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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오 교수는 차설아의 물음에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이건 남자들 사이의 비밀이니 더 말하기 곤란해. 이미 도윤이랑 얘기를 마쳤어. 집사람이랑 너희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려고 하는데, 연아 데리고 좀 나가서 놀래?”

“그건...”

차설아는 곤란하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성도윤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해안 대학의 홰나무 꽃길이 유명하다고 하던데, 나가서 둘러보고 올게요.”

“그래 맞아, 홰나무 꽃길은 해안대의 상징이지. 지금 딱 꽃이 필 시기야. 바람이 불면 하얀 꽃잎이 하늘에서 떨어져 홰나무 꽃길에는 전설이 있지...”

오 교수는 성도윤을 보고, 또 차설아를 보더니 말했다.

“남녀가 손을 잡고 홰나무 꽃길을 걸으면 백년해로한다고 하더군. 나랑 집사람도 그렇고, 또 여기 사는 많은 교수 부부들도 사이가 아주 좋아. 내가 짐작건대 매일 홰나무 꽃길을 걸어서 그래.”

“정말요? 그럼 함부로 남자랑 걷지 말아야겠네요. 만약 싫어하는 남자랑 백년해로하게 된다면, 얼마나 끔찍해요!”

“쯧쯧쯧, 무서워라. 그냥 연아랑 가는 게 좋겠어요.”

차설아는 말을 마치고, 일부러 성도윤을 흘겨보더니, 혐오하는 표정으로 먼저 가버렸다.

성도윤은 입술을 오므리고, 눈빛에는 살의가 번졌다.

‘이 여자가, 이건 분명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잖아?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

오 교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성도윤에게 말했다.

“내 말이 맞지? 설아는 아주 영리하고 발랄한 여자야. 자네에게 시집간 요 몇 년간 원래의 성격을 조금 억누르고 살았지...”

성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금 억누른 정도가 아니라, 이건 완전히 다른 사람이잖아?’

성도윤은 심지어 이혼 후 완전히 변해버린 차설아가 정신분열증이나, 다중인격증에 걸린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아야, 언니랑 나가서 놀자.”

차설아는 거실에 있는 연아에게 손짓을 했고, 두 사람은 친자매처럼 즐겁게 집을 나섰다.

해안 대학은 여전히 차설아의 기억대로 예술적 낭만과 학문적 장엄함이 공존하고 있었다.

해안 대학의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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