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291 - 챕터 300

2042 챕터

제291화

순간 군졸들이 달려들어 강학주와 서경희를 바닥에 제압했다.강우연도 그들의 마수를 피해 가지는 못했다. 그녀는 두 손이 결박된 채, 소파에서 제압당했다.그들은 병상에 있는 고운이조차 거칠게 잡아당겨 포박했다.분노한 강우연이 소리쳤다.“당신들 누구야! 내 딸 풀어줘! 그 아이는 건드리지 말란 말이야!”놀란 고운이가 울음을 터뜨렸다.“엄마, 고운이 너무 무서워! 아저씨들 우리 엄마 풀어주세요. 저희는 죄를 저지르지 않았어요. 아빠는? 엄마, 아빠는 어디 있어?”머리가 산발이 된 서경희도 새된 비명을 질렀다.“악! 당신들 누구야?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 거야! 사람 살려!”짝!선두에 선 군졸이 서경희의 뺨을 때리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입 다물어! 우린 길정우 중장님의 명령을 받고 당신들을 체포하러 왔어! 이봐, 빨리 이 사람들 끌고 나가!”지시가 떨어지자,군졸들이 서경희 일가를 끌고 병실을 나갔다.정신이 아찔해진 서경희가 소리쳤다.“우연아! 이게 다 너랑 한지훈 때문이야! 이제 어떡해! 우리 이러다 죽는 거 아니야?”서경희는 눈물범벅이 되어서도 안 가겠다고 두 다리로 버텼다.강학주 역시 분노한 눈빛으로 딸을 쏘아보며 소리쳤다.“너희들 때문에 우리까지 피해를 보는구나! 한지훈 이놈은 진작에 알고 도망간 것 같아!”강우연도 혼란스러운 얼굴로 군졸들에 의해 병실에서 끌려 나갔다.그들 일가는 형이 확정된 범죄자들처럼 전부 군졸들에게 이끌려 병원을 나섰다.주변에서 지켜보던 구경꾼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저 사람 강운의 강우연 아니야? 누구한테 밉보였기에 군인들까지 출동해서 끌고 가는 거지?”“몰랐어? 저 여자 남편 한지훈이 길정우 중장 심기를 건드렸잖아. 길시아 결혼식에서도 깽판을 부리고 길시아를 폭행까지 했대! 아마 저 사람들 쉽게 빠져나가기 어려울 거야!”“불쌍하네. 저 어린애는 무슨 죄야? 애한테까지 수갑을 채웠네.”사람들은 작디작은 손에 수갑을 차고 엉엉 울음을 터뜨리는 고운이를 측은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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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비굴하게 애원하는 두 모자를 보자 강학주는 화가 치밀었다.“지금 뭣들 하는 거지? 당장 일어나! 창피한 줄도 모르고!”강우연 역시 실망한 표정으로 엄마와 동생을 바라보았다.길시아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풀어줘? 하! 그럴 수는 없지! 난 강운의 모든 사람들을 다 잡아들일 생각이야! 물론 강우연 네가 내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면 네 딸과 부모님은 풀어줄지 고민해 볼게. 어떻게 생각해?”그녀는 오만방자한 자태로 강우연 일가를 내려다보았다.강우연은 울고 있는 고운이를 보자 마음이 아팠다.서경희와 강신이 다급히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강우연! 뭘 고민하고 있어? 당장 무릎 꿇고 시아 씨한테 사과하지 않고! 우린 잡혀가고 싶지 않아! 이 일은 처음부터 너랑 한지훈이 잘못한 거잖아! 우리까지 피해를 보게 하지 마!”서경희와 강신의 압박에 강우연은 눈물을 머금고 긴 한숨을 토해냈다.“나만 꿇으면 내 딸과 부모님은 풀어줄 거지?”길시아가 차갑게 대답했다.“그래.”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강우연은 쓰린 표정으로 무릎을 꿇었다.“네 말대로 꿇었으니까 내 딸과 내 부모님은 풀어줘. 모든 건 나 혼자 책임질게.”길시아가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강우연, 정말 순진하네. 너 하나 꿇는다고 내가 정말 저 사람들을 풀어줄 줄 알았어? 웃겨!”강우연은 가슴이 철렁해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길시아를 바라보며 말했다.“날 속였어?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길시아는 다가가서 그녀의 뺨을 때리며 말했다.“너한테 그런 말 할 자격 없어! 저 사람들을 전부 끌고 가!”말을 마친 길시아는 먼저 차에 올랐다.군졸들이 달려들어 강우연 일가를 끌고 뒷좌석에 태웠다.쾅!실랑이를 벌이는 와중에 강우연의 머리가 차 문에 부딪혀 피가 쏟아졌다.그녀는 고집스럽게 몸을 일으키고 고운이를 품에 안으며 군졸들에게 소리쳤다.“우릴 풀어줘! 내 남편은 한민학 군단장의 지인이야! 이한승 회장님도 너희를….”하지만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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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강우연은 온몸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힘겹게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은 어두웠고 높이 달린 작은 창문에서 희미하게 햇살이 비쳐 들어오고 있었다.“고운아!”그녀는 다급히 고운이부터 찾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 고운이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쓰러져 있었다.강우연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달려가서 차가운 바닥에서 고운이를 일으켜 품에 안았다.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아이의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닦아주었다.“고운아, 눈 좀 떠봐. 엄마야. 엄마 여기 있어, 고운아….”눈물이 속절없이 흘러 아이의 뺨에 떨어졌다.고운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녀도 더 이상 살아갈 생각이 없었다.“큭! 엄마… 고운이 머리가 너무 아파….”엄마의 부름을 들은 고운이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힘겹게 눈을 뜨고 신음을 토해냈다. 아이의 목소리는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처럼 힘이 없었다.강우연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아이의 뺨에 볼을 가져다댔다.“고운아, 엄마 여기 있어. 겁먹지 마. 아빠가 오셔서 우릴 구해주실 거야.”“엄마, 아빠가 정말 우릴 구하러 올까?”고운이가 힘겹게 물었다.“오실 거야! 아빠라면 당연히 오실 거야!”강우연은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빠가 우리한테 지켜주신다고 약속했잖아. 아빠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니까 무조건 오실 거야! 고운아, 잠들지 말고 정신 차려야 해. 엄마가 노래 불러줄까?”“응. 좋아.”고운이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어두운 창고에서 강우연은 아이를 품에 안고 낮은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어두운 하늘에 반짝이는 뭇별, 반딧불이가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네….”“하늘의 별도 눈물을 흘리고 지상의 꽃들이 시들었지만 싸늘한 바람 속에 그대의 목소리가 내 마음을 위로하네….”청아한 목소리가 창문을 너머 바깥까지 전해졌다.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고 강렬한 빛이 비쳐 들어오자,강우연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그녀는 아이를 품에 안은 채, 구석진 곳으로 도망가서 겁에 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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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복부에 심한 타격을 입은 강우연은 정신이 아득해졌다.“내 딸을 풀어줘. 제발 이렇게 빌게. 고운이만 풀어줘….”강우연은 바닥에 엎드린 채 계속해서 애원했다.경호원의 품에 안긴 고운이도 솜 주먹을 마구 휘두르며 경호원의 얼굴에 생채기를 냈다.“나쁜 놈들! 우리 엄마 때리지 마! 우리 아빠가 오면 당신들 전부 죽었어! 엄마!”강우연은 아픈 복부를 움켜잡고 아이를 향해 힘겹게 손을 뻗었다.“고운이 울지 마. 엄마 괜찮아. 괜찮아….”길시아가 다가와서 아이의 뺨을 거칠게 때리며 말했다.“조그만 것이 시끄럽게 하네! 또 소리 지르면 땅에 묻어버릴 거야!”그 말을 들은 고운이가 겁에 질려 울음을 멈추었다.강우연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길시아에게 애원했다.“시아야, 제발. 고운이만 풀어줘. 이렇게 빌게….”길시아는 싸늘한 표정으로 강우연의 얼굴 앞까지 다가가서 기고만장한 자태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풀어줘? 지금 장난해? 내가 왜 너희를 풀어줘야 하지? 살고 싶으면 한지훈 행방부터 불어!”길시아는 깊은 짜증이 몰려왔다.처자식을 버리고 혼자 도망쳐?역시 무능한 겁쟁이 녀석!강우연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예쁜 얼굴은 피와 흙으로 얼룩지고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다.“나도 몰라. 나도 지훈 씨 어디 있는지 정말 모른다고. 시아야, 제발… 고운이만 풀어줘. 우릴 풀어주면 당장 짐 싸서 S시를 떠날게. 평생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을게.”짝!길시아가 강우연의 뺨을 때리며 소리쳤다.“몰라? 강우연, 내가 바보인 줄 알아? 처자식이라면 끔뻑 죽는 한지훈이 너희한테까지 행방을 숨겼을 리 없잖아? 그냥은 입을 안 열겠다 그거지?”말을 마친 그녀는 뒤돌아서 경호원에게 눈짓했다. 경호원이 고운이를 높게 들어 올리자 길시아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강우연에게 말했다.“강우연, 기회는 한 번뿐이야. 배 아파 낳은 딸이야, 아니면 한지훈이야? 선택해. 계속 입 다물고 있으면 네 딸은 이대로 추락할 거야!”“아아아… 안 돼! 그러지 마! 시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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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그리고 이때, 입구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나타났다.“그만!”길정우는 싸늘한 표정으로 다가와서 강우연과 길시아를 번갈아 보았다.길시아가 인상을 찌푸리며 불만스럽게 말했다.“오빠, 저들의 응징은 나한테 맡긴다고 하지 않았어?”길정우가 말했다.“약속을 어길 생각은 없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야. 아직 군단장으로 승진하기 전이라고. 이 일로 한민학에게 꼬투리를 잡힐 수는 없잖아!”길시아는 불만스러게 눈을 부릅뜨고 강우연을 쏘아보며 말했다.“운 좋은 줄 알아!”말을 마친 그녀는 찬바람을 쌩쌩 날리며 창고를 나갔다.길정우는 긴장한 기색으로 고운이를 품에 끌어안은 강우연을 보며 말했다.“고민할 시간을 이틀 더 주지. 한지훈의 행방을 불어. 안 그러면 내가 군단장으로 승진하는 날 저녁에 너와 네 딸은 경매품이 되어 해외로 팔려 갈 거야. 무슨 상황인지 이해됐지?”강우연은 입술을 피나게 깨물며 증오에 찬 눈빛으로 길정우를 바라보았다.“길 중장님, 백 번을 물어도 내 대답은 같아요. 난 한지훈 씨의 행방을 모른다고요!”길정후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아주 좋아. 이틀 뒤에도 그런 말을 내뱉을 수 있는지 보자고.”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돌려 창고를 빠져나갔다.“고운아, 이제 괜찮아. 엄마 좀 봐봐. 응?”강우연은 긴장한 얼굴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운이의 몸은 이미 불덩이가 되어가고 있었다.아이는 힘겹게 눈을 뜨며 그녀에게 말했다.“엄마, 고운이 머리가 너무 아파. 그리고 피곤해. 아빠는 대체 언제 오는 거야….”강우연은 눈물을 흘리며 아이를 품에 껴안았다.“오실 거야! 아빠가 우릴 지켜준다고 약속했잖아.”그 시각.강우연 일가가 잡혀간 뒤에도 길정우의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길정우의 친위대가 군용 트럭을 끌고 정도현이 있는 태산그룹으로 쳐들어갔다.무장 군인들이 차에서 뛰어내려 회사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했다.지휘자는 소령 출신의 군인이었다. 그는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태산그룹의 로비에 들어섰다.“당장 정도현을 이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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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소령은 싸늘한 눈빛으로 정도현에게 다가서더니 다리를 들어 그의 가슴팍을 걷어찼다. 정도현이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로비를 지키던 직원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태산같이 굳건하던 정도현을 맨발로 쓰러뜨리다니!“난 길정우 중장의 명을 받들어 너희들을 체포하러 왔다! 한 명도 내보내지 말고 전부 잡아!”소장이 싸늘하게 지시를 내렸다.무장 전투 인원들이 달려 들어와 건물 전체를 통제했다.정도현이 몸을 일으키려고 했으나 한 군졸이 총구를 그의 머리에 겨누었다.정도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다가오는 소령에게 말했다.“장관,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난 길정우 중장과 충돌을 빚은 적 없습니다. 내 어떤 행동이 길 중장의 심기를 건드렸다면 터놓고 말씀해 주시지요. 제가 친히 선물을 준비해 찾아 뵙고 사죄드리겠습니다.”소령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군화발로 정도현의 머리를 힘껏 짓밟았다.순간 바닥에 흩어졌던 유리 조각이 정도현의 피부에 박혔고 쓰린 통증에 정도현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정도현은 끝까지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았다.소령이 비웃음을 가득 머금고 그에게 말했다.“패기는 봐줄 만하네! 난 당신 같은 사람이 좋아! 정도현 회장, 당신이 지하 세력의 통치자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내 앞에서는 그냥 벌레보다 못한 쓰레기일 뿐이지! 난 언제든 내 기분에 따라 당신을 죽일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까!”“장관, 내가 뭘 잘못했는지부터 말씀해 주셔야 하는 게 아닙니까.”정도현은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엎드린 채, 여전히 태연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소령은 발을 거두고 옷매무시를 정리하고는 싸늘하게 말했다.“당신은 중장님의 심기를 거스른 적 없어. 하지만 우리 중장님께서는 승진 파티가 열리는 밤에 뭔가 특별한 선물을 원하셔. 참, 한지훈이랑 꽤 친분이 있다고 들었어. 그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지. 길 중장님은 한지훈을 죽여버리고 싶어하니까. 그와 친분이 있는 자들도 마찬가지야. 탓할 거면 당신의 어리석은 선택을 탓해. 하필이면 그 무능한 자식과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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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그 시각, 한 남자가 절뚝거리며 건물 2층 화장실에서 바깥 화단으로 뛰어내렸다.남자는 다리의 총상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친 듯이 뛰었다.2층에서 그를 쫓던 군졸들의 분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거기 서!”탕탕탕!남자는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군졸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젊은 남자는 곧장 큰길로 뛰어가서 택시를 잡았다. 택시에 탄 그가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다급히 소리쳤다.“오군 주군 본부로 가주세요! 빨리요!”운전기사는 다리에 피를 흘리고 있는 남자를 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일단 병원으로 옮겨야 하지 않을까요?”남자가 싸늘한 목소리로 대꾸했다.“아니요! 당장 오군 주군 본부로 가야 합니다!”운전기사는 어쩔 수 없이 그가 시키는 대로 방향을 틀었다.30분 뒤, 젊은 남자는 오군 주군 본부에 도착했다.본부 입구에는 군졸들이 교대해 가며 지키고 있었다.남자가 피를 뚝뚝 흘리며 다가가자,입구를 지키던 군졸이 총구를 그에게 겨누며 싸늘하게 물었다.“여긴 일반인 출입 금지입니다!”봉천호는 다급히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소리쳤다.“최고 장관님을 뵈러 왔습니다. 한민학 군단장님을 만나야 해요!”군졸이 다가와서 그의 양손을 비틀어 제압했다.봉천호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거친 목소리로 소리쳤다.“빨리 한민학 군단장님을 봬야 합니다! 긴급 상황이에요!”군졸이 그를 끌고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일단 의무실에 옮겨서 상처부터 확인해!”조급해진 봉천호가 다시 소리쳤다.“안 됩니다. 군단장님부터 만나야 해요. 급하게 전달해야 할 소식이 있어요! 군단장님 만나게 해주세요!”팀장으로 보이는 군인이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무례하다! 아무나 군단장님을 만날 수 있는 줄 알아? 일단 의무실로 데려가서 상처부터 치료해! 그리고 조사 들어갈 거야!”“이거 놓으세요! 급한 일이라니까요? 군단장님 뵙게 해주세요!”봉천호는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군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의무실로 끌고 갔다.“뭐야, 이 자식! 총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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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봉천호가 다급히 말했다.“알아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일로 한민학 군단장님을 봬야 해요!”“그렇게 급한 일이면 우리한테 얘기해. 우리가 군단장님께 보고 올릴 테니까.”군인이 싸늘하게 봉천호를 쏘아보며 말했다.봉천호는 난감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도망쳐 나오기 전, 정도현은 무조건 한민학 군단장을 직접 뵙고 얘기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었다.머리를 굴리던 그가 결단을 내린 듯, 말했다.“됐습니다. 군단장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하지 않을 테니 저를 풀어주시죠.”“풀어줘? 오군 주군 본부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곳이야?”화가 난 군인이 테이블을 쾅쾅 두드리며 소리쳤다.조급해진 봉천호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전 법을 어기지도 않았고 여기 잡혀 있을 이유가 없어요! 무슨 자격으로 절 여기 잡아두는 겁니까! 지금 당장 나갈 거예요! 아까는… 잠이 덜 깨서 헛소리를 한 것뿐이니 당장 풀어주세요!”“앉아! 앉아!”군인이 다가와서 봉천호의 어깨를 눌려 의자에 앉혔다.“법을 위반한 적 없어? 그럼,총상은 어떻게 생긴 거야? 조폭 싸움에 휘말린 거 아니야? 사실대로 고하지 않으면 보내줄 수 없어!”봉천호는 결국 입을 다물고 아무런 응대도 하지 않았다.군졸이 짜증스러운 얼굴로 재촉했다.“봉천호, 바른대로 대답해!”봉천호가 말했다.“더 이상 할 얘기 없습니다. 제가 길을 잘못 들어섰어요.”그리고 이때, 취조실 문이 열리고 제복을 입은 형사들이 안으로 들어왔다.군인들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마침 잘 오셨습니다. 이 자식 아무리 심문해도 입을 열지 않아요. 취조는 우리 전문이 아니니 전문가님들에게 맡기겠습니다.”형사들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두 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머지는 우리에게 맡기세요.”군인들은 봉천호를 노려보며 말했다.“봉천호, 형사님들 오셨어. 조사에 협조하도록!”군인들이 취조실을 나가자,형사들이 자리에 앉으며 노트북을 꺼냈다.중년으로 보이는 한 형사가 근엄한 표정으로 같이 온 여 형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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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도국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커피잔을 든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봉천호의 말이 사실이라면 한지훈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하다.섣부른 판단은 독이라지만 그의 예리한 직감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그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서 취조실을 나가 양규혁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들의 상사인 양규혁은 평소에도 한지훈이나 그의 사모님을 만나면 꼭 깍듯이 대하라고 여러 번 일러준 적 있었다.그래서 이번 사건이 한지훈과 그의 가족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파악한 그는 곧바로 결단을 내렸다.사무실에서 사건을 정리하던 양규혁이 느긋한 자세로 전화를 받았다.“도 형사, 어쩐 일이야?”도국영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팀장님, 큰일 났어요. 오군 본부에서 난동을 피운 시민 한 명을 검거했는데….”“오군 주군 본부 말이야? 도 형사가 거기까지 어쩐 일이야? 우린 군부랑 시스템 자체가 다르잖아?”양규혁이 인상을 쓰며 추궁하듯 물었다.도국영이 말했다.“팀장님, 검거된 봉천호라는 용의자는 태산그룹 정도현 회장 밑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다리에 총상을 맞은 상태로 군부에 쳐들어와서 한민학 군단장을 뵙겠다고 난동을 부렸습니다. 군부에서 저희에게 취조를 부탁했고요.”“정도현 회장? 정 회장 직원이 거긴 왜 갔대?”양규혁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팀장님, 봉천호의 말을 들어보면 길정우 중장이 부대를 동원해서 태산그룹을 봉쇄했다고 합니다. 정도현은 이 직원에게 도망쳐서 한민학 군단장께 소식을 전하라고 지시했고요. 정도현 회장은 길 중장이 한 선생과 사모님께 위협을 가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듯합니다.”한지훈 얘기가 나오자,양규혁은 바짝 긴장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알았어! 지금 상부에 보고를 올릴 테니 거기서 움직이지 말고 기다려!”말을 마친 양규혁은 곧장 지찬웅에게 전화를 걸었다.지찬웅은 경찰청에서 송호문과 함께 치안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불과 얼마 전에 한지훈의 딸 고운이가 대낮에 오군 지하세력에 납치당한 사건 때문이었다.이 사건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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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지찬웅이 긴장한 기색으로 보고를 올렸다.“청장님, 길정우 중장이 부대원을 동원해서 태산그룹을 봉쇄했다고 합니다. 정 회장 직원 중에 도망쳐 나온 직원이 오군 주군 본부로 달려가서 한민학 군단장을 뵙겠다고 난동을 부렸는데 정 회장 추측에 따르면 한 선생과 사모님 신변에 변고가 생긴 것 같다고 하네요!”우지끈!송호문은 쥐고 있던 볼펜을 부러뜨리며 눈이 시뻘겋게 된 채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뭐라고? 확실해?”지찬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금 정 회장 직원은 오군 본부 취조실에 감금되어 있다고 합니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군에서는 한민학 군단장께 바로 보고를 올린 것 같지는 않고요. 청장님께서 결단을 내려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송호문은 불안한 얼굴로 사무실을 왔다 갔다 했다.한쪽은 길정우, 이틀 뒤면 그의 승진 파티에 참석해야 한다.한쪽은 한지훈, 아직까지 길정우가 그의 처자식에게 위협을 가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만약 길정우가 정말 그런 짓을 저질렀다면 당장 형사들을 이끌고 그의 집을 포위하러 갈 수도 있었다.관할서 서장들도 자리에서 일어서서 송호문의 지시를 기다렸다.비록 상부에서 한지훈의 진짜 신분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지만 한민학이 그에게 극존칭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인물임은 확실했다.최소한 군단장보다는 위에 있는 인물일 것이다.탁!걸음을 멈춘 송호문이 싸늘한 얼굴로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당장 사람을 보내 조사부터 진행해! 한지훈 씨의 사모님과 아이가 길정우 중장에게 잡혔는지 확인부터 해야 해! 만약 그쪽에서 사람을 데려간 거면 당장 인원을 소집하고 내 지시를 기다려! 정신 바짝 차려야 해! 이건 큰 사건이야! 작은 실수도 용납할 수 없어. 한 선생의 사모님과 아이가 사고로 다쳤거나 하면 나와 자네들 모두의 책임이야! 아주 심각한 불이익이 돌아올 수도 있다고!”“네!”관할서 서장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뒤, 사무실을 나섰다.송호문은 모자를 찾아 머리에 쓴 뒤, 직속 부하직원에게 지시했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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