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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싫어해요?”

차설아의 손은 허공에 그대로 굳어졌다. 그녀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성우 씨가 그랬어요, 이현 변호사님이 보라색 카네이션을 좋아한다고요. 아마 이현 변호사님을 잘 모르는 것 같으니 제가 돌아가서 제대로 혼내줄게요!”

“그럼 이현 변호사님은 어떤 꽃을 좋아해요? 다시 사 올게요...”

이현이 선글라스를 고쳐 쓰더니 턱을 치켜들고는 도도하게 말했다.

“아니요, 전엔 보라색 카네이션을 좋아했죠. 하지만 당신이 들고 있으니까 싫어졌네요.”

“...”

이현은 무자비하게 차설아에게 무안을 줬고 이에 차설아는 뻘쭘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다른 사람이 이렇게 무례하게 굴었다면 그녀는 진작 반격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훌륭한 변호사인 이현이라면 그저 멋지고 카리스마 있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괜찮아요, 나 싫어해도 돼요. 하지만 꽃은 무슨 죄가 있어요, 꽃을 싫어하지 마요. 이렇게 아름다운 카네이션이 자기가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 엄청 슬퍼할 거예요...”

차설아는 창피를 무릅쓰고 큰 카네이션 꽃다발을 다시 이현에게 건넸다.

검은 선글라스에 감춰진 이현의 아름다운 눈동자는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참 후,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

“성도윤의 전 와이프가 이렇게 뻔뻔할 줄이야, 거절을 못 알아듣는 거예요? 내가 분명 싫다고 했잖아요.”

“그럼 다시 한번 말할게요. 나는 꽃을 싫어해요, 당신은 더더욱 싫고요. 당신은 지금 나의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있어요, 계속 이러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겁니다.”

이현이 말을 마치고는 하이힐을 신은 채 또각또각 걸어갔다. 마치 도도한 공작새처럼 턱을 치켜들며 차설아의 앞을 지나갔다.

차설아는 점점 멀어져 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화가 나지도 않았고 그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럼 연아는요?”

차설아가 갑자기 큰 목소리로 이현에게 물었다.

늘씬한 몸매의 이현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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