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떠난 후, 무진의 맞은편에 앉는 성연의 말투에는 그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불만이 가득 담겼다.“어머, 강 대표님 정말 잘 나가시네요. 그 잠시 동안 꽃 한 송이를 꺽으시다니요.”“상관없는 사람일 뿐이야.”무진이 담담하게 말했다.다른 사람들은 전혀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성연이 저 사람들 때문에 화나는 게 더 싫었다.성연은 무진의 말이 마음에 들었다.성연이 무진에게 ‘눈치가 좀 있네’라는 시선을 보냈다.무진이 메뉴를 밀었다.“뭘 먹고 싶은 지 골라 봐. 맛이 다 괜찮다.”처음에는 음식을 좀 미리 주문해 놓고 성연을 기다릴 생각이었다.그러나 아까 그 여자 때문에 시간을 빼앗긴 상황에 주문하기도 전에 성연이 왔던 터였다.성연은 이곳의 대표 요리인 스테이크 2인분과 파스타 그리고 디저트와 과일을 주문했다.이런 호텔의 요리는 보통 보여 주기 위한 것들이라는 걸 잘 안다.양이 너무 적었다.배불리 먹고 싶어도 그것으로는 불가능했다.그래서 성연이 이것저것 많이 주문했다.무진은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은 바로 성연일 즐겁게 하는 것이니.자신은 어떻든 상관없었다.스테이크와 파스타가 금방 나왔다.무진이 다 썰은 스테이크를 성연의 앞으로 옮겨주었다. 그리고 성연 앞에 있던 스테이크와 바꾸었다.하나하나 빠짐없이 자신을 배려하는 무진을 보며 성연은 새삼 무진이 무척 다정하고 세심하다고 생각했다. 무진과 함께 있으면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성연은 조용히 맛있는 음식을 즐겼다.앞으로 자신이 떠나면 무진 곁에 또 다른 사람이 있지 않을까, 그때도 무진이 이렇게 그녀를 돌볼까?성연의 마음이 좀 불편해졌다.느낌이 미묘했다.그러나 성연은 바로 마음속의 불편함을 억눌렀다.미래가 어떻게 되든 그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 아닌가?현재를 꽉 잡은 채 현재를 소중히 여기면 돼.성연은 아주 편안하게 기분 좋게 먹었다.무진은 식사하는 내내 차를 따라주고 물을 건네는 등 성연을 챙겼다.성연이 얼마나 편안
북성으로 돌아온 무진은 조미홍이 강상철의 집으로 찾아 가서 소동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신의 아들에게 강씨 집안의 권리를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조미홍이 강상철의 곁을 지킨 지가 10년이었다. 즉, 10년을 숨기고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다.자신의 신분이 명예스럽지 않다는 것을 잘 아는 조미홍은 강상철에게 어떤 약속도 요구하지 않았다.그녀의 유일한 요구는 자신의 어린 아들이 당당하게 고개 들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조미홍은 강상철의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이다.비에 젖은 배꽃이 흔들리듯 강상철이 보기에 몹시 마음이 아팠다.그리고 강상철도 조미홍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신분이 사생아든 아니든 어쨌든 자신의 아들인데 왜 족보에 못 올린다는 말인가?그는 안금여 쪽에서 그들이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다.내연녀 조미홍을 위해 강상철은 체면 불구하고 안금여에게 여러 번 부탁했다.그러나 늘 제 마음대로 날뛰던 습관으로 인해 안금여 앞에서 부탁하는 태도가 말이 아니었다.오히려 당연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더 강했다.안금여는 이 일이 정말 창피했다.나이를 그렇게나 먹은 강상철이 어린 내연녀를 위해서 그렇게까지 하는 걸 보내 더 파렴치하게 여겨졌다.‘자기 본처를 도대체 뭘로 본다는 말인가?’그런데 안금여가 승낙할 수 있겠는가?그래서 그녀는 매번 거절하는 태도를 취했다.강상철은 안금여에게 부끄럽기도 하고 화도 났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안금여는 지금 강씨 집안에서 가장 윗 사람에 연장자였다.그러니 만약 형수 안금여가 허락하지 않으면 절대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수 없었다.결국 강상철은 어깨를 늘어뜨리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자신의 처와 언쟁을 벌였던 강상철은 이렇게 억지를 부리는 여자와는 상대하고 싶지가 않았다.그래서 요 며칠 계속 조미홍에게 마련해 준 집에서 어린 아들과 함께 지냈다.강상철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조미홍은 즉시 차를 가져와 따라 주었다.적당한 차의 온도에 강상철의 노여움도 많이 가라앉았다.조미홍은 아들 문제로 요 며
밤새도록 따뜻한 위로를 받은 강상철은 기분이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다.이날 찾아갈 때는 그래도 예의를 좀 차리고 비위도 좀 맞추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안금여에게 줄 최상급 화차 한 봉지도 지닌 채였다.안금여는 집사에게 선물을 받아 챙기도록 지시했다.그러나 안금여는 이 화차를 마실 수가 없었다.강상철의 수법을 잘 알고 있었다. ‘만일 안에 무언가를 넣었다면 그건 치명적일 테지.’안금여 자신도 잘 알았다. 한 차례 재난을 피할 수 있다는 게 다음 번에도 그렇게 운이 좋으리라는 걸 의미하지는 않다는 사실을.그래서 저들이 보낸 물건에 대해.관계가 가장 좋은 게 아니라면 안금여는 먹지 않을 것이다.한 번 그런 일이 있은 후로 그녀도 겁이 나 무엇을 하든 조심스러웠다.안금여는 집사에게 강상철에게 차를 끓여 주라고 한 다음 강상철에게 앉으라고 했다.두 사람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강상철은 화가 났지만 자신이 오늘 방문한 목적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그러나 안금여는 입을 열지 않았다.결국 강상철이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다.“형수님, 제가 오늘 온 까닭은 제 막내아들의 일 때문입니다. 강씨 집안 자손이 밖에서 떠도는 걸 형수님도 원하시지 않으시리라 믿습니다.”안금여는 직설적으로 말했다.“강씨 집안 자손은 정처에게서 난 자식을 말합니다. 정통성을 가진 당당한 혈통을 말하는 거예요. 바깥의 어느 출신인지도 알 수 없는 사생아가 아니라. 나는 승낙할 수 없습니다.”“그러나 형수님, 지금이 어떤 시대입니까? 준이도 제 자식입니다. 내가 강씨 집안 사람인데 내 아들이 왜 족보에 못 오른다는 말입니까?” 강상철은 화가 치밀어 죽을 지경이었다.그는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예전에 큰 집과 첨예하게 대립할 때, 자신 또한 무진에 대해서 인정 사정 봐 주지 않았었다.그러니 안금여는 지금 이런 중대한 일을 쉽게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정말 방법이 없는 게 아니었다면 이 늙은이에게 부탁 같은 거 하러 오지 않을 것이다.아무 말없이 가볍게 차를 한 모금 마
강상철은 또 다시 설득에 실패하고 돌아갔다.그러나 그는 안금여가 조건을 말했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조미홍이 아마 한바탕 크게 소란을 피울 것이다.그날 저녁에 돌아간 후, 강상철은 비서를 시켜 고가의 보석 여러 개를 고르게 했다.들고서 직접 고급 빌라에 가서 조미홍에게 선물했다.농촌 출신의 조미홍은 요 몇 년 비록 짧은 시간 경험들을 했었지만, 뼛속까지 세상 물정을 맛보지는 못했다.천박한 습관들은 아무리 숨겨도 숨길 수가 없었다.이렇게 많은 보석들을 보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조미홍의 얼굴에 웃음이 걸렸다. “오늘 무슨 좋은 날이에요? 설마 강씨 노마님이 승낙하셨어요?”자신의 아이가 강씨 집안 족보에 들어가기만 하면앞으로 자신은 정말 강씨 집안 도련님의 친모가 되는 것이다.북성 시에서 강씨 집안이 차지하는 위치가 얼마나 대단한가?앞으로 그녀도 상류사회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애썼던가?“아니, 너도 알다시피 큰 집은 우리 둘째, 셋째 일가와 계속 사이가 안 좋았어. 형수님이 이 기회를 빌려 나를 괴롭히려는 모양인데, 어떻게 거기에 동의하겠어?” 강상철은 아직도 화가 가라앉지 않은 상태였다.강상철이 이렇게 말하는데, 조미홍이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만약 안금여가 굳게 작정하고 허락하지 않는 거라면 강상철이라도 어쩔 수 없다.“나는 괜찮아요. 우리 아이만 불쌍하게 됐어요.”조미홍이 큰 소리로 불만을 터트렸다.“강변의 별장, 당신 본 지 오래 되지 않았어? 내가 두 채를 샀는데, 이미 당신 명의로 바꿨어. 그리고 이 카드 한도가 10억이야. 당신 준이 데리고 가서 기분전환도 하고 그래. 이 일은 내가 처리할 테니.”강상철은 조미홍이 참 단순하다고 생각했다.‘돈만 있으면 달랠 수 있으니.’‘괜히 상대하기 어려운 여자들보다 얼마나 좋아.’‘강변 별장?’조미홍의 눈이 확 뜨였다.‘그쪽 별장 가격이 얼만데?’애초에 자신이 그렇게도 애걸했지만 승낙하지 않던 강
강상철은 마침내 조미홍을 달래는 데에 성공했다. 집을 손에 넣은 날, 조미홍은 즉시 아이를 데리고 새 별장을 보러 갔다.그러나 이 일을 통해 강상철은 체면을 구긴 셈이 되었다.강상철의 분노는 대단했다.도대체 누가 이 일을 폭로했단 말인가?그렇게 오랫동안 속이고 있었다. 철저히 비밀에 붙인 채로.시간이 좀 더 지났다면 절대 들키지 않을 터이다.강상철은 강무진이 이 일을 폭로한 것이라고 의심했다.강무진이 정말 진절머리 나게 싫었다.이 일의 배후에는 틀림없이 강무진이 있을 것이다.안 그러면 또 누구란 말인가?‘강무진, 이렇게나 나를 괴롭히다니, 네 놈도 두 발 뻗고 잘 생각은 하지 마라.’강상철의 눈에 매서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강상철은 가슴 저 밑에서부터 살기를 느꼈다.무진만 처리하면 앞으로 자신을 방해하는 놈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모두가 잠든 시간, 은밀한 곳을 찾아 서재로 간 강상철은 문을 잠그고 외국의 용병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나야.” 강상철이 유창한 영어를 말했다.수화기 저편에서 강상철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이사님, 어쩐 일로 이 시간에 전화를 하셨습니까?”지난번에 거점이 드러났던 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조직 내부를 재정비해야 했다.그 동안 강상철이 자신들을 완전히 버린 줄 알았었는데, 여전히 자신들을 기억하고 있다니.“쓸데없는 소리 말고, 지시할 일이 있어.”강상철이 바로 용건을 말했다.강무진이 자신을 도발한 것이다.절대로 강무진이 편안하게 지낼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다.‘감히 나를 건드려? 제 주제도 모르고.’“강 이사님께서 시키신 일은 도의상 절대 거절할 수가 없지요. 지시만 하시면 언제든 꼭 반드시 처리하겠습니다.” 저쪽 사람들의 목소리는 상당히 거칠고 또 엄숙했다.조직의 미래를 위해서 그들은 반드시 강상철에게 잘 보여야 한다.강상철이 그리 쉽게 자신의 심혈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자신들도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만간 다른 조직에 비교될 것이다.어떻게
강상철은 한참을 궁리했다. 평생 강무진을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계획이 실행되기도 전에 먼저 사고가 터졌다.강상철이 이날 회사에서 내려오는데 검은 옷을 입은 사람 몇 명이 정면으로 다가왔다.비즈니스 판에서 오랫동안 뒹굴었기에 별로 두렵지 않다.그러나 이 사람들은 기세가 등등한 것이 좋은 일이 아닌 게 분명했다.강상철 주변의 사람들 모두 충직해서 바로 강상철을 꽁꽁 감쌌다.암암리에 강상철을 보호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하지만 맞은편의 인원에 비하면 다소 차이가 있다.검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본 강상철이 냉담하게 콧방귀를 뀌었다.“너희들은 어디에서 온 놈들이야? 감히 겁도 없이 WS그룹 입구에서 소란을 피워?”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말을 하지 않고 바로 강상철을 향해 공격해 들어왔다.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의 수법은 매우 전문적이다. 강상철의 사람들은 이 사람들의 공세로 곧 뿔뿔이 흩어졌다.강상철은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뚜렷한 목적을 보고 갑자기 좀 당황했다.“이 병신들아, 도대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안 보여?” 강상철이 노성을 지르는 순간,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갑자기 강상철 앞에 나타났다.강상철은 눈동자가 움츠러들며 안색이 좀 창백해졌다.“너, 너희들은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너희들은 내가 누군지 알아? 만약 나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강씨 집안에서 너희들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강상철은 이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을 놀라 물러나게 하려고 했다.만약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여기에서 자신의 목숨을 앗아간다면, 아마 그로서도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다.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직접 칼을 꺼내 그의 팔에 칼을 그었다.목적을 달성한 검은 옷을 사람들은 전쟁터에 연연하지 않고 바로 떠났다.팔을 감싼 강상철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났다.그때서야 강상철의 부하들이 모여 들며 친절하게 물었다. “이사님, 괜찮으세요?”강상철은 바로 뺨을 한 대 때리고 자신과 가까이 있던 수하의 얼굴을 때렸다.“내가 어떻게 네 놈들 같
강상철이 입원했다는 소식을 무진도 들었다.퇴근 후, 무진은 선물을 사서 방문하기로 했다.강상철은 한동안 이 일에 대해 의심했다. 그의 사생아의 일도 무진이 했을 거라고.그래서 그는 무진에게 좋은 태도를 보일 수가 없었다. “네가 무슨 낯짝으로 뻔뻔하게 여기를 찾아와?”강상철이 빈정거리며 무진에게 말했다.무진이 침착한 표정을 지었다. 두 가지 일이 발생했는데, 그는 정말 몰랐다. 그러나, 그도 둘째 할아버지 강상철의 불행을 기꺼이 관망하였다. 무진이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둘째 할아버님, 저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아직도 가장을 해? 나는 네 할아버지의 친동생이야. 그런데 나에게 이런 짓을 하다니 정말 죽는 게 무섭지도 않아?”강상철은 무진의 차분한 모습을 보니 더 화가 치밀었다.‘정말 남에게 말도 못할 정도로 당했다?’그는 아니었다.“둘째 할아버님, 정말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진의 얼굴이 싸늘해졌다.“두 가지 일 모두 네가 한 거 아냐?” 강상철의 표정이 굳었다.무진을 바라보는 눈빛이 꿰뚫을 듯이 날카롭다.무진은 절대 건드리기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강상철이 다짜고짜 없이 제 머리에다 죄를 씌우는 말을 듣는 무진의 표정이 어둡게 가라앉았다.“둘째 할아버님, 증거 있으면 보여 주세요. 아니면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겠습니다.”자신이 강상철을 보러 온 것도 본래 이 별거 아닌 혈연관계 때문이었다.그렇지 않았으면, 자신이 어떻게 강상철의 체면을 세워준다는 말인가?자신이 또 구태여 이곳에 와서 고통을 받을 필요가 있겠는가?무진의 말에 강상철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무진이 진짜 고소할 지도 모르니.지금 그의 수중에는 아무런 증거가 없었다.아니면 이렇게 누워서 억울해할 필요가 없을 텐데.게다가 이 일은 본래가 근거가 없다.단지 무진이 한 것이라고 추측한 것일 뿐.그런데 무진의 저 모습을 보니 정말 무진이 한 게 아닌 건가?그러나 이 일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을 보류해야 할 듯하다.무진도 만만
셋째 할아버지 강상규가 다시 일을 벌인다면 일이 발각될까 잠시 경거망동하지 못할 것이다.회사로 돌아간 무진은 손건호에게 대체 누가 그랬는지, 흉수를 조사하게 할 작정이었다.비록 강상철이 고생하는 게 보기 좋았지만, 자신이 누명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자신이 한 것은 숨길 필요가 없었다.그러나 이 일은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곽연철 쪽에서 선물을 사 들고 강상철의 문병을 왔다.곽연철을 본 강상철은 매우 기뻐했다.그는 곽연철이 마음을 바꾸어 자기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곽연철을 보는 강상철은 계속 싱글벙글이었다.“곽 사장 같이 바쁜 사람이 어떻게 시간을 낼 수 있겠는가?”무진이 가져다준 특제약으로 며칠 요양한 곽연철은 상처가 이미 거의 다 나았다.이제 누워 있는 사람은 강상철이 되었다.그는 곽연철을 만난 순간 자신이 한 일들을 넘겨 버렸다.그리고, 그는 자신이 빈틈없이 했다고 생각했다.사실, 다른 사람들에게 이미 다 들여다 보였지만.“강 이사님, 기분이 어떠십니까?”곽연철이 한쪽에 앉아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상처 부위가 아픕니다. 어디서 나타난 놈들인지 몰라도 찾으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겁니다.”강상철은 이 말을 할 때 눈에 온통 포악한 기운으로 가득했다.또 화가 났다.자기 회사의 아래층에서 피습을 당하다니.어리석기 짝이 없는 부하들도 있었다.입술 끝을 올린 곽연철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강 이사님, 혹시 잊으셨습니까? 이틀 전에 당신이 보낸 사람 때문에 저도 다쳤습니다.강상철이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떴다.곽연철이 그 일을 알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만약 곽연철과 합작할 수 있다면, 이 일은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강상철은 멍청한 척하기로 했다.“곽 대표님, 저에 대해 무슨 오해가 있으신 것 같군요? 저는 당신이 다친 일을 알고 있습니다. 방문하지 못해 매우 유감입니다. 하지만, 곽 대표님도 괜히 엉뚱한 사람에게 덮어 씌우지 마십시오.”“오해?” 무슨 농담이라도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