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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화

검은 포도처럼 커다란 두 눈이 순식간에 빛을 잃더니 두려움이 스쳐 지나갔다.

“서연 언니... 저 여자가 누군지 알 것 같아요.”

...

6월의 맨체스터 날씨는 비가 많이 내려 습했다. 여름이 가까워졌지만 기온이 높지 않았고 밤공기가 여전히 쌀쌀했다.

최연준은 얇은 카디건을 가져와 창가에 서 있는 강서연에게 걸쳐주고는 뒤에서 살포시 끌어안았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강서연이 시선을 거두어들이고 그를 돌아보았다.

“연준 씨, 지현이 말이... 다 사실일까요?”

최연준의 눈빛이 삽시간에 어두워졌다.

강서연은 오늘 손미현이 찾아온 일과 서지현이 납치당한 날에 겪었던 일을 최연준에게 말했다.

“그날 지현이가 눈이 가려져 있었지만 소리를 정확하게 들었대요. 손미현이 한국어를 한 게 아주 인상 깊었대요.”

최연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손미현과 여진국이 그렇고 그런 사이이고 김성주는 아무것도 모르고 까맣게 속고 있다는 말인데...

이 일이 드러나게 되면 김성주는 돈과 사람 모두 잃게 되고 누구보다도 큰 상처를 받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라 김씨 가문 전체가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

“연준 씨...”

최연준의 감정 기복을 느낀 강서연은 작은 손으로 그를 껴안고 가슴팍에 기댔다.

“아직은 나쁜 쪽으로 생각하지 말아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강서연이 낮은 목소리로 위로를 건넸다.

“삼촌과 외숙모가 그래도 부부로 오랜 시간 함께 지냈는데 아무런 정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돼요. 그리고 외숙모가 그럴 만한 배짱도 없다고 생각하고요...”

“그럴 리가 없다고?”

최연준이 냉랭하게 웃었다.

“허, 그 여자 그동안 우리 삼촌을 이용하여 돈을 많이 뜯어냈어. 우리 삼촌 이름을 걸고 사업도 많이 말아먹었고... 인제 드디어 그 이유가 뭔지 알았어. 여진국에게 줬던 거야. 김씨 가문의 돈을 훔쳐서 애인을 먹여 살린 거지.”

강서연은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연준 씨, 일단 진정해요.”

그녀가 최연준을 보며 말을 이었다.

“지현이가 그러는데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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