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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밤이 점점 깊어졌다.

그 시각 진성 식당 안.

시끌벅적하고 사람들로 붐비는 대낮과 달리 밤이 깊어진 진성 식당은 아주 고요했다. 하나는 위치가 조금 외진 곳에 있었고 또 하나는 밤에 영업하지 않기 때문이다.

슉!

그때 우람한 체격의 누군가가 갑자기 담장을 뛰어넘고 들어오더니 한두 번이 아닌 듯 아주 익숙하게 2층의 룸으로 향했다. 문 앞에 도착한 그 사람은 가볍게 똑똑 노크했다.

“들어와.”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누군가의 위엄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사람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 한쪽 무릎을 꿇더니 병풍 앞에서 두 손을 가슴 앞에 맞잡고 예의를 갖췄다.

“미친 사자가 특사님께 인사 올립니다.”

“다쳤어?”

병풍 뒤에서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특사님, 임무에 실패했습니다. 방금 엄청난 실력자를 만난 바람에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 뻔했습니다.”

미친 사자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다친 팔에서 아직도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쥐 죽은 듯이 고요한 밤이라 더욱 잘 들리는 것 같았다.

“실패해놓고 무슨 낯짝으로 다시 돌아와?”

병풍 뒤의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로워졌고 무서운 위압감이 느껴졌다.

“특사님,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무조건 성공하겠습니다.”

미친 사자는 두려움에 벌벌 떨며 식은땀을 흘렸다.

“이 빌어먹을 놈아, 뒤에 꼬리를 달고 온 것도 몰랐어?”

특사가 호통쳤다.

“꼬리요?”

미친 사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고는 재빨리 부정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오는 내내 주변을 경계했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이봐, 왔으면 그냥 나올 것이지 뭘 그렇게 숨어있어?”

병풍 뒤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 그 순간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복도에서 어렴풋하게 들려왔는데 유진우가 덤덤하게 걸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네가 여길 어떻게...”

미친 사자의 표정이 급변했다. 겁에 질려 연신 뒷걸음질 친 바람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누군가 자신을 뒤따라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뛰어난 실력의 킬러인 미친 사자는 어릴 적부터 엄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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