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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너!”

유연지는 치가 떨릴 정도로 화가 났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 꾹 참아야만 했다.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곤 유진우가 조금 더 빨리 움직이길 바랄 뿐이었다. 왜냐하면 피가 점점 많이 흘러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3분 후, 두 번째 남자의 치료도 끝났다. 지혈만 한다면 당분간은 죽지 않을 것이다.

“인제 내 차례지? 얼른, 얼른 치료해 줘!”

유연지는 다급한 마음에 끊임없이 재촉했다. 하지만 유진우는 유유자적하게 먼저 손을 닦고 기지개를 켜더니 찻잔을 들고 차를 음미하기 시작했다.

“야, 지금 뭐 하는 거야? 얼른 지혈해달라고!”

유연지가 발끈했다.

‘피가 지금 철철 흐르는데 차가 목구멍에 넘어가?’

“뭘 그리 닦달해요? 죽지도 않을 건데.”

유진우는 그녀를 보고도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다.

“죽지 않는다니? 나 총에 맞은 거 안 보여? 넌 인간미도 없어? 빨리 날 살려달라고!”

유연지가 노발대발했다. 그런데 갑자기 흥분한 바람에 피가 더 철철 흘러나왔다. 화들짝 놀란 그녀는 심호흡하며 마음을 진정했다.

“살려달라는 사람의 태도가 고작 이거예요?”

유진우는 차를 느긋하게 마시며 말했다.

“유진우, 실력 조금 있다고 건방 떨지 마!”

유연지는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평소였더라면 유씨 집안의 귀한 딸인 그녀에게 다들 굽신거리기 바빴을 것이다. 그런데 한낱 돌팔이 의사 주제에 그녀 앞에서 시건방을 떤다는 건 그야말로 용납할 수가 없었다.

“성의가 없으니 됐어요. 난 이만 가볼게요.”

유연지와 얘기를 섞고 싶지 않았던 유진우는 차를 단숨에 들이킨 후 그냥 가려 했다.

“잠깐만요, 가지 마세요... 명의님, 유진우 명의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실례했네요. 명의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상황이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자 유연지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어쨌거나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니까.

“진우 오빠, 연지 언니 얼마 못 버틸 것 같아요. 얼른 살려주세요.”

남궁은설도 나서서 부탁했다.

“그래요. 은설 씨 체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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