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341 - 챕터 350

1598 챕터

제341화

용씨 가문 넷째 어르신은 억지로 웃음을 터뜨렸다.“친한 척하지 마세요!”조무진은 조금도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용씨 가문은 아주 겁을 상실한 것 같던데요? 어디 내 앞에서도 건방지게 굴어보시던가요!”조무진의 말을 들은 용씨 가문 넷째 어르신은 안색이 좀 어두워졌다.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수모를 당했으니, 그의 성격대로라면 벌써 화를 내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리 화가 치밀어 올라도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조무진을 건드릴 수 없었다.“왜 아무 말도 안 해요? 방금까지 위풍당당하던 그 모습은 어디 갔나요? 내 친구를 괴롭히다니, 당신들은 정말 겁을 상실한 게 틀림없어요!”조무진은 두 사람에게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 모습은 마치 아랫사람에게 훈수를 두는 것 같았다. 반면, 두 사람은 고개를 숙인 채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지켜보던 구경꾼들도 깜짝 놀라서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용씨 가문 넷째 어르신이 이렇게 누군가에게 삿대질까지 당하며 욕을 먹을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게다가 대꾸할 엄두조차 못 내고 있으니, 지켜보던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아직도 멍하니 서서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제 친구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하세요!”조무진이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그건...”용씨 가문 넷째 어르신은 미간을 찌푸렸고 안색이 더없이 어두워졌다.용씨 가문의 직계 자제인 그들이 어떻게 남에게 엎드려 절까지 하며 사죄를 한단 말인가? 만약 소문이라도 난다면, 용씨 가문은 더이상 위신이 서지 않을 것이 불 보듯 뻔한 일 아니겠는가?“조무진! 당신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하잖아요!”용호걸은 좀 화가 났다.“퍽!”조무진은 손바닥을 치켜들더니 다짜고짜 용호걸의 뺨을 한 대 때렸다.“뭐라고? 너무해? 인마, 그래서 어쩔 건데?”“당신...”용호걸은 입을 벌리다가 미처 말을 뱉지도 못하고 또 뺨 한 대를 세게 맞았다.“오늘 너의 사과를 듣지 못하면, 난 네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조무진이 강력하게 말했다.이때 용호걸은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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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소문에 의하면 용씨 가문에는 ‘흑풍쌍살’ 이라고 불리는 두 명의 마스터 경지 고수가 있었는데, 평소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두 사람은 뜻밖에도 오늘 용수현을 따라 이곳에 왔다.막상 손을 쓰려니 전혀 이득을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조무진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어떻게 복수해야 할지 궁리했다.“흥... 전쟁의 신이면 뭐가 달라질 것 같아요? 우리 용씨 가문을 상대로 감히 뭘 할 수 있겠어요?”용호걸은 마음속에 잠시 접어뒀던 오만함을 다시 꺼냈다.‘큰아버지가 여기 계시는 한, 아무리 조무진이라 해도 별수 없을 거야.’“역시 형님은 위풍당당하십니다.”용씨 가문 넷째 어르신도 고개를 들고 가슴을 폈고 처음의 자신감을 되찾았다. 조씨 가문이 만만한 세력인 것은 아니었지만 용씨 가문도 결코 무른 감이 아니었다.용수현의 등장으로 인해 이제 용씨 가문의 자제들은 다시 기세를 되찾았다.“진우 형, 용씨 가문이 내 체면을 봐주지 않을 것 같은데, 한 번 제대로 붙어볼까?”조무진은 고개를 돌려 유진우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만약 유진우가 머리 한 번만 끄덕인다면 가차 없이 용씨 가문으로 돌진하여 본때를 보여줄 생각이었다.어차피 유진우가 그의 뒷배가 되어줄 테니 말이다.“용씨 가문 가주님도 오셨으니 그만두자.”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용씨 가문이 두려워서 그만두려는 것이 아니라, 조무진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그만두려고 했다.“그래, 형의 말에 따를게.”조무진은 어깨를 으쓱했다.“용씨 가문 가주님, 조카 녀석을 잘 가르쳐야겠어요. 다음에는 누구의 체면도 봐주지 않을 겁니다.”유진우는 차갑게 말하고 돌아서서 떠날 준비를 했다.“거기 서!”용수현이 유진우를 불러세웠다.“내가 가도 된다고 했나? 내 조카에게 손찌검하고, 우리 용씨 가문의 체면을 이렇게 짓밟고, 인제 와서 등 돌려 떠나려고 해? 정말 우리 용씨 가문을 만만하게 보는구나!”“맞아! 공공연히 내 혼례를 망치고 손찌검까지 했으니, 오늘 너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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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존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등 굽은 중년 남자의 등장에 용수현과 용씨 가문 넷째 어르신은 두피가 저렸고 소름이 돋았다.눈앞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용국의 지존이자, 천자도 예의를 갖춰 대하는 대단한 존재인 위왕, 유만수였다. 유만수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들 모두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었다.“뭐야?”굽은 등의 중년 남자, 유만수를 본 유진우는 자기도 모르게 안색이 어두워졌고 눈에는 분노가 이글거렸다.“볼만한 구경거리가 생기겠는걸.”조무진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이내 한쪽으로 물러서며 깨 고소해하는 표정을 지었다.만인의 주목을 받으며 굽은 등의 중년 남자가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위풍이나 기세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그저 보통 중년 남자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중년 남자가 지나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며 물러섰다. 그 중년 남자는 유진우 앞에 멈춰 섰다.“오랫동안 못 봤는데, 네놈이 이렇게 컸을 줄이야.”유만수는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큰 유진우를 보며 절로 씩 웃었다.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드러난 이를 보니 조금 우스꽝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당신이 아직도 죽지 않았을 줄은 몰랐네요.”유진우는 눈빛에 칼을 품은듯했고 말투가 유난히 차가웠다. 그 말을 들은 용수현 등은 어안이 벙벙해졌다.‘이 녀석은 대체 정체가 뭐길래 이런 망언을 퍼붓는 것이야? 감히 위왕께 이런 말을 하다니?’“허허... 착하게 산 사람보다 죄악을 많이 지은 사람일수록 마음대로 죽지도 못한다더니, 내가 딱 그 꼴이 난 거지.”유만수는 오히려 호탕하게 웃어넘겼고 전혀 화난 낌새를 보이지 않았다.“그래요? 하지만 당신의 꼬락서니는 전혀 장수할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걸요.”유진우가 예의도 없이 차갑게 툭 던졌다.“이놈아! 너처럼 아비를 저주하는 아들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단 말이냐?”유만수가 또다시 호탕하게 웃으며 받아쳤다.“당신이 저랑 무슨 상관있다고 그래요? 쇼 좀 하지 마세요.”유진우가 가차 없이 쏘아붙였다.“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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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이 시각, 이씨 가문 별장 내에서 장경화는 한창 요란법석을 떨며 짐을 싸느라 여념이 없었고 순식간에 캐리어 두 개를 꽉 채워 끌고 나오며 말했다.“청아야! 서두르지 않고 뭐 하니... 돈이 될만한 명품 가방, 목걸이 등 보석들은 전부 찾아내! 더이상 강능에 머물 수는 없어, 서둘러 정리하고 당분간 해외로 떠나있자! 항공권은 이미 끊어뒀고 통장에 들어있던 여윳돈도 몇억 되니까 당분간 생활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야.”장경화는 초조한 얼굴로 재촉했다. 모두가 지켜보는 와중에 용씨 가문과의 혼사를 엎어버린 것은 용씨 가문은 물론, 강북 이씨 가문까지 건드린 경우였다. 그 때문에 작은 강능뿐만 아니라, 용국 전체에 발 디딜 곳이 없게 되었다.“청아야! 뭐 하고 있어? 얼른 짐 싸라고 했잖아!”이청아가 자기 말대로 움직이지 않자, 장경화는 화가 치밀어올랐다.“엄마, 그러실 필요 없어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굳이 도망가듯 짐을 쌀 필요 없단 말이에요.”이청아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어휴! 내가 답답한 딸내미 때문에 속 터져 못살아! 아직도 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거야?”장경화는 허벅지를 내리치며 안타까워했다.“용씨 가문이잖아! 중주의 재벌가, 권력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무서운 존재! 이렇게 모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용씨 가문의 체면을 깎아내렸으니 용씨 가문은 절대로 가만있지 않을 거라고!”“저도 알아요. 하지만 진우 씨가 알아서 해결할 거라고 했으니, 기다려 볼래요.”이청아가 말했다.“너 제정신이야? 그 멍청한 녀석의 말만 믿고 기다리겠다고?”장경화가 뒷목을 잡으며 말을 이었다.“유진우가 뭔데, 무슨 재주로 용씨 가문을 상대한단 말이야? 게다가 그 녀석이 너의 혼사를 망친 것만 아니면 우리 이씨 가문이 이런 사태에 휘말릴 일은 없었을 거야! 그놈은 재수탱이야!”예정대로라면 이씨 가문은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유진우 때문에 그들은 하늘이 내린 기회를 잃게 되었다. 그 때문에 유진우는 장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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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데리고 나가!”이서우가 가볍게 손짓하며 강압적으로 이청아를 끌어내라고 했다.“누가 감히 움직여!”별안간 문밖에서 누군가의 근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유진우가 왕현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들어왔다.“함부로 경거망동한다면 가만두지 않겠어!”“진우 씨?”지금까지 굳어있던 이청아의 표정이 밝아졌다. 지금까지 마음졸이던 이청아는 그제야 걱정을 내려놓았고 유진우가 무사히 돌아올 거란 약속을 지켰다는 것에 안도감이 들었다. “너... 어떻게 아직 살아있는 거야?!”이서우는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가 떠나기 전에 유진우는 이미 포위됐었는데 말이다. 아무리 대단한 실력자라고 해도 용씨 가문의 포위망을 뚫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했다.“그러게 말이야? 방금 그 말은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었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 어쨌든 나는 네 어머니를 살려준 생명의 은인인데, 어떻게 조금의 고마움도 없을 수 있지?”유진우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흥! 딴소리하지 마! 어떻게 도망쳐 나왔는지는 몰라도 용씨 가문의 눈에 찍힌 이상, 당신들은 모두 살아남을 수 없을 거야!”이서우가 눈에 불을 켜고 말했다.“용씨 가문이 뭔 대수라고? 이렇게 멀쩡하게 나온 건 나도 해결책이 있었기 때문이야.”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해결책? 웃기고 있네... 어떻게 해결했는데? 의사 나부랭이 주제에 용씨 가문과 맞서기라도 했어?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이서우가 차갑게 웃었다.“모든 사람을 네 기준에서 보려고 하지 좀 마. 난 용씨 가문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용호걸이 직접 찾아와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할 수도 있으니까!”유진우가 강력하게 말했다.“무릎 꿇고 사과하게 해?”이서우는 흠칫하더니 껄껄 웃기 시작했다.“유진우, 제정신이야?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네가 무슨 자격으로 용씨 가문 도련님의 사과를 받아낸다는 거야?”“흥! 능력도 없는 놈이 입만 살아서! 내 딸이 너 같은 녀석을 좋아하는 게 이해가 안 될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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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이청아 씨, 부디 용서해 주세요!”용호걸이 무릎을 꿇은 후, 한 무리의 용씨 가문 사람들이 우르르하고 동시에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어...”예상치 못한 장면에 이청아는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이서우도 마찬가지였고 울부짖던 장경화마저도 울음을 멈추고 한참 동안 멍하니 서서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다.‘용씨 가문이 책임을 물으러 온 게 아니란 말인가? 먼저 무릎을 꿇고 사과하다니? 재벌가 자제이자 중주의 실세라고 불리는 용호걸이 왜 갑자기 이처럼 비굴한 신세가 된 걸까?’“이청아 씨! 죄송합니다! 제가 사람 보는 눈이 없어 큰 잘못을 범했네요.부디 저를 용서해 주세요!”이청아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미친 듯이 자기 얼굴을 후려치기 시작했다. 이내 붉게 부어오른 그의 얼굴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30분 전 결혼식장에서 유진우의 정체를 알게 된 그는 그대로 놀라 주저앉았고 자신의 처지를 한순간에 깨닫게 되었다.심지어 큰아버지인 용수현은 이 일에 용씨 가문이 연루되지 않게 하려고 그를 집에서 내쫓았고 철저히 선을 그었다.하지만 뜻밖에도 유진우는 그를 풀어주었다. 물론 이청아에게 가서 직접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었다.그 결과에 용호걸은 당연히 기쁠 수밖에 없었고, 즉시 이씨 가문의 별장으로 달려가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했다. 목숨만 건질 수 있다면, 존엄이 뭐가 중요할까 싶었다.“뭐 하세요?”퉁퉁 부어오른 얼굴을 한 용호걸을 보며 이청아는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고 잔뜩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생사를 내세워 협박까지 해대던 용씨 가문 큰 도련님이 순식간에 자기 앞에 무릎을 꿇을 줄은 상상조차 못 해볼 일이었다. 이런 상황은 그녀로서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다.“내가 노안이라 잘못 본 거 아니겠지?”장경화는 계속해서 눈을 비비며, 좀처럼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용호걸은 권세를 손에 쥔 재벌가 도련님이잖아?’“도련님, 이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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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이청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괴한 표정을 지었다.“도련님께서 더는 저희를 귀찮게 하지 않으신다고 약속하신다면 저희가 어찌 감히 도련님께 죄를 묻겠습니까?”“맞아요! 도련님, 빨리 일어나세요... 피를 이렇게 많이 흘렸으니, 제가 밴드라도 찾아드릴게요.”장경화는 급히 침실로 뛰어 들어가 약상자를 뒤졌다.‘밴드?’용호걸은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장난하나? 손가락 두 개가 잘려 나갔는데, 밴드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도련님, 우선 병원이라도 가보시죠? 피가 쉽게 멈출 것 같진 않아 보이네요.”이청아가 떠보는 듯 물었다.“이청아 씨, 그러면 저를 용서하신 건가요?”용호걸이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네, 앞으로 저를 귀찮게 하지 않으신다고 약속만 해주시면 됩니다.”이청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연하죠! 지금 바로 꺼질게요. 그리고 다시는 당신의 눈앞에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용호걸은 너무 기쁜 나머지 싱글벙글 웃으며 이청아와 유진우를 향해 절을 하고 황급히 사람들을 데리고 도망쳤다.“저기요! 도련님! 밴드 갖고 가세요!”장경화는 한참 동안 찾은 밴드를 들고 끊임없이 흔들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머리 한 번 돌리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이청아! 딱 기다려라. 오늘 일은 이렇게 쉽게 끝날 리가 없으니까!”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이서우도 서둘러 자리를 떴다.오늘 일어난 일은 정말 기이하다고 할 정도였다. 용씨 가문의 도련님이 이청아에게 머리를 조아려 사죄하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 조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청아야, 용호걸이 자극받아서 머리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겠지?”사람들이 떠난 후, 장경화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한마디 물었다. 그녀가 보기에 용호걸이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쉽게 그녀들에게 잘못을 인정할 리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자기 손가락까지 잘라가면서 성의를 표시하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런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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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어?”유만수를 보자마자 유진우의 얼굴에 있던 미소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한없이 냉담해졌다.“여길 어디라고 들어와요, 나가요!”“오해하지 마, 내 며느리 보러 온 거니까 너랑은 상관없어.”유만수는 싱글벙글 웃으며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걸어왔다.“뭐야, 아는 분이야?”이청아는 두 사람을 번갈아보았고 두 눈에는 의아함이 가득했다.“네가 청아인가 보구나? 듣던 대로 미인이네!”유만수가 웃으며 말했다.“아차, 내 소개를 먼저 할게. 나는 유진우의 아버지 되는 사람이야, 네 시아버지다.”“아버님?”이청아는 흠칫 놀랐고 잠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유진우에게 큰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외모는 아주 출중한 편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중년 남자는 유진우의 아버지라고 하기엔 두 사람에게서 닮은 구석을 찾기 힘들었다.“왜? 안 닮은 것 같아?”유만수는 머쓱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이 아이는 어려서부터 엄마를 꼭 빼닮았었어. 그것도 다행이지 뭐, 나를 닮았다면 청아처럼 예쁜 아내를 얻지 못했을 거야.”“아버님, 제발 그런 말씀 마세요. 아버님도 여전히 위엄이 있으십니다.”이청아는 본의 아니게 자기 생각이 읽힌 것 같아 민망해졌다.“유만수! 당신이 만나려고 했던 사람도 이미 만났으니, 이젠 나가주세요. 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아요!”유진우가 불쑥 입을 열었다.“진우 씨! 왜 그래? 아버님께 무슨 말버릇이야!”이청아는 유진우를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유만수를 보며 민망한 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살갑게 말했다.“아버님, 진우 씨가 오늘 기분 나쁜 일이 있어서 평소답지 않게 날이 서 있네요,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자리에 앉으세요, 제가 차 한 잔 대접해 드릴게요.”“그래...”유만수는 싱글벙글했다.“흥! 우리 집에 빌붙을 인간이 또 한 명 늘었나 보다!”장경화는 유만수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나서 표정이 거만해졌다. 그녀는 상대방의 옷차림만 보고 바로 부잣집은 아니라고 단정 지었다.‘역시 그 아들에 그 아버지네, 쓸모없는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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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식사 준비가 다 됐어요!”귀중한 선물을 받았던 터라 장경화는 눈 깜짝할 사이에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진수성찬을 차렸다. 다섯 가지 요리에 찌개도 빠지지 않았다. 유진우는 핑계라도 만들어 이 불편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시도했지만 이청아의 만류로 어쩔 수 없이 유만수와 같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게 되었다.이는 두 부자가 십 년 만에 같은 식탁에 마주 앉은 것이었다. 유만수는 그동안 오매불망 그리던 아들과의 식사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들의 용서를 받지는 못했지만 함께 밥 한 끼 먹는 것만으로도 유만수는 만족했고 감격스러웠다.아무도 유만수에게 이런 여린 모습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살인하고도 눈 한번 깜짝하지 않던 기세등등한 위왕이 아들과의 식사에 눈물을 보일 줄이야!식사가 끝난 뒤, 더 있다가는 아들놈이 틀림없이 성질을 부릴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기에 유만수는 눈치 있게 서둘러 작별 인사를 고하고 떠나려 했다. 별장을 나선 유만수는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았다.“어르신, 어떻게 되셨어요?”차에 타자, 조수석에 앉아있던 홍복홍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하하하... 오늘 아들 녀석이랑 밥 한 끼 먹었다!”유만수는 입이 귀에 걸려있었는데 마치 원하던 것을 이룬 아이 같았다. 백미러로 그 모습을 본 기사는 그저 의아할 따름이었다.‘아들과 밥 한 끼 먹는 게 저 정도로 즐거워할 일인가? 위왕으로서의 위엄을 차리셔야지, 참!’“축하드립니다, 어르신!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디신 겁니다.”홍복홍도 보기 드물게 웃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홍복홍은 자신이 모시는 어르신에게 있어서 전쟁에서 열 번 승리를 거두는 것보다 도련님과 식사 한 끼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첫 시작은 좋지만 그 녀석의 성격으로는 더 이상 진전이 있기가 어려울 거야.”기쁨도 잠시, 유만수는 또다시 고뇌에 잠겼다.“어르신, 천천히 시간을 두고 가까워져도 괜찮아요. 언젠가 도련님도 어르신의 고충을 이해하실 날이 올 겁니다.”홍복홍이 위로했다.“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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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그녀는 유진우의 과거가 매우 궁금했다. 요 며칠 동안 지켜본 결과, 그녀는 상대방의 속내를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그건 말하려면 두서가 길어질 것 같아. 나중에 말해줄게.”유진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래, 말하고 싶어지면 언제든 괜찮으니, 그때 알려줘.”이청아가 싱긋 웃었다.“알겠어.”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날씨가 선선해졌으니, 함께 백화점 좀 둘러보고 옷도 몇 벌 사자.”이청아가 불쑥 말했다.“그래, 그런데 미리 말하지만 난 돈 없어.”유진우가 어깨를 으쓱했다.“어휴, 저 인색한 꼴 좀 봐!”이청아가 유진우를 째려보며 말했다.“너한테 계산하라고 할 생각 없었어. 오늘은 사고 싶은 거 다 사도 좋아, 내가 계산할게!”“그러면 이 대표님께 미리 감사드릴게요.”유진우는 두말하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3년의 결혼생활을 하면서 두 사람이 함께 쇼핑한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아이고! 이 반짝이는 사파이어 좀 봐! 오늘은 정말 운수 좋은 날이야!”두 사람이 외출하자, 장경화는 즉시 사파이어 보석을 꺼내 자세히 감상하기 시작했는데,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이모, 여기서 뭐 보고 있어요?”그때 단소홍이 불쑥하고 들어왔다.“소홍아! 마침 잘 왔어. 이모 손에 뭐가 들었나 한번 볼래?”장경화는 자랑하듯 손에 들고 있던 사파이어를 건넸다.“사파이어네요?!”단소홍은 사파이어를 보자마자 호흡이 가빠졌다.“이모님, 어디서 이렇게 큰 사파이어 하나를 얻으셨어요? 보기만 해도 엄청난 가치가 있을 것 같네요!”“하하, 믿을 수 없겠지만, 이 사파이어는 유진우의 아버지가 주신 거야.”장경화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네? 유진우의 아버지요?”단소홍은 어리둥절해하며 말을 이었다.“이모, 유진우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면서요? 그런데 유진우의 아버지가 어떻게 이런 보물을 선물할 능력이 되겠습니까?”“그 점은 나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어.”장경화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유진우의 평소 행실만 보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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