서 배운 기술이에요? 혹시 숨겨진 신분이 있는 건 아니에요? 예를 들면 국정원 비밀 요원 같은?”차설아는 어이없다는 듯 성우를 보더니 말했다.“제 할아버지는 당시 이름을 떨쳤던 차무진 대장군이세요. 폭탄 해체 같은 기초적인 기술은 유치원 때 거의 다 배웠어요.”“와, 대단하네요.”성우는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우리 대표님이 대장군의 손녀라니! 그럼 폭탄 해체 말고 다른 것도 할 줄 알아요?예를 들면 격투기나 총 해체 같은 기술?”“그 정도는 눈 감고도 해요.”차설아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다소 오만하게 말했다.“만약 직원들도 배우고 싶다면, 시간 날 때 가르쳐 주죠.”“좋아요. 저희 배우고 싶어요.”갑자기 사무실 문이 밖에서 엿듣는 직원들에 의해 열렸고, 전 직원들이 기대하는 얼굴로 서 있었다. 차설아를 그들의 신으로 여기는 눈빛이었다.직원들이 처음에 차설아에게 복종하지 않은 건, 성도윤과의 관계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차설아에게 완전히 매료되었고, 그녀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도 있었다.회사의 대표가 대장군의 손녀이고, 폭탄 해체는 물론, 총기 해체, 게다가 격투기까지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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