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1331 - 챕터 1340

1598 챕터

제1331화

한 시간 후, 용호다방.송충은 2층 창가 쪽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을 지켜보았다.다방 십여 개의 테이블에 손님이 앉아있었는데 평소 시끌벅적하던 분위기와 달리 오늘은 왠지 모르게 무거워 보였다. 손님들은 그저 고개만 푹 숙이고 차를 마실 뿐 그 어떤 대화도 주고받지 않았다.“집사님, 그 자식 왔어요.”그때 뒤에 있던 장용이 갑자기 손을 내밀어 한 곳을 가리켰다.송충이 아래를 내려다보니 유진우가 인파를 뚫고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어찌나 여유롭고 자신감이 넘치는지 전혀 부담이 없어 보였다.“흥! 혼자 왔어? 정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송충이 코웃음을 치더니 찻잔을 들고 단숨에 들이마셨다.쿵, 쿵, 쿵...곧이어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2층으로 올라온 유진우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고는 송충 일행을 보자마자 바로 테이블 앞에 털썩 앉았다.“집사님, 또 만났네요.”유진우는 웃으면서 자기 찻잔에 차를 따랐다.“진우 씨, 장용한테서 들었는데 나랑 사업 얘기 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무슨 사업인데?”송충은 가식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래도 태도는 봐줄 만 했다.송씨 가문의 집사가 되었다는 건 절대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다. 어떤 일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굳이 싸울 필요는 없었다.“당연히 옥로고의 레시피에 관한 일이죠.”유진우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래?”송충이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웃었다.“진우 씨 드디어 결정했구나. 그럼 말해봐, 얼마를 원하는지?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는 정도만 아니면 최대한 맞춰줄게.”“돈은 필요 없고 처방대로 약만 구해주면 됩니다.”유진우는 처방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송충에게 건넸다.전부 귀한 약재들이었는데 총 스무 가지가 넘었다. 그중에는 빙심연, 용혈삼, 그리고 금수옥이 적혀있었다. 여러 가지 종류를 적은 건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가리기 위해서였다.송씨 가문은 의약 명가였다. 백 년이 넘는 역사를 지녀 기초가 탄탄했고 인맥과 세력이 전국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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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집사님이 정말 레시피를 원하는 것 같으니까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몇 가지는 빼고 스무 가지로 할게요. 어때요?”유진우는 마음 아픈 척했다.“스무 가지도 안 돼.”송충이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그럼 몇 가지 줄 수 있는데요?”유진우가 한발 물러섰다.“한 가지.”송충이 손가락 하나를 치켜세웠다.“영약 한 가지만 줄 수 있어.”“한 가지요?”그러자 유진우가 눈살을 찌푸렸다.“집사님, 지금 장난해요? 흥정을 이렇게 하는 게 어디 있어요?”“옥로고 레시피는 상등품 영약 가치 정도야. 이게 내 마지노선이라고.”송충은 인내심이 슬슬 바닥나기 시작했다. 만약 유진우가 돈을 요구했더라면 들어줬겠지만 터무니없는 걸 요구했다. 이건 그를 호구로 보는 거나 마찬가지였다.“집사님이 관심 없다면 됐어요. 다른 사람은 아마 관심 있을 겁니다.”더는 쓸데없는 얘기를 섞고 싶지 않았던 유진우는 처방을 챙기고 일어서려 했다.“잠깐!”송충이 상을 탁 치면서 일어나 호통쳤다.“인마, 내가 가라고 했어?”“왜요? 나랑 차라도 마시게요?”유진우가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마시긴 개뿔!”쨍그랑!분노한 송충이 찻잔을 바닥에 냅다 던졌다.그 순간 일이층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움직였다. 조금 전까지 차를 마시는 척하던 그들은 테이블 밑에서 무기를 꺼내 유진우에게 우르르 달려들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유진우는 그들에게 포위되었는데 족히 오륙십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물 샐 틈 없이 포위했다.“인마!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고 날 뭐로 보는 건데?”송충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드디어 가식을 벗어던지고 흉악스럽게 말했다.“지금 너한텐 두 가지 선택이 있어. 고분고분 옥로고 레시피를 내놓든지, 아니면 얻어맞고 레시피를 내놓든지 하나 선택해.”“집사님, 아무리 거래가 성립되지 않았어도 인간의 도리는 저버리지 말았어야죠. 이렇게 대놓고 빼앗는 건 강도랑 다를 게 뭐예요?”유진우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 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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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명의님, 어때요? 많이 놀랐어요?”안세리가 웃으며 말했다.“아까 길에서 낯이 익다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명의님일 줄은 몰랐어요. 지난번에 하도 급하게 헤어져서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 했네요.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밥 한 끼는 대접해야겠어요.”“이럴 필요 없어요. 별것도 아닌데요, 뭐.”유진우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세리 씨, 이놈이랑... 아는 사이예요?”송충이 떠보듯 물었다.짝!안세리가 또 따귀를 날리면서 욕설을 퍼부었다.“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이분은 내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야. 내 은인한테 손을 대? 널 확 죽여버리는 수가 있어.”“목숨을 구해준 은인이요?”그녀의 말에 송충은 겁에 질린 나머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다리에도 힘이 풀렸다.유진우가 기껏해야 의술이나 조금 알고 싸움이나 할 줄 아는 무명인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의 뒤에 안씨 가문의 딸이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정말 너무나도 큰 실수였다.“멍하니 서서 뭐 해? 얼른 명의님께 사과드려. 안 그러면 가만 안 둬!”안세리가 두 눈을 부릅떴다.털썩!송충도 망설이지 않고 유진우 앞에 무릎을 꿇고 웃으며 말했다.“죄... 죄송합니다. 아까는 제가 잠깐 정신이 어떻게 됐나 봐요. 부디 넓은 아량으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됐어, 됐어. 애들 데리고 얼른 꺼져.”안세리는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네, 네. 지금 당장 꺼지겠습니다.”송충은 굽신거리면서 황급히 도망쳤다.“잠깐, 거기 서!”복도 입구까지 나왔는데 안세리가 다시 소리를 질렀다.“가서 송영명한테 전해. 내가 언젠가는 후회하게 만들겠다고.”송충은 여전히 웃으면서 알겠다고 대답한 후 한 무리 사람들을 데리고 부랴부랴 도망쳤다.두 가문 모두 재벌이었지만 안씨 가문의 세력은 송씨 가문보다 훨씬 강했다. 송씨 가문 도련님마저 안세리를 보면 예의를 갖춰야 하는데 집사는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명의님, 괜찮아요? 다친 데 없어요?”안세리는 고개를 돌려 다시 환하게 웃었다.“세리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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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4화

“아가씨, 시키실 일이라도 있습니까?”안중기가 쪼르르 달려와 웃으며 물었다.“우리 집에 용혈삼이라는 약이 있어?”안세리가 말했다.“있습니다. 지금 보물 창고에 있어요.”안중기가 솔직하게 말했다.“다행이네. 지금 당장 가져와.”안세리가 분부했다.“아가씨, 용혈삼으로 뭐 하시려고요?”안중기가 떠보듯 물었다.“그걸 내가 안 집사한테 말해야 해? 당연히 필요하니까 가져오라고 하지.”안세리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아가씨, 사실 용혈삼은 어르신이 아끼시는 보물이라 어르신의 허락 없이는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됩니다.”안중기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일단 가져와. 내가 나중에 할아버지한테 얘기할 테니까.”안세리가 말했다.“그건... 좀 어렵습니다, 아가씨.”안중기가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이봐! 이젠 내 말도 귓등으로 듣겠다는 거야?”안세리가 두 눈을 부릅떴다.“가져오라고 하면 가져올 것이지, 뭔 쓸데없는 말이 그렇게 많아? 얼른 가!”그러고는 안중기의 엉덩이를 발로 차버렸다.“그럼 잠깐만 기다리세요.”달리 방법이 없었던 안중기는 용혈삼을 가지러 갔다.“명의님, 잠깐 앉아 차를 마시면서 기다려요. 곧 가져올 겁니다.”안세리는 웃으면서 유진우를 정자로 안내하고는 차와 디저트를 대접했다.약 10분 후, 안중기가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옆에 한 사람이 더 있었다.30대 정도의 여자였는데 빨간 치마를 입고 있었다. 이목구비가 뚜렷했고 몸매도 글래머한 게 아주 매력적이었다. 윤기 나고 반짝이는 검은 긴 머리를 뒤로 젖히니 더욱 귀티가 흘러넘쳤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하얗고 긴 다리가 보일 듯 말 듯했다. 나이는 조금 있어도 우아한 멋은 여전했다.“세리야.”여자의 도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디저트를 먹고 있던 안세리는 갑자기 움찔하더니 제 발 저린 듯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엄마... 여긴 어쩐 일이에요?”“내가 안 오면 집을 다 발칵 뒤집어놓을 셈이었어?”송자현이 덤덤하게 말했다.“그럴 리가요.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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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5화

안중기가 가져온 건 용혈삼이 아니라 금괴였다.햇빛 아래에서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는 금괴는 보기에는 돈보다 더 좋아 보였다.“진우 씨, 이건 우리 안씨 가문의 마음이고 세리를 구해준 값이야.”송자현은 금괴를 가리키면서 덤덤하게 말했다.“엄마, 지금 이게 무슨 뜻이에요?”안세리가 입을 삐죽거리면서 불만을 드러냈다.“우리 안씨 가문은 절대 남한테 신세 지지 않아. 진우 씨가 널 살려줬으니 당연히 거금으로 은혜를 갚아야지.”송자현의 표정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었다.“어머님, 전 돈 때문에 사람을 구한 게 아닙니다.”유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왜? 적어서 싫어?”송자현은 두말없이 바로 손을 들고 분부했다.“안 집사, 가서 하나 더 가져와.”“네.”안중기는 대답을 마친 후 다시 나가려 했다.“엄마!”참다못한 안세리가 결국 폭발했다.“뭐든지 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명의님은 사람 목숨을 구하는 영약인 용혈삼이 필요하지, 이깟 금괴가 아니라고요.”“용혈삼?”송자현이 무표정으로 말했다.“할아버지의 수집품인 거 몰라?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한 보물이라고.”“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보물이긴. 그래봤자 그냥 영약이잖아요.”안세리가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그리고 명의님은 내 목숨을 구해줬어요. 엄마 눈엔 내 목숨이 용혈삼보다도 귀하지 않다는 거예요?”“네 목숨이 귀하긴 하지만 용혈삼으로 바꿔도 아깝지 않을 정도는 아니야.”송자현이 차분하게 말했다.“의사가 사람을 구하는 건 다 돈 때문이야. 진우 씨가 네 목숨 구해줬고 돈을 주는 건 당연한 거야. 하지만 딱 거기까지야. 아무리 널 살려줬다고 해도 우리한테 귀한 물건까지 줄 수는 없어. 장사는 장사고 사사로운 감정을 섞어선 안 된다고. 알아?”“엄마, 어쩜 이렇게 매정할 수 있어요?”안세리는 화가 끓어올랐다. 어머니가 그녀의 목숨을 장사라고 생각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어머님 말씀이 일리가 있어요.”그때 유진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근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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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6화

“빙심연과 금수옥입니다.”유진우가 약재 이름을 말했다. 안씨 가문의 세력이 송씨 가문보다 훨씬 강하기에 그들이 나선다면 그 두 영약을 구할 가능성도 있었다.“진우 씨, 요구가 너무 높은 거 아니야? 그 두 가지 영약 모두 값어치가 어마어마한 영약이야. 고작 레시피 하나로 세 가지 영약을 바꾸겠다고? 욕심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아?”송자현은 눈살을 찌푸리고 불만을 드러냈다.“어머님, 다른 건 몰라도 옥로고 레시피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어요. 안씨 가문에 세 가지 영약의 가치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줄 겁니다.”유진우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래?”송자현은 유진우에게서 뭔가라도 알아내려는 듯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의 두 눈을 전혀 피하지 않았고 켕기는 것도 없어 보였으며 오직 진실뿐이었다. 적어도 유진우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건 증명되었다.“알았어. 그럼 한 번만 믿어볼게.”몇 초 고민하던 송자현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옥로고 레시피를 남기고 용혈삼은 가져가도록 해. 나머지 두 가지 최상품 영약은 지금 당장 줄 수 없으니까 시간을 좀 줘. 찾으면 보내줄게. 어때?”“좋습니다. 약속 꼭 지키시죠.”유진우는 흔쾌히 그녀와 약속했다.“안 집사, 가서 용혈삼 가져와. 그리고 종이와 펜도 가져오고.”송자현이 분부했다.“알겠습니다.”안중기는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안중기가 옥 상자 하나를 들고 조심스럽게 걸어왔다. 그는 옥 상자를 정자의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다음 종이와 펜을 꺼내 옆에 놓았다.유진우는 앞으로 다가가 옥 상자를 열어보았다. 안에 핏빛의 인삼이 들어있었다.손바닥 정도의 인삼이었는데 무척이나 싱싱했고 뿌리털은 머리카락처럼 촘촘했다. 숨을 살짝만 쉬어도 독특한 향이 났다.“역시 좋은 보물이군요.”유진우의 두 눈이 반짝였다. 용혈삼 안에 영기가 아주 풍부하게 숨겨져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용혈삼은 여기 있으니까 레시피를 써봐.”송자현의 귀띔에 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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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7화

“미안해요, 명의님.”안씨 저택 대문, 안세리가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용혈삼을 원래 명의님한테 그냥 주려고 했었는데 엄마가 갑자기 나타난 바람에 다 망쳐버렸어요.”“자책하지 말아요. 세리 씨 도움이 없었더라면 용혈삼을 구하지도 못했고 게다가 어머님과 거래도 하지 못했는걸요? 저한테는 가장 좋은 결과예요.”유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버려진 레시피로 최상품 영약 세 가지를 바꿨기에 절대 밑지는 장사가 아니었다.“정말 그렇게 생각해요?”안세리의 두 눈이 반짝였다.“그럼요.”유진우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하하, 역시 명의님은 제 스타일이에요. 명의님과 꼭 친구 해야겠어요.”안세리가 덧니를 드러내고 활짝 웃었다.“아직 식사 안 했죠? 맛있는 식당 아는데 가요. 같이 먹으러 가요.”그러고는 유진우를 차에 태웠다.“주인님, 주인님, 전화 왔습니다...”그때 휴대전화 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안세리가 전화를 받자마자 누군가의 어두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 조사하라고 했던 거 결과 나왔어요. 송씨 가문 도련님 며칠 전에 어떤 여자 연예인과 호텔에 간 거 맞더라고요. CCTV 확인해 보니까 두 사람 스킨십도 아주 서슴없이 하는 게 그런 관계가 맞는 것 같아요.”“나쁜 X끼!”그 소리를 들은 안세리가 노발대발하면서 하마터면 휴대전화까지 박살 낼 뻔했다. 예쁘장한 얼굴에 분노만 가득했다.“나쁜 놈, 입으로는 고치겠다고 하더니 그 여우 년을 또 만나? 날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네? 이번에 절대 가만 안 둬!”그러고는 숨기고 있던 칼을 꺼냈다. 칼자루를 벗기자 날카롭고 반짝이는 칼날이 드러났다.“송영명 그 자식 지금 어디 있어?”안세리가 휴대전화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지금 이 순간 얌전하던 소녀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무서운 호랑이로 변해버렸다.“아가씨, 도련님 지금 황성 클럽에서 친구들 만나고 있어요.”상대가 말했다.“기사님, 지금 당장 황성 클럽으로 가주세요.”안세리는 전화를 끊고 소리를 질렀다.운전기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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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8화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송영명 같은 바람둥이는 절대 버릇을 고치지 못할 것이다. 다행히 안세리가 일찍 발견하여 결혼까지 가지 않았지, 안 그러면 후회해도 늦었다.“당연히 버려야죠. 근데 화가 난단 말이에요!”안세리는 입술을 꽉 깨물고 씩씩거렸다.“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후회하게 만들 거고 날 잃은 게 평생의 가장 큰 손해라는 걸 똑똑히 알게 할 거예요.”“계획이 있어요?”유진우가 물었다.“밖에서 다른 여자 만나니까 전 다른 남자 만나서 차버릴 거예요!”안세리는 코를 훌쩍이면서 유진우를 빤히 쳐다보았다.“명의님, 앞으로 명의님은 제 남자 친구예요. 그 사람 앞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겁니다.”“네?”유진우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세리 씨,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죠? 우리가 안 지 얼마나 됐다고요.”“금방 알았는데 뭐요? 제가 명의님이랑 어울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안세리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세리 씨, 난 약혼녀가 있어요.”유진우는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눈앞의 안세리가 송영명에게 복수하기 위해 홧김에 이런 소리를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약혼녀가 있으면 뭐요? 아직 결혼 안 했잖아요.”안세리는 유진우의 손을 잡고 억지를 부렸다.“몰라요. 아무튼 명의님은 거절하지 못해요. 적어도 오늘은 그 자식 화를 돋우게 저랑 연기라도 해요.”“도와줄 수는 있어요. 하지만 미리 말하는데 연기일 뿐이니 절대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요.”유진우는 살짝 골치가 아팠다.“알았어요.”그러자 안세리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벌써 송영명이 약이 바싹 오른 모습이 기대되었다....그 시각 황성 클럽 VIP 룸.한 무리의 젊은 남녀들이 한자리에 모여 술을 마시면서 유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 중에서 리더는 당연히 송씨 가문 도련님 송영명이었다.송영명은 훤칠한 키에 얼굴도 잘생겼을 뿐만 아니라 패션 감각도 뛰어났고 헤어스타일도 깔끔했다.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남자답고 품위가 넘쳤다. 그의 옆에 섹시한 몸매에 얼굴이 예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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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9화

문이 열린 순간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더니 본능적으로 시선을 돌렸다.유행에 어울리는 옷차림에 예쁘장한 얼굴의 안세리가 싸늘한 표정으로 들어왔고 그녀 뒤로 유진우가 성큼성큼 들어왔다.“세리야.”“세리 씨.”그녀를 본 사람들의 표정이 급변했다. 특히 송영명은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빨간 스커트를 입은 여자의 허리춤을 안고 있던 손을 재빠르게 뺐다. 그러고는 벌떡 일어나 억지 미소를 쥐어짰다.“세리야, 여긴 어쩐 일로 왔어?”“왜? 너도 오는데 난 오면 안 돼?”안세리는 빨간 스커트 여자를 먼저 힐끗거린 후 송영명을 빤히 쳐다봤다. 오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마쳤지만 두 연놈이 딱 붙어있는 모습을 보니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당연히 와도 되지. 근데 오기 전에 미리 말했더라면 내가 준비라도 했을 거 아니야.”송영명이 웃으며 말했다.“귀찮게 준비는 무슨. 그냥 뭐 하나 보러 왔어.”안세리는 긴장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있는 빨간 스커트 여자를 보면서 덤덤하게 말했다.“이분은 누구셔? 처음 보는 분인 것 같은데?”“아, 이 사람? 곽훈이 새로 만난 여자 친구야.”송영명은 말하면서 곽훈에게 눈치를 주었다. 곽훈은 잠깐 멈칫했다가 그의 뜻을 바로 알아듣고 웃으면서 상황을 수습했다.“맞아요, 형수님. 제가 소개할게요. 여긴 제 여자 친구 소가희예요. 연예계에서 일하고 있어요.”“안녕하세요.”소가희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안씨 가문 아가씨의 성격이 사납기로 유명했다. 이런 거물을 건드렸다간 그녀에게도 좋을 게 없었다.“곽훈 씨 여자 친구인데 왜 네 옆에 앉아있는 건데?”안세리가 물었다.“가희 씨 팬이라서 영화에 관한 거 물어보려고 그랬지. 한창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네가 마침 들어온 거야.”송영명은 웃으면서 해명하다가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세리야, 설마 나 의심하는 거야?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하는데 나 진짜 개과천선했어. 다시는 너한테 미안한 짓 안 해.”“네가 뭘 하든 나랑 상관없어. 난 그저 분위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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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0화

그리고 가장 화가 나는 건 안세리가 잠자리 파트너를 데리고 왔다는 것이었다. 이건 그야말로 도발이었다.“세리야, 네 남사친인데 왜 예전에 본 적이 없었지?”송영명은 숨을 깊게 들이쉬면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참았다.“내가 친구를 사귀기 전에 일일이 네 허락을 맡아야 해?”안세리가 무관심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리고 네 여성 친구들도 내가 만난 적이 없잖아.”“그건...”그녀의 말에 송영명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안세리가 일부러 그의 화를 돋우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형수님, 우리가 어쩌다가 한자리에 모였는데 내가 술 한잔 올릴게요.”상황이 심상치 않자 곽훈이 웃으면서 상황을 수습했다.“난 술 안 마셔.”안세리가 차갑게 거절했다.“괜찮아요. 그럼 주스 마셔요. 형수님 마시고 싶은 거 마셔요.”곽훈이 멋쩍게 웃으면서 종업원을 불렀다. 잠시 후 종업원이 여러 가지 맛의 주스를 가져왔다.“진우 오빠, 자, 주스 마셔.”안세리는 빨간 주스 한잔을 유진우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직접 먹여주는 모습이 다정하기 그지없었다.두 사람의 친밀한 모습에 송영명은 이를 꽉 깨물었다. 그는 밖에서 다른 여자와 놀아도 여자에게 차이는 건 싫었다.어쨌거나 안세리는 그의 약혼녀인데 눈앞에서 다른 남자와 애정행각을 하는 건 그의 체면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었다.“X발,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 죽고 싶어?”송영명은 유진우를 잡아먹을 것처럼 살벌하게 째려보면서 속으로 욕이란 욕은 다 했다. 하지만 안세리가 옆에 있어 화를 낼 수가 없었다.“술만 마시면 재미없지.”그때 송영명이 문득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말했다.“곽훈이 너 장 선생님한테서 현술 배웠다고 하지 않았어? 엄청 신기하다고 들었는데 분위기도 띄울 겸 보여주는 건 어때?”전에 여자를 만나려고 곽훈은 거금을 들여 현술에 능한 선생님에게서 신기하고 희한한 기술을 배웠었다. 예를 들어 최면,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는 방법 등이었다.예전에 술집에서 어떤 순결을 잃지 않은 여자를 만났었는데 곽훈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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