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이청아가 눈살을 찌푸렸다.“못 알아들었어? 그럼 다시 한번 말할게.”강천호의 미소가 점점 굳어졌다.“할망구와 유진우 둘 중에 한 사람만 살 수 있어. 그러니까 누굴 죽일지 네가 결정해.”“이청아, 유진우를 선택하지 않고 뭐 해? 이건 네가 속죄할 수 있는 기회야!”이서우가 목청 높이 소리를 질렀다.“그래! 오늘 내 목숨을 살려준다면 너의 죄를 용서하고 높은 자리에 앉게 해줄게!”오금란도 그녀에게 약속했다. 이젠 오금란의 얼굴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왜냐하면 강천호가 그야말로 극악무도하고 말이 통하지 않을뿐더러 사람을 죽이고 싶으면 언제든지 죽이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아직 더 살고 싶은 그녀는 이곳에서 죽을 수가 없었다.“강천호 씨, 우린 당신이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왜 우리한테 이러는 겁니까?”이청아가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물었다.“아무런 원한도 없다고?”강천호가 큰소리로 건방지게 웃었다.“이청아, 네 옆에 있는 사람한테 우리 사이에 원한이 있는지 없는지 한번 물어봐봐.”아들과 딸이 살해당했고 강씨 가문도 몰살되었다. 이런 피맺힌 깊은 원한이 있는데도 원한이 없다고?“강천호 씨, 원한에는 상대가 있고 빚에는 빚쟁이가 있다고 했어요. 일이 있으면 날 찾으면 될 것을,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흥. 널 죽이려 했다면 진작 죽였어. 하지만 너무 쉽게 죽일 수는 없지. 네 가족과 친구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을 똑똑히 보게 할 거야. 분노, 절망, 후회가 무엇인지 제대로 느껴봐. 죽지 못해 사는 게 무엇인지 보여줄게!”섬뜩하게 웃는 강천호는 그야말로 미치광이 그 자체였다. 아들과 딸이 죽은 후로 그는 더는 눈에 뵈는 게 없었다.“당신이 그럴 만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유진우의 눈빛은 여전히 평온했다.“오늘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왔어. 너 하나 죽이려고 전 재산까지 쏟아부으면서 블랙 랭킹 3대 골든 킬러를 데려왔어. 너한테 아무리 조력자가 많아도 이들만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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