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731 - 챕터 740

1660 챕터

제731화

김자옥이 그를 힐끗 보았다.‘손미현 부하들은 참 충실하구나. 설마 자기 주인이 다시 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예전에 손미현이 이사회에 있을 때도 김자옥은 이 파를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 손미현이 교만해진 것은 모두 김성주 덕분이다.이제 그녀가 이사회에도 없는데 나머지 사람들이 어떻게 뛰어다닐 수 있는가?“흥.”김자옥이 콧방귀를 뀌었다.“그럼 당신은 또 무슨 근거로 관중이 무조건 싫어한다고 생각합니까?”그 사람이 대답하지 못하자 김자옥은 또 다른 데이터를 제시하였는데 여러 차례 시장 조사를 거쳐 만든 보고서다.데이터 평가를 보면 이 영화는 대중적이지 않지만 효과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고 적어도 국제상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더군다나 우리 회사에는 연기대상을 받은 스타들이 많이 소속되어 있고 천재 감독 곽보미도 있습니다. 곽보미 씨 이력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최근에 컨디션이 워낙 좋아 이 영화를 찍는 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김 대표님. 배우가 많다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다시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나석진과 주아는 오성에서만 영향력이 있지, 영국 그리고 유럽 시장을 지키려면 현지 스타를 뽑아야 합니다.”“두 가지 버전을 만들라고요?”그 사람은 목을 움츠리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이사회 사람들은 귓속말하면서 두 버전의 비용이 두 배 이상 늘어난다고 생각했다.“김 대표님.”그 사람은 또 웃으면서 말했다.“지난번 주아가 유럽 시장에 진출했을 때 인생의 워털루에 의해 참패하지 않았나요?”김자옥의 안색이 변했다.이사회에는 생각이 바뀐 사람이 점차 늘어나면서 일부는 이에 동의했다.“맞아요. 주아는 안 됩니다. 게다가 이번에 곽 감독님이 찍는 것은 장르가 예술영화인데 그걸로는 돈을 벌 수 없어요. 왜 돈버는 상업영화를 찍지 않습니까?”“곽 감독님이 전에 흥행작을 몇 편 찍어서 돈을 많이 벌지 않았나요?”“맞아요. 상업영화를 찍어야 합니다.”이 사람들은 말 한마디마다 김자옥의 인내심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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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말을 너무 쉽게 하는 것 같은데 비용은 최씨 가문에서 지원할 것입니까?”최연준이 눈을 가늘게 떴고 눈 밑에서 한기가 솟아올랐다.이사회에서는 파계가 복잡하여 일부분은 최연준은 성이 김씨가 아니라 최씨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 불만이 있다.“어진 엔터테인먼트의 주식 절반 가까이가 최씨 건데 당신이 이 돈을 내고 싶은가요?”“그게...”최연준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었다.그때 회의실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곧이어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렸다.“이 돈은 우리가 투자할게요.”김자옥과 최연준은 동시에 어안이 벙벙했다.김성주가 서 있었고 그 옆에 손미현이 있었다. 그녀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고 김자옥을 바라볼 때 약간의 도발적인 눈빛을 띠고 있었다.이사회 사람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네가 여기에 왜 왔어?”김자옥이 일어나서 경비원을 불러 그녀를 데려가려고 하는데 손미현이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소리 질렀다.“뭐 하는 거예요? 우리는 영화에 투자하러 왔는데 대표님께서 이 돈을 포기할 것입니까?”김자옥은 그녀를 차갑게 쳐다보고 또 김성주를 노려보았다.“제가 이사회에서 쫓겨났지만 제 남편은 여기에 설 자격이 있어요!”손미현은 일부러 김성주의 슈트를 정리해 주고 냉소했다.“안 그래요, 형님?”김자옥은 심호흡하고 말을 하지 않았다.상대가 날뛰고 오만할수록 그녀는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다.왜냐하면 사람이 부풀어 오르면 결점도 다 드러나기 때문에 그때는 반드시 한 방에 맞을 수 있다.“맞아.”김자옥은 조용히 최연준에게 눈치를 주고 또 손미현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성주는 이사회에 올 자격이 있지. 그럼 너희들은 이 영화에 어떻게 투자할 생각인데?”손미현은 드디어 자신이 기세등등해질 때가 왔다고 느꼈다.“1억 유로를 투자할게요!”...최연준은 서재에서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강서연이 컵을 들고 들어갔는데 그는 받아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이 시간에 커피 마시면 안 돼요!”강서연이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이미 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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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에는 틀림없이 속사정이 있을 것이고 김성주도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갑자기 기획사를 차리고 1억 유로를 쏟아내는 건 정상이 아니에요.”강서연이 입술을 깨물며 속삭였다.“보미 씨한테는 내가 먼저 연락해서 영화 찍지 말라고 해야겠어요. 이 일은 나중으로 미뤄야 해요! 그리고 여보, 그 미웨이 엔터테인먼트는 철저히 조사해 주세요!”최연준은 웃으며 컴퓨터에 두 번 클릭하자 미웨이 엔터테인먼트의 자세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강서연은 어안이 벙벙했다.“여보, 이미 시키기 전에 다 했습니다!”강서연이 자세히 보니 미웨이 엔터테인먼트의 자본금은 많지 않았고 연예인은 더더욱 없었다. 회사 전체가 법인 대표, 매니저, 그리고 재무 직원 한 명뿐이었다.“법인 대표는 외삼촌이에요.”강서연은 눈살을 찌푸렸다.“연준 씨, 회사에 무슨 일이 생기면 외삼촌이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해요.”“응.”“이건 정상적인 회사가 아니라 페이퍼컴퍼니 같아요!”최연준은 가볍게 웃으며 컴퓨터를 닫았다.“됐어,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내가 같이 자러 갈게.”“여보...”강서연은 그의 목을 끌어안고 말했다.“요즘 태동이 너무 심해서 허리가 너무 뻐근해요.”최연준은 그녀를 침실로 안고 들어가서 침대에 눕히고는 살며시 허리를 주물렀다.강서연은 또 덥다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소리를 질렀다.남자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었다.강서연은 조금 실망했다.그녀가 임신한 이후로 한쪽에는 시어머니 한쪽에는 어머니가 모두 그녀를 빤히 지켜보고 있는데 이것도 먹지 못하게 하고 저것도 만지지 못하게 한다.심지어 아이스크림은 블랙리스트에 추가되었다.영국에 도착한 후 김자옥은 이 블랙리스트에 따라 최연준에게 강서연의 식사를 잘 챙겨 달라고 명령하였다.강서연은 예전에 먹던 라면, 튀김, 마라탕이 당겼지만 이미 몇 달 동안 이런 것들과 연을 끊었다.그녀는 입을 꾹 다물고 옆으로 몸을 돌려 잠을 잘 준비를 했다.최연준이 그녀를 달랬지만 작은 여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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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내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이 조금도 억울하지 않았으면 좋겠어.”...김자옥은 상황을 지켜보며 손미현이 던진 1억 유로 투자금을 받지도 않고 반대하지도 않았다.그녀는 손미현이 스스로 실마리를 드러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그리고 최연준 역시 어머니의 일관된 태도를 고수하며 말을 아끼고 상대를 끌고 가다가 인내심을 잃게 되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특히 그가 육경섭의 전화를 받은 후에 말이다.“지난번에 조사하라고 한 그 사람을 찾았어요!”“네.”최연준이 목소리를 낮추었다.“무슨 상황이에요?”육경섭의 세력이 맨체스터에 있지는 않지만 예전에 같이 놀던 친구가 해외에서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알아낼 수 있었다.“맨체스터에서 활동하는 사람 중 날카롭고 잠긴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있다고 했잖아요? 바로 오징국이에요!”“뭐라고요?”최연준은 하마터면 커피를 한 모금 뿜을 뻔했다.“하하하, 다들 모두 그 사람을 이렇게 부른다고 해요!”육경섭이 웃으며 말했다.“그 사람의 본명이 여진국인데 오성 사람이었다가 나중에 런던으로 갔고 런던에서 잘 안되어 다시 맨체스터로 왔어요... 나쁜 짓을 모두 해놓고 최근에는 또 돈세탁 같은 것을 하는 것 같아요!”최연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으로 생각을 정리했다.“그 돈은 어디서 났어요?”“더러운 돈이요? 어떻게 왔겠어요! 그 사람은 여자한테 빌붙어서 부귀영화를 누렸어요!”최연준은 미간을 찌푸렸다.“경섭 씨는 보통 돈세탁을 어떻게 해요?”“저는 일찌감치 손을 뗐어요. 저를 끌어들이지 마세요!”육경섭은 마른기침을 두 번 했다.“돈세탁하는 방식이 얼마나 많은데요... 투자하는 거죠! 더러운 돈을 투자하면 벌어들인 돈은 깨끗하잖아요!”“그래요?”투자?그럼 영화에 투자하는 것도 그중 하나겠네?최연준의 마음속에 즉시 이질적인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서지현은 별장에서 여러 날을 묵었다.제임스가 이곳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안전하다고 느꼈다.아쉽게도 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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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너 거기서 멍하니 서 있기만 할 거야?”손미현은 뒤돌아서서 서지현을 차갑게 쳐다봤다.“새로 왔어? 차를 끓이고 다과를 가져와야지.”서지현은 지나치게 빠른 심장박동을 억누르고 돌아서 부엌으로 가서 다과를 준비했다.그녀는 일부러 머리를 숙여 손미현이 자신을 보지 못하게 했다.손미현은 그녀를 한 번 흘겨봤는데 그녀가 돌아서는 순간 그 밤색 긴 머리가 눈에 띄었다.잠시 머뭇거리다가 계속해서 위로 올라갔는데 때마침 방에서 나오는 강서연과 마주쳤다.“서연아!”강서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했고 웃음에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다.“외숙모께서 여긴 웬일이에요?”“일이 없으면 오지도 못하는 거야?”강서연의 표정은 하마터면 변할 뻔했다. 갑자기 찾아온다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서연아, 요즘 배가 많이 나와서 걷는 것도 불편하지?”손미현이 팔짱을 끼려고 하자 강서연이 슬쩍 피했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손미현의 웃고 있던 얼굴이 굳어졌다.자신이 오늘 그녀에게 인사하러 온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 손미현은 말투가 당당해지기 시작했다.“서연아, 이사회에서 있었던 일을 들었겠지? 드디어 우리 집 유정이의 미래가 보이는 거 같아! 맞다, 너랑 곽 감독님이랑 친하다며? 저번에 곽 감독님이 우리 집 유정이를 직접 거절했다고 들었어. 네가 곽 감독님께 앞으로 우리 유정이 잘 부탁드린다고 말해줘.”강서연은 그녀를 보며 소인배가 뜻을 이루어 득세하다가 무슨 말인지 깊이 이해했다.“알겠어요. 유정이는 재주도 많고 외모도 출중해서 여주인공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하지만...”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외숙모께서 1억 유로를 투자하지 않았더라면 이 영화는 유정이를 캐스팅하지 못했을 거예요! 외숙모께서 돈이 이렇게 많으실 줄 몰랐어요. 저한테도 돈 버는 법을 가르쳐줄 수 없을까요? 저도 여기에 관심이 많아요!”손미현은 바로 안색이 바뀌었다.강서연이 무심코 던진 말에 손미현의 아픈 곳을 세게 찌를 줄은 몰랐다.“돈을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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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화

검은 포도처럼 커다란 두 눈이 순식간에 빛을 잃더니 두려움이 스쳐 지나갔다.“서연 언니... 저 여자가 누군지 알 것 같아요.”...6월의 맨체스터 날씨는 비가 많이 내려 습했다. 여름이 가까워졌지만 기온이 높지 않았고 밤공기가 여전히 쌀쌀했다.최연준은 얇은 카디건을 가져와 창가에 서 있는 강서연에게 걸쳐주고는 뒤에서 살포시 끌어안았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강서연이 시선을 거두어들이고 그를 돌아보았다.“연준 씨, 지현이 말이... 다 사실일까요?”최연준의 눈빛이 삽시간에 어두워졌다.강서연은 오늘 손미현이 찾아온 일과 서지현이 납치당한 날에 겪었던 일을 최연준에게 말했다.“그날 지현이가 눈이 가려져 있었지만 소리를 정확하게 들었대요. 손미현이 한국어를 한 게 아주 인상 깊었대요.”최연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손미현과 여진국이 그렇고 그런 사이이고 김성주는 아무것도 모르고 까맣게 속고 있다는 말인데...이 일이 드러나게 되면 김성주는 돈과 사람 모두 잃게 되고 누구보다도 큰 상처를 받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라 김씨 가문 전체가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연준 씨...”최연준의 감정 기복을 느낀 강서연은 작은 손으로 그를 껴안고 가슴팍에 기댔다.“아직은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말아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강서연이 낮은 목소리로 위로를 건넸다.“삼촌과 외숙모가 그래도 부부로 오랜 시간 함께 지냈는데 아무런 정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돼요. 그리고 외숙모가 그럴 만한 배짱도 없다고 생각하고요...”“그럴 리가 없다고?”최연준이 냉랭하게 웃었다.“허, 그 여자 그동안 우리 삼촌을 이용하여 돈을 많이 뜯어냈어. 우리 삼촌 이름을 걸고 사업도 많이 말아먹었고... 인제 드디어 그 이유가 뭔지 알았어. 여진국에게 줬던 거야. 김씨 가문의 돈을 훔쳐서 애인을 먹여 살린 거지.”강서연은 그의 손을 꼭 잡았다.“연준 씨, 일단 진정해요.”그녀가 최연준을 보며 말을 이었다.“지현이가 그러는데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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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7화

이튿날 나석진은 문 앞에 서 있는 서지현을 보고 너무도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도련님.”연미복 차림의 영국 집사가 예의 바르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저희 도련님께서 앞으로 써니 아가씨를 이곳에 묵게 하면서 써니 아가씨의 안전을 석진 도련님께 맡긴다고 하셨습니다.”나석진은 한참 동안 어안이 벙벙했다.오늘 아침잠이 덜 깬 채 비몽사몽인 상태로 강서연의 전화를 받았다. 서지현이 강서연의 집에서 살면 안전하지 않다는 둥, 곧 큰일을 할 게 있으니 서지현을 잘 지켜야 한다는 둥 이런 소리를 잠결에 들은 것 같았다...그때까지만 해도 나석진은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 하여 강서연이 서지현을 그에게로 보내겠다고 할 때 대충 알겠다고 대답했었다. 그런데 진짜로 눈앞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잠깐만요!”영국 집사를 잡으려던 나석진은 제대로 잡지 못해 하마터면 서지현과 부딪칠 뻔했다.서지현은 캐리어를 끈 채 쭈뼛쭈뼛하며 서 있었다. 나석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표정과 달리 손은 이미 그녀의 가방을 들어주고 있었다. 잠시 후 그는 호텔 직원에게 방 하나를 더 잡으라고 했다.“방 카드야.”나석진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이 방에서 지내.”서지현이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매일 청소하러 오는 사람이 있고 아래층에 뷔페가 있으니까 먹고 싶은 거 다 먹어도 돼. 방 카드만 종업원에게 보여주면 돼.”“네.”“부족한 게 있으면 나에게 말하고.”아무 생각 없이 튀어나온 말에 나석진은 기침을 두 번 하고는 다시 강조했다.“그러니까 내 말은... 너 아직 신분이 없어서 내 이름으로 방을 잡은 거거든. 혹시라도 네가 프런트에 전화해서 주문할 때 네 주민등록증이라도 검사할까 봐 그래. 그러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나에게 말해. 내가 프런트에 연락해서 가져다주라고 하는 게 더 편해.”“네, 알았어요.”서지현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머뭇거리며 말했다.“아저씨... 저 그게 필요한데...”나석진이 눈살을 찌푸렸다.“뭔데?”“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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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음... 닮지는 않았어요.”서지현이 진지하게 말했다.“아저씨, 목걸이는 참 예쁜 물건이에요.”“뭐야? 내가 안 예쁘다는 소리야?”나석진은 인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비록 예쁘다는 말이 그와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한국 연예계에서 공인한 미남인 건 사실이었다. 국민 첫사랑이라는 타이틀이 괜히 생겨난 건 아니었다.“아니, 그게 아니라요.”서지현이 다급하게 말했다.“그럼 무슨 말이야? 목걸이가 예쁜 물건이라며.”“아저씨가 안 예쁘다는 게 아니라.”서지현이 웃으며 말했다.“물건이 아니라는 말이에요.”“서지현!”한국어가 서툰 혼혈인이라기에는 한국어를 너무 잘했다....새 영화가 준비 단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지만 곽보미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강서연은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온 채 절망적인 눈빛으로 커피숍에 앉아있는 곽보미를 본 순간 미안함이 밀려왔다.“서연 씨, 그냥 사람 바꾸면 안 돼요?”곽보미가 울상을 지었다.“이 김유정은 대체 뭐예요? 대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건 그렇다 쳐도 희로애락 표정이 다 똑같아요. 나 그냥 천재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포기할게요. 내가 무슨 천재예요? 이런 사람 하나 가르치지도 못하는데.”강서연은 참다못해 웃음을 터트렸다. 예전에 성설연도 그녀를 이 정도까지는 미치게 하지 않았다.“보미 씨, 조금만 더 참아요.”강서연은 곽보미가 가장 좋아하는 치즈 케이크와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다.“김유정은 진짜 배우가 되고 싶어 해요.”“뭐라고요?”곽보미는 강서연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4컷의 사진을 한 장에 담은 사진이었는데 전부 김유정의 얼굴이었다.강서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왜 똑같은 사진을 네 장이나 보여줘요?”“허. 똑같은 거 아니에요.”곽보미가 냉랭하게 웃었다.“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연기한 네 가지 다른 장면이에요.”강서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떴다.‘분명 다 같은 표정인데?’“주아 씨였더라면 네 개의 다른 표정을 연기하는 건 물론이고 신마다 아주 조금씩 다른 표정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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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당신은...”최연준은 그녀의 배를 어루만지며 다정하게 웃었다.“아들을 무사히 낳기만 하면 돼.”“네.”강서연도 따라서 히죽 웃었다.“우리 아이가 태어났을 때 이 골치 아픈 일들이 전부 다 해결됐으면 좋겠어요.”“꼭 그렇게 될 거야. 여보, 겉으로 절대 티를 내선 안 돼, 알겠지? 보미 씨에게도 귀띔해 줘. 잠시만 김유정을 참고 견디라고.”“나 다 알아요.”강서연은 또 문득 뭔가 떠올랐다.“아 참, 여보. 손미현이 그 남자와 거래한 계좌를 반드시 알아내야 해요. 그게 가장 중요한 증거예요.”최연준은 그녀를 다정하게 쳐다보더니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했다.“알았어, 여보.”...손미현은 요 며칠 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자꾸만 밀려왔고 안절부절못했다. 그녀가 김유정에게 물었다.“유정아, 엄마 마음이 너무 불안해. 왜 이러지?”팩을 붙이느라 여념이 없었던 김유정은 손미현의 말에 대꾸하지도 않았다. 그러자 손미현이 바로 짜증을 냈다.“내가 지금 말을 하고 있잖아. 왜 무시해? 아직 유명한 연예인이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잘난 척하는 거야? 네가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게 다 누구 덕인데!”“아이고, 그만 좀 해요. 다 엄마 덕이에요. 됐죠?”김유정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마음이 불안한 건 뭔가 안 좋은 일이 터지려고 그러나 보죠.”“꺼져!”손미현은 가뜩이나 기분이 별로인데 이런 말까지 들으니 더욱 화가 나 슬리퍼를 들고 김유정을 때리려 했다. 그러다가 하마터면 그녀의 얼굴을 다치게 할 뻔했다.김유정은 엄마가 억지를 부린다면서 한참 동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자기 방으로 쏙 들어갔다.손미현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대체 언제부터 이런 증상이 나타났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우며 가끔 헛구역질도 났다...‘그래! 그날 강서연의 집에 다녀오고 나서부터야.’손미현은 잠깐 움찔하다가 머릿속에 문득 서지현의 갈색 곱슬머리가 스쳐 지나갔다. 그 도우미의 얼굴이 한 번 보면 잊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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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손미현은 집에 있는 차도 운전하지 않고 길거리까지 걸어 나가서 택시를 탔다. 가는 길 내내 그녀는 마음이 초조했고 여진국네 집 근처에 도착해서야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택시는 여진국의 집 밑까지 들어가지 않고 길모퉁이에 멈췄다. 두 사람은 그동안 늘 이렇게 움직였다.사람들의 눈과 귀를 피해 차에서 내린 후에도 한참 동안 걸었다. 그런데 오늘 조용한 골목길을 돌았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순간 움찔한 손미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골목길을 달렸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 자꾸만 바짝 따라오는 것 같았다.그녀가 돌아보자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다시 앞으로 가면 발걸음 소리가 뒤에서 아주 선명하게 들렸다. 손미현은 잠깐 멈췄다가 눈알을 굴리더니 다른 골목으로 돌아서 여진국의 아파트로 황급히 들어갔다.따라오는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키를 꺼내 문을 열었다. 그런데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눈 앞에 펼쳐진 야릇한 광경에 그녀는 혈압이 마구 치솟았다.여진국이 두 백인 여자와 소파 위에서 마구 뒹굴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손미현이 그에게 사준 튀르키예 양털 카펫을 깔고 있었다.“으악! 이 X놈, X새끼야!”손미현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옆에 있던 꽃병을 냅다 던졌다. 한창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터라 그들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그중 한 백인 여자가 머리를 맞았는데 피부가 째지면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다른 한 여자는 겁에 질린 나머지 옷도 입지 못하고 미친 듯이 뛰쳐나갔다.여진국은 손미현의 목을 잡고 벽 쪽으로 몰아붙였다. 곧이어 방안에서 히스테릭한 울음소리, 싸우는 소리, 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족히 30분 넘게 이어지고 나서야 겨우 멈췄다.여진국은 부하에게 들어와서 방을 정리하라고 했다. 손미현은 얼굴이 시퍼렇게 멍들고 퉁퉁 부은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여진국의 얼굴에도 할퀸 핏자국이 여러 개 생겼다.손미현이 던진 꽃병에 맞아 머리를 다친 백인 여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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