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99화 존엄성도 못 가진 존재

그런데 막 몸을 돌리는 성연의 눈에 뭔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폭이 넓은 옷을 걸친 진미선의 아랫배가 살짝 올라와 있었던 것이다.

성연이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조금 전 자신이 본 게 틀림없었다.

‘임신했네.’

성연의 눈빛을 알아차린 진미선은 매우 불편한 듯 보였다.

두 손으로 아랫배를 가린 채 눈도 살짝 피했다.

성연이 물었다.

“임신했어요?”

잠시 망설이던 진미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된 이상 성연을 속일 방법이 없었다.

입 꼬리를 말아 올린 성연이 눈에 조롱의 빛을 띄며 말했다.

“어쩐지 결혼할 때 그렇게 급하더라니. 배를 보니 한 4개월은 되었겠네요?”

의술을 아는 성연이 대략 시간을 계산해 보니 틀림없을 것이다.

애초에 외할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다급히 서두르던 진미선의 모습을 생각하니 진짜 가소로웠다.

이 사람은 도대체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다.

진미선은 좀 난감함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성연을 제외하고는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없음을 알았다.

그러므로 이 일을 꼭 성연에게 말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성연은 절대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니까.

진미선이 이를 악문 채 사건의 경위를 말했다.

“애초에 속였어. 태아 성별을 검사했는데 검사 결과, 여자아이야. 그런데 왕씨 집안에서 찬밥 신세야. 내가 이번에 너를 찾아온 건 네가 나를 위해 방법을 찾아 주길 바래서야. 강씨 집안이 왕대관과 합작할 수 있도록 해 줘, 성연아.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더라도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여동생을 봐서. 그렇지 않으면 네 여동생은 태어나도 제대로 살아가기 어려울 거야.”

말하는 동안 진미선은 성연의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눈물도 흘렸다.

왕대관의 모친, 시어머니는 전형적인 남존여비 사상의 유형으로 심각할 정도였다.

시어머니는 딸은 밑지는 장사라고 생각했으며 아들만 최고였다.

검사가 나온 날, 시어머니는 하루 종일 그녀를 붙잡고 말했다.

그녀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딸을 낳는 건 밑지는 장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