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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일말의 부채감도 없어

말할 때마다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는 것을 본 성연은 우습기 짝이 없었다.

성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진미선 여사님, 나도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은 안 해봤어요?”

부모의 보살핌 없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외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성연의 생활이 좋을 수나 있었겠나?

그 당시 진미선은 혼자 자유롭게 즐기며 생활했다. 자신에게 딸이 있다는 생각이나 했는 지 모르겠다.

물론 어찌 되었든 자신은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

모든 것에 대해 덤덤하게 바라보았다. 진미선이나 송종철 등과 따지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저들은 항상 자신만 싫어한다.

분명히 똑같은 자식인데 왜 그렇게 차별을 하는 거지?

성연의 말에 진미선은 순간 목이 막혔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진미선을 보던 성연은 저도 모르게 친부 송종철이 떠올랐다.

지금 두 사람 모두 각자의 가정을 가지고 있지만 행복하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자신은 두 사람의 잘못된 감정으로 인해 생겨난 쓸모없는 존재일 뿐.

‘애초에 버렸으면서? 굳이 다시 또 이용한다고?’

‘그리고 엄마라면서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몰라.’

‘설마, 나에게 일말의 부채감도 가지지 않는다는 말이야?’

할 말이 없는 진미선을 쳐다보다 성연이 바로 몸을 돌려 그 자리를 떠났다.

다른 쪽으로 걸어가던 성연의 맹렬했던 기세가 순식간에 수그러들었다.

그저 망연자실한 느낌만 남았다.

별안간 성연의 가슴 속에서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솟구쳐올랐다.

진미선의 행동에 마음이 상한 게 분명했다.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지친인데 성연이 어찌 모른 척할 수 있겠는가?

사실 여태까지도 성연은 진미선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었다.

적어도 송종철 같이 지나치지는 않았으니까.

외할머니가 자신을 키우도록 생활비를 주기도 했으니까.

방법이 없었든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든 강씨 집안에 보낸 것에 대해서도 따지지 않고, 속으로는 진미선의 좋았던 점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모든 것이 한바탕 코미디 같이 느껴질 뿐이다. 아무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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