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691 - Chapter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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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성연이는 내 보배야

“보스, 희소식입니다.” 손건호가 강상철 스캔들 기사를 들고 와 무진에게 보여 주었다.신기하다는 듯 기사를 확인한 무진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작은 할아버지 강상철의 연령에 이런 기운이 있을 줄이야.작은 할아버지의 약점이 이것일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알았다고 표시한 무진이 입을 열었다.“작은 할아버지 쪽을 좀 더 예의 주시하면서 무슨 일이 있는 즉시 내게 보고해.”‘정말 흥미진진하게 됐군.’‘작은 할아버지에게 생각지 않은 사생아가 있다니.’‘아마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일 테지.’점심 시간에 무진은 잠시 짬을 내어 고택으로 건너왔다.할머니 안금여와 고모 운경도 이 일에 대해 이야기 중이었다.“둘째 숙부 강상철에게 진짜 사생아가 있다니, 이 소식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운경이 입술을 삐죽거리며 슬쩍 웃었다.강상철의 스캔들 기사를 보니 속이 다 후련했다.“강상철은 비즈니스를 할 때도 더러운 수를 많이 써서 원망을 산 사람이 우리 만이 아니야. 이번에는 약점을 잡혀 강씨 집안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구나.”안금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강씨 집안을 대표하는 얼굴로 누구 가릴 것 없이 모두 모범을 보여야 하건만.비록 더러운 짓을 하긴 해도 강상철, 강상규가 나름 규칙을 지키며 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강상철이 뒤에서 이렇게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을 줄이야.예전에 ‘성질 더러운 불구자’라며 무진에 대한 소문을 퍼트리더니 이제 저들의 차례가 되었다.‘뼈를 찌르는 듯한 그 괴로움을 저들도 느껴 봐야 해.’안금여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기꺼이 이 사태를 관망하기로 했다.어찌 되었든 지금 곤경에 처한 강상철은 무진을 귀찮게 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지금 터진 자기 스캔들 처리하기도 바쁜 강상철이 무진을 신경 쓸 겨를이 있을 리가.더군다나 마누라, 즉 둘째 동서가 두 눈 멀쩡히 뜨고 살아 있으니 더 이상 쓸데없는 짓은 터.그저 끝까지 지켜볼 생각이다. 강상철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더러운 사생활이 폭로되었으니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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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부끄럽지도 않아요

폭로된 사생활 기사를 잠재우기 위해 강상철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의 스캔들로 시끌벅적했다.강상철의 아내 또한 알게 되었다.젊었을 때 혼인을 한 이래 평생을 강상철과 함께 해 왔다. 물론 서로 격이 맞는 두 집안 사이의 혼인이었다. 비록 최근 몇 년간 남편과의 사이가 썩 좋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서로 예를 지킬 정도는 되었다.가끔이긴 해도 강상철 또한 자기 부인의 마음을 고려하기도 했다.강상철의 아내는 비교적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로 평소 강상철과 다투지 않고 잘 맞춰 주는 편이었다.누군가에게서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다.‘내 남편이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니 몇 가지 사소한 일들이 생각났다.때때로 강상철의 몸에서 낯선 향수 냄새가 나서 물으면, 강상철은 늘 응대하는 고객의 것이라고 대답했었다.그래서 그녀는 남편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믿었다.두 사람이 오랜 시간 함께 지내 오는 동안, 사생활 관리에 신중한 남편은 밖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않았다.그래서 별다른 생각없이 남편의 말을 믿었던 터였다.하지만 이 사건이 터졌을 때, 그녀는 이게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그야말로 자신의 얼굴을 진흙 속에 처박은 셈이다.부모님 손에서 아무 어려움 없이 자란 탓에 다소 유약한 성격이라 하지만, 이런 치욕을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곧장 서재로 달려간 강상철의 아내가 손을 들어 강상철의 얼굴을 때렸다.당혹스러운 일을 당한 강상철의 얼굴이 바로 굳어졌다.만약 평소의 그녀였다면 강상철의 이 표정을 본 즉시 바로 겁을 먹었을 터였다.그러나 지금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나 그런 것들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손을 들어 얼굴을 가린 강상철이 큰 소리를 쳤다.“이 무슨 행패야?”서재에 있다가 이 장면을 목격한 강일헌은 아연실색했다.옛날부터 늘 할아버지에게 당하면서도 참고 살았던 할머니였다.할머니가 참 억울하시겠다고 늘 생각은 했지만, 이런 장면을 눈으로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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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아예 신경도 안 쓴다

그날 오후.강상철의 처는 고택으로 달려와 안금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안금여는 집사에게 차를 따르도록 지시했다.“형님, 이번에는 정말 제 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어요. 꼭 좀 도와주세요.” 강상철의 처는 말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안금여가 보고 있자니 안쓰럽기 그지없다.강상철과 결혼해서 줄곧 집에서 남편을 내조하며 자녀 양육에 전념한 강상철의 처는 회사 일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회사 내 큰 집과 둘째, 셋째 일가 사이의 은원 관계에 대해 잘 모르는 그녀는 남편 강상철의 명령에 따라 자신과 거리를 두기도 했다.하지만 안금여는 바로 아래 동서인 그녀를 탓할 생각이 없다.때때로 많은 일들이 사실 본인도 모르게 이루어지는 것을 어쩌겠는가?강상철의 처는 평소 손 위 동서인 자신에게 정중한 태도로 예를 지켜왔다.손 아래 동서의 성격을 잘 알기에, 만약 막다른 골목에 이르지 않았다면 결코 자신을 찾아오지 않았을 것도 잘 알고 있다.가볍게 한숨을 내쉰 안금여가 입을 열었다.“일단 눈물을 그치게. 앞뒤 사정을 똑똑히 말해야 내가 뭐라도 도울 수 있지 않겠나?”바로 아래 동서는 시종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다.참지 못하고 터진 그녀의 울음소리가 거실 가득 울려 퍼졌다.결국 안금여는 아무 말없이 기다렸다. 울만큼 다 울고 나면 전후 사정을 자세히 말해 줄 테니.한참을 울고 난 강상철의 처가 드디어 감정을 추스렀다.계면쩍은 듯 안금여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형님, 죄송해요. 제가 면전에서 추태를 보였어요.”“괜찮아, 한 가족인 걸 뭐. 무슨 일인지 말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내가 도울테니.”안금여는 힘들어하는 동서를 차마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어찌 되었든 동서가 잘못한 건 없으니까.’요 몇 년간 집밖 외출도 삼가며 행동거지를 조심해 온 동서였다.‘이딴 짓이나 벌인 강상철이 나쁜 놈인 거지.’“형님, 그 사람 양심도 없는 사람이에요. 그 사생아를 데려와서 키우겠다니요? 아들과 손자가 다 보고 있는데 부끄러운 줄도 몰라요.”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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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누구도 수습하기 힘들다

강상철은 이제 막 회사에서 퇴근해 집으로 돌아왔다.그 기사가 나간 후로 사람들 모두 자신을 보면서 이상한 시선을 쳐다보았다.그러니 강상철은 속이 탈 지경이었다.그러나 자신이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한 게 분명했기에 뭐라 할 말도 없다.하지만 강상철 스스로는 이게 맞다고 생각했다.‘그럼 애가 있는데 버리는 게 정상이야? 아무리 그래도 내 자식인데 내가 키워야지.’잘못이라면 지금 WS그룹의 실권을 큰 집이 잡고 있다는 것.만약 자신이 실권을 쥐고 있었다면 아무도 찍 소리 못했을 터.이 일이 있고 나서 권력에 대한 강상철의 갈망이 더 커졌다.집에 돌아오면 좀 쉴 수 있을 줄 알았더니, 고용인이 알리길 마누라가 뛰쳐나가 강씨 집안 고택으로 갔단다.강상철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최근 마누라를 나쁘게 대하지 않았지 않는가? 먹여줘, 입혀줘 또 뭘 어쩌라고?’‘평소에는 보기만 해도 설설 기더니, 지금 감히 큰집 형수 안금여를 찾아갈 생각을 해?’게다가 우리와 큰 집이 어떤 관계인지 몰라? 그런데도 큰 집으로 쫓아가서 안금여에게 말해? 이거 일부러 날 웃음거리로 만들려는 거 아냐?’화가 나는 게 먼저인지 창피한 게 먼저인지도 모르겠다.아내를 데려올 생각에 강상철은 얼른 옷을 갈아입었다.강상철이 고택 입구에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의 대화가 들렸다.안금여가 자신의 자식을 족보에 넣지 못하게 하겠다는 말이 들렸다.강상철의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그러나 사실 그랬다. 만약 형수 안금여가 고개를 끄덕여 승낙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어린 아들은 평생 조상들 앞에 나서지 못할 것이다.귀엽고 사랑스러운 아들의 얼굴을 떠올린 강상철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안금여의 동조를 구하는 어조로 입을 열었다.“형수님, 어찌 되었든 그 아이도 우리 강씨 집안의 혈육입니다. 만약 보고 싶지 않다면, 제가 밖에서 키우면 됩니다. 그러나 이름은 제 성을 따라야 하지 않겠습니까?”강상철은 원래 이 사실을 좀 더 오래 숨겨 둘 생각이었다.아이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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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일편단심

아래층에서의 해프닝이 끝난 후에야 운경과 무진이 위층에서 내려왔다.두 사람은 계속 위층에 있었다.다만 강상철의 처가 왔다는 말에 안금여는 두 사람을 위층으로 올라가 기다리게 했다. 동서의 감정이 격해져 있을까 걱정한 까닭이다.사실 아래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두 사람도 이미 훤히 알고 있다.운경이 소파에 앉으며 냉소를 지었다.“어린 사생아를 데리고 들어와서는 제 권리 챙기려고 들 거 아니야? 그런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듣고 있던 무진이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이건 아마도 흔치 않은 기회일 것이다.‘사람을 시켜 둘째 할아버지가 숨겨 둔 그 여자를 좀 부추기면 어떨까? 그리고 일을 더 키우게 하는 거지.’‘강상철이 약점을 노출시킨 이 드문 기회를 최대한 잘 이용해야겠지?’요즘 둘째, 셋째 작은 할아버지 쪽에서 하는 일들이 갈수록 말이 아니다.주주들도 할아버지들에 대해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다.‘이 기회를 이용해서 큰 판을 하나 벌여 주는 게 맞겠지?’무진은 자신의 계획을 운경과 안금여에게 알렸다.든든하게 일을 처리하는 무진으로 인해 운경과 안금여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서 처리해. 지금 강상철은 궁지에 몰린 토끼야.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알 수가 없어.” 이 일은 자신들이 한 게 아니라는 것쯤은 강상철도 아마 알고 있을 것이다.만약 무진이 알았다면 진즉에 이 일을 폭로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기다리지 않고.그렇다고 해서 이 일이 더 커지도록 무진이 저들 배후에서 바람 넣는 일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강상철이 전혀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흔적을 남기지 않을 것이다.“알았어요.” 자신을 걱정하는 운경의 마음을 잘 안다는 뜻으로 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진아, 네가 무척 신중하니 이 할머니는 마음 놓고 있으마. 하지만, 너도 조심해. 절대 강상철 같이 그런 허튼 짓을 해서는 안돼. 만약 성연이에게 미안한 짓을 한다면 성연이가 아니라 내가 널 가만 안 둘 거야.”안금여가 매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할머니 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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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그녀에게 꽉 잡혔다

강상철의 내연녀 이름은 조미홍이었다.이름도 촌스럽고 출신도 별로인데, 얼굴은 예쁘게 생겼다.그렇지 않았으면 강상철 마음에 들지 않았겠지만 말이다.최근 몇 년 동안 외부에 숨겨진 존재로 지내는 게 조미홍은 무척 억울했다.그러던 차에 자신의 존재가 드러났으니 당연히 강상철에게 자신의 지위를 요구하고 나섰다.저녁에 강상철이 왔을 때, 아이는 벌써 조미홍이 재운 상태였다.아이 이름을 족보에 올리는 것에 대해 강씨 집안에서 반대한다는 사실을 강상철이 조미홍에게 말했다.조미홍을 무척 아끼는 강상철은 저들 모자가 거주할 곳으로 고급스러운 곳을 마련해 주었다.그러나 모름지기 사람이란 만족할 줄을 모르는 법.‘내 남자가 분명한데, 뭐 때문에 내가 떳떳하게 나설 수 없다는 말이야?’조미홍은 강씨 집안에서 반대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울며불며 하소연하기 시작했다.“몇 년이나 아무런 명분도 없이 당신 곁에 있는 건 그렇다 쳐요. 하지만 우리 아이는요? 어려서부터 당당하게 제 아버지 이름도 못 밝히고, 이게 공평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당신 아들에 대해 뭐라고 하는 지 알아요? 당신 아들을 아무도 원하지 않는 호래자식이래요. 그런데도 참을 수 있어요?”조미홍은 서른이 넘었지만 여전히 우아한 자태를 자랑했다.그런 그녀의 우는 모습은 연민을 자아내기 충분했다.바로 마음이 아파온 강상철이 조미홍을 품에 안으며 위로했다.“지금 우리 세 가족이 함께 잘 지내고 있잖아? 괜찮아.”“나는 괜찮아요. 당신의 위치도 잘 알아요. 또 부인이 있다는 것도요. 나는 이 모든 것들 다 감수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까지 조상들 앞에 못 서게 하다니. 우리 모자 이렇게 살아서 뭐해요? 이건 나더러 죽으라는 거나 마찬가지예요.”조미홍이 강상철의 품에서 몸부림쳤다.그녀는 강상철의 심리를 잘 알았다.그렇지 않으면 강상철 곁에서 이토록 오래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이 남자를 어떻게 주물러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그래서 매번 강상철은 그녀에게 꽉 잡혔다.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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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애지중지하다

무진은 성연에게 강상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성연은 방금 알게 된 척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무진은 또 성연에게 자신의 계획을 알려주었다.성연은 무진이 걱정 없이 대담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사실 이 일은 서한기를 시켜 한 것이다. 그러니 이 일에 대해 성연이 제일 잘 알 밖에.하지만 무진이 알게 해서는 안 되었다.그렇지 않으면, 배후에 연루된 일이 정말 많아지게 된다.그러나 성연도 마찬가지로 좀 걱정스러 자신의 추측을 입 밖으로 말했다.“둘째 작은 할아버지처럼 악랄한 사람이 속아 넘어가겠어요?”둘째 할머니의 일은 성연도 좀 들었다.자신의 아내에게 그런 말을 하다니 강상철은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른 사람이다.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는데 애정은 없다 해도 정은 남아 있는 게 인지상정일 텐데.하지만 강상철은 이렇게까지 해서 자신의 사생아를 족보에 넣으려 했다.이것도 강상철이 이용할 속셈인지, 아니면 또 다른 건지는 모르겠지만.그러나 자신의 조강지처에게 이처럼 모질게 대하는 사람이 누가 또 있을까?무진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그리고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로 눈을 반짝이며 입을 열었다.“그 사생아가 늦둥이라, 둘째 할아버지가 무척 애지중지하는 모양이야. 그동안 둘째 할아버지가 그 모자 두 사람을 위해 꽤나 돈을 썼어. 이 일이 커지면 주식도 받아낼 수 있을 지 몰라. 그때 다시 핑계를 대서 둘째 할아버지를 몰아붙일 거야. 반박할 이유를 못 찾게 말이지.”무진은 남들 모르게 강상철에 관한 스캔들의 내막을 철저히 분석했다.강상철의 내연녀가 상당히 수완이 좋다고 하지만 무진이 보기엔 꼭 그렇지도 않았다.그래도 둘째 할아버지 강상철의 성격을 좀 안다고 할 수 있다.강상철은 사람들과의 사이에 아주 높은 담을 쌓는 사람이다. 만약 자신이 원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그에게서 이득을 취할 수 없을 것이다.그런 점으로 볼 때, 이 두 모자에 대해 강상철의 태도는 아주 각별한 것이다.조사 중에 손건호가 또 하나 재미있는 일을 알아냈다.예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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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뚜렷한 목적이 있다

최근 시험이 많아져 성연은 하루하루 바빠지기 시작했다.매일 늦은 시간까지 복습해야 했고, 또 짝지 주연정을 위해 학습자료를 정리했다.시험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니 성연으로서 쉽지 않았다.그러나 연정에게 약속했던 일을 성연은 조금도 빠뜨리지 않았다.성연은 쉽게 약속하지 않지만 일단 약속했으면 반드시 지켰다.지금 각 과목 자료들 절반쯤 정리한 상태다.연정의 실력에 맞추어 만든 것이다.이 자료들이 있으면 연정의 성적도 많이 오를 것이다.성연은 사실 친구가 많은 편이다.친구 사이의 의리를 중시하는 성연은 친구로 인정한 사람은 반드시 최선을 다해 도운다.성연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개성에 대해서도 아주 잘 안다.교실에 들어온 성연이 공책을 연정에게 건넸다.“이건 자료 일부인데, 다른 부분은 아직 정리 중이야. 이거 먼저 봐. 그럼 시험에 맞출 수 있을 거야.”연정이 성연에게 다가가서 꼭 껴안았다.“성연아, 너 정말 고마워. 흑흑흑, 나 정말 너한테 어떻게 감사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연정의 접근을 거부하지 않은 성연이 연정의 코를 꼬집으며 말했다.“진짜 나한테 고마우면 열심히 준비해서 시험 봐. 내 성의를 절대 저버리지 말고.”자료를 끌어안은 연정은 마치 보물을 안고 있는 모양새다.“열심히 할게, 성연아.”“노력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행동으로 하는 거야.” 성연이 연정의 이마를 가볍게 톡 두드렸다.연정이 입술을 꽉 깨물며 다짐했다.“오늘부터 드라마, 소설 더 이상 안 볼 거야. 덕질도 끊고 열심히 공부만 할 거야.”사생결단하는 듯한 연정의 모습에 성연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럴 필요까지는 없어. 하지만 1년가량 남았으니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에 가면 누리게 되는 것들이 달라질 거야. 꼭 힘내!”성연은 반 학우들보다 조숙한데다 사회도 한 발 더 일찍 발을 들였다.지금 이 학생들의 단순함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성연은 잘 알았다.어떤 아이들은 부잣집에서 자라 부모의 지나친 애정에 둘러 쌓여 있다.회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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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존엄성도 못 가진 존재

그런데 막 몸을 돌리는 성연의 눈에 뭔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폭이 넓은 옷을 걸친 진미선의 아랫배가 살짝 올라와 있었던 것이다.성연이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조금 전 자신이 본 게 틀림없었다.‘임신했네.’성연의 눈빛을 알아차린 진미선은 매우 불편한 듯 보였다.두 손으로 아랫배를 가린 채 눈도 살짝 피했다.성연이 물었다.“임신했어요?”잠시 망설이던 진미선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된 이상 성연을 속일 방법이 없었다. 입 꼬리를 말아 올린 성연이 눈에 조롱의 빛을 띄며 말했다. “어쩐지 결혼할 때 그렇게 급하더라니. 배를 보니 한 4개월은 되었겠네요?”의술을 아는 성연이 대략 시간을 계산해 보니 틀림없을 것이다.애초에 외할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다급히 서두르던 진미선의 모습을 생각하니 진짜 가소로웠다.이 사람은 도대체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다.진미선은 좀 난감함을 느꼈다.그러나 그녀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성연을 제외하고는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없음을 알았다.그러므로 이 일을 꼭 성연에게 말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성연은 절대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니까.진미선이 이를 악문 채 사건의 경위를 말했다.“애초에 속였어. 태아 성별을 검사했는데 검사 결과, 여자아이야. 그런데 왕씨 집안에서 찬밥 신세야. 내가 이번에 너를 찾아온 건 네가 나를 위해 방법을 찾아 주길 바래서야. 강씨 집안이 왕대관과 합작할 수 있도록 해 줘, 성연아.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더라도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여동생을 봐서. 그렇지 않으면 네 여동생은 태어나도 제대로 살아가기 어려울 거야.”말하는 동안 진미선은 성연의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눈물도 흘렸다.왕대관의 모친, 시어머니는 전형적인 남존여비 사상의 유형으로 심각할 정도였다.시어머니는 딸은 밑지는 장사라고 생각했으며 아들만 최고였다.검사가 나온 날, 시어머니는 하루 종일 그녀를 붙잡고 말했다.그녀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딸을 낳는 건 밑지는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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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일말의 부채감도 없어

말할 때마다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는 것을 본 성연은 우습기 짝이 없었다.성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미선 여사님, 나도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은 안 해봤어요?”부모의 보살핌 없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외할머니 밑에서 자랐다.성연의 생활이 좋을 수나 있었겠나?그 당시 진미선은 혼자 자유롭게 즐기며 생활했다. 자신에게 딸이 있다는 생각이나 했는 지 모르겠다.물론 어찌 되었든 자신은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모든 것에 대해 덤덤하게 바라보았다. 진미선이나 송종철 등과 따지고 싶지도 않았다.그런데, 저들은 항상 자신만 싫어한다.분명히 똑같은 자식인데 왜 그렇게 차별을 하는 거지?성연의 말에 진미선은 순간 목이 막혔다.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진미선을 보던 성연은 저도 모르게 친부 송종철이 떠올랐다.지금 두 사람 모두 각자의 가정을 가지고 있지만 행복하지 않아 보였다.그리고 자신은 두 사람의 잘못된 감정으로 인해 생겨난 쓸모없는 존재일 뿐.‘애초에 버렸으면서? 굳이 다시 또 이용한다고?’‘그리고 엄마라면서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몰라.’‘설마, 나에게 일말의 부채감도 가지지 않는다는 말이야?’할 말이 없는 진미선을 쳐다보다 성연이 바로 몸을 돌려 그 자리를 떠났다.다른 쪽으로 걸어가던 성연의 맹렬했던 기세가 순식간에 수그러들었다.그저 망연자실한 느낌만 남았다.별안간 성연의 가슴 속에서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솟구쳐올랐다.진미선의 행동에 마음이 상한 게 분명했다.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지친인데 성연이 어찌 모른 척할 수 있겠는가?사실 여태까지도 성연은 진미선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었다.적어도 송종철 같이 지나치지는 않았으니까.외할머니가 자신을 키우도록 생활비를 주기도 했으니까.방법이 없었든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든 강씨 집안에 보낸 것에 대해서도 따지지 않고, 속으로는 진미선의 좋았던 점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러나 지금 모든 것이 한바탕 코미디 같이 느껴질 뿐이다. 아무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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