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861 - 챕터 870

1614 챕터

제861화

“거기 서!”이청아는 유진우를 따라가 그의 소매를 잡으며 말했다.“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잘 얘기하면 안 되는 거야?”“필요 없을 것 같은데, 나도 바빠. 서로 시간 낭비하지 말자.”유진우는 더 이상 말하기도 싫은 듯 문을 향해 걸어갔다.“가지 마!”이청아가 유진우의 허리를 껴안았다. 콧대 높은 이청아에게는 엄청난 용기가 있어야 하는 일이었다.“가지 말라고 했어!”이청아는 유진우를 안은 채 얼굴을 그의 등에 대고 작게 중얼거렸다.“이번 일은, 내가 잘못했어. 문제가 있다면 고칠게. 강백준이 위선자라면 위선자인 거야. 이제 그 사람과는 안 볼게. 그럼 돼? 나 당신을 잃을까 봐 너무 무서워... 우리 화해하자. 다시는 억지 안 부리고, 당신 때리지도 않을게. 맹세해. 떠나지만 않으면 당신이 뭘 하든 좋아. 돈, 권력 그딴 거 필요 없어. 회사 팔고 여행 갈까?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날마다 즐기면서 사는 거야. 당신이 고개만 끄덕이면 바로 그렇게 할게!”이청아는 점점 흥분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부귀영화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게 더 중요했다.“청아 씨, 3개월 전에 그렇게 말했으면 승낙했겠지만, 지금은 너무 늦었어.”유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지나간 건 돌이킬 수 없어. 전처럼 당신 곁만 맴돌면서 초조해하고 싶지 않아. 지난 시간 동안 너무 힘들었거든. 이제 내 방식대로 살고 싶어. 우린 이제 끝났어.”말을 마친 유진우가 이청아의 손을 뿌리쳤다.“왜? 아직도 화난 거라면 나 때리고 욕해. 하지만 이렇게 떠날 수는 없어. 우린 아직 안 끝났어! 당신 의심 안 할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응?”이청아는 붉어진 눈시울로 흐느끼면서 빌었다. 전에는 유진우가 화났어도 조금만 달래면 됐었다. 하지만 오늘 유진우는 너무도 냉정했다. 오늘 이렇게 그를 보낸다면 정말 끝나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될까 봐 너무도 무서워서 그를 잡아야만 했다.“청아 씨, 이 손 놔.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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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다음 날 아침, 풍우 산장.유진우는 옥상에 앉아 무표정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어젯밤 이청아에게 이별을 고하고 돌아온 뒤 그는 계속 옥상에 있었다. 밤부터 새벽, 그리고 아침까지. 심란했던 기분도 완전히 가라앉았다. 많은 것들을 깨달은 밤이었다. 언제까지 과거에 묶여있을 수는 없었다.“보스...”이때 장 어르신이 옥상에 올라와 말했다.“방금 들은 소식인데, 인여경을 찾았답니다.”“네? 어디서요?”“타지방 상인들이 가지고 있답니다. 직거래하고 싶다고 합니다.”“직거래? 그래요, 그럼. 홍청하 씨를 불러 함께 가자고 해요.”“네!”한 시간 뒤, 진성 식당 문 앞.검은색 차가 천천히 멈춰 섰다. 차 문이 열리고 유진우 일행 세 사람이 걸어 나왔다.“거짓말 아니죠? 인여경이 정말 여기 있어요?”홍청하는 식당을 바라보며 믿기 힘든 듯 말했다.“제가 왜 당신을 속여요? 믿지 못하겠으면 그냥 돌아가요.”유진우가 다시 차에 오르려 했다. 홍청하가 그를 붙잡으며 툴툴댔다.“믿을게요, 믿으면 되잖아요. 다 큰 남자가 왜 그렇게 예민해요?”“그래서, 들어갈 거예요?”“가요, 가요.”홍청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유진우를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인여경은 인여궁의 보물이었고, 사부가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는 데 꼭 필요한 물건이었다. 무슨 수를 쓰든 꼭 손에 넣어야 했다.세 사람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2층으로 올라가 화려하게 장식된 룸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두드리자 곧바로 문이 열렸다.안으로 들어가자 뚱뚱한 몸매의 중년 남자가 앉아있었다. 그는 대머리에 인자한 눈매를 갖고 있어 마치 부처님 같았다. 그 뒤에는 선글라스를 쓴 경호원 두 명이 서 있었다.“오셨습니까? 여기 앉으세요!”유진우 일행을 본 남자가 몸을 일으켜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누구세요?”홍청하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전 황성태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앞으로 잘 지내봅시다.”남자가 웃으며 말하자 홍청하가 대답했다.“인사치레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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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홍청하가 인상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뜻이에요? 저희한테 파는 게 아니었나요?”“인여경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참 난처했습니다. 그래서 모두 한자리에 불러서 의논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공평하게요.”“공평?”유진우가 고개를 흔들며 웃었다.“언변이 뛰어나시네요, 경매를 이렇게나 고상하게 말씀하시고.”모두를 불러내 의논한다는 건 경매하겠다는 거나 다름없었다. 인여경의 값은 이제 몇십 배로 불어날 것이다.“과찬입니다. 전 상인이니, 당연히 돈을 많이 버는 게 중요하죠.”황성태는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그도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흥! 당신 같은 사람이 제일 싫어!”홍청하가 흥분해 소리쳤다. 확실하게 값을 정하면 될 거 아닌가? 돈 있으면 사고, 없으면 말고. 간단한 일을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지?시간 낭비에 불과했다.쾅!몇 사람이 얘기하고 있을 때 문이 또다시 열리고 금색 가면을 쓴 남자가 들어왔다.“오셨습니까? 앉으시죠.”“네.”가면을 쓴 남자가 머리를 끄덕이며 앉으려 하다 유진우를 보고는 깜짝 놀라 뒷걸음치며 물었다.“당신... 당신이 여긴 어떻게?”“절 압니까?”유진우가 의아하게 물었다. 남자는 실수한 걸 깨달은 듯 침을 삼키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죄송합니다, 사람을 잘못 봤어요.”“뭐야, 놀랐잖아요!”홍청하가 불만스레 말했다.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놀라다니, 이럴 필요 있나?남자는 심호흡하고 자리에 앉았다. 유진우를 보는 눈에 원한이 가득했다.또다시 몇 명의 구매자가 들어왔다. 모두 명품을 몸에 두른 것이, 아무리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다 온 것 같은데, 시작하죠?”홍청하가 짜증스레 말했다.“급해 마시죠, 아직 한 분 남았습니다.”“왜 이렇게 느려요? 그럼, 그 사람 올 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재촉하긴 뭘 재촉해? 지금 왔잖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멀끔하게 차려입은 부잣집 도련님이 여자 몇 명을 데리고 들어왔다.그 사람은 이원기였다!“방금 누가 재촉했어? 싫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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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오지 마, 경고했어!”때릴 기세인 유진우를 본 이원기가 놀란 듯 몇 걸음 물러섰다. 오늘은 경호원도 없어 그를 제압하기 힘들었다.“좋은 날인데, 싸우지들 마시고. 앉아서 천천히 얘기하시죠.”“한 번만 봐주는 거다.”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인여경을 사기 위해 왔으니 함부로 사람을 때릴 수 없었다. 이원기 같은 사람은 언제든 처리할 수 있었다.“얼마나 대단한가 했더니 속 빈 강정이었네!”이원기가 차갑게 웃었다. 유진우가 자신의 신분 때문에 때리지 못한 줄 알았다.“그런 몰골을 하고 감히 도련님께 덤벼? 주제를 모르네.”이원기 옆의 여자들이 비웃었다. 그녀들이 유진우를 보는 시선에도 비웃음이 더해졌다.“그만하세요, 모두 도착했으니 이제 시작합시다.”모두 자리에 앉자, 황성태가 손짓했다. 경호원 한 명이 옆의 금고를 열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나무상자를 꺼냈다. 그 안에는 양피지 고서 한 권이 들어있었다. 인여경이라는 세 글자가 크게 쓰여있었다.“인여경?”이를 본 사람들이 눈이 반짝 빛났다. 홍청하는 흥분한 듯 숨을 몰아쉬기까지 했다. 조금 의심했었는데, 진짜일 줄 몰랐다.황성태가 인여경을 가리키며 얘기하기 시작했다.“여러분, 이건 제가 힘들게 구한 겁니다. 인여경은 사라진 지 오랜 책이죠. 이 안에 엄청난 비밀들이 들어있습니다. 인여경을 수련한 사람들은 실력이 몰라보게 늘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외모 또한 가질 수 있답니다.”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 무리 여자들의 눈에 탐욕이 가득했다. 실력은 관심 없었지만, 외모가 주는 유혹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어떤 여자가 아름다움을 싫어하겠나?영원히 젊음을 누릴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유혹이었다.“도련님! 이거 저희가 꼭 가져가야 해요,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면 절대 안 돼요!”“걱정하지 마, 내가 있는 한 누구도 뺏지 못해!”이원기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이걸 가져가면 아주 좋아하겠지?”가면 쓴 남자가 중얼거렸다.“값 부르시죠. 제가 가져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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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몰렸다.“하, 2,000억 가지고는 어림도 없어. 3,000억!”이원기가 다시 값을 올렸다. 이씨 집안은 다른 건 없지만 돈은 많았다. 특히 최근엔 돈이 남아돌 지경이었다.“4,000억!”홍청하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인여궁에서 낼 수 있는 돈은 1조 정도였다. 인여경을 살 수만 있다면 그 돈을 모두 낼 수도 있었다.“감히 나와 흥정해? 6,000억!”이원기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몇몇 사람은 이미 포기하고 자리를 떠났다. 인여경이 귀하긴 하지만 여성들만 쓸 수 있었다. 몇십억 정도로 여자 친구를 기쁘게 해줄 수는 있었지만 몇천억은 너무 큰 돈이었다.“인여궁에는 돈이 어느 정도 있나요?”유진우가 갑자기 물었다.“1조 정도요. 왜요?”“아, 그래요?”유진우는 머리를 끄덕이고 이내 손을 들었다.“1조!”“응?”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아나?“미쳤어요? 이런 게 어디 있어요?”“안 해, 이걸 어떻게 해?”또 몇몇 사람들이 욕을 뱉으며 떠났다.“어디까지 하나 보자.”가면 쓴 남자가 차가운 눈빛으로 자리를 떴다. 그는 구석진 곳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어, 나야, 방금 그 자식 봤어. 이번엔 절대 놓치면 안 돼!”2층 룸 안.유진우의 말에 이원기조차 놀란 모습이었다. 그 옆의 여자들도 경악했다. 이원기가 물었다.“1조를 낼 수는 있고?”“그건 알 바 아니고, 돈 없으면 빨리 꺼져. 방해하지 말고.”“그래! 어서 가!”홍청하가 소리쳤다. 마음 아프지만 인여경을 살 수 있다면 무엇이든 괜찮았다.이원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감히 날 무시해? 오늘 너와 내 차이를 알려주지. 2조!”“뭐라고?”사람들이 모두 놀란 얼굴로 술렁거렸다. 1조를 더 붙이다니, 그렇게 돈이 넘쳐나나?“2조?”홍청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가 부를 수 있는 값은 1조가 최대였다. 2조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이원기가 유진우를 비웃기 시작했다.“자식, 방금까지도 설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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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홍청하가 이원기를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오히려 유진우가 구경하듯 이원기를 쳐다보고 있었다.이원기가 계속해 비웃었다.“자식, 돈 없으면 빨리 꺼져, 뭐 하는 거야? 날로 먹게?”“흥, 도련님에게 덤비다니, 꼴 좋다!”“2조도 없다니, 너무 창피한 거 아니야?”이원기 주변에 선 여자들이 저마다 비웃었다. 그녀들에게 돈은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홍청하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유진우 씨, 돈 얼마나 있어요? 다 빌려줘요. 오늘 꼭 인여경을 사서 저 자식 기를 눌러놔야겠어요.”유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오늘 돈 안 가져왔어요. 영감님은요?”“저도 없습니다.”장 어르신이 손을 펼쳐 보였다. 그에게 있는 돈은 턱도 없이 적었다.“그렇게 큰 산장도 있는 사람이 이만한 돈도 없어요?”홍청하가 인상을 쓰며 의심했다.“진짜 없어요. 사람 많아서 돈 들어갈 데도 많은데, 어떻게 갑자기 그만한 돈을 빌려줘요?”유진우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돈이야 있었지만 빌려주기는 싫었다. 굳이 돈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럼 어떡해요? 이대로 양보해야 하는 거예요?”홍청하가 조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인여궁의 보물이자 앞으로 그들이 발전하는 데 중요한 물건인 인여경을 이렇게 양보할 수는 없었다.이원기가 입을 열었다.“마음에 드나 봐? 그럼 와서 나랑 놀자. 그렇다면 뭐든 가질 수 있을 거야. 저런 놈과 다니는 것보다 나을걸? 어때?”“꺼져!”홍청하가 눈을 부릅떴다. 몸을 파는 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이런 기회 잘 없어. 잘 생각해.”이원기가 턱을 만지작댔다. 그는 홍청하의 보이시한 분위기에 빠졌다. 가끔은 다른 스타일의 여자를 보는 것도 좋았다.“다시 한번 그런 소리 하면 죽여버릴 거야.”홍청하가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왜 이렇게 주제를 몰라? 도련님이 널 마음에 들어 하시는데, 고맙다고 절해도 모자랄 판에.”“그러게, 도련님과 함께할 수 있는 게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데.”“하! 아직도 고상한 척하는 거야?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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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화

이원기는 기분 나쁜 듯 눈을 부릅떴다. 지금까지 보는 사람마다 그를 도련님이라 불렀다. 직접 이름을 부르다니, 너무 건방졌다.“당신이 이원기였군.”목표를 확인한 남자의 눈이 번뜩 빛나더니 손에 든 칼로 이원기를 찔렀다.커헉!날카로운 칼이 이원기의 배를 찔렀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다짜고짜 사람을 찌르다니, 미친 거 아닌가?“악!”이원기가 비명을 지르고는 뒷걸음질 쳤다. 그는 겁에 질린 얼굴로 배를 부여잡고 물었다.“당신들... 뭐야?”“널 죽이러 왔지.”복면을 쓴 남자들이 살기 어린 눈으로 점점 이원기에게 다가갔다.“난 당신들과 아는 사이도 아닌데, 왜 날 죽이는데?”이원기가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 선두에 선 남자가 외쳤다.“돈을 받았으면 일을 해야지. 유청, 유 도련님께 죄를 지었으니 죽어!”“그게 누군데? 난 전혀 모르는 사람이야. 잘못 안 거 아니야?”“지금 발뺌하는 거야? 유 도련님은 신의문 사람이야. 지난번에 약신궁에서 도련님 얼굴 망쳤잖아. 벌써 잊어버린 거야?”“난 정말 몰라, 사람 잘못 본 게 분명해!”이원기는 곧 울 것 같았다.‘어디서 온 놈들이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구 죽이려 들다니.’“허튼소리 그만해! 넌 이제 죽은 목숨이야!”남자가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 달려들었다.“멈춰!”한 여자가 남자의 앞을 막아서고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미친놈들! 도련님이 누군지 알아? 도련님 집안이 얼마나 빵빵한 줄 알아? 너희 오늘...”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가 칼을 휘둘러 단칼에 여자를 베어버렸다. 피가 온 책상에 튀었다.“아!”다른 여자들이 소리를 내지르며 혹여나 불똥이 튈까 이원기에게서 멀리 떨어졌다.“죽여!”복면 쓴 남자들이 두말없이 칼을 들고 이원기를 찔렀다. 이원기는 금세 이곳저곳을 찔려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빌어도 멈출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유청?”유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흥미로운 미소를 지었다. 유청을 때릴 때 이원기의 이름을 언급한 게 이렇게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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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이원기가 처참한 모습으로 죽었다. 괴한들은 이원기를 죽인 뒤 바로 떠났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유진우는 복수를 했을 뿐만 아니라 2조 원짜리 인여경까지 얻었다. 일거양득이었다.방금 봤던 가면 쓴 남자가 아마 얼굴이 망가진 유청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큰 반응을 보일 리 없었다.“세 분, 축하드립니다.”황성태가 웃으며 말했다.“덕분에요.”유진우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 방금 황성태는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면서 인여경을 다시 가져오려 했었다. 하지만 인여경은 돌고 돌아 유진우의 손에 들어갔다.“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황성태가 공손하게 물었다.“유진우입니다.”“진우 씨, 보아하니 일반인은 아닌 것 같은데, 앞으로도 잘해봅시다.”“어떻게 하실 생각인데요?”“저흰 정보를 수집하고 진귀한 보물들을 팔아요.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도와드리겠습니다.”“그래요? 지금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답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그럼요.”“첫 번째, 황보 가문 맹주님을 죽인 범인을 알고 싶습니다. 두 번째, 칠색 영지에 대해 아는 게 있다면 그 정보를 사고 싶어요. 값은 부르는 대로 드리겠습니다.”이렇게 빨리 인여경을 찾을 수 있다는 건 황성태가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의 정보라면 뭔가 얻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뭔가 있다면 바로 알려드리죠.”“네, 감사합니다. 그럼.”유진우는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는 두 사람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하하하... 1원도 안 쓰고 인여경을 가져오다니, 너무 잘됐어요!”홍청하는 흥분이 극에 달했다. 못 사는 줄 알았는데 너무도 뜻밖이었다.“이거 좀 이상한데요.”인여경을 손에 든 유진우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각종 책을 보며 자랐다. 이 책의 수련 방법은 예전에 한 책에서 보고 심지어는 달달 외우기까지 한 것이었다. 다만 그 책의 이름은 인여경이 아니었다.또한 그가 손에 든 인여경은 내용도 완전하지 못했다. 누가 봐도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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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그냥 한 번 말해본 거예요, 싫으면 말고요.”유진우가 어깨를 으쓱했다. 인여경은 여자만 수련할 수 있었기에 그에게는 별 쓸모가 없었다. 그저 궁금할 뿐이었다.“그럼 됐어요.”홍청하가 숨을 돌렸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여경을 가질 수 있었던 건 그의 공이 컸다. 돌아가서 사부님한테 잘 말해 그에게 상을 주려고 생각하던 중이었다.20분 뒤.차가 풍우 산장 문가에 멈춰 섰다. 세 사람이 차에서 내리자, 차연주가 제자 몇 명을 데리고 그들을 마중 나왔다.“청하야, 인여경을 구했다며? 어디 있어? 빨리 보여줘!”“여기 있어요.”홍청하가 인여경이 든 상자를 넘겨줬다. 차연주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좋아, 너무 잘됐네.”“축하드려요!”제자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다 너희들 덕분이지.”차연주가 환한 얼굴로 대답했다.“선배, 오늘은 유진우 씨 공이 컸어요.”“응?”차연주가 유진우를 흘깃 보고는 이내 말을 이었다.“못 참겠나 봐? 남자들은 다 똑같아, 솔직하지 않아.”유진우가 곧바로 정정했다.“말은 똑바로 해야 할 것 같아서요. 당신 때문에 이렇게 한 건 아니에요.”“아직도 고집부려? 나 안 좋아한다면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건데? 다 알아, 아닌 척하지 마.”“...”유진우는 말문이 막혔다. 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모르겠다. 어떤 일이나 모두 자신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다니.차연주가 거만하게 말했다.“됐어, 날 위해 수고해 준 걸 봐서 전의 일은 얘기하지 않는 거로 해. 오늘부터 나한테 잘해줄 수 있게 해줄게.”“뭐 해? 감사 안 하고?”“우리 선배한테 잘해줄 수 있는 건 네 행운이야. 영광으로 생각해!”몇몇 제자들이 팔짱을 끼고 말했다. 유진우는 그들을 상대하기도 싫었다.‘미친 사람들.’“무슨 일이야?”이때 예복을 차려입은 백수정이 한 할머니와 함께 걸어 나왔다. 왕비처럼 당당한 모습이었다.“사부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 인여경을 찾았습니다!”차연주가 기쁜 얼굴로 인여경을 두 손에 받쳐 들었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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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선배?”홍청하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차연주가 그런 말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서 모든 걸 자신의 공으로 돌려버렸다. 홍청하와 유진우의 수고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너무한 거 아닌가?“응?”유진우가 인상을 썼다. 공로 따위를 신경 쓰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런 상황은 싫었다.백수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연주야, 역시 날 실망하게 하지 않는구나! 네 공을 높이 사, 인여경을 수련한 뒤 네게 전수해 줄게.”“감사합니다!”차연주의 표정이 환해졌다. 인여경을 전수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영광이었다.“선배님, 뭐 잊어버리신 건 없나요?”홍청하가 넌지시 물어봤다. 어차피 사부님을 위해 한 일이었기에 그녀 자신은 인정받지 못해도 괜찮았다. 하지만 유진우의 수고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뭐? 내 말이 틀렸어?”차연주가 서늘한 얼굴로 물어봤다.‘선배인데, 안 될 게 뭐 있나?’홍청하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선배님, 인여경은 유진우 씨가 찾은 건데, 그걸 빼먹을 순 없겠죠?”“응? 청하야, 이상한 말 하지 마. 인여경은 내가 얻은 거야. 말하기 전에, 네 기억이 잘못된 건 아닌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제 기억은 정확해요. 유진우 씨의 공이 컸어요! 제가 직접 봤어요. 유진우 씨가 인여경을 구해주셨어요.”그 말을 들은 인여궁 제자들의 표정이 묘해졌다. 선배에게 도전하려는 기세였다.“헛소리 마! 홍청하, 지금 날 의심하는 거야?”“선배, 전 사실대로 말한 것뿐입니다.”“사실? 하, 이거 하극상이야! 우리가 본 시간이 있는데, 생판 남 때문에 나한테 기어올라?”그녀는 지금까지 선배라는 신분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마음대로 부려 먹었다. 누구도 감히 그녀에게 반항하지 못했다. 그런데 홍청하가 공개적으로 그녀를 의심하다니! 위계질서라고는 없는 행동이었다.“선배, 유진우 씨가 우리를 도와줬는데, 모른 척하면 안 되죠.”“닥쳐!”차연주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홍청하의 뺨을 있는 힘껏 때리고는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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