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921 - 챕터 930

1602 챕터

제921화

유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자양지존이 날 죽이려 했는데, 내가 자양지존을 왜 살려둬야 해?”“우리 사부님을 죽이다니, 복수할 거야!”도규현이 붉어진 눈시울로 절규했다.“규현아! 그만해!”도장수가 깜짝 놀라 그를 제지했다. 그들 눈앞에 있는 사람은 자양지존도 이겨버린 마스터인데, 그들이 유진우를 이길 리 없었다.“당당하게 도전하는 건 좋지만, 꼼수 쓰면 다 죽여버릴 거야!”유진우가 차가운 눈빛으로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도씨 가문 사람들은 놀란 얼굴로 저마다 급히 뒤로 물러났다. 무도 마스터가 그들을 쓰러뜨리기란 식은 죽 먹기였다.“영감님, 갑시다.”유진우는 더 이상 말하기도 싫다는 듯 산 아래로 걸어갔다. 이때 홍청하가 달려와 죄책감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유진우 씨! 전에는 내가 잘못했어, 사과할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 돼? 조금만 일찍 말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잖아. 우리 친하게 지낼 수 있었잖아. 안 그래?”유진우가 무도 마스터인 줄 알았다면 홍청하는 절대 배신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꺼져.”유진우는 미동 없이 단 두 글자만을 내뱉었다. 한 번 배신당한 사람은 절대 다시 쓸 수 없었다.“유진우 씨, 내게 죄책감 있는 거 알아. 우리 오빠를 봐서라도...”“꺼져! 내 앞에서 당신 오빠 얘기 꺼내지 마. 당신은 그럴 자격이 없어.”차가운 한 마디만을 남긴 채 유진우는 떠났다.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며 홍청하는 이를 악물고 어쩔 줄 몰랐다.“왜? 왜 내게 안 알려준 거야? 진작 신분을 알려줬다면 내가 그렇게 했겠어? 다 당신 때문이야! 인여경 돌려줘! 돌려달라고!”그녀는 아쉬움과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포효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후회가 가장 컸다. 창창한 앞길을 스스로 막은 꼴이 되었다.“제 버릇 개 못 준다더니...”유진우의 조소 어린 목소리가 바람에 흩날렸다.인여궁의 제자가 불현듯 물었다.“사부님, 이제 어떡해요? 저녁에 풍우 산장을 공격해요?”“공격은 무슨! 미쳤니? 무도 마스터를 어떻게 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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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저녁 무렵, 로즈 레스토랑.유진우는 창가 자리에 앉아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었다. 마스터 싸움 뒤 남북 두 연맹은 철저히 뒤흔들렸다. 외국 조직을 포함한 각종 세력이 그를 호시탐탐 넘보고 있었다. 물론 유진우는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오늘 그는 조선미와 밥을 먹기로 했다.띵동.레스토랑 문이 갑자기 열렸다. 기장이 긴 검은 원피스 차림의 조선미가 사뿐사뿐 걸어들어왔다. 옅은 화장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 더욱 생기를 더해주었다.“왜 그렇게 빤히 쳐다봐요? 나 안 예뻐요?”조선미가 유진우의 앞에서 한 바퀴 돌았다. 그에 그녀의 몸매가 더욱 두드러졌다.유진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예뻐요.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하하하... 여보, 이런 말도 할 줄 알았어요?”조선미가 놀란 듯 입을 가리고 웃었다. 무뚝뚝한 줄 알았던 유진우가 이런 로맨틱한 말까지 할 줄은 몰랐다. 따로 배우기라도 했나?유진우가 진지하게 말했다.“사실인걸요, 뭐.”“좋아요. 그런 말 아주 좋아요.”조선미는 웃으며 자리에 앉고는 가방에서 선물상자 하나를 꺼내 식탁에 올려놓았다.“여기, 선물이에요.”“갑자기 선물은 왜요?”유진우는 미심쩍은 듯 상자를 열어보았다. 선물의 정체는 청동 자물쇠 장식이 달린 목걸이였다.“무슨 뜻이에요?”“진우 씨가 어디 가지 못하게, 제 옆에 잠가두려고요.”“지금 시대가 언젠데 아직도 이런 걸 믿어요?”“지금 내 옆에 있기 싫다는 거예요?”조선미가 밉지 않은 눈길로 유진우를 째려보았다. 그 눈빛에는 약간의 협박마저 들어있었다.유진우는 씁쓸한 웃음으로 목걸이를 걸며 말했다.“그런 뜻 아닌 거 알잖아요.”“당연히 그래야죠.”조선미가 입꼬리를 삐죽 올리며 애교스럽게 말했다.“그런데 선미 씨, 왜 식사하자고 했어요? 무슨 일 있어요?”유진우의 물음에 조선미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일이 좀 생겼어요. 연경 쪽 회사에서 준비를 마쳐서 오늘 밤 가봐야 해요, 진우 씨한테 작별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서요.”“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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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조선미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 아버지는 절대 보물 지도를 양보하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상대방의 화를 돋우어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네, 사람을 불러 아저씨를 보호할게요.”“그렇게 말해주니 마음이 놓이네요. 물론 너무 오래 가있지는 않을 거예요. 연경의 새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바로 서울로 돌아올게요. 빠르면 일주일 안에 돌아올 수도 있어요.”“네, 기다릴게요.”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두 사람은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했다.띵동.이때 또다시 대문이 열렸다. 한껏 차려입은 젊은이들이 웃으며 들어왔다.유진우는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훑어보다 흠칫하며 놀라운 표정으로 그들을 빤히 쳐다보았다.“왜요?”조선미는 금세 이상함을 느꼈다.“별거 아니에요, 아는 사람을 봐서.”“아는 사람이요? 가서 인사할래요?”조선미는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 젊은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의 옷차림과 행동을 봤을 때 모두 부유한 사람들이었다.“아뇨, 저희끼리 먹죠.”유진우는 별거 아니라는 듯 고개를 돌리고는 식사를 계속했다. 지금의 안정이 좋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선미와 함께 있을 때면 더없이 편안했다. 그를 괴롭히던 일들도 모두 사라진 것 같았다.“여보, 비행기를 타야 해서 먼저 가볼게요. 며칠 뒤 봐요.”배불리 먹은 뒤 조선미가 몸을 일으켰다. 유진우도 따라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그래요, 데려다줄게요.”“그럴 필요 없어요. 차를 이미 불렀거든요. 피곤해 보이는데, 들어가서 푹 쉬어요. 맞다, 나 없을 때 한눈팔면 나한테 죽어요.”조선미는 일부러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엄포를 놓고는 피식 웃으며 유진우의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갈게요.”그 말을 남긴 채 조선미는 손을 흔들며 레스토랑을 나갔다.유진우는 멍하니 조선미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마음속 어딘가가 구멍이 뚫린 듯 공허했다.“진우 오빠?”이때 맑은 여자 목소리가 그의 등 뒤에서 울렸다.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 몇 명이 호기심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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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온 지는 좀 됐는데 너무 바빠서 아직 장군님께 인사드리지 못했어요.”유진우는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맞다, 몸은 좀 어때요? 불편한 덴 없어요?”극한 신체는 100년에 한 번 나올지 하는 희귀병으로서 치료가 극히 어려웠다. 누에로 그 기를 눌렀어도 10년 동안만 버틸 수 있었다. 10년이 지나면 다른 변수가 없는 이상 남궁은설은 죽은 목숨이었다.남궁은설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네, 괜찮아요. 다 진우 오빠 덕분이죠.”“아닙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인걸요.”“은설아, 이분 누구야?”남궁은설의 옆에 선 붉은 옷의 여자가 입을 열었다.남궁은설이 재빨리 그를 소개했다.“연지 언니, 이 분이 전에 말한 진우 오빠세요. 제 병을 고쳐주신 분이요!”남궁은설이 고개를 조금 쳐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오, 그쪽이 은설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이에요?”유연지가 유진우를 아래 우로 훑어보며 말했다.얼굴은 괜찮았지만, 옷차림이 시골 사람 같은 게, 그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급이 아니었다. 이렇게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남궁은설의 마음을 앗아갔지? 단지 얼굴이 잘생겨서?정말 그렇다면 너무 격 떨어지는 일이었다.“진우 오빠, 밥 아직 안 드셨죠? 같이 먹을래요?”“아, 방금 먹었어요.”남궁은설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급히 말을 덧붙였다.“그럼 같이 커피라도 마셔요. 마침 의학 관련해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말을 마친 남궁은설은 기대 넘치는 표정으로 유진우를 쳐다보았다.“그래요.”유진우는 조금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 거절했다가는 그녀를 울릴 수도 있었다.“좋아요! 진우 오빠 이리 오세요!”남궁은설은 활짝 웃으며 유진우의 팔을 끌고 호화롭게 장식된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이미 사람들이 앉아있었다.가장 가운데에는 정장을 입은 반듯한 인상의 남자가 앉아있었다. 20대 정도로 보이는 그는 보기만 해도 압도되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앉아만 있어도 눈에 띌 정도로 출중한 용모였다.“은설아, 옆에 선 분은 누구셔? 본 적이 없는데.”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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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이때 한 매부리코 남자가 물었다.“둘 다 아닙니다.”유진우가 고개를 저었다. 매부리코 남자가 다시 물었다.“그럼? 어디 지잡대 나왔어?”다른 사람들도 모두 흥미진진하게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대학을 안 나왔습니다.”유진우가 간결하게 대답했다. 매부리코가 일부러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진짜야? 대학을 안 나왔는데 어떻게 의사가 돼?”“저는 한의학을 배웠습니다. 어릴 때부터 배워 자연스럽게 할 줄 알게 되었어요.”매부리코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한의학? 지금 장난치는 거야? 그거 다 속임수 아니야? ”“하하하... 요즘도 한의학 믿는 사람이 있어? 머리가 어떻게 됐나 봐.”“하긴 폐지 줍는 노인들은 이런 거 믿을 테니까. 한 명이라도 더 속이면 좋잖아.”사람들이 웃으며 비아냥댔다. 서양식 교육을 받은 그들에게 한의사는 돌팔이나 다름없었다.“은설아, 정말 저 사람이 널 살려준 거야? 속은 건 아니고?”유연지가 비꼬았다.“아니에요! 진우 오빠는 정말 실력 있는 사람이에요!”“실력? 하하하... 난 왜 안 믿기지?”매부리코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말했다.“한의사라며? 내 건강이 어떤지 한 번 봐봐. 맞히면 상을 줄게.”매부리코가 손을 내밀며 어디 한 번 말해보라는 표정을 지었다.유진우는 그를 쓱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요즘 들어 추위를 많이 타고, 허리가 아프고, 땀도 많아졌죠?”“응? 어떻게 알았어?”매부리코가 인상을 찌푸렸다. 확실히 최근 몸이 예전 같지 않았다.“두 눈에 초점이 없고, 호흡도 가쁘고, 얼굴빛도 좋지 않아요. 거기다 춥고 허리가 아프고 땀이 많이 난다면, 아마 성기능이 쇠약할 겁니다.”“웃기지 마! 난 멀쩡해, 하룻밤에 일곱 번도 거뜬하다고!”“그뿐만 아니라 성병도 있는 것 같네요. 빨리 병원에 가 보는 게 좋겠어요. 병이 진행되면 그곳이 썩어버릴 거예요.”“너... 허튼소리 마! 다시 한번 이상한 소리 하면 본때를 보여줄 거야!”매부리코가 얼굴이 빨개진 채 외쳤다. 성기능 쇠약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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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뚝... 뚝...바닥에 흥건한 오줌을 본 사람들이 모두 경악했다. 매부리코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혈 자리 두 개를 눌렀을 뿐인데 오줌을 지릴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가장 난처한 것은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그 광경을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악!”매부리코가 비명을 지르고는 바지를 잡고 자리를 뛰쳐나갔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 오줌 발자국이 찍혔다.사람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망신당한 정도가 아니라 사회적 죽음이었다.“유진우!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유연지가 책상을 쾅 치며 말했다. 대학도 나오지 않은 사람 하나가 감히 명문가 도련님을 공개적으로 망신 주다니,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방금 성기능 쇠약이라고 했잖아요, 신장이 약하다고. 그런데 안 믿으시니, 이렇게 증명해 드리는 수밖에요.”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너...”유연지는 말문이 막혔다. 핑계를 찾아 그를 난처하게 할 생각이었는데, 팀 킬을 할 줄은 몰랐다.“흥! 일부러 이러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한솔이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 절친한 황우가 이렇게 망신당하는 꼴을 본 그의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안 믿으시는 겁니까? 당신도 한 번 봐 드려요?”유진우의 시선이 그에게 옮겨갔다. 그 말을 들은 한솔이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유진우가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황우의 최후를 바로 옆에서 본 터라 모험하고 싶지 않았다.“난 안 믿어, 네가 정말 그 정도 실력이라면 나도 한 번 봐봐!”유연지가 건들거리며 한 쪽 팔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그녀는 한의학을 믿지 않았고, 유진우가 한 번 보기만 해도 병을 보아낼 수 있다는 것은 더더욱 믿을 수 없었다.정당한 방법이 아닌 속임수가 확실했다.유진우가 그녀를 유심히 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당신은 더 심하네요. 호흡이 일정하지 않고 이상한 소리도 들려요. 쉽게 흥분하고, 정신도 맑지 않아 보이는 게, 폐에 문제가 있는 것 같네요.”“두루뭉술하게 말하지 마. 폐에 어떤 문제가 있는데? 난 왜 아무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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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이렇게 잘난 척하는 사람들은 상대하기도 싫었다.유연지가 깔보는 목소리로 말했다.“연지 언니! 진우 오빠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전 진우 오빠를 믿어요!”남궁은설이 유진우의 편을 들고 나섰다.“은설아, 넌 다 좋은데 너무 단순해. 그래서 저런 사람들에게 속아넘어가기 딱 좋아. 특히 이런 근본도 모르는 사람들은 꼭 조심해야 해.”유연지는 유진우를 흘깃 보며 말했다. 유연지에게 유진우는 과거 남궁은설을 따라다니던 사람들과 같았다. 갖은 방법을 다해 그녀에게 접근해 보려는 사람들.“연지 언니, 오해예요. 진우 오빠는 좋은 사람이에요!”“왜? 찔려? 할 말이 없어? 그럴 줄 알았다! 너 같은 사기꾼은 차고 넘쳤어! 은설이는 속여도 나는 못 속여!”남궁은설이 인상을 찌푸렸다. 사람들이 유진우를 적대시하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은설 씨, 나 먼저 가볼게요.”차를 마신 뒤 유진우는 일어나 자리를 뜨려 했다. 이런 사람들과 계속 접촉해봤자 좋을 게 없었다.“진우 오빠...”남궁은설은 급히 일어났지만, 어떤 말을 하면 좋을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은설 씨,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먼저 먹어요. 다음에 장군님 뵈러 갈게요.”유진우는 웃어 보이고는 방을 나갔다.“진...”남궁은설이 그를 쫓아가려 할 때 유연지가 그녀를 말렸다.“은설아! 뭐 해? 사기꾼일 뿐이야. 그냥 가라고 해. 여기 남으면 우리 기분만 망쳐.”“진우 오빠 그렇게 말하지 마요!”“그래, 말 안 할게.”유연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하고는 또다시 물었다.“은설아, 그 자식 좋아하는 거야?”“네?”남궁은설은 새빨개진 얼굴로 우물쭈물 대답했다.“그, 그럴 리 있어요? 진우 오빠는 제 생명의 은인이라, 보답하고 싶은 거예요.”비록 강력히 부인했지만 남궁은설의 표정은 모든 걸 설명하고도 남을 만큼 확실했다.유연지가 경고했다.“은설아, 보답하려는 거면 괜찮지만, 절대 그 자식 좋아하지 마.”“왜요?”“아직도 모르겠어? 너흰 다른 세계 사람들이야. 함께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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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박살 난 술잔을 본 사람들이 멍해졌다. 유진우가 다시 돌아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아무 말도 없이 유연지의 술잔을 깨뜨리다니.“야! 뭐 해? 미쳤어?”유연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 외쳤다. 방금 맞은 손등이 화끈거리며 조금 부어올랐다.“감히 연지를 건드리다니, 무섭지도 않아?”사람들이 모두 화가 나 소리쳤다.“너,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기 전까지 여기서 한 발짝도 못 뗄 줄 알아.”한솔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강한 기운이 새어 나왔다.“술에 독이 있어요. 지금 당신들 목숨을 구해드리는 겁니다.”유진우가 차갑게 대답했다.“독?”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놀란 채 서로를 응시했다. 유진우가 일부러 보복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말을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야? 거짓말이면 어떡할래?”유연지가 외쳤다. 그녀는 의심이 많아 다른 사람의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유진우는 아무 말 없이 은침 하나를 꺼내 남궁은설의 술잔에 넣었다. 조금 젓고 다시 침을 꺼내니 은침은 이미 새까맣게 변해있었다.“이러면 되겠습니까?”유진우는 새까맣게 변한 은침을 사람들 앞에 내밀었다.“응?”이를 본 유연지는 흠칫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은침이 까맣게 변했다는 건 술에 독이 있다는 것이었다. 마셨다면 큰일났을 거였다.“젠장! 정말 독이 있잖아? 누구 짓이야?”“감히 우리 술에 독을 타? 죽고 싶은 거야?”사람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목숨에 관계되는 일은 중요시해야 했다.“진우 오빠, 정말 고마워요. 오빠 아니었으면 우리 모두 중독됐을 거예요.”남궁은설은 아직 진정되지 않은 듯 침을 삼키며 말했다.“별거 아니에요.”유진우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은설을 봐서라도 그들을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잠깐! 네가 어떻게 독이 있다는 걸 알았어?”유연지가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술을 마시지도, 검사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확신했어?”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모두 유진우를 바라보았다. 그들도 미심쩍었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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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연지 언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진우 오빠가 우릴 구해줬잖아요!”“은설아, 저 자식한테 속지 마. 절대 좋은 마음으로 그런 게 아니야! 우리 술 안의 독은 이 자식이 탄 거야! 일부러 자리를 뜨고는 중요한 타이밍에 등장해 호감을 사지. 이까짓 꼼수로 날 속일 수 있을 것 같아?”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모두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처음 본 유진우보다는 유연지에게 더 믿음이 갔다.“자신감이 너무 넘치는 거 아니에요? 난 그런 거 할 시간이 없어요.”유진우가 차갑게 말했다. 좋은 마음으로 도와준 건데 이렇게 돌아올지는 몰랐다. 짐승도 은혜 갚을 줄 안다고 했는데!유연지가 계속해서 다그쳤다.“흥! 인정하지 않는 거야? 그럼 하나만 물어볼게. 어떻게 마침 그 직원을 마주쳤고, 마침 이 독약을 손에 넣었어? 이게 다 우연의 일치야?”“맞아요. 우연의 일치입니다.”“하하, 다들 들었지? 이 자식 할 말이 없어졌어.”유연지가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이것 말고도 더 치명적인 게 있어. 그 은침 말이야. 누가 미쳤다고 은침을 가지고 다녀? 진작 계획한 거잖아!”“저 자식이 독을 탄 거라니,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은 믿을 수 없어!”“연지가 똑똑해서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으면 우리 다 속을 뻔했어.”“찢어 죽일 놈, 감히 우리 앞에서 꼼수 쓰다니, 살고 싶지 않은 거야?”사람들이 유진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처음의 감격이 이제는 분노로 뒤바뀌었다.“유진우, 이렇게 빨리 들통날 줄은 몰랐지? 더 할 말 있어?”유연지는 팔짱을 끼고 신이 나 말했다. 미제사건을 해결한 것인 양 득의양양한 모습이었다.“안 믿으니 어쩔 수 없네요. 전 못 본 걸로 하세요. 그럼.”말을 마친 유진우는 몸을 휙 돌려 걸어 나갔다.“거기 서!”유연지가 유진우의 앞을 막고 소리쳤다.“우리 술에 독을 탔으면서 그냥 가려고? 그런 게 어디 있어?”“자식!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사람들이 웅성댔다. 모두가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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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응?”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유연지는 멍해졌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숙여 가슴의 상처를 바라보았다. 놀라움, 경악, 의문, 공포가 담긴 복합적인 표정이었다.자신이 총에 맞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아무런 징조 없이 이렇게나 갑자기.뒤늦게 상황을 알아챈 그녀는 단말마의 비명만을 남긴 채 그대로 쓰러졌다.“킬러야, 빨리 엎드려!”한솔이 크게 외쳤다. 사람들이 급히 땅에 엎드렸다. 그와 동시에 가면을 쓴 킬러들이 문을 박차고 뛰어 들어왔다. 모두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들고, 보이는 사람마다 가차 없이 쏘아댔다.빵, 빵, 빵, 빵...총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땅에 쓰러졌다.“젠장!”한솔은 화가 나 킬러들 쪽으로 테이블을 뒤엎었다.킬러들이 테이블을 피하는 사이 그는 킬러 두 사람의 목을 잡고는 손에 힘을 줬다.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목을 잡힌 두 사람이 쓰러졌다.둘을 해치운 뒤 한솔은 다시 주먹을 뻗었다. 그 위력은 천둥번개처럼 강력했다.쿵. 쿵. 쿵.소리와 함께 남은 킬러들도 가슴이 관통당한 채 고꾸라졌다. 단 몇 분 만에 한솔은 모든 킬러를 처리했다. 그 실력에 모두가 놀랐다.“쓰레기들.”한솔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콧방귀를 뀌고는 땅에 널브러진 테이블보를 들어 손에 묻은 피를 닦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모두가 환호했다.“역시 도련님이에요! 너무 대단해요!”“당연하지, 도련님은 가문의 후계자시고 천하회 회원이기도 하시니, 이 정도는 기본이지!”“이 사람들, 운 없기도 하지. 도련님을 만났으니.”사람들은 저마다 한솔을 칭송했다. 한솔은 그들 사이에서도 리더였다. 신분도 고귀하고 실력도 강했다. 서울 전체에서도 그와 대적할 만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이제 네 차례야.”한솔은 고개를 돌려 곱지 않은 시선으로 유진우를 빤히 쳐다보았다.“이 킬러들, 네가 보낸 거지?”“저는 당신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제가 왜 당신들을 죽이려 하겠습니까?”“네가 어디 사는 누구인지도 모르잖아. 사실대로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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