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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사람들이 불안과 의혹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용일은 성큼성큼 회의실로 들어섰다. 몸에 두른 살기가 회의실의 공기마저 무겁게 짓눌렀다.

그는 이곳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자신의 살기를 거침없이 내뿜었다. 덕분에 방 안의 사람들은 몸을 벌벌 떨며 입을 조개처럼 다물고 있어야 했다.

이윽고 사람들의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날카로운 분위기만으로도 그가 절대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용일이 싸늘한 시선으로 주변을 훑어보았다. 그러나 그도 착석하는 대신 정도현의 반대편에 섰다.

"용일이라고 합니다. 절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알면 그만이니까요."

그러자 용일에게 바싹 다가간 정도현이 사람들의 정보가 적힌 파일을 공손하게 건넸다.

무표정하게 자료들을 훑어본 용일이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당신들을 이 자리에 부른 건, 길씨 가문과의 협력을 중단하라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헛숨을 들이켰다.

어떤 이들은 화를 내며 책상을 내려쳤다. 그 중 한 사람이 정도현에게 손가락질했다.

"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우리를 부른 게 저런 이유 때문이라고? 정체도 불분명한 자의 말 한마디에 길 씨

길 씨 집안과의 협력을 끊으라니. 당신 미쳤어? 3일 뒤면 길정우가 군단장이 되는 것도 몰라?"

한 사람이 반박하자 모두 맞장구를 쳤다.

"오늘 일은 절대 좌시하지 않겠어. 따로 해명하지 않는다면 당장 길정우 중장에게 보고할 테니 당신이 알아서 책임져!"

"뭐 이런 개판이 다 있나. 모두 이만 물러가자고."

방금 항의했던 중년 남성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가 문을 향해 걸어가는 도중, 굉음과 함께 회의실 문이 벌컥 열렸다.

그 남성은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그의 미간에 총이 겨눠진 것이다.

문밖에는 이미 중무장한 군인 수십 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모든 이들의 총구가 그 남성에게 향했다.

제 이마에 총을 겨눈 자의 차림새를 슬쩍 곁눈질한 남성이 다시 한번 경악했다. 그 군인의 직급은 다름 아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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