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741 - 챕터 750

1660 챕터

제741화

두 사람 모두 화들짝 놀란 표정이었다.매번 산부인과에 올 때마다 모든 게 다 정상이었고 의사도 뭐라 얘기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왜...강서연은 긴장한 마음에 최연준의 손을 꽉 잡았다.“여보, 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니겠죠?”“그건 절대 아닐 거야.”사실 최연준도 떨리긴 마찬가지였다.평소 입으로는 계속 아들을 싫어하는 척했지만 어쨌거나 그의 핏줄이고 그의 목숨이었다.최연준은 정신을 가다듬고 강서연에게 웃어 보이고는 그녀와 함께 의사 진료실로 걸어갔다.강서연의 주치의는 아주 다정하고 자상한 영국 아주머니였는데 경험도 아주 풍부한 산부인과 교수였다.두 사람이 진료실로 들어오자 의사가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이건 사모님의 검사 결과입니다.”강서연은 불안한 마음으로 검사 결과를 확인했다.‘수치가 전부 정상인데 의사 선생님이 왜 보자고 하셨지?’최연준을 쳐다보는 의사의 눈빛이 어딘가 의미심장했다.“두 분 긴장해 하지 말아요. 사모님과 아이 모두 아무 문제 없어요. 하지만 도련님이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서 이렇게 보자고 한 거예요.”최연준은 귀를 쫑긋하고 의사의 말에 집중했다.의사가 느긋하게 말했다.“사모님 지금 만삭이라 격렬한 운동을 해서는 안 돼요... 도련님,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최연준이 화들짝 놀랐다. 옆에 있는 강서연의 얼굴은 이미 귀밑까지 빨개졌다.의사는 계속 진지하고 본업에 충실한 태도로 검사 결과의 수치를 가리키며 설명했다.“사모님의 이 몇 가지 수치가 조금 불안정해요... 지금 태아의 머리가 점점 골반 쪽으로 내려오고 있는 단계거든요. 만약 지금 격렬한 ‘운동’을 자주 한다면 태아에게도 좋지 않아요. 게다가 사모님 지금 힘이 따르지 못하니까 도련님이 참으셔야 해요. 사모님이 아이를 무사하게 순산하고 몸조리 잘한 다음에 부부 생활을 점차 늘리도록 하는 게 좋아요...”강서연은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심장이 빨리 뛰어 후다닥 도망쳤다. 최연준은 그녀를 쫓아가기 전에 의사에게 변명했다.“저 아주 살살했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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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최연준이 뭐라 하려던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강서연도 발견하고는 시선을 움직였다.“외숙모 아니에요?”최연준은 본능적으로 강서연을 품에 끌어안았다.손미현이 혼자 온 듯했는데 걷는 모습조차 어딘가 수상해 보였다. 방향을 보니 산부인과 쪽에서 걸어 나온 것 같았다.“외숙모가 왜 여길 왔을까요?”강서연이 눈살을 찌푸렸다.“설마 우릴 미행한 건 아니겠죠?”최연준은 경호원들을 전부 다 불러온 후 강서연과 함께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미행이든 아니든 나쁜 꿍꿍이가 있어도 절대 뜻대로 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서연아.”최연준이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집사에게 말해놓을 테니까 당신도 앞으로 뭘 먹을 때 조심해. 삼촌과 외숙모가 가져온 음식은 절대 입에 대지도 마.”“네, 알고 있어요.”강서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최연준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그러니까 내가 당신을 잘 지켜야지.”“네... 그래서요?”“그래서 당신 옆에 딱 붙어 자면서 지키려고.”...곽보미의 새 영화가 마지막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대본을 여러 번이나 수정했지만 확 와닿을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김유정이 촬영할 때 자꾸 성질을 부리고 잘난 척하는 바람에 더욱 심란했다.그날 곽보미는 촬영장에서 집중하여 대본을 수정하고 있었다. 다른 배우들은 촬영 준비를 모두 마쳤지만 김유정만 의자에 기댄 채 네일을 받고 있었는데 네일 아티스트가 무릎까지 꿇고 네일을 해주고 있었다.유찬혁이 도시락을 가져와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김유정은 그 모습을 보고 콧방귀를 뀌었다. 유찬혁은 어이가 없어 말문이 다 막혔다.곽보미는 유찬혁을 옆으로 끌어와 웃으며 말했다.“아직 스타도 아닌데 벌써 저렇게 까칠하게 굴고 있어. 불량 식품인 햄버거를 재벌 집 딸이 입에 대기나 하겠어?”유찬혁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고 표정이 확 굳어졌다.“하지만 난 좋아해.”곽보미는 환하게 웃으며 봉지에서 햄버거와 음료수를 꺼냈다.“이 음료수는 안 돼.”유찬혁은 얼음을 넣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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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서지현은 유찬혁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양복을 입은 모습이 참으로 멋졌다. 특히 금테 안경을 써서 더욱 지적이고 점잖아 보였고 미간 사이에 카리스마도 넘쳐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피식 웃었다. 더는 거리에서 중상을 입고 초라한 모습으로 쓰러져있었던 그때의 유찬혁이 아니었다. 다친 곳이 다 나았으니 다시 그의 귀한 세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옆에 예쁘고 재능 있는 여자친구도 있었다.곽보미와 함께 있을 때 유찬혁의 웃음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기쁨이었다. 그 모습에 서지현도 기뻤고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석진의 표정이...서지현은 웃음을 거두어들이고 숨을 죽인 채 찍소리도 내질 못했다. 요 며칠 아저씨와 함께 지내는 동안 이토록 진지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한참 후 서지현이 조심스럽게 떠보듯 물었다.“아저씨... 왜 절 여기에 데리고 왔어요? 저더러 연예인이 되라고요?”나석진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고 옆에 앙증맞은 서지현이 서 있다는 걸 떠올렸다.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곽보미가 새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서 그저 보러 온 것이었다.“아저씨.”서지현은 기분이 쓸쓸해졌지만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았다.“보미 언니에게 인사하러 안 가요? 우리가 여기에 이렇게 오래 서 있었는데도 우릴 보질 못했어요.”나석진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인사?’만약 예전의 성격이었더라면 곽보미와 유찬혁이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달려가서 갈라놓고 적어도 유찬혁이 좋아하는 꼴은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고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평온했다. 곽보미가 행복한 웃음을 짓는 모습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저 밀크티 엄청 단가 보네? 찬혁 씨가 사준 것이니까 더 달게 느껴지겠지.’단 걸 입에 대지도 않았던 최연준은 강서연이 만든 쿠키나 케이크는 아주 즐겨 먹었다.나석진의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 두 사람을 축복하는 것 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었다.“아저씨?”서지현은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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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왜 그래요?”곽보미가 이상한 눈빛으로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평소에는 신인을 자주 추천했었잖아요.”나석진은 입술만 잘근잘근 씹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도 말했다시피 그건 평소였다. 만약 오성이었더라면 후배를 추천하고 신인에게 기회를 주었을 테지만 서지현은 예외였다.만약 서지현에게 신분이 생긴다면 그녀의 천부적인 재능과 용모만으로도 단숨에 스타 자리에 앉는 건 식은 죽 먹기라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이 인기를 얻게 되면 가려야 할 시비도 많아진다. 특히 연예계처럼 물고 뜯는 바닥은 더욱 그러했다.그녀에게 단단한 배경이 없는 건 둘째 치고 배경이 있다고 해도 몰래 뒤에서 모함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건 여자 연예인은 인기를 얻게 되면 스캔들이 터지기 쉽다는 것이다...서지현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남자 연예인과 스캔들이 터져 듣기조차 민망한 말이 귀에 들어올 상상만 한다면...나석진의 표정이 삽시간에 싸늘해졌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참, 대체 이런 이상한 느낌은 어디에서 나온 거지?’사실 그도 잘 알지 못했다.“저기요.”곽보미가 나석진을 쿡쿡 찔렀다.“저기요!”“왜요?”나석진은 쌀쌀맞게 그녀를 째려보았다. 유찬혁은 재빨리 다가가 여자친구를 감싸안았고 변호사가 용의자를 쳐다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갑자기 왜 그래요?”곽보미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데 잠깐 생각해 보니 문득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나석진은 상상력이 풍부한 천재형 선수이다. 유명해진 서지현이 어떤 모습일지 벌써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친 모양이다.곽보미는 어이없는 웃음을 짓고는 나지막하게 말했다.“아직 지현이를 영화에 출연시킬 생각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석진 씨 말대로 연기를 배운 적도 없고 신분도 없어서 무턱대고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지현이에게도 안 좋아요.”“누가 카메라 앞에 서는데요?”그때 누군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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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요.”나석진이 김유정을 싸늘하게 쳐다보았다.“난 잠시 이 영화에 출연할 생각이 없어요.”“잠시 없는 거 맞죠?”김유정이 웃으며 말했다.“저 나중에 나석진 씨의 매니저에게 연락할 겁니다. 출연료를 보면 석진 씨도 출연할 생각이 생길지도 몰라요.”나석진은 그저 어이가 없었다.전에 강서연에게서 최연준에게 아주 골치 아픈 사촌 여동생이 있다고 들었었다. 그때 나석진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 집안에 시집을 갔으면 남편의 가족들과도 잘 지내야 하고 남양 윤씨 가문의 공주처럼 잘난 척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한마디 하기까지 했었다.지금은 전에 했던 얘기를 다시 삼키고 싶은 심정이었다.김유정은 무능할 뿐만 아니라 세상 물정도 모른다. 이러니 김씨 가문에 있는 동안에도 미움이나 받았지.“석진 씨.”김유정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석진 씨가 우리 새언니 사촌오빠라고 했죠? 저의 사촌 오빠가 최연준이에요. 이렇게 보면 우리도 한 가족이에요.”나석진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냉랭하게 말했다.“할 얘기 아직도 더 남았어요?”“뭐가 그리 급해서 자꾸 가려고 해요?”김유정은 앞으로 다가가 서지현을 옆으로 밀쳐내고는 대본을 꺼냈다.“석진 씨, 이 부분 좀 봐요...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지 잘 몰라서 그래요.”“잘 모르겠으면 감독님에게 물어봐요.”나석진은 참다못해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그래도 모르겠으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연극 수업을 들어요. 난 감독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닌데 나한테 물어서 무슨 소용이에요?”“당신...”김유정은 나석진의 기세에 눌려 제자리에 얼어붙은 채 머릿속이 하얘졌다. 예전에 듣기로 나석진이 다가가기 쉬운 사람이고 연예인 병도 없다고 했는데 오늘은 왜 이러지...나석진은 서지현의 손을 잡고 김유정을 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김유정 씨, 나 사실 아까 유정 씨가 카메라 테스트한 신을 몇 개 봤는데 그건 잘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아예 목석이던데요?”김유정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배우는 아무나 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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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최연준이 한창 생각에 잠겨 있는데 누군가의 천둥 같은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불효자식!”“엄마?”“뭔 생각을 그렇게 해? 서연이를 부축해야지.”김자옥이 급히 달려와 최연준을 밀쳐내더니 강서연의 팔을 잡았다. 그녀에게 아들은 완전히 뒷전이었다.“서연이 지금 배가 많이 불러서 걸을 때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단 말이야. 남편이라는 사람이 아내가 뒤에서 힘들게 따라오는데 부축하지도 않고 혼자 걸어? 불효자식 같으니라고. 너에게 무슨 기대를 하겠니.”최연준은 말문이 막혀버렸다.친엄마가 계모로 바뀐 기분이 어떤지,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라다가 한순간에 사랑을 잃은 기분이 또 어떤지, 최연준의 계정을 구독하고 라이브 방송에 들어오면 자세하게 설명하겠습니다.“서연아, 발밑 조심해. 하하, 정원이 깨끗하지? 어제 또 한 번 깨끗하게 청소하라고 했어. 아마 돌멩이 하나도 없을 거야.”“그렇지, 왼발부터 디뎌... 계단 조심해. 우리 서연이 잘한다!”최연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아무튼 김자옥은 며느리가 점점 더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지금 모든 가족의 이목이 강서연과 그녀 배 속의 아이에게 집중되어 있어 최연준을 거들떠보는 사람조차 없었다.요 며칠 최재원도 매일 여덟 번씩 전화 와서 강서연과 아이의 상태를 묻곤 했다.사람들의 냉대에 최연준은 입을 삐죽거렸다.‘흥, 확 남양으로 가버릴까? 남양에는 장모님이 내 편을 들어준단 말이야!’강서연은 최연준을 돌아보며 가볍게 웃었다. 그녀의 달콤한 웃음을 본 순간 최연준의 불만도 눈 녹듯 사라졌다.최연준도 환하게 웃으며 그녀 옆으로 다가가 어깨를 따뜻하게 감싸안았다. 강서연은 그의 가슴팍에 살포시 기댔다. 역시 남편의 가슴이 가장 듬직하고 따뜻했다.김씨 본가에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점심 식사를 마친 후 가족들은 정원에 모여 앉아 차를 마셨다.그때 집사가 다가와 공손하게 예를 갖추면서 김성주와 손미현이 왔다고 보고를 올렸다.김씨 가문 영감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자기 아들이 싫은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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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말을 마친 손미현이 상 위의 접시를 들고 거북 젤리를 입에 넣으려는데 강서연이 가볍게 웃었다.“외숙모에게 드리는 게 아까워서 그러는 게 아니라 사실 거북 젤리는 임산부가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거든요.”손미현이 숟가락질을 갑자기 멈추었다.“이건 남양에서 택배로 보낸 거예요. 이 안에 귀한 한약재가 많긴 하지만 성질이 차가워서 임산부가 먹으면 유산할 가능성이 커요.”“올케.”김자옥이 싸늘하게 웃었다.“이건 서연이 부모님이 아버지께 드리려고 보낸 건데 참 동작 하나는 빠르단 말이지. 벌써 자기 앞에 가져다 놓았네?”화들짝 놀란 손미현은 숟가락을 내려놓고 거북 젤리를 다시 밀어냈다.김씨 가문 영감은 더는 앉아있을 수가 없어 지팡이를 짚으며 방으로 들어갔다.“아빠 왜 저러셔?”김성주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누나, 아빠 기분이 안 좋으셔?”김자옥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그를 째려보았다.“여보, 괜찮아.”김성주는 손미현을 보며 웃었다.“먹고 싶은 거 있으면 도우미에게 해달라고 할게. 지금 요리사들이 다 집에 있어서...”“성주야.”김자옥이 싸늘하게 말했다.“오늘 집에 요리사가 많긴 하지만 아버지가 서연이를 위해 준비한 거야. 너희 두 사람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누나, 왜 그래?”김성주는 불만 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리더니 손미현의 손을 잡고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손미현은 가족끼리 싸우지 말고 화목하게 지내야 한다면서 김성주를 달래는 척했다. 그 모습에 화가 난 김자옥은 컵을 냅다 던졌다. 컵이 바닥에 깨지면서 산산조각이 났고 강서연은 급히 다가가 그녀를 위로했다.“어머님, 저런 사람 때문에 화내지 말아요. 몸이 상해요.”“정말 역겨워 죽겠어.”김자옥이 욕설을 퍼부었다.“서연아, 저 꼴이 임신한 꼴 같아?”강서연은 멈칫하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내 생각에 저년 아예 임신하지도 않았어.”김자옥이 냉랭하게 말했다.“또 돈을 뜯어내고 싶은데 임신이라는 핑계를 댄 거겠지. 이제 두고 봐. 며칠 후에 손에 돈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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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8화

“만약 그것까지 생각했다면?”“음... 그 아이가 다른 쓰임새가 있다는 뜻이겠죠.”강서연이 대답했다.“일단 고령의 임산부라 아이를 무사히 낳을 수 있을지 그것도 문제예요. 그리고 손미현이 예전에 우리에게 뭐라 했었던지 기억나요?”최연준도 생각이 났다. 손미현은 미웨이 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여 김중 그룹의 정기 회의에 참석했었다. 회의에서 그녀는 어떤 이들이 맨날 쫓아다녀서 기분이 매우 안 좋다고 얘기했었다.그녀가 말한 어떤 이들은 최연준의 부하들을 가리켰다.최연준은 그제야 모든 걸 깨달았다.“그러니까 아이가 잘못되면 모든 잘못을 우리에게 뒤집어씌우겠다는 거네.”강서연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손미현이 아이를 낳는다면 위험이 아주 컸다. 어쨌거나 아이의 몸에 여진국의 피가 흐르고 있어 유전자 검사만 하면 그녀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고령의 임산부라 합병증 발병률이 남들보다 훨씬 높기에 아이가 건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절대 목숨 걸고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말인데요.”강서연이 덤덤하게 웃었다.“우리가 무사해지려면 요즘은 외숙모를 멀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차 안에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그녀가 고개를 들어보니 최연준이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띤 채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왜... 그래요?”최연준이 갑자기 다가오자 강서연은 그의 가슴팍을 밀어냈다.‘이 남자는 왜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들이대?’“연준 씨, 왜 그래요? 계속 이러면 오늘 밤 밖에서 자요.”“여보...”최연준은 너무도 억울했다.“난 그저 당신을 칭찬하고 싶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무섭게 굴어?”“칭찬요?”“응.”최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당신 분석이 아주 정확했어. 남들은 임신하면 바보가 된다던데 당신은 왜 이리 똑똑해?”강서연의 두 볼이 발그스름해지더니 피식 웃었다. 그녀는 최연준의 볼을 어루만졌다.최연준의 각진 턱은 여전히 멋졌고 특히 날카로운 눈썹과 그윽한 눈빛은 그녀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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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최연준은 전화를 끊고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거실에서 강서연 남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안으로 들여다보니 몇몇 젊은 도우미들이 윤찬의 옆에서 밀크티와 디저트를 챙겨주며 살뜰하게 보살피고 있었다. 도우미들의 눈에서 빛이 날 지경이었다.그 모습에 최연준이 가볍게 웃었다. 윤찬이 예전보다 확실히 많이 변했다. 예전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여 상처를 받고 한밤중에 울면서 누나 집으로 달려와 고자질했었는데 그때 매형인 그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 줬다.그랬던 남자아이가 이젠 윤씨 가문의 어엿한 후계자가 되었다.윤정재는 직접 윤찬을 가르쳤고 함께 데리고 다니면서 길을 펴주었다. 윤찬도 그 기대에 부응하듯 어린 나이에 아주 뛰어난 의학 재능을 보여주었다.2년 앞당겨 의학원을 졸업한 건 물론이고 약 제조와 침술 방면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지금의 윤찬은 앉아있기만 해도 아우라를 뿜었고 움직임 하나하나에 기품이 흘러넘쳤다.“여보.”강서연이 배시시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찬이가 이번에 와서 꽤 오래 있겠대요. 이쪽 의학원에 가서 교수님들의 강의도 듣겠대요.”“문제없어.”최연준이 다정하게 말했다.“처남, 여긴 처남의 집이니까 있고 싶은 만큼 있어도 돼요. 병원에 갈 때면 운전기사와 경호원을 붙여줄게요.”“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요.”윤찬이 웃으며 말했다.“저 혼자 버스 타고 가면 돼요. 이 도시도 좀 구경하고 싶어서 그래요. 어쩌다가 왔는데 제대로 구경해야죠. 아 참, 석진 형이 여기서 여자친구가 생겼다면서요?”“왜요? 처남도 그 광장에 가서 집시 여인을 만나려고요?”윤찬의 두 볼이 순식간에 화끈 달아올랐다.“됐어요. 얘랑 농담 그만 해요.”강서연이 가볍게 웃었다.“찬이가 약과 영양제를 엄청 많이 가져왔어요. 다 엄마 아빠가 준비하신 거래요.”상 위에 상자가 놓여있었는데 안에 윤제 의약에서 개발한 약이 있었다.강서연이 상자를 뒤져보니 몇 개 약병에 최연준이라고 특별히 적혀있었다. 윤정재는 최연준의 항공기 사고 후유증이 다시 재발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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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매형이 사레들렸을 뿐인데도 누나가 얼마나 긴장하는지 좀 봐요.’윤찬은 피식 웃더니 시차 적응을 해야 한다는 핑계로 냅다 줄행랑을 쳤다.그제야 진정한 최연준은 강서연을 보며 웃었다.“장인어른은 여전히 독하시네?”“그러게 말이에요.”강서연은 그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이젠 아빠의 침술을 물려받은 사람도 생겼어요.”최연준의 뇌리에 문득 뭔가 떠올랐다. 윤찬도 의술에 능통하니 언젠가는 쓸 일이 있을 것 같다.“여보.”강서연이 고양이처럼 그의 가슴팍을 파고들었다.“나 졸려요.”“그럼 방에 들어가서 자자.”“걷기 싫어요...”“알았어.”최연준은 강서연의 요구라면 무조건 들어주었다.“내가 안아줄게.”최연준은 강서연을 들어 올리고 위층으로 천천히 올라갔다.“여보, 난 당신이 있고 난 뒤로 다리가 필요 없는 것 같아요.”“그건 안 되지.”최연준이 다정하게 말했다.“대부분은 필요 없지만 딱 필요할 때가 있긴 해.”“그게 언제인데요?”“당신 기분이 안 좋을 때.”최연준이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웃었다.“기분이 안 좋을 때 날 발로 차도 돼.”그는 만점 답안이라고 여겼고 말도 점점 잘한다는 생각에 홀로 뿌듯해했지만 강서연이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여보, 왜 기분이 안 좋을 때가 있을 거라고 해요?”“...”“당신과 함께 있을 때도 기분이 안 좋을 거란 말이에요?”“...”“그럼 내가 왜 당신과 함께 있죠?”최연준은 입을 꾹 다물고 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다그쳤다.“얼른 말해봐요. 내가 왜 기분이 안 좋을 때가 있다는 거죠?”“최연준!”최연준은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버렸다.‘망했어. 오늘 낮잠은 재우지 못했네. 잘 달래주기나 해야겠다.’...손미현은 며칠 동안 집에서 아주 여왕의 대접을 받았다.김성주는 집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절대 손미현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엄포를 내렸다. 심기를 건드렸다간 바로 내쫓겠다고 했다. 이젠 김유정마저도 엄마를 보면 조심해야 했다.그날 손미현이 삼계탕을 먹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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