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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1화

한 시간 후, 용호다방.

송충은 2층 창가 쪽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다방 십여 개의 테이블에 손님이 앉아있었는데 평소 시끌벅적하던 분위기와 달리 오늘은 왠지 모르게 무거워 보였다. 손님들은 그저 고개만 푹 숙이고 차를 마실 뿐 그 어떤 대화도 주고받지 않았다.

“집사님, 그 자식 왔어요.”

그때 뒤에 있던 장용이 갑자기 손을 내밀어 한 곳을 가리켰다.

송충이 아래를 내려다보니 유진우가 인파를 뚫고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어찌나 여유롭고 자신감이 넘치는지 전혀 부담이 없어 보였다.

“흥! 혼자 왔어? 정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

송충이 코웃음을 치더니 찻잔을 들고 단숨에 들이마셨다.

쿵, 쿵, 쿵...

곧이어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2층으로 올라온 유진우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고는 송충 일행을 보자마자 바로 테이블 앞에 털썩 앉았다.

“집사님, 또 만났네요.”

유진우는 웃으면서 자기 찻잔에 차를 따랐다.

“진우 씨, 장용한테서 들었는데 나랑 사업 얘기 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무슨 사업인데?”

송충은 가식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래도 태도는 봐줄 만 했다.

송씨 가문의 집사가 되었다는 건 절대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다. 어떤 일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굳이 싸울 필요는 없었다.

“당연히 옥로고의 레시피에 관한 일이죠.”

유진우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래?”

송충이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웃었다.

“진우 씨 드디어 결정했구나. 그럼 말해봐, 얼마를 원하는지?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는 정도만 아니면 최대한 맞춰줄게.”

“돈은 필요 없고 처방대로 약만 구해주면 됩니다.”

유진우는 처방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송충에게 건넸다.

전부 귀한 약재들이었는데 총 스무 가지가 넘었다. 그중에는 빙심연, 용혈삼, 그리고 금수옥이 적혀있었다. 여러 가지 종류를 적은 건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가리기 위해서였다.

송씨 가문은 의약 명가였다. 백 년이 넘는 역사를 지녀 기초가 탄탄했고 인맥과 세력이 전국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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