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용왕사위: Chapter 1911 - Chapter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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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1화

곧이어 저군은 손을 뿌리치고는 바로 천자각의 광장으로 향했다. 한편 광장 중앙에 우뚝 솟은 기념비 앞에서는, 문무백관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국왕은 강만용의 부축을 받은 채 어느새 나무 의자 위에 앉아 있었다. 이때 한쪽 편에서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던 저군은, 수많은 백관들의 곁을 유유히 지나가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힐끗 훑어보기만 했다. 그러고는 다시 충성심 어린 눈빛으로 국왕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입을 꾹 다문 채 조용히 있던 백관들은 그제야 살짝 고개를 들어 저군을 바라보았다. “저군?”“저군이 여긴 어쩐 일로 온 거야? 아직은 너무 이른 것 같은데...”“쉿! 목소리 좀 낮춰! 이제 폐하가 집권하게 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 아마도 앞으로의 용국은 저군이 통제하게 될 거야. 네가 이렇게 다 들리게 떠들다가 나중에 벌이라도 받으면 어떡하려고?”백관들은 감히 입을 열지 못하였고, 그저 조금씩 머리를 들어 곁눈질로 저군과 국왕을 바라볼 뿐이었다. 어느새 국왕 주위에는 용각의 각로 네 명과 전부의 대장군이 서 있었다. 그들은 저군이 저벅저벅 걸어오는 모습에 모두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때 신한국이 먼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저군, 네가 여긴 무슨 일로 찾아온 거야? 여기는 네가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당장 저룡대로 돌아가!”사실 용국에는 특별한 금지령이 있었다. 국왕의 허락 없이는, 저군은 천자각에 발을 내디딜 수가 없다. 저군이 이곳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건 단 두 가지 가능성밖에 없었다. 국왕이 직접 왕위를 물려주거나, 혹은 국왕이 의도치 않게 사망하여 저군이 왕위를 자연스레 물려받게 되는 경우였다. 그런데 국왕이 부르기도 전에, 저군이 감히 버젓이 천자각에 발을 들여놓는 건 엄연히 이 금지령을 어기게 된 것이다. 국왕도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리고는,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저군을 주시하고 있었다. 곧이어 저군은 공손히 몸을 굽혀 말했다. “폐하, 진로, 강로, 그리고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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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2화

한지훈의 차가운 말소리가 떨어지자, 사방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맞은편에 서있던 일곱 줄기의 그림자는, 다섯 남자와 두 여자로 구성되어 있었고 체격은 제각각이었다. 그중 가장 중간에 서있던 사람은 대략 50~60세의 노인으로 추정되었다. 백발의 노인은 흰색 태극복을 입은 채 허리에는 한검을 차고 있었다. 얼핏 봐도 그 한검에서는 어마무시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제야 상황이 파악된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 일곱 사람들 모두가 천왕의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 일곱 명 중에서도 가장 대단해 보이는 상대는 바로 그 노인이었다. 최소 2성 현급 천왕 그 이상이었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만 봐도 이미 삼성 지급 천왕의 경지에 도달했을 가능성도 높았다. 한지훈은 예상치 못한 상대에 눈빛이 흔들렸다. 눈앞의 이 일곱 사람은, 해외 전장에서 마주친 천왕 강자들보다 훨씬 상대하기 어려워 보였다. 심지어 그중에는 삼성 지급 천왕도 한 명 있었으니까. 일반적인 천왕 강자라면 진작에 도망쳤을 것이다. 그러나 한지훈은 절대 두려워하지 않고 단호한 표정으로 맞은편에 서있는 7명을 주시하면서 발걸음을 내디디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바로 그때, 가운데에 서있던 노인이 갑자기 허리춤에서 칼을 뽑아냈다. 곧이어 한 줄기의 검의 기운이 폭발하더니 순식간에 쓱 한지훈의 발아래 지면에 매우 무서운 검흔을 남겼다. 한지훈은 이내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숙여 지면에 그을린 검흔을 바라보았다. 이 검의 기운은, 역시나 최소 2성 현급 천왕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이었다. 바로 그때, 노인이 차갑게 먼저 입을 열었다. “북양 왕, 나는 명령대로 어떻게든 이곳을 지킬 거니까 넌 절대 그 선을 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일단 선을 넘게 되면 난 반드시 널 죽일 거거든.”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얼굴색이 약간 변하기 시작하더니, 그의 입가에는 옅은 웃음기가 드러났다. 곧이어 한지훈은 노인의 말을 무시하고는 직접 검흔을 밟아 선을 넘어섰다. “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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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3화

전투가 계속될수록 더더욱 강한 검의 기운이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 한지훈 혼자의 힘으로는 칠존 천왕을 대항하기에는 확실히 어려움이 있었다. 그의 손에 들린 오릉군 가시는 끊임없이 빛을 뿜어내며 상대의 기운을 막아냈다. 그렇게 금철이 부딪치는 소리가 끊임없이 울렸다. “죽여!”바로 그때, 칠존 중 몸집이 가장 우람한 까만 피부색의 한 사내가 손에는 톱니가 달린 중검을 든 채, 갑자기 뛰어들어 검의 기운을 뿜어내며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 그 기운은 대지를 뒤흔들 정도였다. 이내 그가 힘껏 칼을 올려들자, 한지훈은 눈썹을 치켜들고는 자신의 주먹을 올렸다. 뜻밖에도 그는 아무런 무기도 없이 단지 주먹으로 그 검을 막으려고 한 것이었다. “죽어버려!”그러자 사내는 노발대발하며, 검의 기운을 더욱 강하게 폭발시켰다. 여태 아무도 감히 그의 중검을 단지 주먹으로 막은 적이 없었다.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게 될 뿐이니까. 곧이어 우르릉거리는 굉음과 함께, 중검이 기운을 뿜어내자 광장 전체는 그 공포의 기운으로 휩싸이게 되었다. 순간 모래 바람이 일기 시작하더니, 연기와 먼지가 자욱하게 깔리게 되었다. 곧이어 지면에도 좁고 긴 균열이 생기게 되었다. 그 균열은 무려 반팔 너비에, 길이는 십여 미터 정도였다. 검을 든 사내는 여전히 전투태세를 하고 있었다. 연기와 먼지가 흩어지고 나서야 시야가 밝아지기 시작했고, 한지훈은 여전히 제자리에 우뚝 서 있기만 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방금 주먹으로 그 강한 검을 막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주먹은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너!”뜻밖에도 멀쩡하기 그지없는 한지훈의 모습에, 사내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그의 눈빛이 흔들리는 틈을 타, 곧이어 한지훈은 몸을 숙이고는 쾅하는 소리와 함께 주먹을 내뻗어 사내의 가슴을 강하게 내리쳤다. 하지만 사내는 역시 천왕 강자답게, 재빠른 순발력으로 자신의 가슴 앞에 검을 놓았다. 그렇게 한지훈의 주먹 한 방은 강하게 검을 내리치게 되었다. 그런데 바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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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4화

검을 들고 달려드는 노인의 모습에도, 한지훈은 물러나기는커녕 오히려 반갑게 맞이하였다. 물러서지도 않는 당당한 한지훈의 모습에 노인은 짙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공포스러운 2성 현급 천왕의 기세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천박한 놈! 감히 맨몸으로 나의 칼을 막으려고 해?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노인은 노발대발하며 이내 손에 들고 있던 긴 검의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 어마무시한 기온은 순식간에 공기를 차갑게 만들었다. 특히나 한지훈은 그 얼음장같이 차가운 공기가 더더욱 와닿았다. 그렇게 검은 거친 한기를 뿜어내며 상대를 몸서리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한지훈도 약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손에 들린 오릉군 가시를 폭발해 내며, 땡 하는 소리와 함께 공중에서 그 검과 충돌하여 찬란한 은백색의 불꽃을 터뜨렸다. 두 기운이 부딪히게 되자 곧이어 공포의 위압이 마치 핵폭탄처럼 사방으로 강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광장 전체는 순식간에 기운으로 휩싸이게 되었다. 바닥, 사방의 벽들 그리고 돌기둥에는 온통 공포의 검흔 뿐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있던 한지훈과 노인은, 몇 번의 정면충돌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바로 이때 쾅하는 굉음과 함께, 두 사람의 몸은 멀리 날아가버렸다. 노인은 알 수 없는 기운에 몸이 몇 걸음 뒤로 밀려나고 나서야 비로소 안정을 되찾았다. 한지훈도 마찬가지로 뒤로 10여 미터 미끄러지고 나서야 천천히 몸을 곧게 폈다. 곧이어 그는 차갑고 무거운 눈빛으로 먼 곳에 서있던 노인을 조용히 주시하고 있었다. 사실 노인의 실력은 확실히 강하긴 했다. 이미 2성 현급 천왕의 실력은 많이 넘어섰고, 곧 삼성 지급 천왕의 경지에 오를 정도였다. 한지훈과 마찬가지로, 검을 든 노인도 놀란 기색이었다. 그는 한지훈이 이렇게 강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검의 기운을 이렇게까지 굳건히 버텨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만약 일반 천왕의 강자라면 단 한 번도 버티기 힘들 정도의 기운이었다. 노인은 내심 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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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5화

그런데 바로 그때, 조금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던 한지훈은 용감하게 앞으로 돌격했다. 한지훈은 어떻게든 이 전투를 자신의 승리로 끝내고 싶었다. 심지어 계급을 뛰어넘는 전투는, 자신이 능력을 키울 수도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남은 6명의 검종 장교가 차가운 눈빛을 한 채 전투태세를 하고 있는 와중에, 한지훈은 그들을 개의치 않고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훗. 감히 우릴 상대로 덤벼들다니. 정말 주제도 모르는 놈이네.”한지훈의 주먹 한 방에 무너진, 중검을 든 노인은 어이없다는 듯이 비웃고 있었다. “저 검은 우리도 감당해 내지 못하는 기운을 갖고 있는데, 저 자식이 그걸 어떻게 이겨낼 수가 있겠어?”“더 이상 의심할 것도 없이 이 전투는 분명히 우리가 이기게 될 거야! 안타깝게도 용국에는 더 이상 북양 왕의 존재가 사라지게 되겠네!”여섯 명의 강자들은 서로 마주 보며 한지훈을 비웃기 시작했다. 한편 먼 고층 건물 위에서는, 이 모든 장면을 보고 있던 용 선생은 담담하게 웃었다. “종주님, 보아하니 이번 내기는 종주님이 진 것 같습니다.”용 선생 또한 그 검의 위세가 얼마나 강력한지 잘 알고 있었다. 설령 자신이라 할지라도 저 검의 기운을 무사히 받아낼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가 않았다. 그런데 고작 한지훈이 그 검을 상대하려 한다니... 심지어 그는 2성 현급 천왕에 오른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막내 강자였다. 대체 무슨 용기로 삼성 지급 천왕 강자의 검에 감히 대항하려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손을 지고 서있던 무적천의 눈빛은 여전히 반짝였고 입가에는 옅은 웃음기가 드러났다. “아직 승부가 나지도 않았는데 너무 이른 확신은 하지 마.” 그러자 용 선생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다시금 한지훈과 검을 든 노인을 쳐다보았다. 바로 그 순간, 노인은 다시 힘껏 검을 들어 올렸다. 곧이어 한지훈은 뛰어내려 그 검을 향해 돌격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새우가 고래에게 달려드는 것과도 같은 주제넘은 짓이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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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6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저 멀리 날려간 노인의 몸은 몇 개의 거대한 돌기둥에 부딪쳐 떨어진 뒤 깊은 구덩이를 만들어냈다. 순식간에 광장 전체에는 연기와 먼지가 사방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강자들은 하나같이 큰 충격을 받았다. 노인은 무려 칠검의 수장이었다. 심지어는 삼성 지급 천왕 경계에 오른 강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렇게 허무하게 패배하게 될 줄이야.’ 다른 여섯 명의 검종 장교들은 경악한 얼굴을 한 채 잔뜩 놀란 기색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적색 열용 장총을 든 채 제자리에 가만히 서있던 한지훈은, 이내 붉은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 위세는 매우나도 놀라웠다. 곧바로 멀리서 지켜보던 6명의 검종 장교들은 뒤이어 재빨리 돌진하여 한지훈을 앞을 가로막고는, 하늘을 찌를 듯한 분노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이 자식 봐라, 네가 감히?”“수장! 괜찮아요?”“감히 검종의 수검인 날 건드리다니... 한지훈, 너 우리 검종이랑 원수라도 지고 싶은 거야?” 그러자 한지훈은 적색 열용 장총을 더욱 꽉 쥐고는 살의 어린 말투로 말했다. “내가 말했지. 날 막는 자들은 내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고! 만약 너희들이 기어코 고집을 부리고 날 막으려 한다면, 오늘 난 반드시 너희 모두를 몰살할 거야! 너희 검종 칠검을 모조리 죽여버릴 거야!”“건방진 놈!”“어디서 감히!”“너 죽고 싶어?”한지훈의 패기 넘친 발언에, 여섯 명의 검종 장교들은 일제히 분노하며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장내는 더더욱 격렬한 전투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한지훈 혼자서, 무려 여섯 명의 검종 장교를 상대하고 있었다. 고층 건물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무적천의 입가에는 옅은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 “용 선생, 내가 틀린 말한 건 아니지?”용 선생은 이미 크게 놀라 멍해있었다. 뜻밖에도 한지훈이 정말로 계급을 뛰어넘는 도전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더 무서운 사실은, 그의 손에 들려있는 무기는 적색 열용 장총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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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7화

그 순간, 하늘은 놀랍게도 여섯 갈래의 공포의 검기로 가득 차게 되었다. 육검 합일은 검종 칠검에서도 중요한 필살기 중 하나였다. 사실은 칠검 합일이 가장 완전한 필살기였다. 하지만 수장이 중상을 입은 상황에 이미 검까지 부러져, 칠검 합일은 더 이상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육검 합일의 위력도 꽤나 놀라웠다. 2성 현급 천왕 강자 한 명을 죽이는 것 정도는 매우 쉬울 것 같았다. 사방에서 자신을 향해 날려오는 검의 기운을 느낀 한지훈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내심 공포와 위기감을 느꼈다. 이 여섯 개의 검은 일단 하나로 합쳐지게 되면 대지를 가르고 천군만마까지 쓸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지훈! 죽어!”육검 합일의 기운은 마치 한 마리의 용처럼 무섭게 한지훈을 덮쳤다. 곧이어 한지훈은 적색 열용 장총을 힘껏 올려 들었다. 쨍그랑! 놀랍게도 여섯 자루의 검을 순식간에 모두 쓸어버렸다. 그것도 단 한 방에 여섯 자루를 동시에 쓸어버렸다. 쾅! 곧바로 여섯 강자들 역시 한지훈에 의해 몸이 수십 미터 밖으로 날려가 땅에 쓰러지게 되었다. 푸! 힘없이 쓰러진 여섯 강자들은 입에서 피를 토해내며 가슴을 붙잡고 있었다. 한편 한지훈은 손에 장총을 든 채, 그중 한 사람에게로 저벅저벅 다가갔다. 그러고는 장총을 들어 올려 한 손가락으로 총알을 쐈다. “애초에 검종은 이번 일에 끼어들지 말았어야 했어! 그런데 너희들은 기어코 바보같이 저군을 위해 목숨을 바친 거야. 그것도 무종과 용국 조정의 규정을 깨버리고 말이야.” 한지훈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러자 땅에 쓰러진 한 검종 종교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한지훈, 멍청한 건 네놈이야! 무종과 용국 조정은 원래부터 하나의 조직이었어. 저군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건, 그것이야말로 우리 검종이 오래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야! 용국도 언젠가는 결국 국왕이 바뀌게 될 거야! 그리고 때가 되면 검종도 당연히 새로운 장군을 맞이하게 되겠지.”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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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8화

한편 천자각 광장 위에 있던 문무백관들은 일제히 정문 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곧이어 하늘을 찌를 듯한 위압적인 그림자가, 손에는 금색의 용검을 든 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장내의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설마... 북양 왕?”“북양 왕이 왔어. 정말 그가 온 거야!”“저건 용검이잖아! 무려 용검을 들고 나타나다니!”놀라운 한지훈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다. 그들의 시선 속에서, 한지훈은 손에 용검을 든 채 차가운 눈빛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천자문을 넘어섰다. 곧이어 땅에 무릎을 꿇은 백관들 앞을 지나치고는 저군 앞으로 당당히 걸어갔다. 쏴! 곧바로 그는 금색 용검을 휘날리며 저군을 노렸다. 그러자 다들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는 숨 죽인 채 지켜보기만 했다. 저군을 향해 꺼내든 한지훈의 용검에, 많은 사람들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용검은 결국 저군의 목 쪽에서 멈추기만 했다. 담담하게 뒷짐을 지고 서있던 저군은, 자신의 목을 겨눈 칼을 마주하고도 두려워하지 않고 입가에 옅은 웃음기를 드러냈다. 저군은 역시나 태산이 무너져도 놀라지 않을 어마무시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었다. 한지훈은 여전히 용검을 내려놓지 않은 채 저군을 노려보고 있었다. 바로 이때, 낙로가 제일 먼저 튀어나와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노호하였다. “북양 왕!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야! 네가 감히 검을 들고 저군을 노려? 반역이라도 하겠다는 거야?”곧이어 한지훈이 차가운 눈빛으로 낙로를 노려보자, 그 기세에 눌린 낙로는 어쩔 수없이 뒤로 물러나게 되었다. 잠시 마주했을 뿐이지만 한지훈의 그 눈빛은 너무나도 무서웠다. 무서운 정도가 아니라 공포스러웠다. 한지훈은 손을 진 채 여유롭게 미소를 띤 저군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등용도에 있던 천 명의 흑철 현갑 병사들, 네가 파견한 거야?”저군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내가 그랬어!”뻔뻔한 그의 태도에 한지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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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9화

한지훈은 즉시 한쪽 무릎을 꿇고는 크게 소리쳤다. “폐하의 명령, 받들겠습니다!”그러자 국왕은 미소를 띤 채 직접 한지훈을 일으켜 세우며 의미심장한 말투로 말했다. “한지훈, 앞으로 이 용국은 너희 젊은이들한테 맡기려고 해. 저군의 곁을 잘 지키면서 용국을 위해 열심히 싸워줬으면 좋겠어!”한지훈은 약간 의아했지만 일단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네!”곧이어 국왕은 저군을 바라보며 손짓했다. “저군, 이젠 네가 바로 용국의 근본이야. 오늘 이후로 용국은 네 것이 될 거야. 앞으로 오직 용국을 위해, 백성들을 위해 나라를 이끌어가길 바랄게.”저군은 재빨리 몸을 굽혀 말했다. “폐하께서 바라시는 대로, 제가 반드시 최선을 다해 용국을 이끌어 나라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폐하를 본보기로 삼으면서 제 방식대로 또 열심히 이끌어갈 것입니다!”국왕은 흐뭇해하는 표정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그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지훈, 내 말 명심해. 용검이 네 손에 들려있는 한, 국왕이 일단 반역이라도 일으키려 한다면 넌 언제든지 그 검을 들고 처단할 수가 있어. 용검은 예로부터 국왕을 처단하는 유일한 검이라는 걸 너도 잘 알고 있지?”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명심하겠습니다.”한쪽 편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저군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국왕의 이 말의 뜻은 분명히 자신에게 일종의 경고를 날리는 것이었다. 곧이어 국왕은 몸을 돌려 하늘을 바라보더니, 이내 그 금자탑을 우러러보며 외쳤다. “내가 국왕으로서 집권한 일생 동안, 유일하게 유감스러운 일은 천하를 통일하지 못했다는 거야. 하지만 더 이상 욕심은 가지지 않을 거야. 만인의 찬양 따위는 바라지 않고, 내 양심에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만족할 거야!” “오늘부로 나의 자리는 저군이 물려받게 된다!”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저군은 재빨리 무릎을 꿇고는 절을 올렸다. 바로 그때, 국왕의 몸은 다시 쓰러지게 되었다. 한지훈은 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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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0화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지게 되었다. 국왕의 장례가 끝나자마자 지체 없이 권력을 행하려 한다니. 바로 이때, 침착한 얼굴을 한 신한국의 진노가 직접 나서 그 장교를 쳐다보며 노호하였다. “뭐라고? 다시 한번 말해봐! 대체 누가 반역했다는 거야? 여기 있는 용국 장병들 그리고 용국 백성들에게 물어봐. 누가 반역했다는 건지?”진노의 기세에 놀라 장교는 당황하여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사실 애초에 이 임무를 받았을 때, 장교 또한 어리둥절했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그러나 감히 신군의 명령을 거역할 수도 없었다. 그는 망설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진노, 저... 저도 받든 명령대로 일을 하는 사람일 뿐인데 굳이 저를 이렇게 난처하게 만들지는 말았으면 좋겠네요.”“난처? 내가 보기엔 너희들이 지금 이러는 게 바로 반역이야!”얼굴에 노기가 가득했던 진노는 노발대발하며 화를 냈다. 한쪽에서 지켜보던 전부의 대장군도 애써 침착한 얼굴을 한 채, 뒷짐을 지고는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 장교를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너 다시 말해봐!”대장군마저 자신을 압박해 오자 배짱 없는 장교는 오히려 자신이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대장군, 그... 신군께서는 한지훈 사령관을 천자각까지 데려오라고 하셨어요...”어쩔 수 없이 완곡한 말투로 협상을 해보기로 했다. 어이없는 상황에 사람들이 계속하여 따지려 하자, 이때 한지훈이 직접 손을 흔들며 말렸다. “괜찮아요, 대장군. 제가 한 번 갔다 올게요.”말이 끝나자마자 한지훈은 직접 발걸음을 내디디며 앞으로 나아갔고, 많은 사람들의 불안한 시선 속에서 조묘를 유유히 떠났다. “아... 강노, 저희 이제 어떡하면 좋죠?”신한국은 조급한 마음에 강만용을 바라보았다. 강만용 또한 눈살을 찌푸린 채 눈앞이 캄캄한 기분이 들었다. 신군은 그야말로 무자비하기 그지없었다. “대장군, 만약 신군이 정말로 한지훈한테 해서는 안 될 죄명이라도 씌우려고 한다면, 전부에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인 거예요?” 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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