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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저녁 무렵, 로즈 레스토랑.

유진우는 창가 자리에 앉아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었다. 마스터 싸움 뒤 남북 두 연맹은 철저히 뒤흔들렸다. 외국 조직을 포함한 각종 세력이 그를 호시탐탐 넘보고 있었다. 물론 유진우는 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오늘 그는 조선미와 밥을 먹기로 했다.

띵동.

레스토랑 문이 갑자기 열렸다. 기장이 긴 검은 원피스 차림의 조선미가 사뿐사뿐 걸어들어왔다. 옅은 화장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 더욱 생기를 더해주었다.

“왜 그렇게 빤히 쳐다봐요? 나 안 예뻐요?”

조선미가 유진우의 앞에서 한 바퀴 돌았다. 그에 그녀의 몸매가 더욱 두드러졌다.

유진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뻐요.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

“하하하... 여보, 이런 말도 할 줄 알았어요?”

조선미가 놀란 듯 입을 가리고 웃었다. 무뚝뚝한 줄 알았던 유진우가 이런 로맨틱한 말까지 할 줄은 몰랐다. 따로 배우기라도 했나?

유진우가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인걸요, 뭐.”

“좋아요. 그런 말 아주 좋아요.”

조선미는 웃으며 자리에 앉고는 가방에서 선물상자 하나를 꺼내 식탁에 올려놓았다.

“여기, 선물이에요.”

“갑자기 선물은 왜요?”

유진우는 미심쩍은 듯 상자를 열어보았다. 선물의 정체는 청동 자물쇠 장식이 달린 목걸이였다.

“무슨 뜻이에요?”

“진우 씨가 어디 가지 못하게, 제 옆에 잠가두려고요.”

“지금 시대가 언젠데 아직도 이런 걸 믿어요?”

“지금 내 옆에 있기 싫다는 거예요?”

조선미가 밉지 않은 눈길로 유진우를 째려보았다. 그 눈빛에는 약간의 협박마저 들어있었다.

유진우는 씁쓸한 웃음으로 목걸이를 걸며 말했다.

“그런 뜻 아닌 거 알잖아요.”

“당연히 그래야죠.”

조선미가 입꼬리를 삐죽 올리며 애교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선미 씨, 왜 식사하자고 했어요? 무슨 일 있어요?”

유진우의 물음에 조선미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일이 좀 생겼어요. 연경 쪽 회사에서 준비를 마쳐서 오늘 밤 가봐야 해요, 진우 씨한테 작별 인사는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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