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271 - 챕터 280

2042 챕터

제271화

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이 거물들이 다 지훈 씨 때문에 온 거라고요?'게다가 이한승이라면, S시의 갑부가 아니던가. 이런 대단한 사람이 한지훈 때문에 강씨 집안을 돕는다니. 이건 대놓고 길정우네 집안과 맞서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거나 다름없었다.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한지훈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대체 한지훈은 뭘 숨기고 있는 걸까?한민학과 친구라고 했을 때는 같은 직군이라 특별 대우를 했겠거니 싶었다. 그러나 이한승과도 인연이 있다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강우연은 바보가 아니었다. 그녀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강문복을 바라보았다."큰아버지, 사실은 저도 잘 몰라요. 지훈 씨가 말해주지 않았거든요."그 말을 들은 강문복이 웃으며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오면 어찌 된 일인지 물어보자꾸나."강학주와 서경희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들도 퍽 의심스러운 눈치였다.강학주가 물었다."형님, 이한승 회장이 친히 사람을 보내 우리 강운그룹과의 협력 의사를 전했다는 게 정말입니까? 게다가 그게 한지훈 때문이라고요?"강문복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니까. 그래서 확인차 어르신이 우리를 보낸 거 아니겠어. 만약 한지훈이 정말 그분과 특별한 사이라면, 이 소중한 기회를 잘 이용해야지, 안 그래?"그러자 미간을 잔뜩 찌푸린 서경희가 중얼거렸다."권력도 힘도 다 잃은 무능한 녀석에게 그런 재주가 있을 리 없잖아. 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이지."비록 입으로는 이렇게 말했으나 가슴이 두방망이질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사실 그녀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인형을 갖고 놀던 한고운이 사람들한테 다가왔다. 조막만 한 머리를 갸웃거린 아이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아빠는 대단한 사람이에요. 엉첨나게 큰 건물도 샀고 나쁜 사람들도 쫓아냈어요. 그런 식으로 말씀하지 마세요..."그러자 기분 나쁜 티를 내며 눈살을 찌푸린 서경희가 비아냥거렸다. "네가 뭘 안다고 그래, 이 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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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화

"그것참 아쉽게 됐군. 우리도 어르신이 잘 알아보라고 하셔서 온 거야. 볼일 끝났으니 우린 이만 가봐야겠어."곧바로 태세를 전환한 강문복은 바로 강희연을 데리고 이곳을 벗어났다. 불과 2분 사이에 그의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강학주가 그들을 배웅하려 했으나 서경희가 차가운 목소리로 제지했다."당신이 가서 뭐 하게? 배웅이라도 해주려고? 저 사람들 표정 안 보여? 그냥 여기 있어!"서경희가 한지훈을 향해 고개를 홱 돌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비웃었다."능력은 변변찮으나 이번 일은 잘 해결했다. 더는 이 일로 따지지 않으마. 하지만 3일 뒤면 길정우 중장의 진급 축하 연회가 열린다는 걸 잊지 말거라. 길씨 가문과의 문제는 해결했어? 우리한테 피해를 주면 가만있지 않겠어!""맞아, 아직 제일 중요한 문제가 남았다고. 한지훈, 해결 못 할 거 같으면 고분고분 사죄드리러 가는 게 어때?"강신도 맞장구를 쳤다.한지훈이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마음 놓으세요. 잘 해결될 겁니다."짧게 코웃음 친 서경희가 몸을 돌렸다.강우연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강학주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어 강학주도 서경희를 따라 병실을 벗어났다.이제 병실에 남은 사람이라곤 한지훈과 강우연, 그리고 옆에 앉아 장난을 치고 있는 한고운뿐이었다.강우연이 다시 한번 물었다."정말 이한승 회장님과 아무 사이 아니에요?"강우연을 자리에 앉힌 한지훈이 대답했다."특별할 거 없는 사이야. 자꾸 이상한 상상 하지 말고, 이리 와서 내가 깎아주는 사과나 먹어.""아빠, 나도 사과 먹고 싶어."장난감을 품에 안은 아이가 한지훈의 품에 덥석 안겼다.부드럽게 미소 지은 한지훈이 아이의 코를 아프지 않게 쥐었다."그래, 우리 딸한테도 깎아줘야지."늦은 저녁 용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용일이 예의 바르게 입을 열었다."총사령관님, 일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직접 오셔서 확인하시겠습니까?"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강우연을 흘끔거린 한지운이 대답했다."알았어. 곧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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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사람들이 불안과 의혹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용일은 성큼성큼 회의실로 들어섰다. 몸에 두른 살기가 회의실의 공기마저 무겁게 짓눌렀다.그는 이곳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자신의 살기를 거침없이 내뿜었다. 덕분에 방 안의 사람들은 몸을 벌벌 떨며 입을 조개처럼 다물고 있어야 했다.이윽고 사람들의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날카로운 분위기만으로도 그가 절대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용일이 싸늘한 시선으로 주변을 훑어보았다. 그러나 그도 착석하는 대신 정도현의 반대편에 섰다."용일이라고 합니다. 절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알면 그만이니까요."그러자 용일에게 바싹 다가간 정도현이 사람들의 정보가 적힌 파일을 공손하게 건넸다.무표정하게 자료들을 훑어본 용일이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당신들을 이 자리에 부른 건, 길씨 가문과의 협력을 중단하라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헛숨을 들이켰다.어떤 이들은 화를 내며 책상을 내려쳤다. 그 중 한 사람이 정도현에게 손가락질했다."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우리를 부른 게 저런 이유 때문이라고? 정체도 불분명한 자의 말 한마디에 길 씨길 씨 집안과의 협력을 끊으라니. 당신 미쳤어? 3일 뒤면 길정우가 군단장이 되는 것도 몰라?"한 사람이 반박하자 모두 맞장구를 쳤다."오늘 일은 절대 좌시하지 않겠어. 따로 해명하지 않는다면 당장 길정우 중장에게 보고할 테니 당신이 알아서 책임져!""뭐 이런 개판이 다 있나. 모두 이만 물러가자고."방금 항의했던 중년 남성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가 문을 향해 걸어가는 도중, 굉음과 함께 회의실 문이 벌컥 열렸다. 그 남성은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의 미간에 총이 겨눠진 것이다.문밖에는 이미 중무장한 군인 수십 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모든 이들의 총구가 그 남성에게 향했다.제 이마에 총을 겨눈 자의 차림새를 슬쩍 곁눈질한 남성이 다시 한번 경악했다. 그 군인의 직급은 다름 아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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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용일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좋은 질문이군요. 그렇지만 그 집안이 제게 실수를 한 건 아닙니다."자신들이 오해했겠거니 싶었던 사람들은 그제야 안도했다."길씨 가문은 제 형님, 즉 저희 보스의 눈 밖에 난 겁니다."그러나 이어지는 말을 들은 이들은 또다시 놀란 심장을 부여잡아야 했다. 그들의 얼굴은 아예 공포로 물들었다.용일은 좌중에 폭탄을 던진 거나 다름없었다.'길씨 가문에서 이 집단의 보스를 건드렸다고?'현재 중장이 문밖에서 경호하고 있었으니,회의실에 있는 용일은 대장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그의 형님이라는 자의 직급은 대체 어느 정도란 말인가?그야말로 미칠 노릇이었다. 길씨 가문이 그런 보스의 눈 밖에 나다니.사람들은 호흡조차 제대로 내뱉지 못했다. 이걸 어떻게 대처해야 한단 말인가.용일이 언급한 보스라는 사람은 대단한 권력을 손에 거머쥔 높으신 분이 틀림없었다. 그런 사람의 미움을 사는 건 어리석은 짓이었다."선생님, 혹 직책을 여쭈어도 되겠습니까?"겨우 용기를 낸 누군가가 물었다.그러자 용일이 덤덤하게 대답했다."용국 북양구 장군, 용일입니다."그의 말이 떨어지자,회의실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나름 이 지방에서 알아주는 거물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용일에게 무릎을 꿇었다.사람들은 바닥에 머리를 파묻을 기세로 고개를 조아리며 벌벌 떨어야 했다.북양구 출신이었다니! 용국 북양구의 장군이라니!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보스는 현재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용국 북양구 최연소 총사령관일 터였다.드디어 보스의 정체를 알아낸 사람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북양구 총사령관이 이곳 오군에 납시셨다니.당연하게도 길 씨 집안은 북양구 총사령관의 미움을 산 것이다. 자그마치 삼십만 명의 군인을 통솔하는 사람이었다...이 지방의 거물들도 그에게는 한낱 개미나 다름없는 존재들이었다. 평소라면 한껏 거들먹거리며 존재감을 뽐냈을 이들은 아직 도착하지도 않은 총사령관을 향해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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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슬쩍 고개까지 들어가며 총사령관의 얼굴을 확인하려 애썼다.그러나 캐주얼 차림으로 태연하게 상석에 자리한 남자를 마주한 그들은 벙찔 수밖에 없었다.이 사람이... 소문으로만 듣던 북양구 총사령관이라고?이렇게 평범한 차림으로 나타나도 되는 건가?적어도 화려한 청색 무늬 전포쯤은 입어줘야 하지 않나?그런데 이 사람, 어딘가 낯익었다."한지훈? 한씨 가문의 마지막 생존자, 한지훈?"무릎을 꿇고 있던 이들 중, 한지훈의 정체를 눈치챈 자가 그를 가리키며 경악했다.상석에 앉은 한지훈이 팔짱을 끼며 좌중을 훑어보았다. 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바로 그 순간, 허리춤에서 총을 뽑아 든 용일이 그 사람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탕, 귀를 찢는 소음과 함께 그 사람이 피 웅덩이 속에 털썩 쓰러졌다."총사령관님께 불경한 죄, 죽음으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차갑게 일갈한 용일이 다시 총을 거뒀다.혼비백산한 사람들은 바닥에서 몸을 덜덜 떨어댔다.그들은 현재 패닉상태에 빠졌다. 한지훈이 정말 북양구 총사령관이라고? 믿기지 않는 현실에 정신이 아득해졌다.그렇다면 길씨 가문의 운명은 어찌 된단 말인가? 상상만으로도 아찔했다.상석에 앉은 한지훈은 바닥에 엎드려 있는 사람들을 무감하게 쳐다보았다. 이어 싸늘한 목소리가 회의실에 울려 퍼졌다."내 요구는 하나다. 3일 뒤, 길씨 가문 길정우의 진급 연회에서 그 집안과 일체 협력을 중단할 것을 선포하도록. 할 수 있겠나?"다들 머리를 조아리느라 정신이 없었으니,한지훈의 명령을 거역할 수 있을 리 없었다.그들은 고장 난 인형처럼 고개를 끄덕였다."예예, 잘 알겠습니다. 반드시 총사령관님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그제야 한지훈이 살벌한 기운을 누그러뜨리며 말했다."여러분들의 도움은 절대 잊지 않겠다. 이 일이 끝나면 이한승이 협력을 제안할 거다."말을 마친 한지훈은 바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용일이 곧바로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정도현은 마침내 제대로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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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말을 마친 강우연이 떠날 준비를 했다. 한지훈은 그녀를 회사에 데려다줄 수밖에 없었다.집에 돌아온 그는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기로 마음먹었다.요 며칠 아이가 놀이공원을 부르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온라인으로 티켓을 구매한 한지훈은 아이를 데리고 오군에서 규모가 가장 큰 놀이공원으로 향했다.화려한 놀이공원을 쭉 훑어본 아이는 좋아서 방방 뛰었다. 행복한 미소를 지은 아이가 한지훈의 볼에 뽀뽀했다."아빠,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아이의 오뚝한 코를 툭 건드린 한지훈이 말했다."가자, 아빠랑 신나게 놀아야지!""와아-"한고운이 잔뜩 신나서 작은 손을 파닥거렸다.두 사람은 곧 인파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었다.한 시간 뒤, 두 사람은 휴식 구역에 들어섰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춘 한지훈이 말했다."고운아, 여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야 해? 아빠가 아이스크림 사 올게."아이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는 귀여운 토끼 머리띠를 하고 있었다.옅게 미소 지은 한지훈은 옆에 서 있던 아주머니에게 잠시 아이를 지켜봐 달라고 부탁한 뒤 편의점에 들어갔다.바로 이때, 손에 문신을 새긴 젊은 남성 두 명이 두리번거리며 아이에게 다가갔다. 다짜고짜 아이를 번쩍 안아 든 두 사람은 재빨리 도망쳤다.기겁한 한고운은 힘껏 소리치며 반항했다."아빠! 아빠!"지켜보던 아주머니도 혼비백산하며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아이가... 아이가 유괴됐어요!"그 소리를 들은 한지훈은 아이스크림을 내팽개치고 달려왔다. 아주머니가 절박하게 외쳤다."검은 옷을 입고 선캡을 쓴 남자 두 명이 당신의 아이를 데려갔어요! 손에는 문신도 있었고요..."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한지훈이 씨근덕거렸다. 남자들이 사라진 방향으로 달려갔지만 사람들이 하도 많아 작은 단서조차 찾을 수 없었다. 아이를 유괴한 두 사람은 그렇게 사람들 틈에 숨어들 수 있었다.간신히 이성을 되찾은 한지훈이 용일에게 전화를 걸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명령했다."당장 도시를 봉쇄하라고 한민학에게 전달해.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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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급히 회의실에서 벗어난 한민학이 도지천에게 명령했다."송 청장에게 연락해. 경찰청 모든 사람들을 동원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총사령관님의 따님을 무사히 구출하라고. 절대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될 거야. 모가지 지키고 싶으면 똑바로 처리해.""네! 알겠습니다. 당장 송 청장에게 연락하겠습니다."도지천도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달았다.감히 대놓고 북양구 총사령관의 딸을 납치하다니. 이들은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게 틀림없었다.배후 세력이 누구든, 총사령관의 분노를 피해 갈 순 없을 것이다.자그마치 북양구의 총사령관이었다.청색 무늬 전포를 펄럭이며 8개국을 물리친 사나이였다. 백만 대군도 그의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런 분의 딸이 오군에서 납치되다니, 이건 자신들의 목숨이 걸린 대사건이었다.도지천이 재빨리 송호문에게 전화를 걸었다.한편, 송호문도 회의에 참석한 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오군 주군 본부의 도 참모에게 전화가 걸려 오자 송호문은 몹시도 의아했다."오랜만입니다, 도 참모. 무슨 일입니까?"송호문이 허허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도지천의 조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송 청장, 큰일 났습니다. 북양구 총사령관의 딸이 놀이공원에서 납치당했다 합니다. 현재 그분께서 모든 인원을 동원해 도시를 봉쇄하라는 명령을 내린 상태고요. 한민학 군단장도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아울러 각 구역의 경찰들도 모두 동원하라는 뜻도 밝히셨고요. 한시라도 빨리 그분의 따님을 안전하게 구출해야 할 겁니다!""뭐라고요? 총사령관님의 따님이 납치당했다고요?"도지천의 말을 들은 송호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가 떨리는 손을 들어 간신히 식은땀을 닦아냈다.금조그룹의 일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밤, 금조그룹은 그야말로 피바다가 되었다.송호문이 각 구역 경찰서장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전부 집합시켜. 오군 주군 본부의 도시 봉쇄 작전에 적극 협조한다!""도시 봉쇄라고요? 청장님, 진심입니까? 오군 주군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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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사람들은 황망함을 감추지도 못한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송호문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난들 알아? 멍청하게 서서 뭐 하고 있는 거야! 당장 명령을 수행하지 않고! 당장 장비 챙기고, 반항하는 자가 있으면 바로 사살해. 그리고 이글 대테러 부대에도 연락 넣어. 가능한 모든 인원을 동원해 요주 인물들을 감시하라고. 특히 조폭 세력들과 운영 업소들을 모두 철저하게 감시해야 할 거야. 그놈들이 얼마나 배짱을 부리든 상관없어, 반항하는 놈들은 즉시 체포해!""네!"송호문의 비서는 바로 대테러 부대 대장, 주홍학에게 연락했다.명령을 받은 주홍학이 심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상부의 지시에 따라 반드시 아이의 안전을 확보하겠습니다."검은색 작전복을 입은 주홍학이 즉시 경보를 울렸다.마찬가지로 검은색 작전복에 검은 베레모를 쓰고 군용 고글을 장착한 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집합했다. 선두에 선 주홍학이 총을 정비했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부하들을 훑은 그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전원 출발한다!"곧이어 몇백 명의 무장군인을 실은 수십 대의 장갑차가 재빨리 현장으로 출동했다. 같은 시각, 오군 주군 본부 한민학이 단상에 올랐다. 군장을 갖춘 그의 가슴팍에 황금색 배지가 번쩍였다.단상 아래 녹색 군복을 입은 군인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훑어본 그가 장엄한 목소리로 선포했다."지금부터 다른 도시로 통하는 모든 출구를 봉쇄한다! 공항, 항구, 버스터미널, 기차역, 고속도로까지 모조리 봉쇄하고 수상한 낌새를 보이는 자가 있으면 즉시 체포한다!""예!"군인들의 함성이 하늘에 울려 퍼졌다. 차례대로 군용 지프차와 군용 수송 트럭에 오른 군인들이 공항, 항구, 버스터미널, 고속도로 등 저마다 배정된 곳으로 향했다. 군부대의 살벌한 동향은 곧바로 민간인들의 시선을 끌었다.그러나 연합 훈련일 뿐이라고 상부에서 일축했기에 다들 크게 문제 삼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동시에 송호문의 지시를 받은 오군의 각 경찰서에서도 대량의 인원을 파견해 도시를 통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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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얼핏 보아도 대단한 거물들이었다. 이들이 한번 발을 내딜 때마다 오군 전체가 들썩거렸다.한낱 놀이공원 사장일 뿐인 그로서는 실로 기함할 일이었다. 온몸이 벌벌 떨려왔고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그러나 그가 겁에 질린 원인은 따로 있었다. 평소에도 얼굴 한번 뵙기 힘든 대단하신 분들이 글쎄 공손한 자세로 서서 맨 앞의 젊은 남성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남성은 온몸으로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풀풀 풍기고 있었다. 이 사람이야말로 권력의 정점에 있는 인물임이 틀림없었다.그 사람이 뿜어대는 소름 돋는 기운만으로도 회의실이 꽁꽁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바로 한지훈에게 무릎걸음으로 다가간 고해원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이 놀이공원의 사장입니다. 명을 내려주십시오!"고해원은 무척 겁에 질려 있었다.오는 길에 여자아이 하나가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참이었다. 보통 이런 유괴사건은 경찰이 맡아 해결하곤 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는 오군 주군 본부의 군인들을 비롯하여 경찰들, 대테러 부대 대원들까지 총동원되었다.더욱 놀라운 건 이미 도시 봉쇄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었다.비록 대외적으로는 긴급 훈련이라고 통보했으나, 고해원은 이 일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유괴된 여자아이는 분명 대단한 신분을 갖고 있을 터였다.눈앞의 남자도 그들에게 있어선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존재였다.미간을 한껏 찌푸린 한지훈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지금부터 이 놀이공원은 우리 통제를 받게 될 거다. 내 딸을 찾기 전까지 놀이공원 운영은 무기한 중단된다. 또한 지금 당장 놀이공원의 모든 직원을 소집해. 그 사람들에게 물을 것이 있으니.""예... 예예, 알겠습니다. 바로 전달하겠습니다."침음을 삼킨 고해원이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한 채 재빨리 대답했다. 그의 시야에 담긴 거라곤 남성이 신은 스니커즈가 전부였다.벌벌 떨리는 손가락으로 고해원이 직원들에게 문자를 남겼다."모두 지금 당장 로비에 집합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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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흠칫 몸을 떤 고해원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잘 알겠습니다, 송 청장님!"십 분 뒤, 회의실로 다시 돌아온 송호문이 한지훈에게 보고했다."총사령관님, 조사 결과 확실히 그 두 사람을 알아보는 이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이 놀이공원에 꽤 자주 출몰했는데 사람들에게 자주 '보호' 목적의 비용을 갈취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눈매가 사납게 치켜 올라갔다."누구의 지시를 받은 거지?"송호문이 고개를 저었다."거기까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알아내. 누구인지, 어떤 세력인지 반드시 철저히 조사해!"한지훈이 치솟는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노호했다.같은 시각, 오군 서부의 버려진 공업단지.울퉁불퉁한 도로와 황량한 들풀이 무성한 언덕을 질주하던 검은색 봉고차가 마침내 한 폐업한 자동차 정비 공장 입구에 멈춰 섰다.그 뒤로 뽀얀 먼지가 일었다.차 문이 드르륵 열리고, 검은 외투를 입은 두 젊은이가 뛰어내렸다. 주변을 둘러보던 두 사람이 의미심장한 눈길을 주고받았다.다시 차 안으로 들어간 한 사람이 손발이 묶인 한고운을 둘러메고 나왔다.아이는 내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엉엉 울었다. 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아이가 눈앞의 유괴범을 바라보았다. 한고운이 겁을 잔뜩 집어먹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 전 나쁜 짓 안했어요... 제발 저 좀 풀어주세요. 아빠가.. 흑흑 아빠도 절 보고 싶어 할 거예요... 제발 풀어주시면 안 될까요?"철썩, 한고운의 뺨을 호되게 내려친 한 사람이 윽박질렀다."닥쳐! 한 번만 더 징징거리면 혀를 잘라버릴 줄 알아! 풀어달라고? 흥, 좀만 더 기다려. 곧 너의 아빠까지 잡아 올 테니까. 나란히 파묻힐 준비나 해."그 말을 들은 한고운은 혼비백산하며 간신히 울음을 삼켰다.그 뒤, 아이는 공장 안의 작고 어두운 방에 던져졌다. 다행히 묶인 손발은 풀린 상태였다.방 안에는 온통 버려진 자동차 부품이 가득했다. 오래 방치되어 곰팡이가 잔뜩 핀 방안에 끔찍한 악취가 진동했다.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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