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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서지현은 유찬혁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양복을 입은 모습이 참으로 멋졌다. 특히 금테 안경을 써서 더욱 지적이고 점잖아 보였고 미간 사이에 카리스마도 넘쳐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피식 웃었다. 더는 거리에서 중상을 입고 초라한 모습으로 쓰러져있었던 그때의 유찬혁이 아니었다. 다친 곳이 다 나았으니 다시 그의 귀한 세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옆에 예쁘고 재능 있는 여자친구도 있었다.

곽보미와 함께 있을 때 유찬혁의 웃음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기쁨이었다. 그 모습에 서지현도 기뻤고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석진의 표정이...

서지현은 웃음을 거두어들이고 숨을 죽인 채 찍소리도 내질 못했다. 요 며칠 아저씨와 함께 지내는 동안 이토록 진지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참 후 서지현이 조심스럽게 떠보듯 물었다.

“아저씨... 왜 절 여기에 데리고 왔어요? 저더러 연예인이 되라고요?”

나석진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고 옆에 앙증맞은 서지현이 서 있다는 걸 떠올렸다.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곽보미가 새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서 그저 보러 온 것이었다.

“아저씨.”

서지현은 기분이 쓸쓸해졌지만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았다.

“보미 언니에게 인사하러 안 가요? 우리가 여기에 이렇게 오래 서 있었는데도 우릴 보질 못했어요.”

나석진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인사?’

만약 예전의 성격이었더라면 곽보미와 유찬혁이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달려가서 갈라놓고 적어도 유찬혁이 좋아하는 꼴은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고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평온했다. 곽보미가 행복한 웃음을 짓는 모습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밀크티 엄청 단가 보네? 찬혁 씨가 사준 것이니까 더 달게 느껴지겠지.’

단 걸 입에 대지도 않았던 최연준은 강서연이 만든 쿠키나 케이크는 아주 즐겨 먹었다.

나석진의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 두 사람을 축복하는 것 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었다.

“아저씨?”

서지현은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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