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11화

곧이어 저군은 손을 뿌리치고는 바로 천자각의 광장으로 향했다.

한편 광장 중앙에 우뚝 솟은 기념비 앞에서는, 문무백관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국왕은 강만용의 부축을 받은 채 어느새 나무 의자 위에 앉아 있었다.

이때 한쪽 편에서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던 저군은, 수많은 백관들의 곁을 유유히 지나가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힐끗 훑어보기만 했다. 그러고는 다시 충성심 어린 눈빛으로 국왕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입을 꾹 다문 채 조용히 있던 백관들은 그제야 살짝 고개를 들어 저군을 바라보았다.

“저군?”

“저군이 여긴 어쩐 일로 온 거야? 아직은 너무 이른 것 같은데...”

“쉿! 목소리 좀 낮춰! 이제 폐하가 집권하게 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 아마도 앞으로의 용국은 저군이 통제하게 될 거야. 네가 이렇게 다 들리게 떠들다가 나중에 벌이라도 받으면 어떡하려고?”

백관들은 감히 입을 열지 못하였고, 그저 조금씩 머리를 들어 곁눈질로 저군과 국왕을 바라볼 뿐이었다.

어느새 국왕 주위에는 용각의 각로 네 명과 전부의 대장군이 서 있었다.

그들은 저군이 저벅저벅 걸어오는 모습에 모두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때 신한국이 먼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저군, 네가 여긴 무슨 일로 찾아온 거야? 여기는 네가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당장 저룡대로 돌아가!”

사실 용국에는 특별한 금지령이 있었다.

국왕의 허락 없이는, 저군은 천자각에 발을 내디딜 수가 없다.

저군이 이곳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건 단 두 가지 가능성밖에 없었다.

국왕이 직접 왕위를 물려주거나, 혹은 국왕이 의도치 않게 사망하여 저군이 왕위를 자연스레 물려받게 되는 경우였다.

그런데 국왕이 부르기도 전에, 저군이 감히 버젓이 천자각에 발을 들여놓는 건 엄연히 이 금지령을 어기게 된 것이다.

국왕도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리고는,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저군을 주시하고 있었다.

곧이어 저군은 공손히 몸을 굽혀 말했다.

“폐하, 진로, 강로, 그리고 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