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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슬쩍 고개까지 들어가며 총사령관의 얼굴을 확인하려 애썼다.

그러나 캐주얼 차림으로 태연하게 상석에 자리한 남자를 마주한 그들은 벙찔 수밖에 없었다.

이 사람이... 소문으로만 듣던 북양구 총사령관이라고?

이렇게 평범한 차림으로 나타나도 되는 건가?

적어도 화려한 청색 무늬 전포쯤은 입어줘야 하지 않나?

그런데 이 사람, 어딘가 낯익었다.

"한지훈? 한씨 가문의 마지막 생존자, 한지훈?"

무릎을 꿇고 있던 이들 중, 한지훈의 정체를 눈치챈 자가 그를 가리키며 경악했다.

상석에 앉은 한지훈이 팔짱을 끼며 좌중을 훑어보았다. 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바로 그 순간, 허리춤에서 총을 뽑아 든 용일이 그 사람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귀를 찢는 소음과 함께 그 사람이 피 웅덩이 속에 털썩 쓰러졌다.

"총사령관님께 불경한 죄, 죽음으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차갑게 일갈한 용일이 다시 총을 거뒀다.

혼비백산한 사람들은 바닥에서 몸을 덜덜 떨어댔다.

그들은 현재 패닉상태에 빠졌다.

한지훈이 정말 북양구 총사령관이라고? 믿기지 않는 현실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렇다면 길씨 가문의 운명은 어찌 된단 말인가? 상상만으로도 아찔했다.

상석에 앉은 한지훈은 바닥에 엎드려 있는 사람들을 무감하게 쳐다보았다. 이어 싸늘한 목소리가 회의실에 울려 퍼졌다.

"내 요구는 하나다. 3일 뒤, 길씨 가문 길정우의 진급 연회에서 그 집안과 일체 협력을 중단할 것을 선포하도록. 할 수 있겠나?"

다들 머리를 조아리느라 정신이 없었으니,한지훈의 명령을 거역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들은 고장 난 인형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예예, 잘 알겠습니다. 반드시 총사령관님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그제야 한지훈이 살벌한 기운을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여러분들의 도움은 절대 잊지 않겠다. 이 일이 끝나면 이한승이 협력을 제안할 거다."

말을 마친 한지훈은 바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용일이 곧바로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정도현은 마침내 제대로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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