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 Chapter 601 - Chapter 610

776 Chapters

제601화

그들은 남지훈과 백지가 이미 서로 마주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남지훈과 소연은 별 탈 없이 백씨 가문에 도착했다.백씨 가문은 꽤 화려한 대저택이었다.백씨 가문의 수준에서 저택은 단지 겉치레에 불과했다.전부에 백지 하나만으로도 백씨 가문은 우뚝 설 수 있었고 그 누구도 백씨 가문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당연히 그런 인맥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차가 멈추자, 운전기사가 남지훈과 소연에게 직접 문을 열어주었다.차에서 내리는 순간, 남지훈의 눈에 힘이 잔뜩 들어가더니 갑자기 옆을 향해 크게 한 방 날렸다.‘쾅!’둔탁한 소리와 함께 마주 오던 사람이 힘없이 뒤로 툭 튕겨 나갔다.남지훈이 살펴보니 키가 무려 2m에 육박하는 건장한 체구의 남성이었다.그 한 방이면 소 한 마리 정도는 거뜬히 죽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이게 백씨 가문의 손님 대접 방식입니까?”남지훈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그 건장한 남성도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이 곧장 어깨에 힘을 주며 남지훈을 향해 철산고로 맞대응했다.이렇게 차에서 내리자마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소연은 이 모든 것이 백씨 가문에서 그들을 해칠 목적으로 마련한 자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철산고?”남지훈이 코웃음을 쳤다.남지훈 본인도 이제 더는 이 수를 쓰지 않는데 오히려 그에게 역이용할 줄은 몰랐다.‘이게 무슨 국제적 망신이냐?’그는 발을 내디디며 건장한 남성의 공격을 피한 다음, 손을 들어 곧 그 남자의 목덜미를 휘둘렀다.건장한 남성이 피하려 했지만 철산고에 힘이 너무 들어간 나머지 미처 피하지 못했다.남지훈이 건장한 남성 목에 손목을 대고 앞으로 살짝 힘만 줬을 뿐인데 그 남자는 곧바로 균형을 잃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대자로 나자빠졌다.불꽃 튀기는 접전 끝에 승패가 이미 갈렸다.하지만 남지훈을 공격한 건 한 사람만이 아니었는데 남지훈이 그 건장한 남자를 쓰러뜨리자마자 어디선가 또 다른 주먹이 훅 들어왔다.“어서 멈춰!”남지훈이 막 공격을 시작하려던
Read more

제602화

비록 말로는 소박한 식사라고 했지만, 식탁에는 산해진미로 가득 찼다.이것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요리는 백근걸도 내놓기가 부끄러웠다.모두가 자리에 앉은 뒤 백근걸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불만 가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백지 이 녀석 어디 갔어? 손님들까지 다 자리에 앉아 계시는데 아직도 뭘 그렇게 꾸물대고 있는 거야?”그러자 도우미가 몸을 벌벌 떨며 답했다.“방금 전에 나가셨습니다!”이 말을 듣고 백근걸이 대뜸 화를 버럭버럭 내며 고함을 질렀다.“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백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집에 귀한 손님이 오셨는데 어디서 싸돌아 다니고 있어? 밖에서만 전부의 사람이지 백씨 가문에서는 넌 그저 자식일 뿐이야. 어디서 지금 감히 아버지 말을 거역하고 있어! 지금 당장 돌아오지 못해?”백지는 하는 수 없이 뾰로통한 얼굴로 다시 나타났고 그제야 백근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소연은 남지훈과 백지를 번갈아 가며 의아하게 바라보았다.‘이 두 사람, 뭐가 있는 거야?’오히려 남지훈은 매우 담담했다.그는 백근걸에게서 재벌가의 가주라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약간 소탈한 느낌이었다.백근걸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두 분께 식사 한 번 대접하기가 정말 어렵네요! 조금 전에 불쾌했던 일도 그렇고.”그는 술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키며 말을 덧붙였다.“이 잔은 사과하는 의미로 원샷하겠습니다.”술 한잔을 한입에 다 털어버리고 다시 잔을 가득 채우며 말을 이어갔다.“선생님, 실은 백씨 가문도 선생님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그전부터 있었어요. 선생님께서 강 신의님의 기술을 물려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을 보내 몇날 며칠을 별장 입구에서 대기시켰었죠. 근데 그 당시 선생님도 많이 바쁘셔서 몸을 빼기가 어려우신 거 같아서 그냥 내비뒀어요. 근데 오늘 우연히도 서울에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마침 나도 L 가문에 대해 조금은 아는 것도 있고 여차저차 해서 선생님을 집으로 초대하게 된 겁니다.”처음부터 끝까지 남지훈을 선
Read more

제603화

술을 웬만큼 마신 백근걸은 취기가 올라온 듯 얼굴이 살짝 붉어져 있었다.“이 몸도 이제 늙었네요.”그러면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앞으로는 젊은이들의 세상이 될 텐데 나중에라도 백씨 가문에 문제 생기면 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야 해요!”남지훈이 고개를 채 끄덕이기도 전에 백지가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아버지, 우리 백씨 가문에 무슨 문제가 생긴다고 그래요?”그녀가 생각하기에 백씨 가문은 이미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했다.심지어 비슷한 수준의 몇몇 다른 가문들도 백씨 가문을 쉽게 건드릴 배짱이 없었다.전국을 통틀어도 백씨 가문에 라이벌이 될 만한 세력은 딱히 없었다.“앞으로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야.”그러면서 백근걸이 남지훈을 힐끗 바라보며 말을 덧붙였다.“선생님, 약속하신 거예요?”“그럼요.”남지훈이 아주 통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하나의 약속으로 백씨 가문과 친구가 된다면 남지훈 또한 기꺼이 원하는 일이었다.그 누구든 백씨 가문과 친구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하하하, 좋아요!”백근걸이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자, 건배합시다. 우리 우정을 위하여!”몇 잔의 술을 연거푸 들이켠 백근걸이 술에 조금 취한 듯해지자 백씨 가문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들의 인상으로는 백근걸은 근 10년 동안 술을 그토록 많이 마신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밤 10시가 다 되도록 술을 마신 후 남지훈과 소연이가 떠나려 하자 백근걸이 몸을 비틀거리면서 일어섰다.“동생, 내가 배웅해 줄게!”그는 정말로 취한 모양인지 남지훈에 대한 호칭이 ‘선생님’에서 ‘동생’으로 급변했다.남지훈과 소연을 비틀거리는 몸으로 차에 태우고 차가 백씨 가문 저택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뒤돌아섰다.“아버지.”백지의 표정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술을 그렇게 많이 마신 것도 모자라 왜 자꾸 그를 동생이라고 부르세요?”그녀는 거의 미쳐 날뛰기 직전이었다.‘아니, 이러다가 남지훈의 딸 벌로 되는 거 아냐? 이게 다 무슨 일이야?’“내가 술
Read more

제604화

소연은 남지훈 걱정에 가슴이 아팠다.고등학교 시절부터 그녀는 남지훈의 집안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실제로 같은 반 친구들 사이에서도 남지훈의 집안은 매우 가난한 것으로 소문이 자자했다.하필이면 취직 후 또 김명덕과 같은 악덕 사장을 만났던 것이었다.그리고 소연을 만나고 그의 운명이 완전히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과연 남지훈의 이러한 가슴 아픈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은 당사자 말고는 없을 것이다.남지훈에게 있어 백씨 가문으로의 방문은 결코 헛되지 않았는데 적어도 L 가문에 관한 정보는 어느 정도 얻은 셈이었다.백근걸의 말대로라면 그에게는 이선호를 포위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었다.그는 자신이 이미 그렇게 강하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다음날 장 변호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표진성은 도저히 버티기 힘들어 이선호에 대해 직접 증언하고 싶다는 것이었다.이것은 강 신의가 표진성에게 피살된 이래 유일한 돌파구였다.감옥에서 남지훈은 표진성을 다시 만났다.하지만 옥중에서도 그는 대우가 별로 나쁘지 않았고 심지어 담배도 피울 수 있었다.“이선호에 대해 내가 증언할 마음은 있는데 단, 조건이 있어, 감옥 안에서도 다리를 치료할 수 있도록 약속해 줘야 한다. 방법이 있다는 거 다 알아, 내 말에 동의한다면 내가 반드시 이선호를 증언하겠다고 약속해 주지. 아니면 없던 일로 할 거야!”남지훈은 표진성의 요구를 단번에 들어주지 않았다.“그건 그렇고, 이선호가 죽이라고 시킨 사람 스승님 말고 또 누가 더 있지?”이러한 질문을 듣자, 표진성은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는데 마치 담배 속 니코틴이 그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한입 가득 연기를 내뿜은 후 표진성이 입을 열었다.“네가 모르는 사람이지만 너와 아주 가까운 사람이지, 바로 네 할아버지, 지금은 돌아가신 선대 L 가문의 수장 이진현이다!”남지훈의 표정이 아주 미묘하게 변했다.표진성이 말한 그 사람을 알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선호가 자기 친아버
Read more

제605화

표진성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약속이었다.사실 그가 이선호를 폭로하기만 하면 감옥 당국도 이런 조건을 고려할 것이다.그는 관련 자료를 취합한 후 관련 당국에 제출했다.하지만 이진현이 죽은 지도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는데 과연 이선호를 처벌할 수 있을지가 문제였고 이에 표진성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다.그가 제공한 관련 자료에는 이진현이 어떤 독에 중독되었는지도 명확하게 나와 있었다.비록 죽은 지 거의 30년이 지났지만, 유골에는 잔류 독소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고 아주 미량이라 할지라도 오늘날의 기술로는 충분히 검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독극물에 중독되어 사망한 사람의 뼈 색깔은 일반 사망자의 뼈 색깔과는 확연히 다르다.표진성의 폭로와 함께 L 가문 전체가 발칵 뒤집혔고 이선호는 일시적으로 경찰의 통제를 받았다.가엾은 이진현, 죽은 지 거의 30년이 지났는데 지금 안타깝게도 무덤이 파헤쳐지고 있었다.결국 이진현은 표진성의 말대로 독살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물론 이선호는 변명하고 싶을 것이다.어쨌든 사건이 일어난 지가 거의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사건을 뒤집을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표진성이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는데 그것은 바로 이진현이 죽은 후 표진성이 이선호로부터 10억이라는 사례금을 받았다는 사실이었다.30년 전이라면 10억 원은 거의 천문학적인 액수였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30년 전의 송금 기록을 추적했고 이선호의 혐의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드디어 모든 증거가 확보되면서 이선호의 죄를 입증하기에 충분한 것 같았다.남지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비록 이선호는 스승의 죽음을 이유로 감옥에 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땅히 받아야 할 처벌을 받게 되는 셈이었다.“정말 상상도 못했네!”유씨 가문에서 유지아도 탄식을 내뱉었다.애초에 그녀와 이선우의 사이를 훼방하는 데에 이현진도 일조했다.L 가문에서 유일하게 방해하지 않은 사람은 오직 L가 노부인뿐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진현이 죽은 뒤
Read more

제606화

상황이 또다시 변수가 생겼다.“지훈아!”유지아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외쳤다.“이선호… 풀려났어!”“예? 뭐라고요?”남지훈은 그 자리에서 몸이 휘청거렸다.이선호가 어제 막 체포되어서 유지아조차도 이선호가 빠져나갈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오늘 바로 풀려났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남지훈이 서둘러 물었다.“어머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이선호는 사람을 죽였어요! L 가문이 아무리 수완이 뛰어나다고 해도 어떻게 이런 일에 그들이 막 개입할 수 있어요?”남지훈은 그동안 이미 이런 일들을 많이 겪어 왔었다.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죽인 적이 없었다. 혹시 모를 인명피해에 많은 말썽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그가 알고 있는 법률 지식으로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법망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하지만 이선호는 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유지아가 서둘러 말했다.“일단 먼저 유씨 가문으로 돌아와! 네 큰 삼촌이 지금 확인하러 갔거든, 아직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선호가 풀려난 건 확실해!”“그래요.”결국 두 사람은 다시 유씨 가문으로 돌아왔고 그들의 일정에는 큰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유승조는 소식을 확인하러 나갔다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한편, L 가문.이선호가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감히 나를 잡겠다고?? 그것도 능력 있는 것들이 하는 거야! 남지훈, 난 네 삼촌이란 거 잊지 마! 네까짓 게, 무슨 수로 나를? 애송이 주제에!”그는 무척이나 비아냥거렸다.심지어 어제 체포됐을 때도 그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신이재가 이선호의 옆에서 한 소리 했다.“아버지, 그 자식 때문에 아버지가 밤새 감옥에 갇히게 됐는데 이대로 가만히 둘 거예요? 지금 재벌가 사이에서 아버지가 살인자라는 소문이 쫙 퍼졌어요. 이 원한을 반드시 갚아줘야 한다고요.”“그건 당연하지!”이선호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나한테 이미 계획이 있어! 내가 조상우에게 미리 연락해서 묘안을 알려줄 테니까 너도 일단
Read more

제607화

조상우가 급히 대답했다.”아, 네! 지금 공항에 있어요. 저는 깜빡한 물건이 있어서 다시 가지러 잠깐 들렀어요.”권 이모님이 서둘러 손을 닦으며 물었다.“물건이 어디에 있죠? 제가 가져다드릴게요.”조상우가 손을 절레절레 내저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먼저 가서 일 보세요.”권 이모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분주하게 움직였다.조상우는 집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돌연 권 이모님을 불러세웠다.“이모님,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런데 잠깐 저와 나가시죠.”“알겠어요!”권 이모님은 손을 깨끗이 닦고 서둘러 조상우를 따라나섰다.“신의님, 무슨 일이세요?”권 이모님이 물었다.그녀도 집안에서 말하지 못하고 문 앞에까지 와서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매우 의아해했다.조상우가 갑작스레 뒤돌아보더니 사나운 표정을 지으며 외쳤다.“이모님, 죄송합니다!”말이 떨어지는 무섭게 그는 칼을 꺼내 권 이모님의 복부를 쿡 찔렀다.“신의… 신의 님…”권 이모님은 죽을 힘을 다해 조상우를 꽉 붙잡고 놓지 않았다.“당신은…. 넌 신의님이 아니야!”그녀는 이제야 깨달았다.‘신의님처럼 그렇게 친절하신 분이 절대 나를 줄일 리가 없어! 그렇다면 내 앞의 이 사람은… 신의님이 아니야! 이 사람은 가짜야!’조상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찔렀던 칼을 뽑아냈는데 피로 흥건해진 손이 바들바들 떨릴 정도였다.그도 처음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이기 때문에 비교 안 될 정도로 긴장했다.권 이모님은 죽어가던 와중에도 조상우의 머리채를 꽉 잡고 놓지 않았지만, 끝내는 조상우에 의해 밀려났다.피범벅이 된 채로 쓰러진 권 이모님을 볼 겨를도 없이 조상우는 서둘러 도망쳤다.유씨 가문.남지훈 일행은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가정부가 급히 뛰어 들어오며 말했다.“밖에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이 도련님을 찾습니다.”유승조의 눈빛이 번쩍 뜨이며 말했다.“일이 또 반전이 생긴 건가? 어서 들라고 해!”잠시 후 제복을 입은 심각한 표정의 두 사람이 들어왔다.두 사람의 시선
Read more

제608화

”잠깐만, 소연아! 나랑 같이 가자!”유지아가 말하면서 다시 유승조를 보며 말을 이어갔다.“오빠는 일단 이쪽에서 먼저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은 지훈이의 결백을 밝히는 게 가장 중요해요!”“그래, 알았어! 어서 가봐!”유승조가 고개를 끄덕였다.시간상으로 봐도 맞지 않았고 남지훈은 누명을 쓴 것이 틀림없었다.소연과 유지아는 서둘러 별장으로 향했다. 별장은 이미 폴리스라인으로 봉쇄되었고 폴리스라인 밖에는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별장을 지키고 있었다.누군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 중 한 사람이 다가와 물었다.“당신들은 누구세요? 여기서 뭐 하시는 겁니까?”소연이가 서둘러 말했다.“제가 이 집 주인이고 죽은 사람은 저희 집 가정부예요. 제발 들어가 보게 해주세요!”소연은 걱정이 되면서도 하루 빨리 남지훈의 혐의를 벗고 싶었다.그녀는 별장 입구에 CCTVC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지만 바로 그 CCTV가 남지훈의 죄를 입증하고 경찰이 그를 체포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그 남자가 얼른 대답했다.“볼 게 없어요. 시신은 이미 부검을 위해 보내졌고 이곳은 당분간 봉쇄될 예정이에요. 모든 조사가 끝나면 그때 다시 해제할 겁니다.”소연과 유지아는 헛걸음한 셈이었다.이곳은 사건 현장이기 때문에 경찰은 현장 확인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전에는 절대로 그들을 들여보내지 않을 것이다.소연이가 그래도 걱정이 되어 다시 물었다.“혹시 권수란 가족에게는 알렸나요? 집에 남편과 손자 한 명밖에 없다고 하시던데…”그녀의 눈가에 또다시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그녀가 권 이모님에 대해 알고 있기로는 세 식구 모두 권 이모님의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한다고 했었다.가족의 생활비와 손자의 학비까지 전부 권 이모님의 월급으로 충당했었다.그런데 이 불행한 가족에게 이제 새로운 불운이 또 닥쳤다.이에 소연의 마음이 너무나도 아파서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권 이모님이 돌아가시면 남편과 손자는 이제 어떻게 살아?’불운은 항상 고달픈 사람을 따라다
Read more

제609화

경찰이 유씨 가문 측의 CCTV를 확인해 범행 시간에 남지훈이 사건 현장에 없었다는 증거만 확인이 되면 그는 바로 혐의를 벗을 수 있었다.그러나 이렇게 되면 경찰은 사건을 해결하기 어려워질 수 있었다.똑같게 생긴 두 사람이 똑같은 시간대에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나타난다면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경찰이 조사하기도 전에 유승조가 고용한 변호인단이 증거를 가지고 나타났고 예상대로 남지훈의 알리바이는 매우 완벽했다.남지훈과 소연은 별장에서 나와 공항으로 이동한 후 다시 유씨 가문으로 돌아가기까지 남지훈이 나타난 모든 장소와 시간은 완벽하게 일치했다.오전 10시에 사건이 발생했을 때쯤 남지훈은 별장이 아니라 유씨 가문에 있었으니, 이만큼이나 확실한 알리바이가 없었다.두 사람이 같은 시간대에 서로 다른 장소에서 나타났으니, 사건은 더욱 복잡해지기 시작했다.이에 경찰은 뜻밖의 혼란에 빠졌다.뒤이어 변호인단은 남지훈을 보석으로 풀려나게 해줬다.남지훈이 떠나면서 말했다.“혹시 모르니까 이선호라는 자에 대해 한 번 조사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를 사칭한 사람이 바로 이선호가 심어놓은 사람입니다. 일부러 저한테 누명을 씌우려고 하는 수작이에요.”말을 마치고 남지훈은 떠났다.차에 타자 그의 얼굴은 침울하기 그지없었는데 여기저기 난 흉터 때문에 그의 얼굴은 더욱더 흉측해 보였다.자신을 사칭한 사람이 권 이모님을 죽였다는 사실에 그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아무리 그의 의술이 매우 뛰어나다 한들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그는 애써 눈을 감고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면서 변호사들이 남지훈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지만, 그들조차도 선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유씨 가문에 돌아오자, 소연은 곧장 달려가 남지훈의 품에 와락 안겨 구슬프게 울며 말했다.“지훈아! 그 자식들이 권 이모님을 죽였어!”소연은 권 이모님의 집안 사정만 생각하면 너무 슬퍼서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남지훈이 입술을 깨물며
Read more

제610화

노인은 사람들의 부축을 받고서야 영안실을 떠날 수 있었다.그의 얼굴에는 단 한 방울의 눈물도 없었지만 대신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아마도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으면서 이미 메말라 버렸을지도 모른다.영안실 밖으로 나온 노인은 계단에 털썩 주저앉은 채 재킷 주머니에서 담뱃대를 꺼냈다.담배를 조금 집어넣고 다시 주머니 안에 넣은 다음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였다.그 모든 순간에 노인의 손은 심히 떨리고 있었다.담배를 한 모금 깊이 들이마신 후 그는 이 마른 담배가 이미 맛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손자는 그의 옆에 꼭 붙어 있었다.노인은 담뱃재를 툭툭 털고 손에 든 담뱃대를 보더니 갑자기 고개를 파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그는 바로 올해 70세가 된 권 이모님의 동반자 진삼용이었다.곧 칠순을 바라볼 만큼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또 이런 견디기 힘든 시련이 닥쳤던 것이었다.남지훈과 소연은 할아버지와 손자 옆에 다가가 묵묵히 서있었다.진삼용의 흐느끼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면서 남지훈과 소연을 더욱 슬프게 했다.운명이라는 것은 공평하면서도 또 불공평했는데 적어도 바로 눈앞에 있는 두 사람에게만큼은 너무나도 불공평했다.진삼용의 낡아빠진 옷차림을 보면 평소에 줄곧 검소하게 생활한 것이 분명했다.아내가 너무 고생하는 것이 원치 않았거나 아니면 훗날 손자의 여윳돈을 남겨두고 싶었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진씨 집안의 유일한 수입원이 끊긴 건 마찬가지였다.10여분이 지난 후, 소연은 할아버지와 손자 앞에 쪼그리고 앉아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할아버지, 저희는 권 이모님의 친구예요. 권 이모님이 계실 때 저희를 도와 일을 해주셨습니다. 슬프지만 삼가 명복을 빕니다.”그녀는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든 그 노인을 위로해야 할 것 같았다.진삼용이 빨개진 눈으로 고개를 들어 말했다.“당신들도 오셨군요… 우리 집사람 전화로 두 분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두 분께서 집사람을 아주 잘해 주셨다고. 두 분이 이렇게 와주신 걸 우리
Read more
PREV
1
...
5960616263
...
7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