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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화 짙은 슬픔

성연은 멍하니 넋을 잃은 듯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왔다.

평소 활발하고 명랑한 모습의 성연이 이렇게 기운이 빠진 듯한 모습은 아주 보기 드물었다.

집사가 다가와서 관심을 주며 물었다.

“작은 사모님, 괜찮으세요?”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고 대답한 성연은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

몸을 이불 속 깊숙이 파묻었다. 안색이 여전히 창백해 보였다.

마음속의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불필요한 감정에 휩쓸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감정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때로는 이런 자신이 너무 싫었다.

‘저 두 사람의 본 모습, 이미 다 알고 있었잖아? 세상이 냉정하다는 것도 알았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저들에게 기대하고 있는 거야?’

성연은 마음이 극도로 힘들었다.

진미선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이런 말은 언제나 자신을 일깨운다.

자신은 쓸데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비록 지금은 잘 살고 있다 하더라도 저 두 사람이 자신에게 준 그늘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좌절감을 느끼며 생각해 보니 기분이 더 나빠졌다.

방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아래층으로 내려가 냉장고를 뒤적거렸다.

주방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집사가 바로 달려왔다.

눈 앞의 장면에 집사가 옆에서 말했다.

“사모님, 뭐든 찾는 게 있으면 나에게 알려주세요.”

“혹시 집에 술 있어요?”

성연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

평소 무진이 술을 자주 마시지 않아서 그런지 술을 찾을 수가 없었다.

냉장고에는 평소 성연이 즐겨 마시던 우유와 탄산수 몇 병이 다였다.

성연은 지금 자신의 신경을 마비시킬 만한 무언가 시급했다.

‘당연히 술 최고지.’

정신을 잃으면 아마 이 고통도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성연의 말을 들은 집사의 가슴이 덜컥하고 내려앉았다.

“사모님, 술을 드시기에는 아직 이르니 도련님이 돌아오시면 다시 이야기해요.”

집사는 성연에게 함부로 술을 마시게 할 수 없었다.

만약 성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분명 자신이 책임져야 할 터.

그런 위험은 자신이 감당할만한 것이 아니었다.

“날 ‘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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