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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연지 언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진우 오빠가 우릴 구해줬잖아요!”

“은설아, 저 자식한테 속지 마. 절대 좋은 마음으로 그런 게 아니야! 우리 술 안의 독은 이 자식이 탄 거야! 일부러 자리를 뜨고는 중요한 타이밍에 등장해 호감을 사지. 이까짓 꼼수로 날 속일 수 있을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모두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처음 본 유진우보다는 유연지에게 더 믿음이 갔다.

“자신감이 너무 넘치는 거 아니에요? 난 그런 거 할 시간이 없어요.”

유진우가 차갑게 말했다. 좋은 마음으로 도와준 건데 이렇게 돌아올지는 몰랐다. 짐승도 은혜 갚을 줄 안다고 했는데!

유연지가 계속해서 다그쳤다.

“흥! 인정하지 않는 거야? 그럼 하나만 물어볼게. 어떻게 마침 그 직원을 마주쳤고, 마침 이 독약을 손에 넣었어? 이게 다 우연의 일치야?”

“맞아요. 우연의 일치입니다.”

“하하, 다들 들었지? 이 자식 할 말이 없어졌어.”

유연지가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것 말고도 더 치명적인 게 있어. 그 은침 말이야. 누가 미쳤다고 은침을 가지고 다녀? 진작 계획한 거잖아!”

“저 자식이 독을 탄 거라니,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은 믿을 수 없어!”

“연지가 똑똑해서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으면 우리 다 속을 뻔했어.”

“찢어 죽일 놈, 감히 우리 앞에서 꼼수 쓰다니, 살고 싶지 않은 거야?”

사람들이 유진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처음의 감격이 이제는 분노로 뒤바뀌었다.

“유진우, 이렇게 빨리 들통날 줄은 몰랐지? 더 할 말 있어?”

유연지는 팔짱을 끼고 신이 나 말했다. 미제사건을 해결한 것인 양 득의양양한 모습이었다.

“안 믿으니 어쩔 수 없네요. 전 못 본 걸로 하세요. 그럼.”

말을 마친 유진우는 몸을 휙 돌려 걸어 나갔다.

“거기 서!”

유연지가 유진우의 앞을 막고 소리쳤다.

“우리 술에 독을 탔으면서 그냥 가려고? 그런 게 어디 있어?”

“자식!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

사람들이 웅성댔다. 모두가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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