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931 - 챕터 940

1602 챕터

제931화

“미친 사자? 미친 개겠지!”“네가 누구든 오늘 한솔 도련님을 만난 이상 죽음뿐이야!”몇몇 젊은 남녀들이 큰 소리로 떠들어대기 시작했다.조금 전 한솔이 총을 든 킬러 몇 명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똑똑히 봤다. 그들마저 손쉽게 해결했는데 맨주먹인 이 녀석은 더욱 식은 죽 먹기가 아니겠는가?“저 사람은 딱 봐도 힘이 엄청나게 강한 무사야. 방심한 틈을 타서 재빨리 해결해야 해.”한솔은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바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더니 두 무릎을 살짝 구부려 힘을 끌어모았다. 두 발을 쾅 구르자 마치 폭탄처럼 쏜살같이 튕겨 나갔다.“천둥권!”한솔은 포효하듯 소리를 지르면서 온몸의 내공을 순식간에 폭발한 후 미친 사자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쾅!둔탁한 소리와 함께 한솔의 주먹이 미친 사자의 탄탄한 복부를 가격했다. 하지만 미친 사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는데 마치 커다란 산처럼 끄떡없었다. 미친 사자에게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못한 듯했다.“고작 이 정도야?”미친 사자는 팔짱을 낀 채 한솔을 내려다보며 코웃음을 쳤다.“지금 날 간지럽혀?”“뭐?”한솔은 그대로 얼어붙었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내가 최선을 다해 날린 주먹인데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고? 말도 안 돼!’“너무 약해빠졌어.”미친 사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그러고는 갑자기 손을 뻗어 한솔의 목을 덥석 잡더니 그대로 들어 올렸다.“으악...”한솔의 두 발이 허공에 둥둥 떴고 또한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미친 듯이 발버둥 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미친 사자 앞에서 그는 그저 파리 목숨이나 다름없었다.“뭐야?”그 광경에 젊은 남녀들은 놀란 나머지 안색이 급변했다. 조금 전까지 시건방을 떨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그 대신 공포가 덮쳤다.위풍당당하게 적을 쓸어버리던 한솔이 근육남 앞에서는 반항조차 하지 못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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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이게 대체...”휙 날아간 미친 사자를 본 사람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 하나같이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잘못 본 건 아닌지 의심까지 들 정도였다.미친 사자는 키가 2m 넘었고 체격이 우람했다. 게다가 근육도 탄탄하여 끄떡없는 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와 반대로 유진우는 삐쩍 말라 바람만 불어도 휙 날아갈 것만 같았다.이렇게나 체격이 천지 차이인 두 사람이 맞붙는다면 미친 사자가 완승을 해야 말이 된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X발, 저 자식 정체야 뭐야? 뭔데 저렇게 강해?”사람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솔마저 미친 사자의 상대가 안 되는데 한낱 돌팔이 의사가 이겼다고?“진우 오빠, 정말 대단해요.”놀라움도 잠시 남궁은설이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다. 조금 전 유진우가 제때 나서지 않았더라면 목숨마저 잃을 뻔했다.“앞으로 이런 일 있으면 절대 충동적으로 움직이지 말고 목숨부터 지켜야 해요. 알았죠?”유진우가 경고했다. 친구를 위하여 목숨마저 다 버리다니, 정말 어리석을 정도로 착했다.“알았어요.”남궁은설이 달콤하게 히죽 웃었다. 유진우가 그녀의 목숨을 또 한 번 살려줬으니 꼭 제대로 보답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너 본투비 레벨 무사였어?”바닥에서 일어난 한솔의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의 천부적인 재능도 나름 뛰어났지만 그래봤자 지금은 그저 익스트림 레벨에 불과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유진우가 무도 고수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내가 무슨 레벨인지는 당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은데요?”유진우는 그를 싸늘하게 흘겨보았다.“너...”말문이 막힌 한솔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X발, 어디서 허세야? 고작 본투비 레벨인 주제에. 아무리 강해봤자 무사잖아. 우리 한씨 가문의 권력이라면 본투비 레벨 무사가 아니라 무도 마스터도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당장 구급차 불러!”그때, 총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던 유연지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총알이 가슴팍을 뚫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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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너!”유연지는 치가 떨릴 정도로 화가 났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 꾹 참아야만 했다.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곤 유진우가 조금 더 빨리 움직이길 바랄 뿐이었다. 왜냐하면 피가 점점 많이 흘러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3분 후, 두 번째 남자의 치료도 끝났다. 지혈만 한다면 당분간은 죽지 않을 것이다.“인제 내 차례지? 얼른, 얼른 치료해 줘!”유연지는 다급한 마음에 끊임없이 재촉했다. 하지만 유진우는 유유자적하게 먼저 손을 닦고 기지개를 켜더니 찻잔을 들고 차를 음미하기 시작했다.“야,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지혈해달라고!”유연지가 발끈했다.‘피가 지금 철철 흐르는데 차가 목구멍에 넘어가?’“뭘 그리 닦달해요? 죽지도 않을 건데.”유진우는 그녀를 보고도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죽지 않는다니? 나 총에 맞은 거 안 보여? 넌 인간미도 없어? 빨리 날 살려달라고!”유연지가 노발대발했다. 그런데 갑자기 흥분한 바람에 피가 더 철철 흘러나왔다. 화들짝 놀란 그녀는 심호흡하며 마음을 진정했다.“살려달라는 사람의 태도가 고작 이거예요?”유진우는 차를 느긋하게 마시며 말했다.“유진우, 실력 조금 있다고 건방 떨지 마!”유연지는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평소였더라면 유씨 집안의 귀한 딸인 그녀에게 다들 굽신거리기 바빴을 것이다. 그런데 한낱 돌팔이 의사 주제에 그녀 앞에서 시건방을 떤다는 건 그야말로 용납할 수가 없었다.“성의가 없으니 됐어요. 난 이만 가볼게요.”유연지와 얘기를 섞고 싶지 않았던 유진우는 차를 단숨에 들이킨 후 그냥 가려 했다.“잠깐만요, 가지 마세요... 명의님, 유진우 명의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실례했네요. 명의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상황이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자 유연지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어쨌거나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니까.“진우 오빠, 연지 언니 얼마 못 버틸 것 같아요. 얼른 살려주세요.”남궁은설도 나서서 부탁했다.“그래요. 은설 씨 체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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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밤이 점점 깊어졌다.그 시각 진성 식당 안.시끌벅적하고 사람들로 붐비는 대낮과 달리 밤이 깊어진 진성 식당은 아주 고요했다. 하나는 위치가 조금 외진 곳에 있었고 또 하나는 밤에 영업하지 않기 때문이다.슉!그때 우람한 체격의 누군가가 갑자기 담장을 뛰어넘고 들어오더니 한두 번이 아닌 듯 아주 익숙하게 2층의 룸으로 향했다. 문 앞에 도착한 그 사람은 가볍게 똑똑 노크했다.“들어와.”어두컴컴한 방안에서 누군가의 위엄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사람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 한쪽 무릎을 꿇더니 병풍 앞에서 두 손을 가슴 앞에 맞잡고 예의를 갖췄다.“미친 사자가 특사님께 인사 올립니다.”“다쳤어?”병풍 뒤에서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특사님, 임무에 실패했습니다. 방금 엄청난 실력자를 만난 바람에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 뻔했습니다.”미친 사자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다친 팔에서 아직도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쥐 죽은 듯이 고요한 밤이라 더욱 잘 들리는 것 같았다.“실패해놓고 무슨 낯짝으로 다시 돌아와?”병풍 뒤의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로워졌고 무서운 위압감이 느껴졌다.“특사님,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무조건 성공하겠습니다.”미친 사자는 두려움에 벌벌 떨며 식은땀을 흘렸다.“이 빌어먹을 놈아, 뒤에 꼬리를 달고 온 것도 몰랐어?”특사가 호통쳤다.“꼬리요?”미친 사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고는 재빨리 부정했다.“그럴 리가 없어요. 오는 내내 주변을 경계했는데 아무도 없었어요.”“이봐, 왔으면 그냥 나올 것이지 뭘 그렇게 숨어있어?”병풍 뒤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 그 순간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복도에서 어렴풋하게 들려왔는데 유진우가 덤덤하게 걸어오고 있는 것이었다.“네가 여길 어떻게...”미친 사자의 표정이 급변했다. 겁에 질려 연신 뒷걸음질 친 바람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누군가 자신을 뒤따라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뛰어난 실력의 킬러인 미친 사자는 어릴 적부터 엄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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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유진우 씨?”“황 사장님?”눈앞의 뚱뚱한 남자를 본 유진우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왜냐하면 미친 사자의 배후에 있던 특사가 바로 예전에 인여경을 팔았던 황성태였기 때문이다.“진우 씨, 우리 참 인연이 있나 봐요? 이렇게 만난 걸 보면.”황성태는 조금 전의 싸늘함을 지우고 마치 보살처럼 자상하게 웃었다. 악의라곤 전혀 없는 사람인 듯 상냥했다.“황 사장님이 자신의 실력을 숨기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유진우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블랙 랭킹에 3대 특사가 있는데 다들 못 하는 게 없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그중 한 사람이 황 사장님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그냥 입에 풀칠이나 할 정도예요. 거론할 가치도 없습니다.”황성태는 환하게 웃으며 한 손으로 자리를 안내했다.“앉으시죠, 진우 씨.”유진우는 사양하지 않고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진우 씨가 오늘 자양지존을 이기면서 소년 마스터라는 명성이 아주 세상을 뒤흔들었어요. 정말 진심으로 존경합니다.”황성태는 갓 우려낸 따뜻한 차를 잔 두 개에 따랐다.“황 사장님은 소식도 참 빠르세요.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다 알고 계시네요.”유진우는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다.“허허, 이렇게나 큰일을 아직도 모른다면 지금까지 특사를 괜히 했죠.”황성태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사장님,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오늘 타깃이 혹시 남궁은설이었나요?”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미친 사자를 뒤쫓은 건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다.남궁을용과 유진우의 어머니는 오랜 벗이었고 유진우를 두 번이나 도와주었다. 게다가 남궁은설도 바른 사람이라 오지랖이 넓더라도 이 일에 관여할 생각이었다.“맞아요.”황성태는 부정하지 않았다.“돈을 받고 액막이를 해주는 게 블랙 랭킹의 룰이죠.”“임무를 철수할 수 있나요?”유진우가 캐물었다.“안 됩니다. 의뢰인이 스스로 포기하면 모를까.”황성태가 계속하여 고개를 내저었다.“황 사장님, 제가 상이라도 엎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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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스파이가 하도 꽁꽁 숨어서 아직 알아내지 못했어요.”황성태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건 이 사람이 황보 가문에서 엄청난 권력을 가졌다는 거예요. 황보 가문의 사형제 아니면 직계 가족임이 분명해요.”사형제라면 황보용명의 네 아들 춘, 하, 추, 동이었다. 그들 모두 엄청난 자원을 손에 쥐고 있고 야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꿍꿍이속을 도통 헤아리기 힘든 사람들이었다.“결국에는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은 거나 다름없네요?”유진우가 눈살을 찌푸렸다.“황보 가문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짧은 시간 내에 어디 가서 그 스파이를 찾는단 말입니까?”유진우는 예전부터 의심하긴 했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었다.“조급해하지 말아요, 진우 씨. 스파이가 누군지 알아내려면 사실 그리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해요.”황성태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그래요? 황 사장님께 좋은 방법이라도 있나 보죠?”유진우는 바로 구미가 당겼다.“좋은 방법까지는 아니고 그저 미끼가 되는 거죠.”황성태는 검지에 차를 톡 묻히더니 상 위에 글 몇 줄을 끄적였다. 내용을 확인한 유진우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이것도 방법이긴 한데 성공할지는 모르겠네요.”“일단 하는 데까진 해보고 나머지는 운명에 맡겨야죠.”황성태가 덤덤하게 말했다.“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황 사장님.”유진우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이 정보는 얼마인가요?”“친구가 된 셈 치고 공짜로 드릴게요.”황성태가 웃으며 말했다.“제 친구가 되는 건 쉽지 않아요. 남궁은설을 죽이라고 사주한 사람이 누군지 알려주시면 친구로 받아들일게요.”유진우는 조건을 내걸었다.“진우 씨, 더는 절 곤란하게 하지 말아요.”황성태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의뢰인의 정보를 발설하게 되면 앞으로 저 장사 못해요.”“사장님과 저만 입을 다문다면 누가 또 알겠어요?”유진우는 웃을 듯 말 듯 했다.“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했어요. 전 괜한 모험 같은 거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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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뭐? 아무 움직임도 없다고?”황보 저택의 정원에서 부하의 보고를 듣던 황보추가 의아해하며 물었다.“확실해?”“확실합니다.”부하가 진지하게 말했다.“저희가 온 하루 지켜봤는데 강린파의 제자들이 전부 풍우 산장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이 자식 대체 무슨 꿍꿍이인 거야?”황보추는 고민에 빠졌다. 며칠 동안 유진우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하면서 조사를 펼쳤다. 그런데 갑자기 아무 움직임도 없으니 당연히 의심할 만 했다.“넌 계속 지켜보고 있어. 새로운 소식 있으면 바로 보고해.”황보추가 분부했다.“알겠습니다.”부하는 대답한 후 바로 자리를 떠났다.사흘째 되는 날에도 강린파 제자들은 풍우 산장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여전히 술을 마시면서 즐겼다. 매일 하는 훈련 말고는 먹고 노는 것밖에 없어 정말 살맛이 났다.풍우 산장의 분위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재난이 곧 닥칠 거라는 불안한 모습이라곤 눈곱만치도 없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황보추는 더욱 어리둥절했다.“X발, 유진우 이 자식 자포자기한 건가? 죽을 거라는 걸 알고 마지막으로 마음껏 노는 거야?”하지만 황보추는 생각하면 할수록 의문이 풀리지 않아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아는 유진우는 절대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쉽게 포기했더라면 무도 마스터의 경지에도 도달하지 못했을 테니까.그런데 문제는 포기하지도 않았는데 왜 이틀 동안 아무 움직임도 없냐는 것이다. 혹시 뭔가를 알아챘나?“가서 꼼꼼하게 알아봐! 이 자식 대체 무슨 속셈인지 알아야겠어.”황보추가 다시 한번 명을 내렸다.나흘째 되는 날에도 강린파 제자들은 여전히 두문불출했고 외부의 일 따위 신경도 쓰지 않았다. 흥을 돋우려고 공연단을 불러 공연을 즐기기도 했는데 정말 하루하루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그리고 유진우는 사흘이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강린파 제자들도 유진우가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했다. 정말 증발한 것처럼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그럴수록 황보추는 점점 불안하기만 했다. 맨날 오만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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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그날 저녁, 풍우 산장.순찰하는 제자들 말고 대부분의 강린파 제자들은 술에 잔뜩 취해 거의 인사불성이 되었다.그때 검은 옷차림을 한 열 명이 담장을 뛰어넘어 산장 내부를 샅샅이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움직임은 이상하리만큼 날렵했고 마치 영혼처럼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나타났다 사라지곤 했다.강린파의 순찰팀은 그 어떤 수상한 움직임도 알아채지 못했다.그들 열 명은 전부 황보 가문에서 가장 강한 비밀 호위였다. 수많은 실력자 중에서 어렵게 고른 고수들이었고 엄격한 훈련을 거쳤다. 암살, 잠복, 정보 캐내기 등 임무 성공률이 항상 100%에 달했다.황보 가문이 탑 쓰리 중 하나라고 불리게 된 이유도 무도 마스터인 황보용명이 있어 그런 것도 있지만 비밀 호위의 공로도 빼먹을 수는 없었다. 비밀 호위는 황보 가문을 도와 앞길을 막는 장애물을 제거해 주었고 적을 두려움에 떨게 했기에 그 공로가 상당했다.“바로 여기입니다.”여기저기 찾아다니던 비밀 호위들이 드디어 영령전 근처에 도착했다.영령전 문 앞에 강린파 제자 두 팀이 지키고 있었고 가끔 순찰팀도 지나갈 정도로 경계가 아주 삼엄했다.두 비밀 호위 팀장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다가 각각 향 하나를 꺼내 불을 붙였다. 파란 연기가 피어오를 무렵 비밀 호위 열 명은 코와 입을 막고 숨을 죽였다. 바람 때문에 파란 연기가 순식간에 영령전 문 앞까지 날아갔다.숨을 몇 번 들이쉬자 문 앞을 지키던 강린파 제자들이 전부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순찰팀이 5분에 한 번씩 돌아다니니까 빨리 움직여야 해!”명이 떨어지자 비밀 호위 10명은 바로 영령전으로 들어가 곳곳을 수색하기 시작했다.영령전이 아주 크고 널찍했다. 가지런히 놓인 위패 앞에 커다란 향로가 하나 놓여있었다.“찾았습니다.”3분 후, 한 비밀 호위가 누군가의 위패 밑에서 숨겨진 곳을 발견했다. 열어보니 안에 검은 비단 주머니가 있었다.비밀 호위들은 서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재빠르게 어둠 속에서 사라졌다.그 시각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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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시신에 증거가 있어? 죽기 전에 남긴 거라고?”황보추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눈살을 찌푸렸다. 시신을 처리할 때 한 번 꼼꼼히 살펴보았었는데 이상한 점이라곤 없었다.‘혹시... 내가 뭘 놓쳤나?’“애들 몇 명 불러서 당장 뒷산으로 가야겠다. 오늘 밤에 관을 열어서 시신을 다시 살펴봐야겠어.”황보추는 잠깐 생각한 후 결정을 내렸다. 혹시라도 뭔가 놓친 게 있다면 큰일이다. 하여 아직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틈에 시신을 없애서 증거를 인멸해야 했다.30분 후, 황보추는 한 무리 심복들과 함께 몰래 뒷산에 왔다.이곳은 황보 가문 사람들을 묻은 곳인데 황보용명도 죽은 후 이곳에 안치되었다. 황보용명의 묘를 찾은 황보추는 먼저 절을 한 후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아버지, 죄송해요. 아들이 한 번만 더 실례하겠습니다.”그러고는 손을 흔들었다.“당장 파!”황보추의 명이 떨어지자 한 무리의 심복들이 묘를 파기 시작했다. 그렇게 30분도 채 되지 않아 관을 꺼냈다.그때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쳤다. 사람들은 순간 등골이 오싹해져 몸을 파르르 떨더니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고는 찔리는 게 있는 표정으로 목을 움츠린 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멍하니 서서 뭐 해? 뚜껑 빨리 열어!”황보추가 낮은 목소리로 으름장을 놓았다. 이렇게 된 이상 더는 돌아갈 수도 없었다.“열어!”사람들은 이를 꽉 깨물고 관 뚜껑을 열었다.황보용명이 수의를 입은 채 관속에 조용히 누워있었다. 얼굴이 시퍼런 게 전혀 편해 보이질 않았다.“아버지... 죄송해요.”황보추는 침을 꿀꺽 삼킨 후 관속으로 뛰어들어가 여기저기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러 번이고 뒤져봤지만 그 어떤 수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입 안, 콧구멍 안, 머리카락, 손톱 밑까지 전부 자세히 살폈지만 깨끗했고 그 어떤 것도 남지 않았다.“증거는? 왜 없어?”조급해진 황보추가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아무것도 찾지 못할수록 더욱 당황했다.“이봐요.”그때 누군가 한 손으로 황보추의 어깨를 툭툭 쳤다.“X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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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거기 서! 경고하는데 함부로 하지 마. 난 황보 가문의 아들이야!”황보추는 뒷걸음질 치면서 소리를 질렀다.“자기 아버지마저 죽인 사람이 뻔뻔스럽게 그런 소리를 해?”유진우는 그를 경멸스럽게 쳐다보았다.“오늘 일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 결과가 어떨 것 같아?”“비밀 호위, 저 자식을 죽여버려!”황보추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이런 순간에도 황보추는 싹 다 죽여버리려 했다. 그런데 주변에는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고 가끔 바람 소리만 들렸다.“비밀 호위! 비밀 호위!”조급해진 황보추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당신 심복들은 다 여기 있어.”장 어르신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사람 머리 두 개를 들고 어둠 속에서 달빛이 비치는 환한 곳으로 걸어왔다. 그가 머리를 툭 던지자 데굴데굴 굴러서 황보추의 발밑에 멈췄다. 깜짝 놀란 황보추의 표정이 급변했다.“황보추, 당신은 이미 독 안에 든 쥐야. 절대 도망 못 가. 아직 할 얘기 더 남았어?”유진우가 냉랭하게 말했다.“잠깐!”상황이 여의치 않자 황보추가 갑자기 머리를 굴렸다.“유진우, 영원한 적은 없고 영원한 이익만 있다고 했어. 이 일 우리 아직 협상할 여지가 있어.”“어떻게 협상할 건데?”유진우의 표정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손을 잡자! 손을 잡으면 되지.”황보추가 침을 꿀꺽 삼켰다.“황보 가문은 재산이 아주 많아. 내가 가주 자리에 앉는 걸 도와주면 재산 절반을 너에게 줄게. 그때가 되면 넌 원하는 걸 뭐든지 다 얻을 수 있어. 어때?”“내가 지금 살인죄를 뒤집어쓴 건 어떻게 해결할 건데?”유진우가 갑자기 물었다.“그거야 쉽지. 아무 희생양이나 찾으면 돼.”황보추의 안색이 금세 환해졌다. 유진우의 마음이 흔들린 줄 알고 재빨리 말했다.“나와 손만 잡으면 가문 내에서 아무나 찾아 희생양으로 만들면 돼. 그러면 넌 아무 일 없을 거야.”“아주 괜찮은 생각인 것 같네.”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지? 역시 넌 큰일을 할 사람이라니까.”황보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계속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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