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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박살 난 술잔을 본 사람들이 멍해졌다. 유진우가 다시 돌아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아무 말도 없이 유연지의 술잔을 깨뜨리다니.

“야! 뭐 해? 미쳤어?”

유연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 외쳤다. 방금 맞은 손등이 화끈거리며 조금 부어올랐다.

“감히 연지를 건드리다니, 무섭지도 않아?”

사람들이 모두 화가 나 소리쳤다.

“너,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기 전까지 여기서 한 발짝도 못 뗄 줄 알아.”

한솔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강한 기운이 새어 나왔다.

“술에 독이 있어요. 지금 당신들 목숨을 구해드리는 겁니다.”

유진우가 차갑게 대답했다.

“독?”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놀란 채 서로를 응시했다. 유진우가 일부러 보복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말을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야? 거짓말이면 어떡할래?”

유연지가 외쳤다. 그녀는 의심이 많아 다른 사람의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

유진우는 아무 말 없이 은침 하나를 꺼내 남궁은설의 술잔에 넣었다. 조금 젓고 다시 침을 꺼내니 은침은 이미 새까맣게 변해있었다.

“이러면 되겠습니까?”

유진우는 새까맣게 변한 은침을 사람들 앞에 내밀었다.

“응?”

이를 본 유연지는 흠칫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은침이 까맣게 변했다는 건 술에 독이 있다는 것이었다. 마셨다면 큰일났을 거였다.

“젠장! 정말 독이 있잖아? 누구 짓이야?”

“감히 우리 술에 독을 타? 죽고 싶은 거야?”

사람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목숨에 관계되는 일은 중요시해야 했다.

“진우 오빠, 정말 고마워요. 오빠 아니었으면 우리 모두 중독됐을 거예요.”

남궁은설은 아직 진정되지 않은 듯 침을 삼키며 말했다.

“별거 아니에요.”

유진우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남궁은설을 봐서라도 그들을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잠깐! 네가 어떻게 독이 있다는 걸 알았어?”

유연지가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

“술을 마시지도, 검사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확신했어?”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모두 유진우를 바라보았다. 그들도 미심쩍었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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