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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조선미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 아버지는 절대 보물 지도를 양보하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상대방의 화를 돋우어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

“네, 사람을 불러 아저씨를 보호할게요.”

“그렇게 말해주니 마음이 놓이네요. 물론 너무 오래 가있지는 않을 거예요. 연경의 새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바로 서울로 돌아올게요. 빠르면 일주일 안에 돌아올 수도 있어요.”

“네, 기다릴게요.”

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두 사람은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했다.

띵동.

이때 또다시 대문이 열렸다. 한껏 차려입은 젊은이들이 웃으며 들어왔다.

유진우는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훑어보다 흠칫하며 놀라운 표정으로 그들을 빤히 쳐다보았다.

“왜요?”

조선미는 금세 이상함을 느꼈다.

“별거 아니에요, 아는 사람을 봐서.”

“아는 사람이요? 가서 인사할래요?”

조선미는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 젊은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의 옷차림과 행동을 봤을 때 모두 부유한 사람들이었다.

“아뇨, 저희끼리 먹죠.”

유진우는 별거 아니라는 듯 고개를 돌리고는 식사를 계속했다. 지금의 안정이 좋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선미와 함께 있을 때면 더없이 편안했다. 그를 괴롭히던 일들도 모두 사라진 것 같았다.

“여보, 비행기를 타야 해서 먼저 가볼게요. 며칠 뒤 봐요.”

배불리 먹은 뒤 조선미가 몸을 일으켰다. 유진우도 따라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래요, 데려다줄게요.”

“그럴 필요 없어요. 차를 이미 불렀거든요. 피곤해 보이는데, 들어가서 푹 쉬어요. 맞다, 나 없을 때 한눈팔면 나한테 죽어요.”

조선미는 일부러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엄포를 놓고는 피식 웃으며 유진우의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

“갈게요.”

그 말을 남긴 채 조선미는 손을 흔들며 레스토랑을 나갔다.

유진우는 멍하니 조선미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마음속 어딘가가 구멍이 뚫린 듯 공허했다.

“진우 오빠?”

이때 맑은 여자 목소리가 그의 등 뒤에서 울렸다.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 몇 명이 호기심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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